건대신문
2019.03.16 20:38

[사설]숙제를 충실히 하는 삶

조회 수 1133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여기저기서 꽃들이 다투어 핀다. 겨울 내내 황량했던 나무와 공기와 건물들이 일제히 기지개를 켜면서 한 해를 시작하려 한다. 교정엔 안 그래도 개강이 되어 넘쳐나는 인파인데 신입생들의 신기한 호기심들이 겹쳐 새로운 기운이 펼쳐지고 있다. 그렇지만 한 해의 문을 여는 지금 그렇게 너무 들떠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된다. 꽃과 나무와 새 울음 속에서도 내가 잡아야 할 나의 중심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숙제를 충실히 하는 삶을 말한다. 이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곧 과제물을 잘 내야 한다는 것을 말하나 하고 반문할 것이다. 물론 과제물을 충실히 준비해야 하는 것도 대학생활의 필수다. 그렇지만 내가 말하는 숙제란 비단 과목을 이수하기 위한 과제물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내 삶의 청사진에 맞는 과제들을 의미한다.

예컨대 축산분야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장차 축산 분야의 어떤 구체적인 활동과 직업을 택할 것인가를 심사숙고하여 하나의 타임 스케줄을 작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스케줄에 따라 자신이 꼭 해야만 할 일이 그 학생에게 있어서는 그 자신만의 피할 수 없는 숙제라 할 것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인문학과 관련된 자신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고 그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해야 할 리스트를 작성, 실천하는 일이 바로 그만의 숙제라 할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전공이나 직업과 관련된 숙제, 타인의 과제와 대체할 수 없는 그 자신만의 숙제가 있게 마련이다. 그 숙제를 방기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돌아다니게 되면 자기는 열심히 했다손 치더라도 결국엔 남의 숙제를 내 숙제인 양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 삶의 청사진을 그린다 할 때 그 청사진에는 반드시 이런 전공이나 직업과 관련된 것만 그려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에는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도 함께 녹아있어야 할 것이다.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 안에는 세계의 실상이 어떠한가, 어떤 모순이 있고 어떤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가,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인가. 또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인가 등등 삶 전체와 관련한 수많은 질문들이 가득 차 있다. 앞서 말한 전공이나 직업과 관련한 숙제도 이러한 세계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과 관련되지 않으면 방향을 상실할 가능성이 많다.

꽃피는 3월이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아름다운 시절이다. 꽃들이 피듯이 마음도 피어올라 캠퍼스는 멋진 향기들로 가득차 있다. 그렇지만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이 아름다움도 곧 가겠지만 우리는 그 이후에도 나만의 멋진 향기를 계속 뿜어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자기에게 주어진 자기 자신만의 숙제를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건대신문사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Who's 건대신문

profile

"당신을 듣다. 진실을 말하다."

<건대신문>은 대학 언론으로써 캠퍼스 내외에서 일어나는 각종 뉴스를 신속, 정확하게 보도하며 대학문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
  • profile
    생명19짱! 2019.03.19 11:42
    숙제를 하며 자신을 되돌아 보는 것도 좋을 듯 해요~
  • ?
    Jobs 2019.04.03 10:13
    잘 읽었습니다
  • ?
    KongV 2019.04.07 14:15
    숙제라는 수단을 자신을 돌아보는 방법으로 비유하신게 너무 좋아요
  • ?
    어어어어 2019.04.23 05:28
    잘 읽었습니다 ㅎ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43 건대신문 [보도]2020 학사구조조정, 어떤 변화 있나? [3] 건대신문 19.05.19 4850
642 건대신문 [보도]전년도 총학생회 A사무국장 총학생회비 횡령 건대신문 19.05.19 916
641 건대신문 [보도]심화교양과목 상허스콜라리움, 학우 관심 높아져 건대신문 19.05.19 822
640 건대신문 [보도]홍보실 A조교, 성추행 혐의로 경찰 입건 건대신문 19.05.19 896
639 건대신문 [보도]베리어프리존, 작년보다 나아졌지만 개선 필요 [2] 건대신문 19.05.19 1141
638 건대신문 [보도]봄을 알리는 체육대회 개최 건대신문 19.05.19 661
637 건대신문 [보도]학내 전동 킥보드 급증, '안전' 우려 제기돼 [2] 건대신문 19.05.19 1816
636 건대신문 [보도]꿈을 펴는 건국, 내일을 읽는 건국인 [1] 건대신문 19.05.19 643
635 건대신문 [보도]한 여름밤의 크리스마스 MERRY KU:RISTMAS [2] 건대신문 19.05.19 784
634 건대신문 [보도]상허기념도서관 개관 30주년 맞이해 건대신문 19.05.19 888
633 건대신문 [취재수첩]대학언론의 수직적 조직 문화 [11] 건대신문 19.04.14 1515
632 건대신문 [사설]학내 흡연부스 설치 필요해 [16] 건대신문 19.04.14 2241
631 건대신문 [사설]대학과 플랫폼 [9] 건대신문 19.04.14 1086
630 건대신문 [칼럼]선진국의 도시재생에서 성공의 노하우를 배우다 [6] 건대신문 19.04.14 1514
629 건대신문 [칼럼]강사법에 대하여 [6] 건대신문 19.04.14 2118
628 건대신문 [만평]1351호 만평 [3] 건대신문 19.04.14 1426
627 건대신문 [칼럼]4차 산업혁명과 멋진 신세계 [4] 건대신문 19.04.14 1396
626 건대신문 [칼럼]사라져가는 빛 -인문학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하다 [3] 건대신문 19.04.14 1111
625 건대신문 [칼럼]뜨거워진 한국 축구 [3] 건대신문 19.04.14 1090
624 건대신문 [문화]숨겨진 명작을 만날 수 있는 극장, KU시네마테크 [4] 건대신문 19.04.14 1574
Board Pagination ‹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40 Next ›
/ 4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