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 미디어 교내 건대신문,학원방송국,영자신문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본 게시판에 올라오는 모든 게시글에 대해 무단 복제 및 전제를 금합니다. 전체 건대신문 672 KU ABS 55 KU 영자신문 10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건대신문 [기획] 방학은 문학과 함께 어때요? ‘낡은 편견’ 깨뜨리는 ‘젊은 문예지’ 2000년대 초, 한국문학의 위기론과 함께 ‘문학권력’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문학의 특권화’에 대한 저항과 ‘문학의 상업주의’ 비판이 주요한 논의대상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2015년, 신경숙 작가의 표절 스캔들을 기점으로 다시금 문학권력이 문제의식으로 떠오르면서 문학계의 권력구조와 폐쇄성에 대해 대대적인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전의 논쟁과 달리, 문학 상업주의에 대한 비판은 더 이상 언급되지 않았다. 문학이 상업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통념이, 불과 15년 만에 ‘낡은 편견’으로 치부되기 시작한 것이다. 문학계에 불어온 변화의 돌풍은 젊은 문예지 창간으로도 옮겨 붙었다. 고리타분하게 여겨져 대중들에게 좀처럼 읽히지 않던 기존의 문예지로부터, 드디어 탈피하게 된 것이다. 미스터리 소설 초심자부터 마니아까지, <미스테리아> 새로운 문예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2015년 6월 15일, 출판사 문학동네의 독립 브랜드인 ‘엘릭시르’가 내놓은 문예지 <미스테리아>이다. 제호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미스테리아>는 미스터리 소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문예지이다. ‘미스테리아(Mysteria)’는 '미스테리(Mystery)'와 '히스테리아(Hysteria)'의 합성어로, 영어권에서 '미스터리를 미칠 듯이 좋아하는 성향'을 일컫는 속어다. 그렇다곤 하지만 사실 <미스테리아>는 미스터리를 미칠 듯이 좋아하지 않는 초심자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범죄의 기운에 관한 발랄한 에세이 코너나, TV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자문위원으로 출연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유성호(법의학과) 교수가 실제 경험한 사건들을 법의학적 관점에서 기록하는 연재 코너처럼 이른 바 ‘진입장벽’이 낮은 콘텐츠도 많기 때문이다. 많은 매니아들이 한국 미스터리 소설의 역사가 빈약하다고 느끼지만, 사실 시각을 조금만 달리 해서 바라본다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나가는 기획, ‘미싱 링크’도 주목할 만하다. 물론 한국의 미스터리 소설 연재만으론 만족하지 못하는 ‘미스테리아’들을 위해, 외국 미스터리 소설을 번역해 소개해주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이렇듯 <미스테리아>는 미스터리라는 장르 아래 수많은 틈새들을 매호 새로운 기획기사와 단편소설을 통해 샅샅이 탐색한다. <미스테리아>의 성장을 기점으로, 그동안 국내 문학계에서 등한시되던 ‘장르 문학’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장르 문학이란 SFㆍ무협ㆍ판타지ㆍ추리ㆍ호러ㆍ로맨스 등 이전에는 ‘대중소설’로 통칭되던 소설의 하위 장르들을 두루 포함하는 말인데, 코드나 패턴이 정형화되어 있다며 순문학에 비해 저평가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미스테리아>는 이러한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다. "이야기의 힘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미스터리 소설의 확장이야말로 출판 시장에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답이 아닌가 하는 결론을 내렸다“는 <미스테리아> 포부를 증명하듯, 격월 발행되는 <미스테리아>는 매호 평균 3,000∼4,000부씩 판매되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미스테리아>가 그동안 독서를 통한 재미를 잊고 살았던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소설을 위한, 소설독자를 위한, 소설가들에 의한 <Axt> 같은 해 7월 8일, 출판사 ‘은행나무’에서는 문예지 <Axt(악스트)>를 선보였다. 격월 발행되는 <Axt>는 아트(Art)와 텍스트(Text)의 결합어이기도 하면서 독일어로는 ‘도끼’를 의미한다.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라는 프란츠 카프카의 한 문장에서 따온 제호다. 소설을 다루는 문예지이니만큼 편집위원들 역시 소설가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문학계 원로들이 많이 참여하는 기존의 문예지와는 달리 젊은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기존의 문예지에서 항상 다루던 시와 평론은 제하고, 오롯이 소설과 소설평에만 집중했다. 매호 국내 소설과 해외 소설을 각각 10종씩 선정해 소설 서평을 싣는데, 신간보다는 구간에 중점을 두어 주목받지 못한 채로 묻혀 있던 소설을 발굴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커버스토리에서는 매호 소설가 한 명의 작품들을 집중 조명하여 독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좀처럼 인터뷰를 하지 않는 작가의 인터뷰나, 작가들의 일기를 게재하는 ‘일기 픽션’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도 현재 문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예 소설가의 자전 산문과 최근작을 만나볼 수 있는 ‘바이오그래피(Biography)’ 면이나, 번역가가 원작자에 대해, 또 편집자가 번역가에 대해 말하는 ‘크로싱(Crossing)’ 기획도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다양하고 색다른 구성으로 <Axt>는 매호 7,000부에서 10,000부가 판매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접근하기 쉬운 서평도 한몫 했겠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가격이다. 한 권의 가격이 겨우 2,900원이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가격에 양질의 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안의 고독을 일깨우기 위해 사람들은 책을 읽습니다. 아직도 책이, 문학이 그런 생명력을 가지고 있음을 믿습니다”, “우리가 들고 있는 도끼가 가장 먼저 쪼갤 것은 문학이 지루하다는 편견입니다”라는 <Axt>를 통해 즐거운 독서의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릿(Lit)’한 당신을 위한 <Littor> 2016년 8월 2일, 출판사 ‘민음사’는 1976년부터 지난 40년간 발행해오던 <세계의 문학>을 지난해 겨울호 158호를 마지막으로 폐간하고 문예지 <Littor(릿터)>를 창간했다. 이는 ‘문학’이라는 뜻의 ‘리트러처(literature)’의 어근(lit)에 ‘사람’을 뜻하는 영어 접미사 ‘tor’을 붙인 ‘문학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제호다. 여기서 문학하는 사람이란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글을 쓰고, 읽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민음사는 <Littor>를 글을 읽고 쓰는 ‘릿한’ 사람들을 위한 문예지라고 소개한다. 개성 있고 세련된 사람이나 사물에 ‘힙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듯이, ‘릿한’ 사람이란 활자를 읽고 쓰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Littor>는 크게 매호 특정 주제를 둘러싼 짧은 이야기들과 깊이 있고 학술적인 담론을 담은 커버스토리와, 여러 작가들의 산문ㆍ에세이ㆍ시ㆍ리뷰ㆍ인터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뷰는 ‘쓰는 존재’와 ‘읽는 당신’ 이렇게 두 코너로 나뉘어 있는데, ‘쓰는 존재’에서는 말 그대로 쓰는 존재인 작가들을, ‘읽는 당신’에서는 문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다. 이를테면 창간호의 ‘읽는 당신’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종현이었다. 이러한 인터뷰이의 다양성은 새로운 독자들을 유입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을 읽어 왔던 이들에게는 즐거운 읽을거리가, 문학을 멀리했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즐길 거리가 되고자 한다”는 민음사의 포부와 들어맞는 구성이다. 사실 <Littor>를 읽는 많은 사람들이 집어든 이유를 ‘표지가 감각적이고 예뻐서’라고 말할 정도로 디자인이 압권이다. 매호 달라지는 주제를 그래픽이나 그림으로 담아낸 표지는 보기에도 좋고, 문예지로서의 진입 장벽을 확 낮춰준다. 세심한 디테일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연재소설의 경우 페이지를 넘길수록 종이의 바탕색이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점차 밝아진다. “끝을 향해 갈수록 선명해지는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풀어 보려 고민했다”는 박연미 북디자이너의 설명은,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또 시인, 소설가, 평론가 등의 외부 편집위원의 참여 없이 민음사의 젊은 편집자들이 직접 만드는 것이 <Littor>의 큰 특징이다.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해내는 데에 주안점을 두던 기존의 문예지들과는 달리, 보다 독자 중심적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처럼 젊은 감각의 새로운 문예지들을 통해 사람들이 문학과 조금 더 친해지고, 문학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 나누고 있다. 당신도 올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심미성과 유용성 모두 갖춘, 젊은 문예지 한 권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김현명 기자 wisemew@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올해 우리대학 유학생 등록금 5% 인상돼... 대학본부 “유학생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해” 우리대학에서 올해부터 유학생 등록금을 5% 인상해 유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작년까지는 내국인 학생들과 같은 금액을 납부했지만 올해부터는 내국인 학생들보다 5% 상향된 금액을 지불한다. 대학본부에서는 유학생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유학생 등록금 인상에 나선 이유는 지난해 말 교육부가 ‘정원 외로 뽑는 유학생에 한해 등록금 상한제 적용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대학 측에 공지했기 때문이다. 예산팀 최가영 주임은 “(상한제 적용 배제뿐만 아니라) 내국인 학생들의 등록금을 인상하면 국가로부터 지원을 제한받지만 유학생들은 그 대상에서 배제돼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학교 관계자는 “이러한 규제 완화에 따른 유학생 등록금 인상은 재정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유학생 등록금 인상이 논란이 되자 대학본부에서는 유학생을 위한 장학제도와 프로그램들이 많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은 필수불가결하다고 밝혔다. 대학본부에서는 “△유학생 관리비 △외국인 유학생 실용 한국어장학 △멘토링 지원비 △우수장학-외국인 유학생 장학 △단과대학 멘토링 장학 △단과대 유학생 지원사업비 등이 유학생들을 위해 사용된다”며 “총 사용되는 금액이 23억 원”이라고 밝혔다. 유학생 학생수가 1,126명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약 평균적으로 200만 원의 금액을 수령하는 것이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이미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을 유치했기 때문에 ‘등록금이 비싸면 오지 말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며 “반발이 심한 국내학생들의 등록금 인상보단 재정확보 차원에서 유학생 등록금 인상이 더 쉬운 길이라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 2017년도 전임교원 23인 채용 예정…“신설학과에 우선순위” (보도일자 2016.12.03) 지난 16일부터 2017학년도 3월 1일자 일반전임교원 초빙 접수가 시작됐다. 총 21개 분야에서 23명의 교원이 채용될 예정이다. 초빙분야는 인문사회 계열에선 △교육대학원 교육학과(진로상담) △문과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디지털방송영상) △정치대학 정치외교학과(정치학 일반) △상경대학 경제학과(미시·거시 경제이론) △국제무역학과(국제경제) △경영대학 경영학과(국제경영·전략경영) △경영학과(운영관리/재무) 각 1명씩 총 7명의 교원을 모집한다. 예술 계열에선 △예술디자인대학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그래픽디자인) △산업디자인학과(디자인기획) △의상디자인학과(패션디자인 및 미학) 분야에서 1명씩 총 3명을 모집한다. 기존의 이공계열에선 △이과대학 물리학과(고체물리실험) △공과대학 기계공학과(동역학 및 제어) △공과대학 전기공학과(센서공학) △공과대학 화학공학과(전달현상) △공과대학 생물공학과(미생물공학전분야) △상허생명과학대학 식품유통공학과(식품유통경제)의 분야에서 1명씩 총 6명의 교원을 모집한다. 특히 2017학년도에 신설되는 KU융합과학기술원에서는 7명의 전임교원을 초빙한다. △미래에너지공학과(에너지변환합성소재) △미래에너지공학과(이차전지) △스마트운행체공학과(자동차 플랫폼을 사용하는 자율/지능시스템) △스마트ICT융합공학과(인공지능) △화장품공학과(화장품소재생리학) △의생명공학과(나노약물전달) △융합생명공학과(융합생명공학)이다. 교무팀의 교원 인사 담당 곽찬훈 주임은 “전임교수의 퇴직 또는 이직 등의 사유로 결원이 생긴 경우, 그리고 프라임 사업으로 인해 정원이 늘어난 학과와 신설된 학과에 우선순위를 두고 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교원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정량적인 지표로 판단이 되면, 학장들과의 논의를 거친 후 학교 재정 상황과 발전방향 등을 고려해 채용 분야를 결정한다”며 “내년 2월 말 쯤 교수 채용이 완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접수 마감은 오는 25일까지다.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칼럼]당신이 내가 될 때 성자들이 있다. 제 몸 돌보지 않고 헌신하는 의사, 도망쳐 나오는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는 소방관들과, 민주사회를 위해 스러진 이들이 있다. 무엇이 이들을 영웅으로 만들었나. 부귀와 안락을 기꺼이 놓게 했는가. 사랑이다. 사랑을 정의해 본다. 설레여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생각이나 보고싶다. 입을 맞추며 꼭 안아주고 싶다. 이 감정들은 시간에 무뎌져 옅어지고 바쁜 삶에 묻혀 종종 일어날 뿐이다. 이 마음들은 단지 사랑의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 본질은 공감이다. 제 배가 고플 때만 칭얼거릴 줄 알던 아이는 사랑을 배우며 새로운 경험을 한다. 그 사람이 웃는 모습에 벅차게 행복해 한다. 털어놓는 아픔에 가슴이 찔리며 시련이 차라리 눈을 돌려 자신에게 오기를 기도한다. 이렇게 조금씩 물들기 시작하면 어느새 당신은 나다. 그 결은 다르더라도 가족, 친구, 동료, 모든 인간 관계는 이 사랑, 즉 공감에 뿌리를 둔다. 오감에만 통제받던 자아는 그렇게 확장되며 성숙한다. 그렇기에 관계를 상실 할 때, 어딘가가 한 뭉텅이 때어져 나가는 통증을 느낀다. 떨어져나간 부분이 감당 할 수 없이 거대하면 본 자아마저 지탱 할 수 없이 깊은 절망에 빠진다. 앞서 말한 성자들은 거대한 사랑에 빠진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큰 공감폭을 지녀 거대한 자아를 형성한 거인들은 모두를 보듬는다. 삼자가 봤을 땐, 완벽한 타인임에도 제 살을 깎아 내어 헌신한다. 미쳐 구해내지 못한 사람들이 생기면 사지가 떨어진 사람처럼 괴로워한다. 비단 이렇게 눈에 띄는 희생을 하는 사람만 거인이 아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다른 이가 행복하기를 소원하는 이들. 보이지 않는 구석까지 싹 싹 닦아내는 청소 노동자, 배고픈 대학생들을 위해 밥 반주걱 얹어주는 식당 아주머니, 친절하게 웃음 한 번 더 건네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학생 모두가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거인이다. 반면 사랑이 결여된 치들이 있다. 단지 유희만을 위해 같은 학교 학생을 죽음까지 내몬 학교폭력 가해자들, 아들을 살해한 모친. 공감이 결여된 이들을 사이코패스라고 부른다. 일반인들은 차마 잔혹해 맘편히 들을 수 조차 없는 악행을 죄악감 없이 저지른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라도저 밖에 모르는 자아를 가진 소인들은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한다. 특히 그 소인이 사회에 영향력 있는 자리에 가면 문제는 심해진다. 힘에는 다른 이들을 보듬을 책임이 따른다. 이 소인들은 좁은 자아에 그 보듬어야 할 이들을 품을 수 없기에 오히려 그 힘을 폭력으로 휘두른다. 지도자 선출에 있어 양심이 무엇보다 엄격하게 요구되는 이유다. ‘타인’을 허물어라. 더 공감해라. 그제야 힘들게 무거운 보따리를 들고 계단을 오르고 있는 노인이 보인다. 낮아보이는 턱이산처럼 힘든 장애인이 보이며 무거운 배를 안고 서 있는 임산부가 보인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볼 때, 사랑 할 때 세상은 아름다워진다. 김예신 기자 yesin9797@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칼럼] 그들의 빨간색 선글라스를 벗기기 위해서는 "언론인, 정치인, 심지어 판사까지도 다 빨갱이야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그러는지 참"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습관처럼 하는 말이다. 어르신들이 유신정권에서나 통했을법한 발언들을 지금에서도 계속하는 이유는 과거 향수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정진웅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노년의 문화인류학>에서 ‘현실이 노인을 차별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로 규정할 때 혹은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아무런 힘이 없을 때, 노인들은 자랑스러웠던 과거를 현실대응책으로 내세운다’고 말한다. 빨간색 선글라스를 쓴 어르신들은 농업시대에 태어나 산업시대를 살다가 정보화시대에 이르러 자신의 직종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리고 쓸모없게 된 사람들이다. 찬란했던 과거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고 현실에서는 짐짝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일자리와 쓸모를 한꺼번에 빼앗긴 어르신들에게 21세기는 정말 지긋지긋하게 꼴보기 싫은 시대이며, 유신정권은 한여름 밤에 꿈 같은 시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유신정권에서나 통했을 법한 ‘빨갱이론’을 신빙하는 것을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그런 어르신들을 재벌·언론·정치지도자에게 세뇌된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자신과는 다른 인격체라고 여긴다. 심지어 몇몇 대학생들은 "틀딱충 극혐" "노인들에게 투표권을 줘서는 안 된다"등 도를 넘은 발언도 서슴치 않게 한다.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상식적인 행동을 빨갱이로 몰아가는 어르신들에 대해 분노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르신들을 혐오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다면 사회분열만 일어날 뿐이다. 대학생들은 사회개혁의 핵심원으로서 노인들을 비난하기보다는 어르신들의 빨간색 선글라스를 벗기기 위한 대안을 구상해야 한다. 20세기를 지배한 박정희 시대와 작별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려면 분열과 반목을 끝내고 대화와 타협, 협력의 태도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넓은 시야를 바라볼 수 있는 대학생들이 노력해야 한다. 대학생들이 먼저 다가서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상호존중의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상에서 어르신들을 먼저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봉사를 해야 한다. 당장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전화해 안부인사라도 건네 봐라. 그렇게 된다면 그들은 저절로 선글라스를 벗을 것이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학사구조개편 : 유기나노시스템·융합신소재·화학공학과 통합 그 이후 학생들 변경된 졸업요건·수강신청 관심필요 우리대학 화학공학부는 2018학년도 1학기부터 △융합신소재학과 △유기나노시스템학과 △화학공학과를 통폐합했다. 대학본부 주도로 학제 간의 벽을 허물자는 정책 하에 이뤄졌다. 진로의 폭이 넓어졌고 전보다 다양한 기업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소통 부재 논란 역시 존재했고 당시 통폐합과 관련해서 교수들의 의견은 분분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통합 그 이후는 어떻게 됐을까 의견이 분분한 상태에서 통합 화학공학부로의 통합을 적극 찬성한 교수는 없었다. 화학공학부의 A교수는 “학과 단위가 너무 커지면서 서로 모르는 학우들이 많아져 유대감이 떨어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어 찬성하는 학우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자신들이 배우고 싶은 분야에 진학한 만큼 본래의 과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심이 있던 학우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보였다. 같은 의견으로 학과의 전통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걱정이 있어 반대하는 교수도 있었다. 졸업요건이 바뀌어 다시 맞추는 사례도 화학공학부로 합쳐지면서 △융합신소재학과 △유기나노시스템학과 △화학공학과의 전공 필수 과목이 전공 선택으로 들어갔다. 융합신소재학과의 재료물성, 유기나노시스템학과의 유기나노재료과학 등 사라진 과목도 있다. 융합신소재학과의 2학년 2학기 과목인 분석화학이 3학년 1학기로 옮겨지는 등 많은 과목의 교육과정이 변경됐다. 졸업요건 역시 달라져 기존의 졸업요건을 맞춰 놨으나 통폐합이 되면서 수업 형식이 바뀌어 졸업요건을 다시 맞춰야 하는 사례도 나왔다. 김정수(공대·융신15) 학우는“제대 후 복학했는데 몇몇 과목들이 사라지고 2학년 과목이 3학년 과목으로 바뀌어 혼란스러웠다”고 밝혔다. 대형 학부가 돼 더욱 어려워진 수강신청 대형 학부가 되면서 학우 수에 비해 강의가 부족해 수강신청이 어려워졌다는 의견이 교수와 학우 모두에게 나왔다. 이 때문에 통폐합에 대해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는여론이다. 융합신소재공학과 출신 박준범(공과대·화공14) 학우는 “인원이 급증하여 학과행사를 진행하는 데 힘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유기나노시스템공학과 출신 장현성(공과대·유기14) 학우는 “우리를 위해 통폐합을 하는 것이라 생각해 좋다고 하지만 현재 학우들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밝혔다. 이어 장 학우는 “각 전공의 교육과정이 다른데 그러한 것들을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며 “통폐합에 있어서 생길 문제점이나 불편한 점을 고민하고 학우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준비해서 일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화학공학부의 B교수는 “통폐합을 하는 것은 좋으나 철저한 준비가 이뤄진 후 진행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전임 노조 위원장 복직과 보상금 지급 놓고 대학본부와 노조 의견대립 -대학본부 “책임져라, 죄를” vs 노동조합 “준수하라, 법을” 지난 7월 18일 노동조합 유준연 위원장이 행정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유준연 노조위원장) 우리대학 본부와 노동조합의 오랜 갈등이 최근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는 지난 7월, 행정관 앞에서 단체협약 제27조(부당징계)를 근거로 본부에 노조 홍정희 전 위원장의 복직과 부당해고 복직자 체불임금 및 보상금 지급 관련해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대학 본부는 김경희 전 이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전과가 있기 때문에 홍 전 위원장을 복직 시킬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유영만 총무처장은 “부당해고 복직자 체불임금은 조만간 지급될 예정이지만 보상금 지급여부는 세밀한 법적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본부와 노조, 4년간 지속적인 갈등 대학본부는 2013년 10월 노동조합 홍정희 전 위원장을 김 전 이사장 명예훼손 건으로 고소했다. 법원은 홍 전 위원장에게 2014년 12월 1심에서 8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집행유예 2년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러한 2심 결과에 대해 노조와 대학본부 모두 항소를 했고, 현재는 최종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대학본부는 2015년 1월 김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했다는 이유로 홍 전 위원장을 1차 해고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홍 전위원장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으로 복직됐지만 대학은 김 전 이사장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책임을 다시 한 번 물으며 9월 홍 전위원장을 2차 해고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러한 1,2차 해고를 모두 부당해고로 보아 대학본부에 홍 전 위원장 복직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홍 전 위원장을 복직시킬 수없다”며 1차,2차 해고를 모두 부당해고라고 판정한 중앙노동위원회를 고소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대학본부의 홍 전 위원장 1차 해고는 부당해고’라고 최종 판결을 내리며 복직시키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결정으로 홍 전 위원장이 복직됐다가 다시 해고당했던 2차 해고에 대한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갈등원인, 가중치를 두는 소송이 서로 달라 홍 전 위원장의복직에 관한 갈등은 노조와 대학본부가 각각 가중치를 두는 소송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본부는 명예훼손죄와 관련한 소송 결과를, 노조는 부당해고 관련한 소송 결과를 더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노조는 대학본부에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결정과 1차 파면에 관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홍 전위원장을 즉각 복직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노동위원회 및 법원에서 부당해고로 판정하면 계속 다툼이 있어도 원직복귀 시킨 후 다투도록 되어있는 단체협약 제27조(부당징계)에 근거한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1심에서는 8개월 징역형을, 2심에서는 2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명예훼손죄를 그냥 덮고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홍 전위원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보상금지급에도 이견 한편 김 전이사장 재판에서 허위증언 사유로 2016년 3월 해임된 이윤상 차장은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 후 행정법원 소송 중 복직되었다. 단체협약 제27조(부당징계)에 따르면 노동위원회 판정 및 법원의 판결에서 부당 징계로 판명 될 경우, 징계로 인해 지급되지 않은 임금이 있으면 이를 즉시 지급하고 통상임금의 300%에 상당하는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유 노조위원장은 “이 차장의 미지급 임금과 보상금은 여전히 지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무처 유영만 처장은 “이 차장의 미지급 임금은 조만간 지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비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의 300%에 달하는 보상금은 함부로 줄 수 없기에 변호사와 노무사의 법적 분석 이후 지급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어느 누구도 쉽사리 입장을 굽히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대학본부와 노조 모두 “노사가 협력하고 함께 고민하여 일이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다경 기자 lid041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 최순실 PSU 학력위조 논란에 대학본부 “터무니없는 억측” (보도일자 2016.12.22.) 지난 달 24일 제1학생회관 앞에서 ‘박근혜 퇴진 건국대 시국회의’(시국회의)를 비롯해 6개의 교내단체가 ‘최순실 학력위조와 건국대 연관 의혹 해명과 PSU(Pacific States University) 운영 실태 투명 공개 요구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국회의 및 6개의 학생단체는 최순실이 PSU로 학력 위조를 하는 과정에서 PSU를 소유한 건국대 법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던 것인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대학본부는 이에 “미국에서 학위공장으로 유명해 결국 폐쇄된 PWU(PacificWestern University) 에서 학위를 받은 최 씨가 한국연구자정보시스템(KCI)에 이름이 비슷한 PSU를 허위로 기재했을 뿐인 해프닝”이라고 해명하며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와 최순실을 관련지으려는 학내 일부의 터무니없는 억측은 일고의 가치조차 없는 허위 주장이다”라고 일축했다. 또한 “실제로 PSU에는 최 씨가 졸업한 유아교육 관련학과가 없으며, 최순실ㆍ최필녀라는 이름의 졸업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시국회의의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무석(수의대ㆍ수의4) 학우는 “본부의 해명대로 최 씨와 PSU가 관련이 없다면, 최 씨가 PSU를 이용해 자신의 학력을 조작함으로서 학교의 이미지 실추를 야기했으므로 명예훼손죄로 고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승창 법인과장은 “최순실이 PSU 학위를 갖고 있다고 허위 발언을 했으면 법적대응 할 테지만, 발언이 아니라 그저 허위 기재를 한 것이므로 대응하기가 힘들다”며 법적대응을 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 우리대학, 여성주차면수 서울시 기준에 못 미쳐 우리대학, 여성주차면수 서울시 기준에 못 미쳐 현재 우리대학 캠퍼스에는 KU스포츠광장(구 대운동장) 옆 주차장을 비롯한 몇몇 곳에 여성우대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사진=이용우 기자) 우리대학 여성우선주차면수가 서울시 자치조례에서 요구하는 여성우선주차면수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자치법규에는 규모가 30면 이상이면 여성우선주차면수를 전체면수의 10%이상 설치해야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총주차면은 1897면으로 기준을 한참 넘는 수치이지만 여성우선주차면은 19면으로 1%를 겨우 넘고 있다. 우리대학 여성우선주차면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총무처 주차담당 직원은 “우리대학 주차장은 임대를 줘서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시 조례대로 주차장을 운영하면 이윤이 적게 남아 임대업자들한테 권하기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여성우선주차장에 대한 서울시 조례가 시행된 지 비교적 초기라 조례가 적용된 주차장이 적다”고 덧붙였다. 여성우선주차면수를 지키지 않는 주차장에 법적제제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서울특별시청 우태영 주차관리팀 직원은 “민영주차장 관해서 여성우선주차면수를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법적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2012년 서울시는 여성을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 편리하게 주차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여성우선주차면수를 10%이상으로 규정하는 조례를 발표했다. 하지만 남성이 주차해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단속 규정이 없기 때문에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됐다. 여성민우회는 건국대학교에 여성우선주차면수가 1%밖에 안 되는 것에 대해 여성우선주차장이 효용성이 없기 때문에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토론을 하여 성별을 고려하는 취지는 살리되, 좀 더 효용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대 △세종대 △전남대 등 타대학들은 여성우선주차면수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고려대학교는 여성 우선주차장 면수가 총 면수의 약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인터뷰] #2 건대항쟁, 66시간 50분의 외침 #2 건대항쟁, 66시간 50분의 외침 “어쩌면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행운일지도 모르겠어요” 10.28 건대항쟁에 참여한 오도엽(경제ㆍ86)시인은 시<기억하지 않아도 기념하지 않아도-스물의 청년이 된 시월이십팔일 생 건대항쟁에게>에서 최동근(경제ㆍ84)동문을 기억하며 “검게 불타 화상을 입은”이라 적었다. 경찰의 강경 시위 진압에 맞서 사회과학관(현, 경영대)에서 끝까지 투쟁하며 66시간 50분을 버틴 최 동문은 인터뷰 중 당시를 기억하며 “불의에 맞서 싸웠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1986년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66시간 50분 동안 우리가 걷고 있는 캠퍼스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무더위에 드러난 최 동문의 팔과 다리엔 아직도 선명한 10.28 건대항쟁의 외침이 새겨있다. 전경의 진압봉에 맞아 기억을 잃을 정도로 격렬히 불의에 맞서야 했던 86년 가을, 그 뜨거운 현장의 기억을 <건대신문>이 최 동문과 주승혜(영문ㆍ85)동문에게 물었다. 주승혜(영문ㆍ85)동문(좌)과 최동근(경제ㆍ84)동문(우) Q. 1986년 10.28일부터 66시간 50분 동안 건국대학교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최 동문(이하 최):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건대항쟁은 ‘준비된 농성’이 아니었단 사실입니다. 애학투련의 당초 목적은 결성식을 통해 사회에 학생들의 통일된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었고, 농성은 전경의 강경진압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물론, 결성식을 전경으로부터 사수하기 위한 준비는 있었습니다. 애학투련이 연세대에서 열린다고 거짓정보를 흘리거나, 혹여 있을 전경과의 충돌에 방어선을 미리 구축하거나, 건대 본관(현, 행정관) 앞에서 결성식이 무산됐을 경우 학생회관과 공대 사이에서 결성식을 진행하는 방안 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농성을 위한 준비는 전혀 없었고, 생각하지도 않았죠. 나름의 준비 끝에 결성식은 시작됐습니다. 오전에 학교별 참가인원을 조사했는데, 제 기억으론 3000여 명 가량 모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경들이 들어 닥치기 시작한 건 결성식이 끝나갈 무렵이었죠. 특히 건국대 부속 고등학교방향에서 물밀 듯이 들어왔습니다. 순식간에 본관에 있던 학생들은 포위됐고, 갈 수 있는 곳이라곤 근처 건물이었습니다. 본관은 물론, 사회과학관, 이과대(현, 법과대), 학생회관, 도서관 등 전경의 포위망 안에서 건물로 숨었습니다. 우리대학 학생인 경우, 학생증을 보여주고 포위망 밖으로 나갈 수 있었지만 타대학생인 경우는 그게 불가능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전경에게 잡히면 바로 구타와 연행이 확실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저는 사회과학관으로 몸을 피했는데, 처음만 하더라도 하루정도 뒤에 전경이 빠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전경의 포위로 인해 농성이 진행된다면 하루 뒤에 상황이 해제 되는 것이 통상적이었으니,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예상한 것이죠. 하지만 9시 뉴스에 애학투련의 대자보나 홍보물을 왜곡 보도하며 저희를 ‘좌경용공 세력’으로 모는 것을 보곤, 심상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저희는 농성으로 이어질 줄 몰랐기에 먹을 음식도 몸을 데울 땔감도 없어 농성이 길어진다면 절망적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전경의 포위망은 3박 4일간 유지됐습니다. 방송을 통해 저희를 좌경용공 세력으로 몰은 이튿날부턴 투항하라는 방송과 함께 헬기로는 전단지를 뿌렸습니다. 이 전단지를 들고 나오면, 선처해주겠다는 내용이었지요. 하지만, 구속이 됐던 수많은 학생들은 더욱 뭉쳤습니다. 심지어 본관에선 결성식에 사용한 앰프를 통해 “투항하라”는 방송에 맞서는 방송을 하고 “우리는 빨갱이가 아닙니다”란 팜플렛을 걸기도 하며 맞섰습니다. 이렇게 저희는 포기하지 않고, 불의에 맞섰습니다. 사회과학관에선 주인아주머니가 없는 매점에 “아주머니 죄송합니다, 배가 고파 먹을 것을 가져갑니다”란 쪽지 함께 돈을 모아 올려놓고, 음식을 가져다 먹기도 하면서 말이죠. 도서관에선 공부를 하러 온 학우의 도시락을 같이 나눠먹기도 했습니다. 또, 추위에 벌벌 떨면서도 학생들은 서적이나 주요 기물들엔 손대지 않았습니다. 전경이 학교 벤치를 부셔서 땔감으로 사용한 모습과는 대조적이죠. Q. 농성은 어떻게 마무리 됐나요? 최: 이렇게 소모전이 계속되자 4일째 되는 날 전경과 *백골단의 진압이 시작되었습니다. 사회과학관은 마지막에 진압됐는데, 대부분 백골단이 투입돼 진압의 정도가 심했습니다. 사회과학관에 남아있는 학생들은 옥상이 아닌 5층 계단에서 전경과 맞서자는 계획을 세웠죠. 하지만 진압 중 화재가 발생했고 모두 옥상으로 피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마지막까지 계단에서 물품을 옮기고 있었는데, 순간 불길이 솟으며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화상을 입게 됐죠. 그렇게 정신을 잃었지만, 딱 하나 기억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누워 있는 저를 학우들이 옮기는 중, 백골단이 휘두른 진압봉에 맞아 계단에 구르며 잠시 정신이 들었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살아있는 게 다행이죠. 그렇게 농성은 전경의 폭력에 마무리 됐습니다. 최 동문은 당시 백골단의 진압과정에서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사진ㆍ정두용 기자 주 동문(이하 주): 저는 전경의 포위 당시 학생회관으로 숨었는데, 학생회관은 결성식이 있던 본관과 거리가 멀어 비교적 적은 30여 명의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4일째 진압과정에선 남학우들의 보호를 받아 다른 학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맞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전경들이 진압봉을 휘두르면 남학우들이 몸으로 막아주었죠. 하지만, 당시 전경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모습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받아들일 수 없는 모습이었죠. 너무 무서웠고, 두려워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멍하니 서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제가 기억하는 건대항쟁 진압의 마지막입니다. Q. 현 대학생들은 건대항쟁을 어떻게 기억해야할까요? 주: 우선 제가 기억하는 건대항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시 정부는 애학투련을 일순간 ‘빨갱이 집회’로 만들어 버렸고, 우리의 명예가 실추됐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 개인의 명예는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것입니다. 건대항쟁의 4일의 기억은 어쩌면 제 인생 가장 ‘행복한’ 순간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 기억은 누구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누군가와 그렇게 하나 되어 마음을 모을 수 있을까요? 그 순간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어쩌면 ‘행운’이었고, 그로인해 제 인생은 많이 성숙해졌습니다. 애학투련의 외침은 30년 전 끝났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건대항쟁을 과거의 기억으로 남겨두지 말고, 현 시대에 필요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울로 바라봐줬으면 합니다. *백골단 : 1980∼1990년대 학내 시위자들과 시위 군중들을 진압하고 체포하기 위해 구성된 경찰부대를 일컫는 별칭으로, 대부분 무술 유단자와 특전사 출신이 특채되어 구성됐다. ※이 기사는 건대항쟁 30주년 특집 연재기사입니다. 정두용 기자 jdy2230@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목+내용 댓글 닉네임 쓰기 Prev 1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68 Next / 68 GO / 68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