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 미디어 교내 건대신문,학원방송국,영자신문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본 게시판에 올라오는 모든 게시글에 대해 무단 복제 및 전제를 금합니다. 전체 건대신문 672 KU ABS 55 KU 영자신문 10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건대신문 [보도]2018 2학기 장애학생 간담회 개최 장애학생 참여도 상승, 장애인권동아리 가날지기 큰 공헌 지난 9월 18일 산학협동관 106호에서 2018년도 2학기 장애학생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에는 총 38명의 학우들이 참석했으며 지금까지의 간담회에 비해 장애학생들의 참여도와 학교, 학생자치기구의 관심도 높았다. 간담회에는 △허탁 교학부총장 △송혁 학생복지처장 △이한세 장애학생지원센터장 △총학생회 인권위원회 △학생복지위원회 등이 참석해 장애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날 간담회에서 장애학생들은 △장애학생지원센터 공간 확보 △전문 인력 배치가 가장 시급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는 별도의 공간이 없다. 센터 소속 인원은 3명 남짓이며 그마저도 근속연수가 짧아 지속성과 전문성이 결여된 상황이다. 이에 송혁 학생복지처장은 “대학본부에 개선점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학교도 전향적으로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며 ‘무기 계약직’ 배치 등을 통해 안정적 인력운영을 꾀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공간 독립과 이용자 편의제고에 대해서도 “최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전문가를 배치하면 공간도 따로 분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수업권 관련문제도 제기됐다. 장애학생들의 경우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장애학생도우미와 수업자료 사전 제공 등 편의사항이 원활히 제공돼야 하는데 이 또한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우선 수강신청을 진행하는 장애학생과 달리 장애학생도우미의 경우 수강신청이 치열해 같은 수업을 못 듣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에 송 처장은 “비장애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교무처와 심도 있게 논의해 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수업자료 사전제공의 경우 학생들은 교수가 거부하면 방안이 없다며 센터 차원에서의 권고를 요청했다. 송 처장은 “교수권이라 무조건 강제하기가 어렵다”며 “학생들이 다같이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가장 많이 언급된 부분은 시설문제였다. 학우들은 △식권발매기의 높이 △계단식 강의실 휠체어 진입 불편 △휠체어 전용 책상 노후 △장애인 화장실 관리 미흡 △엘리베이터 음성안내 △계단 손잡이 미설치 △시각장애인 유도블록 미설치 등 많은 시설적인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에 허탁 교학부총장은 “시설문제는 예산문제라 마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허 부총장은 “안건의 우선순위를 정하다보면 뒤로 밀릴 수 있어 당장 약속은 힘들겠지만 노력하겠다”며 “학생들의 어려움을 모두 해결해주지 못하는 현실에 마음이 편치 않다”고 전했다. 한편 장애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해 간담회 규모 확장에 크게 기여한 장애인권동아리 가날지기는 “가날지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동아리”라며 “가날지기에서 함께하며 그 경계를 허물고 더 넓은 세상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가날지기에 대한 관심을 독려했다. 박다은 기자 daeunn0110@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올해 5급 공채 7명 합격, 전국 8위 우리대학 7명의 학우가 5급 공채시험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전국대학 합격자 수 순위에서 8위를 차지했다. 작년과 재작년에 각각 2명, 3명의 학우가 최종합격을 한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결과다. 우리대학은 일우헌을 운영하며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지원해왔다. 특히 올해는 권용수 정치대 학장이 일우헌 관장으로 부임하면서 일우헌 소속 시험 준비생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권 학장은 “일우헌 관장을 하게 되면서 행정고시 준비생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대폭 늘렸다”며 “경제적 지원이 합격의 요인으로 작용했을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권 학장은 “무엇보다 학생들이 열심히 해주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일우헌 박민규 행정조교 또한 “올해는 다른 해보다 행정고시에 대한 준비가 많이 돼있었던 학우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번 5급 공채시험에 최종 합격한 김윤희(정치대·행정09) 학우는 “1년에 한 번밖에 없는 5급 공채시험을 떨어질 때마다 ‘금세 늘어가는 나이’와 학원비, 고시원비 등에 의한 ‘경제적 부담감’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꼈다”며 “일우헌에서 해주는 지원이 합격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 합격자 명단 △구정기(정치대·행정02)인사조직 △김규민(정치대·행정09)일반행정(전국)△김윤희(정치대·행정09)일반행정(강원) △김재남(상경대·응통12)일반행정(전국) △안광선(상경대·경제08)재경 △이재호(경영대·경영08)재경 △하헌균(정치대·행정04)인사조직 이다경 기자 lid041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전학대회 주요안건: 학생인권위원회 신설, 상경대 성추행 가해자 징계 상향조정 요구 총학생회 지원금 감사… 예디대 영수증 27만 원어치 누락 감사소위원회의 감사결과 보고에 따르면, 지난 2016학년도 하반기 결산 중 동아리연합회와 예술디자인대학 학생회의 총학생회비 지원금 지출 영수증이 각각 7만 3천 원, 27만 5천 원어치가 누락된 것으로 밝혀졌다. 김성아(문과대ㆍ중문3) 동아리연합회 비대위원장은 “영수증 누락은 동아리대표자수련회(동대수) 회비와 학생회비 혼용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동대수 회비가 제때 걷어지지 않아 학생회비 일부를 동대수에 지원했는데 이 과정에서 영수증이 누락됐다”고 밝혔다. 이준홍(예디대ㆍ커디3) 예디대 학생회장은 “25만 원은 푸드트럭 행사비용이고 2만 5천 원은 배달비용”이라며 “작년 예디대 학생회장에게 말해 업체에서 영수증을 받아 감사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단위는 추후에 소명자료와 증빙자료를 제출하기로 하고 감사보고를 마쳤다. 학생인권위원회 신설 안건 및 학생징계위원회 신설 안건 의결 돼… 이어진 논의에서는 △문서관리 규정 신설 △학생대표자 임기 규정 신설 △전체 성인권 내규 제정 등이 이야기됐다. 특히 △학생인권위원회 신설 및 학생징계위원회 신설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어졌다. 최근 2년간 우리대학에서 성 관련 문제들이 많이 일어나 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예방책을 강구했지만 유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는 등 효과가 미비했다. 또한 사후처리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총학생회 <청春어람>은 이에 따라 향후 성 관련 문제뿐만 아니라 인권침해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학생인권위원회 신설 안건을 상정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종합적인 인권전담기구로서 인권보호 향상에 관한 모든 사항을 다룸 △인권침해 사례 발생 시 정확한 조사를 실시하고 적극 대응 및 조치를 위하여 학생인권위원회 예하 임시위원회로 조사위원회를 별도로 구성 △학생인권위원회는 조사위원회에서 조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구 등이 있다. 상정된 안건에 따르면 전학대회의 특별기구로 학생인권위원회가 처음 생기는 것이다. 홍순호(정치대ㆍ정외2) 동아리연합회 종교분과장과 신영빈(공대ㆍ우주정보시스템공학3) 교지편집위원장은 “성평등위원회와 학생인권위원회의 차이를 모르겠다”며 학생인권위원회 신설에 의문을 가졌다. 또 지인수(글융대ㆍ신산업2) 글로벌융합대 부학생회장은 “양성평등위원회가 학교 내에 존재하고 있는데 그 존재를 부정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정의진(문과대ㆍ문콘2) 문과대 학생회장은 “성평등위원회는 간단한 예악풍속을 하는 것이고 학생인권위원회는 사건이 터졌을 때 조사하고 징계를 내릴 수 있는 기구인 것 같다”며 “학생인권위원회가 성평등위원회와 분리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정진욱(공대ㆍ전자공4) 학생복지위원장 또한 “이제까지는 예방차원에서 기구들이 있었고 지금 만들려고 하는 것은 조사를 하고 징계를 내리기 위한 것으로 확연히 다르다”며 개정안을 지지했다. 논의 끝에 출석의원 68명 중 개정안 찬성 58명 반대 1명 기권 9명으로 학생인권위원회는 신설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학생징계위원회 신설 안건도 의결됐다. 학생사회에서 성폭력, 음주, 폭행 등 여러문제들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사건 발생 시 대처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따라 총학생회 <청春어람> 에서는 예방과 함께 사후대처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안건을 상정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징계는 근신, 학생자치활동 제외, 선거권 박탈, 회원자격박탈 등으로 구성△학생 활동 간 발생하는 사안에 대한 징계를 심의하기 위하여 전학대회의 산하 특별기구로 설치 △징계 절차 개시를 요청하는 경우 그에 대한 징계 심의를 업무로 함 등이 있다. 최현탁(공대ㆍ전자공4) 부총학생회장은 “조사위원회는 인권위원회 산하에 있는 기구로 인권위원회와는 별도로 징계만 담당한다”며 “인권위원회에서 조사한 것을 올리면 상황에 따라 징계위원회에서 그 사안에 따라 징계를 내린다”고 전했다. 상경대 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징계수위 제적 및 퇴학으로 요구… 그 밖에 주요 논의안건으로 △상경대학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학생사회 내의 처벌 △상경대학 성추행 가해자 대한 징계수위 강화 요구 등이 있었다. 황성학(정치대ㆍ정외4) 정치대 학생회장은 “고려대의 사례를 봤을 때 △자치 행사 금지 △선거권 박탈 △기타 제명 등 여러 가지 처벌을 내릴 수 있다”며 “처벌이라는 부분이 학생회칙에 나와 있지 않더라도 전학대회에서 관련 회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병윤(상생대ㆍ생특4) 상생대 부학생회장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필요하지만 학생회칙 중 학생사회 내의 처벌과 관련해 어떤 규정도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논의 끝에 출석의원 73명 중 개정안 찬성 15명 반대 42명 기권 16명으로 상경대 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학생사회 내 처벌안건은 부결됐다. 이어 상경대학 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징계수위가 지은 죄에 비해 가벼워 징계수위를 높일 것을 요구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박준영(상생대ㆍ생특4)총학생회장은 "학칙을 보면 ‘대학 명예를 심히 손상시키는 자에게 퇴학 및 제적에 해당하는 징계를 내린다’고 나와 있다”며 “이 학칙을 근거로 본부에게 징계수위 강화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의진(문과대ㆍ문콘2) 문과대 학생회장은 “규정이 구체적이지 않아 퇴학과 제적 중 어느 것을 요구할지 모호하다”며 “퇴학 및 제적을 요구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전했다. 논의 끝에 징계수위를 퇴학 및 제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요구안이 출석위원 71명 중 찬성 58표 반대 12표 기권 1표로 의결됐다. 교지 발행부수 축소 안건 발의 됐지만 충분한 근거 마련되지 않아 연기 돼… 회의 막바지, 기타 안건으로 ‘교지의 발행 부수인 2,500권이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을 정하자’는 내용의 안건이 발의됐다. 정 문과대 학생회장은 “매년 학생회비 납부율이 떨어져 복지사업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학생회비가 줄어들고 있다”며 “교지에 지원되는 학생회비가 더 신중하게 사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몇몇 단과대에서 찍은 교지 배포대 위에 남아있는 교지 사진을 제시했다. 신 교지편집위원장은 “교지를 배부한 지 3주도 안 됐는데, 이 시점의 사진을 제시하는 것은 근거로서 명확하지 않다”며 “내부에서 부수를 상시 체크하는데 발행된 부수는 다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총 학생회장은“논의에 소모적인 부분이 있다”며“충분한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기에 하반기 전학대회 때 다시 논의 해 보겠다”고 전했다. 결국 이 안건은 논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고 폐기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단과대별 요구사항은 자료집에만 수록된 채 논의되지 않았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사설]민상기 총장 임기 후반기의 과제 민상기 총장이 8월 초 교무위원 인사를 통해 임기 후반기를 책임질 새 집행부를 구성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대로 적절한 시점에 이루어진 인사였다고 본다. 2016년 9월 시작된 전반기는 전체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하지만 우리대학에서 총장이 과욕이나 판단 착오로 임기 후반기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은,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선출직에 공통적인 현상이다. 새 집행부는 민상기 총장 임기 후반기의 성공을 위해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민상기 총장 임기 후반기의 양대 과제로 행정 간소화와 대외협력 강화를 제시한다. 전반기에 상허생명과학대학과 사회과학대학 출범, 학사운영직 배치 등의 주요한 하드웨어는 완비되었으므로 후반기에는 소프트웨어 차원의 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데 가장 시급한 것이 행정 간소화라고 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과 함께 교수의 연구력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대학 발전을 좌우하게 되었다. 특히 융합 관련 연구력은 대학의 미래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육성해야 할 자산이다. 민상기 총장 역시 이런 점을 간파하고 여러 학과 강의가 가능한 교수를 최우선적으로 선발하겠다는 의지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표명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행정은 각종 규제와 시대착오적인 통제로 가득 차 있다. 일례를 들어보자. 교수가 내부겸임을 지망하려면 도장을 무려 5개나 받아야 한다. 현 소속 학과 주임교수와 단과대학 학장, 내부겸임을 할 학과 주임교수와 단과대학 학장 그리고 교무처장이 다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부겸임 한번 신청하는데 이렇게 많은 도장이 필요한 상황에서, 어떻게 융합 관련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교수가 여러 학과 강의를 할 수 있는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도장 받으러 다니느라, 주임교수와 학장을 설득하느라 진이 다 빠질 지경이라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수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대통령도 과반수로 선출하는 세상에서,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할 지성의 요람 대학에서 어떻게 교수 전원의 동의를 요구한단 말인가? 이처럼 너무나도 잘못된 행정이 오로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교수의 연구력과 직원의 행정력을 낭비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을 명심해야 한다. 말 그대로 혁명적인 수준의 행정 간소화와 함께 단과대학 또는 학과로의 과감한 권한 분산이 시급하고 또 시급하다. 두 번째 과제는 대외협력, 특히 동문기업인들과의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성공 신화를 창조한 동문기업인들이 적지 않다. 이런 동문기업인들을 적극 설득하여 건국 발전에 더욱 열성적으로 동참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발전기금 모금과 도서관커플사업 등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외협력이 최상위권 대학 수준으로 올라서려면, 세계적인 동문기업인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민상기 총장이 대외부총장을 새롭게 임명한 것도 이런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믿어진다. 행정 간소화와 대외협력 강화를 통해 민상기 총장 임기 후반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건국대학교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기록되길 기대한다. 건대신문사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비흡연권을 위한 흡연구역·부스 설치 ‘미흡’ 우리대학 내 간접흡연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재떨이가 있는 모든 곳이 암묵적인 흡연구역으로 정해져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흡연자 편의, 비흡연자의 비흡연권을 위해 총학생회가 공약으로 정한 흡연 부스 설치도 예산 문제로 인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증진법이 시행됨에 따라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공존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중앙대학교, 고려대학교 등 서울 내 몇몇 대학에서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맞춰 흡연 부스와 흡연 구역을 설치해 흡연, 비흡연 학생 모두의 만족을 얻고 있다. 그러나 우리대학에서는 흡연 구역이 명확하지 않고 경계가 모호해 많은 학생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있다. 이준우(사회과학대·응통17)학우는 “길을 가다가 흡연자를 보면 담배 냄새 때문에 다른 길로 가거나 숨을 참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흡연 구역에 대한 의견이 있냐는 질문에는 “흡연 구역 위치와 경계를 명확하게 정해 간접흡연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한다”며“실외 흡연 부스 설치가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장동진(이과대·물리13) 학우는 “주로 재떨이가 있는 장소에서 흡연한다” 며 “교내 흡연 구역이나 흡연 부스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 흡연자로서 불편한 점이 있냐는 질문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담배연기가 갈까봐 숨어서 피울 때도 있다. 학교 측에서 공식적인 흡연 공간을 마련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학칙에 따르면 캠퍼스 전체가 금연구역이지만 사실상 흡연하는 학생들을 규제하고 있지 않다. 또한 흡연 구역이 공식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우리대학 모든 건물 주변 ‘재떨이’가 있는 장소가 암묵적인 흡연 구역이다. ‘흡연부스’ 설치는 이전 총 학생회 때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이다. 총학생회 복지국 황록영 국장(사범대·교공14)은 흡연부스 설치 공약이행이 어떻게 되어가냐는 질문에 “학교 측에 흡연부스 설치를 요구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다른 방안을 모색중이다. 구별선과 표시를 통해 흡연 구역과 비흡연 구역을 분리시키는 사업을 준비중이다”라고 말했다. 박규리 수습기자 carrot3113@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문화상] <소설 부문 당선작> 구원 나는 실직했다. 갑작스럽게 회사가 망해버렸기 때문이다. 사원증을 반납하고도 한동안 빈 책상 앞을 떠나지 못했다. 간신히 취직했다고 생각했더니 회사가 망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이후 두 달 동안은 새로운 직장을 찾기 위해 전전했다. 매일같이 새롭게 올라오는 공고를 보고 수십 개의 자기소개서를 썼다. 자신의 경험 중 실패한 경험을 쓰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무엇이었는지 쓰시오. 결과조차 보지 못한 지난 회사의 프로젝트를 적어 내려갔다. 이 실패 경험을 디딤돌 삼아 귀사에서……. 뒤에 이어붙일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방음이 되지 않는 벽을 뚫고 익숙한 고함이 들렸다. 으아, 으어, 어떻게 해도 옮겨 적을 수 없는 소리는 항상 이 시간이 되면 나타났다. 몇 번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그 순간뿐이었다. 결국 노트북 덮개를 덮어버렸다. 날카로운 비명이 어지러운 머리를 파고들었다. 월급도 없이 약간의 저금으로 생활해야 한다는 내 말에 엄마는 그거라도 있으니까 됐다, 하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오란 말은 없었다. 어릴 때부터 들었던 네가 살 길은 네가 찾아야 해, 라는 말은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출근할 필요가 없어지니 생활패턴은 엉망이 되었다. 한밤중에 이렇게 깨어 있는 일이 더 잦았다. 그 사이 고함은 조금 잦아들었다. 누군가 머리 위 창문 밖을 걸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묵직한 발걸음 소리에 목 뒤가 서늘해졌다. 비어있는 옆방이 유독 신경 쓰였다. 석 달 전 룸메이트가 나간 후로 쭉 비어있는 방에는 사람이 없기 때문인지 자꾸만 한기가 돌았다. 사실 룸메이트가 이사를 나갈 때, 나도 더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었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SNS에 룸메이트를 구한다는 게시글을 한 번 더 올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 갔다. 창밖에서는 아직도 누군가 서성거렸다.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이 희미하게 새어 들어와 방바닥을 훑었다. 몸을 둥글게 말았다. 삑, 하는 이상한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 생각도 못 한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재이. 떠오르는 얼굴은 흐릿했다. 연락하지 않은지 5년이 다 되어갔고, 딱히 사이가 좋지도 않았다. 재이는 월세 조건과 집 위치만 물었다. 홍대 근처에 월 25면 딱 좋지. 반지하여도 좋고 좁아도 좋아. 당장 내일이라도 들어올 수 있다는 태도였다. 재이는 내가 집을 보러 오라고 한 그 날 바로 이사를 들어왔다. 대충 정리는 해 두었지만 퀴퀴한 흙냄새는 빠지지 않았다. 재이는 냄새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 바로 짐부터 내려놓았다. 캐리어 하나와 키보드 하나. 군데군데 벗겨진 캐리어 속 짐은 생각보다 잘 정리되어 있었다. 급하게 집을 찾던 사람의 짐 같아 보이진 않았다. SNS에서 보고 깜짝 놀랐어. 너 홍대 사는 줄도 몰랐는데. 나 여기 산 지 오래됐어. 재이를 알고 있을 때부터 살고 있었으니까 적어도 6년이다. 햇수를 세고 나니 새삼스러웠다. 그땐 이 집도 금방 벗어날 수 있을 줄 알았다. 딱히 우리 둘 다 서로한테 관심 없었잖아. 너도 나 어디 살았는지 모르지? 재이는 낄낄 웃으며 옷가지를 하나둘 바닥에 늘어놓았다. 재이답게 하나같이 화려했다. 급한 대로 내가 쓰던 빨래 건조대를 옷장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좁은 방이어서 책상 하나와 책장, 빨래 건조대가 들어가니 금세 꽉 찼다. 미리 틀어 놓은 보일러 덕분인지 바닥은 따끈했다. 재이는 흥얼거리며 옷을 종류별로 분류해 걸어두었다.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재이와의 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취향도 비슷하고 입맛도 비슷했다. 가장 좋은 건 생활 패턴이 똑같다는 점이었다. 밤새도록 내가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재이는 영화를 보거나 바닥을 굴러다녔다. 가끔 재이가 술을 과하게 마시거나 내 이불을 빼앗아 자는 걸 빼면 대부분 좋았다. 재이는 어느 순간부터 슬금슬금 내 방에서 지내는 시간을 늘려갔다. 내 이불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나보다 길었다. 누워있다 그대로 잠드는 날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재이는 나보다 더 빨리 내 불면증을 눈치 챘다. 너 근데, 이 정도면 불면증 아니야? 재이는 내 베개를 끌어안고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재방송을 보고, 나는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처음에는 재이가 무슨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침에 자는 데 너는 아니잖아. 너 자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그랬나. 한 번 신경 쓰기 시작하니 눈에 쉽게 들어왔다. 왜 여태 몰랐는지 모를 일이었다. 재이는 밤에 자지 못한 걸 채우기라도 하듯 해가 떠오르기 무섭게 잠에 빠졌다. 나는 그런 재이를 보다가 텔레비전 전원을 끄고 할 일을 마저 했다. 항상 그랬다. 너는 왜 매번 밤을 새우는데? 나는 내가 아니라 재이가 불면증이라고 생각했다. 재이는 기를 쓰고 잠을 깨려고 애썼다. 가끔 아침에 자고 있는 재이의 눈가를 보면 너무 비벼서 빨개져 있기도 했다.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하는 거니 불면증이라고 할 순 없나, 중얼거렸지만 재이는 거기까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밤에는 자고 싶지 않아. 평소의 재이 같으면 몇 마디고 덧붙였겠지만 이번에는 말을 아꼈다. 더 물어보진 않았다. 사람마다 얘기하고 싶지 않은 게 몇 개쯤은 있을 테니 말이다. 타이핑하고 있던 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자기소개서는 아직도 2500자나 남아있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이 바닥을 스치고 지나갔다. 재이는 깜짝 놀라 펄떡 뛰었다. 나에겐 익숙한 일이지만 재이에겐 아직 아니었다. 재이는 슬금슬금 내 쪽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밖에서는 익숙한 고함이 들리기 시작했다. 텔레비전을 그대로 켜 놓고 노래까지 틀었다. 딱딱하게 굳어있던 재이는 입 모양으로만 노래를 따라 불렀다. 방이 두 개인데 굳이 함께 밤을 새워야 하나 생각도 들었지만, 이렇게 지내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혼자 있을 때보다 훨씬 좋았다. 차라리 너랑 나랑 여기서 같이 자고 네 방을 창고 방으로 쓸까. 저기 있는 내 옷장을 네 방으로 옮기면 되니까. 새벽에 자꾸만 내 쪽으로 몸을 붙이는 재이를 밀어내며 중얼거린 말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이기도 했다. 재이는 득달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무르기 없다, 나중에 방 돌려달라고 해도 안 줄 거야, 하고 몇 번이나 확인하려 들었다. 결국 우리는 내 방을 작업실 겸 생활공간으로, 재이의 방을 창고로 사용하기로 했다. 낡은 책상은 버리고 커다란 작업실용 테이블을 새로 들였다. 노트북 두 개를 올리고 남은 공간에는 건반을 올렸다. 그렇게만 있어도 방이 꽉 차 보였다. 누가 보면 사무실인 줄 알겠다,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잘 때는 책상을 밀고 남은 공간에서 함께 자기로 했다. 자기 위해 누우면 재이의 뒤통수가 보였다. 발을 조금이라도 넓게 벌리면 왼쪽 다리엔 테이블 다리가, 오른쪽 다리엔 재이의 다리가 부딪혔다. 몸을 모로 돌리고 이불을 조금 더 세게 끌어안았다. 살짝 밖으로 빠져나온 재이의 발끝에는 어슴푸레한 빛이 걸려 있었다. 창밖의 고함은 여전히 들려왔다. 사진출처 https://unsplash.com/ * 부스스한 재이의 머리카락은 자꾸만 방바닥을 굴러다녔다. 한숨을 쉬며 테이프로 머리카락을 치우고 치웠지만, 끝이 나지 않았다. 재이의 길고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은 동화 속 마법의 샘처럼 자꾸만 어디선가 퐁퐁 솟아났다. 머리카락 좀 치워봐. 에이, 많이 안 떨어져. 나 요즘은 그래도 머리 빠지지 말라고 묶고 다니잖아. 애교 부리지 말고, 빨리. 테이프를 꾹꾹 재이의 앞으로 들이밀었다. 재이는 바닥에 쭈그려 앉아 찍찍거리며 테이프를 붙였다 떼기를 반복했다. 결국 집 안 청소를 다 해버리겠다며 건반까지 집어넣고 청소기를 꺼내 들었다. 청소기를 피해 의자에 앉아 이리저리 도망쳤다. 맞다. 그거 들었어? 청소기 소리에 파묻혀 재이의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뭐라고 얘길 하는 것 같은데 입 모양만 보이고 소리가 흐릿했다. 삐이, 하는 이상한 소리가 섞였다. 뭐라는 지 안 들려! 목청껏 소리를 높이자 그때서야 재이는 청소기의 전원을 껐다. 순식간에 세상이 조용해졌다. 앞집에서 사람이 떨어져 죽었다나 봐. 고작 5층짜리 빌라에서 떨어져 죽을 수 있는 것도 처음 알았어. 문득 새벽만 되면 들리던 고함이 떠올랐다. 혹시 그 사람이 낸 게 아닐까, 하는 동안 재이는 청소기를 구석에 가지런히 정리해두었다. 책상과 의자까지 원래 자리로 돌려놓고 노트북과 건반을 연결하고 있었다. 있잖아. 아마 그 집은 아닐 걸. 엊그제 죽었다는데 나는 어제도 그 소리 들었거든. 그런 소문은 어디서 들은 거야? 소문 아니야. 어제 나 일하는 편의점으로 경찰 왔다 갔어. 재이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낡은 스프링이 삐걱거리고 움직였다. 시소 타는 소리를 내면서 의자는 빙글빙글 돌았다. 재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연결하다 만 전선을 내팽겨치고 천장만 바라보았다. 우리야. 이사 갈까? 돈 있어? 당연히 없지. 근데 무슨 이사야. 이 집 계약 기간도 아직 일 년이나 남았어. 재이의 손끝에서 건반이 달각거렸다. 내 노트북만큼이나 낡았다는 재이의 전자 키보드는 한 번 누를 때마다 힘겹게 튀어 올랐다. 둥둥거리는 드럼 소리까지 확인한 뒤 헤드폰을 썼다. 나도 노트북 덮개를 들어 올렸다. 아무 말 없이 우리는 각자의 일에 매진했다. 재이가 건반을 두드리고 노트북 화면을 확인하고 마우스를 움직이는 동안, 나는 자기소개서를 썼다가 지우길 반복했다.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재이는 습관처럼 펜을 입에 문 채 우리 집에 하나밖에 없는 창문을 쳐다봤다. 근데 왜 하필 집에서 죽었을까. 글쎄. 집이 좋았나 보지. 우리 사는 건물은 너무 낮아서 떨어져도 못 죽는데. 부럽네. 쓸데없는 대화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재이는 졸린 눈을 하고도 자지 않았다. 보다 못해 먼저 불을 꺼버렸다. 내일은 대타까지 있어서 12시엔 나가야 한다는 재이를 이불 속에 집어넣었다. 노트북 불빛에 눈이 부셨다. 화면 밝기를 가장 어둡게 낮추고 스탠드를 켰다. 구직 사이트에 더 이상 새로운 공고는 올라오지 않았다. 올라와봤자 나와 관련 없는 것뿐이었다. 창밖에서 누군가 서성이는 발소리가 들렸다. 옆을 흘끗 보니 재이는 자느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가로등 불빛이 반쯤 열린 창틈 사이로 어른거렸다. 재이가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하고 위로하며 노트북 덮개를 닫았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손끝으로 책상을 더듬어가며 이부자리를 찾았다. 자꾸만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내일은 꼭 병원에 가야지. 감은 눈에 힘을 주었다. 너 혼자 가기 무서우면 같이 갈래? 됐어. 괜찮아. 출근한다는 재이를 따라 나왔다. 병원은 아기 엄마들이 가장 잘 안다며, 어디서 이름도 처음 듣는 이비인후과를 알려주었다. 애들이랑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가는 병원이 좋은 거야. 재이는 알 수 없는 논리로 나를 설득하려 애썼다. 유명한 병원이라는 게 거짓말은 아닌지 사람은 많았다. 간호사는 대기 시간이 길 수 있다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왁자지껄한 병원 로비에서 화면에 떠 있는 내 이름을 멍하니 쳐다보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었다. 30분을 기다리고 나서야 의사를 볼 수 있었다. 동네 아저씨처럼 생긴 의사는 피곤한지 자꾸만 숨을 몰아쉬었다. 아, 해보세요. 자동 응답기 같은 명령에 기계적으로 입을 열었다. 귀가 아픈데 왜 입을 여나요, 선생님, 하고 묻고 싶었지만 입을 벌리고 있어 할 수 없었다. 별 이상은 없지만 큰 소리를 내지도 말고 듣지도 마세요. 스트레스 때문이에요. 진료는 단 2분 만에 끝나버렸다. 바로 앞에 있는 약국에서도 말없이 약 봉투만 내밀었다. 허무한 영화의 결말을 보는 기분이었다. 강우리, 라고 적힌 약 봉투를 들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갔다. 사이렌 같은 이명은 더 심해지는 것 같았다. 발끝에 살짝 튀어나온 아스팔트가 걸렸다. 갑자기 떨어져 죽었다는 사람이 생각났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일 텐데. 이상한 일이었다. 사진출처 https://unsplash.com/ *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고함은 여전했다. 심지어 오늘은 아직 12시도 되지 않았다. 서성이는 발소리도 작게 섞여 있었다. 재이는 의자에 앉아서 이불을 둘둘 감고 있었다. 같이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데 세상이 무서워서 못하겠어. 저거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닐까? 몇 번 했는데 별 소용없더라. 재이는 건반을 누르다가 깜빡한 게 있다며 가방을 뒤적였다. 이상한 문양이 그려진 네모난 상자를 꺼내 내게 내밀었다. 안에는 기다란 폭죽같이 생긴 막대가 들어있었다. 이게 뭐야? 선물로 받아왔어. 너 스트레스성이라며. 이런 거 피워놓으면 좋다던데. 테이블 구석에 홀더를 세워놓고 향을 꽂았다. 라이터로 끝에 불을 붙이자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 작게 연기가 피어올랐다. 제사상 앞에 꽂아두는 향처럼 생겼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재이는 향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고 있었다. 향은 싸구려 마사지 숍에서 나는 향과 똑같았다. 재이는 이국적이라고 말했지만, 나에겐 그다지 와 닿지 않았다. 머리가 살짝 어지러웠다. 항상 내 옆에서 자는 재이에게선 옅은 담배 냄새와 퀴퀴한 흙냄새, 바디샴푸의 라벤더 향이 났었다. 이제 거기엔 저 싸구려 향냄새가 섞일 것이다. 그게 무슨 냄새일까 상상했지만, 짐작이 가지 않았다. 너 다음다음주 금요일 밤에 약속 있어? 아니. 없지. 항상 없잖아. 나 매일 연습하던 그 공연 날짜 잡혔거든. 이 근처에서 해. 너도 올 거지? 약속이 잦은 재이와 달리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 밖에 나가는 것도 귀찮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귀찮았다. 재이는 핸드폰 화면을 코앞으로 들이밀었다. 여긴데, 잠깐이라도 왔다가 가. 이거 봐봐. 멋있지 않아? 핀 조명이 화려한 무대에는 커다란 드럼 세트가 놓여 있었다. 이 드럼 옆에서 내가 연주한다니까. 기대되지, 하고 재이가 신나는 목소리로 물었다. 덕분에 내일부터 꼬박꼬박 연습실로 출근이라고 했다. 이제야 제이가 진짜 음악을 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바닥을 뒹굴거나 헤드셋을 낀 채 건반을 두드리는 게 내가 아는 전부였다. 룸메이트라고 해 놓고 아는 게 없어서 민망해졌다. 재이가 어쩌다 우리 집으로 왔는지도 모른다. 나도, 재이도, 서로에게 사정을 물어보진 않았다. 내가 재이에게 왜 집을 급하게 찾았는지 묻지 않는 이유와 재이가 내게 왜 출근을 하지 않는지 묻지 않는 이유는 똑같을 것이다. 티켓도 필요 없고 앞에서 전화만 하면 된다고 했다. 공연장 내부 분위기나, 어떤 노래가 나오는지, 공연이 끝나면 무얼 하고 놀지 신나서 떠드는 재이의 모습이 낯설었다. 나는 대충 맞장구를 쳐주었다. 텔레비전에서는 누군가 양화대교에서 자살 소동을 부렸다는 자막이 떠올랐다. 화면은 금방 겨울이 다가온다는 기상 예보로 바뀌었다. 슬슬 전기장판이라도 사야겠어, 그렇지? 재이가 속삭였다. 급하게 면접이 잡혔다. 면접 당일이 되니 시도 때도 없이 손바닥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심장이 쿵쿵 뛰기 일쑤였다. 손바닥으로 심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꾹 눌렀다. 가라앉기는커녕 온몸으로 심장 박동이 번져나갔다. 면접을 엄청 급하게 보네. 재이가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그렇게 하면 셔츠의 주름이 펴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재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겨진 주름은 완전히 펴지진 않았다. 재이의 손가락은 계속해서 건반 대신 울퉁불퉁한 셔츠의 주름을 꾹꾹 눌렀다. 준비는 잘했냐고 묻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재이가 그렇게 물었으면 더 긴장했을지도 모른다. 제출한 피피티를 띄워놓고 외워둔 대본을 중얼거렸다. 재이는 테이블 위에 물 한 잔을 따라 올려놓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이상하게 어제 더 오랫동안 바깥이 시끄러웠다. 너무 시끄러워서 나와 재이가 틀어놓은 음악 사이로 들릴 정도였다. 우리가 볼륨을 키우면 고함도 더 커졌다. 재이는 아예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자리에 누워서 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게다가 창문 밖에서는 매일같이 서성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환청인가 싶었지만, 소리가 들릴 때마다 재이의 몸이 움츠러드는 게 보였다. 면접이 끝나면 주인아주머니께 전화라도 드려봐야 할 듯싶었다. 재이는 지난 한 달 동안 경찰서에 세 번이나 전화를 한 뒤 아예 포기해버렸다. 우리야. 면접 잘 보고와. 붙으면 이사 가자. 그래, 그래. 더 넓고 좋은 방으로 가면 되겠다. 면접 언제 끝나? 일찍 끝나는 데 좀 멀어서 집에 오면 두 시는 될 것 같아. 그럼 밤에나 볼 수 있겠다. 난 오늘 늦을 거야. 이따 가면서 문 꼭 잠그고 가. 면접 잘 보고, 하면서 재이는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때가 탄 이불솜이 재이의 발끝처럼 툭 튀어나와 있었다. 왠지 이번엔 느낌이 좋았다. 첫 월급으로는 맛있는 것도 먹고, 이불도 새로 사야지, 생각하며 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사진출처 https://unsplash.com/ * 면접은 아주 완벽히 망했다. 면접관은 더 볼 필요도 없다는 듯 면전에서 손을 흔들었다. 너무 긴장해서 말을 더듬고 슬라이드를 몇 번이고 앞뒤로 왔다 갔다 옮겼다. 준비해 간 대답은 하나도 할 수 없었다. 아무도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골목 어귀의 편의점에서 소주 두 병을 샀다. 안주는 뭘 사야 하나, 하다가 아는 게 없어서 과자 몇 봉지만 집었다. 핸드폰 화면을 켰다가 끄길 반복해도 딱히 연락이 오는 곳은 없었다. 그나마 룸메이트가 있는 게 다행이었다. 비닐봉지 안에서 소주병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골목길을 울렸다. 누가 들을세라 비닐봉지째로 가방 속에 쑤셔 넣었다. 작지 않은 핸드백이 가득 찼다. 어깨가 무거웠다. 자꾸만 빠져나오려는 검은 봉지 끝을 계속해서 구겨 넣었다. 103호. 맞죠? 열쇠를 돌리는 데 옆집 문이 벌컥 열렸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피곤함에 찌든 얼굴은 밤에는 조용히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바로 문을 닫아버렸다. 죄송하다고 말할 틈도 없었다. 어제 우리가 틀었던 노랫소리가 많이 크긴 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우리는 바깥에서 들리는 고함에 귀를 막느라 바빴다. 테이블 위에 가방을 던지듯 내려놓았다. 안에서 과자 봉지가 눌리는 느낌이 선명했다. 대충 소주병을 냉장고 안에 쑤셔 넣고 재이가 개어둔 이불 위로 몸을 던졌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니 눈앞이 핑 돌았다. 이상한 소리가 귀에서 돌고 돌았다. 스트레스면 평생을 끌어안고 살아야 하나, 싶었다. 귀를 틀어막아도 소리는 여전했다. 설핏 잠이 들었다가 깨어났다. 방은 아직도 조용했다. 재이는 오지 않았다. 다른 때였다면 늦어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을 텐데 오늘따라 연락이 없는 재이가 맘에 걸렸다. 문자를 해 봤지만, 답장은 없었다. 남은 반찬을 꺼내 저녁을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켰다. 아나운서는 표정 없이 아파트에서 떨어져 죽은 누군가의 소식을 전했다. 옆집이 신경 쓰여 소리를 작게 줄였다. 텔레비전 소리가 작아지니 창문 밖 소리는 더욱 크게 들렸다. 틈도 남기지 않고 이중창을 꼼꼼하게 닫았다. 금방이라도 누군가 창문을 열어젖힐 것만 같았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주병을 깠다. 술잔이 없어 머그잔 가득 술을 담았다. 재이는 돌아오지 않았고, 새벽이 되자마자 득달같이 알 수 없는 고함과 비명, 경적이 뒤섞여 들렸다. 뉴스가 다 끝난 텔레비전에선 평화로운 지리산의 전경이 보였다. 결국 밤이 다 지나갈 때까지 잠들지 못했다. 재이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걱정이 되기도 했고 화도 났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재이가 떨어져 죽었을까 봐 걱정했다. 재이가 어디 이상한 곳에 간 것도 아닌데 재이가 떨어져 죽어 버렸을까봐 무서웠다. 테이블 위 재이의 건반이 놓여있던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재이는 해가 하늘 한가운데 떠 있을 때 돌아왔다. 나갈 때는 분명히 건반을 들고 나갔을 게 분명한데 빈손이었다. 재이가 가지고 온 짐이라곤 캐리어 하나와 건반이 전부였다. 이제 집에는 캐리어 하나만 남았다. 재이에게선 찌든 담배 냄새가 났다. 평소에 나는 냄새완 달랐다. 어디선가 밤을 새우면서 옮겨온 게 분명한 냄새에 눈이 찌푸려졌다. 하나로 묶고 있던 머리를 풀자 냄새는 더 짙어졌다. 뭐야. 왜 연락은 안 받았어? 어제 바빴어. 내가 늦는다곤 얘기하지 않았어? 아예 안 들어온다곤 안 했잖아. 아. 뭐. 그래. 미안. 근데 나 씻고 바로 나가봐야 해. 어딘가 시큰둥하고 멍한 재이의 반응에 어젯밤 내내 재이를 걱정하던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어차피 필요해서 함께 사는 사이에 불과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있던 정도 없어지는 기분이었다. 재이는 내 방이 아니라 창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 옆집은 시끄럽다는 듯 벽을 쿵쿵 두드렸다. 더 싸우고 싶지 않아 내 방 문도 닫아버렸다. 귓속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구석에 놓인 재이의 이불이 보였다. 재이는 오늘 뭘 덮고 자지, 하고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창문 너머로 누군가 퍼석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 싸운 이후로 재이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그래도 딱히 변하는 건 없었다. 새로 올라오는 공고를 확인하고, 자기소개서를 다시 쓰고, 포트폴리오를 수정하고, 밥을 먹었다. 하루는 생각보다 짧았다. 아무 생각 없이 성격의 장점에 주변 사람을 잘 보살피며, 까지 적었을 때였다. 주인아주머니께서 월세 날이 지났다며 문자를 보내왔다. 6년 동안 한 번도 까먹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이 처음이었다. 덕분에 다음 주까지로 미룰 수 있었다. 어제까지 월세를 내야 했는데 잊은 것 같다고 재이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은 금방 오지 않았다. 어차피 오늘 밤에도 들어오니 그때 직접 말해도 된다. 재이에게 어떻게 운을 떼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너 아예 방 뺄 거면 미리 말해줘, 까지 적었다가 지웠다. 재이가 나가면 또 다른 룸메이트를 구하거나 새로운 집을 찾아 나서야만 했다. 이사를 할 때 필요한 비용을 계산해봤다. 역시 이 집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내일모레면 재이의 공연이 있는 날이다. 신나서 공연장의 분위기를 알려주던 얼굴이 떠올랐다. 테이블 위의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재이의 건반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다시 노트북으로 눈을 돌렸다. 주변 사람을 잘 보살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것을 망설이지 않습니다, 까지 적고 마침표를 찍었다. 핸드폰이 울렸다. 재이였다. 목소리가 웅얼거려서 잘 들리지 않았다. 재이는 핸드폰 건너편에서 몇 번이고 뭐라고 말을 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 건 단 하나도 없었다. 어이가 없어 핸드폰을 귀에서 떼고 화면을 쳐다보았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전화는 끊어지지 않았다. 여보세요? 재이 룸메이트 맞죠? 이번에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집 주소를 알려주면 재이를 택시에 태워 보내주겠다고 했다. 한숨을 쉬며 주소를 알려줬다. 결국 나가서 재이를 받아와야 했다. 재이는 완전히 정신을 놓고 택시 뒷좌석에 널브러져 있었다. 어디서 구르다 온 건지 옷에는 군데군데 흙과 풀도 묻어 있었다. 택시기사님께 죄송하다고 몇 번이나 사과드린 후 택시비를 계산했다. 재이는 그동안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고 반쯤 죽어 있었다. 머리를 만져봤다. 이마가 뜨끈뜨끈했다. 재이는 밤새도록 열이 올랐다 떨어지길 반복했다. 아침 즈음엔 간신히 눈을 뜨곤 하늘에 붕 떠오른 느낌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다시 바닥 저 아래까지 처박혔다는 말에 턱 아래까지 이불을 덮어주었다. 아침 뉴스에서는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출근길 교통 안내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너 정말 괜찮겠어? 응. 괜찮을 거야.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빠질 순 없다고 했다. 재이는 급하게 사 온 약을 한입에 털어놓고 비틀거리며 옷을 갈아입었다. 구김이 가 있는 겉옷을 몇 번 털어 건네주었다. 재이는 문 앞에서 나가지 않고 망설이고 있었다. 우리야. 내일 공연, 보러 올 거지? 오라며. 오늘은 못 들어오니까 내일 꼭 전화해야 해. 넌 가서 약이나 잘 챙겨 먹어. 술은 먹지 말고. 재이는 늦었다며 후다닥 뛰어나갔다.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았다. 내 노트북보다 오래되었다는 재이의 건반이 생각났다. 언제나 그러는 것처럼 머리를 비우고 새로운 공고를 찾아 헤맸다. 이번에 올라온 회사의 자기소개서의 문항도 다른 회사들과 다를 바 없었다. 자신의 경험 중 실패했던 경험과 성공했던 경험을 쓰고, 그로부터 어떤 점을 느꼈는지 쓰시오. 아무것도 느낀 건 없지만 그럴싸하게 꾸며냈다. 다 쓴 자기소개서를 읽다가 전부 지웠다. 자기소개서 속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오늘따라 집중이 잘 안 되었다. 어차피 마감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다. 화면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 재이가 함께 공연한다는 밴드의 노래라도 들어볼까 했다. 오랜만에 이어폰을 꼈다. 큰 소리를 듣지도, 내지도 말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지만 무시했다. 소리를 조금 더 키웠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낯선 사람의 발소리도, 고함도 들리지 않았다. 사진출처 https://unsplash.com/ * 단차도 없는 작은 라이브 클럽은 사람으로 가득했다. 재이는 사람들을 헤치고 나를 무대 옆으로 데리고 갔다. 공연 관계자에게 나를 소개하는 모습이 낯설었다. 모르는 사람을 보는 것처럼 재이를 보고 있자 멋쩍은 듯 웃었다. 몸은 괜찮고? 응. 지금은 좀 나아졌어. 여기 있으면 공연 끝나고 바로 올게. 사람들 사이에서 공연을 볼 자신은 없었다. 몇몇 사람들은 틀어놓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몸을 흔들고 있었다. 나와는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들 같았다. 일부러 몸을 부딪치며 놀고 있는 사람도 보였다. 왔다 갔다 하는 스태프들을 피해 스탠딩 테이블 근처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무대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재이의 손만큼은 잘 보였다. 손아래의 피아노는 항상 보던 것과 다른 모양이었다. 곧 어제 듣던 노래가 흘러나왔다. 공연이 끝나고도 한동안 재이는 자리를 뜨지 못했다. 몇 명의 사람이 재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SNS에 올려도 되냐는 물음에 재이는 당연히 된다고 대답했다. 꼭 아이돌 가수 같은 태도에 재이의 얼굴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진한 화장이 올려진 얼굴은 반짝거리는 것 같았다. 재이의 공연 뒤에도 다른 밴드의 공연이 계속되었다. 재이는 우는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내 목에 팔을 두르고선 열심히 어깨를 흔들었다. 금방이라도 무대로 난입할 기세였다. 노랫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바로 옆에 있는 재이의 목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아서 귀를 가까이 대야만 했다. 우리 언제 나가? 재이는 듣지 못한 건지 아직도 흘러나오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꼭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는 노래의 음을 엉망으로 따라 불렀다. 음정도, 박자도 틀렸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앉아있는 우리에게 누군가 술잔을 건넸다. 얼굴은 보지 못했다. 재이와 나는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들이켰다. 재이는 아프니까 술은 먹으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 네 시가 넘어서야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라이브클럽 안에 빈 틈이 생길 때마다 온도가 조금씩 내려갔다. 재이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관계자들에게 걸어가 뭐라고 대화를 하고 있었다. 언성이 점점 높아지는 것 같았지만 멍한 귀로는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재이가 갑자기 앞에 있는 사람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한 대 쳤다. 그대로 뒤로 돌아 내 손을 잡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무 말 없이 달리기만 했다. 나와 재이는 겉옷도 입지 않은 채로 거리를 달렸다. 바람이 차가웠다. 뜨거운 열기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새벽이 다가오는 거리에는 사람이 많았다. 등에 누군가를 업고 있는 사람이 우리 옆을 스쳐갔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형광 조끼를 입은 경찰이 그 앞에 난감한 얼굴로 서 있었다. 나는 간신히 재이를 붙잡고 아스팔트 바닥 위에 앉혔다. 재이의 몸이 휘청거렸다. 왜 그러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었다. 내가 듣지 못한 걸 수도 있다. 아직도 귀는 멍했다. 삐이, 거리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재이는 펑펑 울었다. 나는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꼬인 목소리로 다 괜찮아, 하면서 재이의 등을 두드렸다. 공연비 못 받는대. 내 건반은 고장 났고, 월세도 못 내. 이제 어떡하지. 어떡하지. 고장 난 장난감처럼 똑같은 말만 계속 반복했다. 재이의 울음소리는 계속 커져만 갔다. 텅 빈 머리로 다 지워버린 자기소개서를 떠올렸다. 몸이 점점 무거워졌다. 자꾸만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두드리던 재이의 등 위로 몸을 기댔다. 볼에 닿는 등이 따끈했다. 누군가 오래된 표어처럼 불신 지옥 예수 천국을 크게 외치고 지나갔다. 그대들에게는 구원이 필요할 지니. 재이는 벌떡 일어나 다 지옥으로 떨어져 버리라지, 하고 외쳤다. 재이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나는 재이의 몸을 힘겹게 받치고 집으로 향했다. 골목길에서 메아리치는 재이의 울음소리는 꼭 비명소리 같기도 했고, 고함소리 같기도 했다. 나는 그래, 그래, 다 괜찮아, 하면서 재이를 달랬다. 사실 답이 없다는 것쯤은 나도, 재이도 알고 있다. 이제 우리는 무덤 같은 집에서도 나가야 하고, 먹고 살길을 찾아 거리를 헤매야 할지 모른다. 아침 해는 아무리 기다려도 떠오르지 않았다. 집으로 향하는 길이 유난히 멀게 느껴졌다. 이윤경(문과대·국문15)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몰래카메라 때문에 화장실 가기 겁나요” 우리대학 몰래카메라에 대한 점검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학생들 사이에서 제시되고 있다. 공식적으로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구비해 각 건물별 화장실에 몰래카메라 점검을 상시화 시켜야 된다는 지적이다. 타 대학에서는 지속적으로 대외기관과 연계해 점검을 상시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 대학은 16년 8월 이후 3차례 밖에 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혜민(문과대·미커17)학우는 ”교내에서도 몰래카메라에 대한 검사가 활발히 일어나서 모두가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몰래카메라 불법촬영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몰래카메라에 대한 직접적인 강경대응이 미비하기 때문”이라며 “말로 범죄를 방지하는 것 보다는 직접적인 탐지와 단속과 같은 행동형 몰래카메라 검사가 시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대학에서 몰래카메라 점검은 16년 8월, 17년 4월에 각각 한 차례씩 진행됐으며 18년에는 총학생회의 요청으로 3월 30일 하루 동안 여성안심보안관 50명이 우리학교 22개동 390개소의 여자화장실을 돌며 몰래카메라를 검사했다. 총학생회 <利: action> 인권위원장 양승혁(공과대·소프트13) 학우는 “학우들이 걱정하고 계신 만큼 2학기에 여성안심보안관분들과 함께 몰래카메라 검사를 한 회 더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 대학에서는 현재 몰래카메라 사건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세종대학교에서는 몰래카메라 단속 자원봉사단을 꾸려 올해 4월 11일부터 매주 2번씩 여자화장실을 순찰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에서는 학교에 몰래카메라 탐지기 구입을 요청하여 지난 3월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구입하였고 화장실 출입구 주변에 CCTV를 구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에서는 몰래카메라 탐지기 대여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양성평등상담실의 전유경 전임 상담사는 “성폭력 예방 교육시간에 몰래카메라 불법촬영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시켜 범죄유형과 피해를 입었을 시 대처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남학생들도 몰래카메라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데 여자화장실만 검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가은 수습기자 qkrrkdms924@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학술]최재헌 교수의 세계유산이야기 - ③ 해인사 장경판전 "자연에 순응하는 보존과학 원리의 결집체, 부처의 원력으로 국력 하나로 모은 슬기로운 유산" 최재헌 교수 지리학과·대학원 세계유산학과 해인사 장경판전은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하는 팔만대장경과 떨어질 수 없는 유산이다. 바로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기 위해 세워진 세계에서 유일한 건축물이 장경판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경판전은 건축의 발달단계를 나타내는 등재기준 (iv)과 함께 세계사적인 사건과 관련한 등재기준 (vi)번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장경판전은 15세기에 지어졌으며 몇 번 수리를 거쳤지만 16세기 목구조 건축 원형을 현재까지 잘 보존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마당을 중심으로 남쪽의 수다라장과 북쪽의 법보전, 동서에 사간판전을 두고 있는 네모난 형태이다.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은 장경판전의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먼저 장경판전의 위치부터 범상치 않다. 장경판전은 해발 645m 가야산 중턱에 북쪽은 산으로 둘러싸이고 남쪽은 터져 있는 입지로 바람이 판전 건물을 타고 돌며 옆으로 흐르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해인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판전이 있다는 것은 부처님 말씀이 가장 높다는 의미이며 해인사를 법보사찰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건물의 남쪽에는 방화벽의 구실을 하는 담을 둘러 상승풍이 직접 건물로 들이치지 못하게 하였다. 또한 건물의 북쪽과 남쪽 벽에는 위 아래로 창을 내어 들어온 바람이 실내에서 순환할 수 있게 하였다. 남쪽 창은 북쪽보다 아래 창을 더 크게 만들었고 북쪽 창은 위 창을 아래 창보다 더 크게 만들었다. 남쪽의 건조한 공기를 아래 창으로 들어오게 하여 실내의 습한 공기를 흡수하고 뒤의 위 창으로 나가게 고안한 것이다. 판전의 바닥에는 숯과 소금, 석회를 섞어 다져 놓아 습기를 차단하고 제거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판전 내부에는 건물과 나란하게 두 줄로 보존장을 설치하고 경판을 세워서 보존하였다. 경판에는 옻칠을 하고 테두리에 마구리를 덧끼워 경판 사이에 공기가 통하도록 하였는데 부처의 가르침이 공기와 같이 널리 퍼져나가라는 뜻이다. 이밖에도 내부에 있는 108개의 기둥은 불교의 108 번뇌를 상징하며, 수다라장의 종 모양 입구는 춘분과 추분에 두 차례만 연꽃 모양의 그림자를 드리우도록 하였다. 즉, 장경판전 하나에도 의미를 담아 극진함과 높은 정신적인 차원을 표현하고 있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해인사 장경판전/출처 유네스코 장경판전은 81,352장의 대장경판(국보 제32호), 2,725장의 고려각판(국보 제206호), 그리고 110장의 각판(보물 734호)을 보관하고 있다. 모두 팔만개가 넘는 셈이다. 팔만대장경은 일명 고려대장경이라고도 하는데 가장 정확한 대장경으로 인정받는 유산이다. 그 이유는 대장경 제작을 담당하였던 수기대사가 당시의 북송관판, 거란본, 초조대장경 등을 철저히 비교하여 오류를 수정하였고 그 전 과정을 ‘교정별록’에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다른 대장경판은 멸실된 반면 고려대장경만 ‘법원주림’,’일체경음의‘ 등 다른 대장경에는 없는 경전을 전하고 있다. 팔만대장경은 경남 남해에서 제작되어 강화산성 서문 밖의 대장경판당에 보관되었다가, 1318년 강화도의 선원사를 거쳐, 외침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1398년 해인사로 옮겨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해인사 장경판전은 자연에 순응하는 보존과학의 원리를 깨달았던 지혜와 함께 부처님의 원력으로 국력을 하나로 모아 몽골의 침략에 맞섰던 조상의 슬기로움을 담고 있는 유산이다. 무엇보다도 정신의 힘이 물리적인 힘보다 강하다고 믿었던 조상들의 지혜는 물질문명 시대에 갈 길을 잃어버린 우리 젊은이들에게 마음의 정성을 다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교훈을 주고 있지 않을까 싶다. 건대신문사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우리대학 모빌리티인문학 연구단, 인문한국(HK)플러스 사업 선정 사진제공-홍보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18 인문한국플러스 사업’ 에 우리대학의 아시아·디아스포라연구소(모빌리티인문학 연구단)가 선정됐다. 앞으로 연간 10억 1천만원, 7년 간 총 71억원의 사업비 지원을 통해 모빌리티인문학 연구단은 ‘인간과 테크놀로지의 공-진화에 기초한 모빌리티인문학: 미래 인문-모빌리티 사회의 조망과 구현’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연구단은 국내에 아직 정립되지 않은 모빌리티인문학의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모 모빌리쿠스(모빌리티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라 이동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해 연구함으로써 고–모빌리티 시대를 나아갈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연구원 확충을 통해 △모빌리티인문학 교육 △인문학 대중화 사업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추구하고 있다. 2007년 설립한 모빌리티인문학 연구단은 아시아의 이동과 교류를 연구를 시작했다. 2009년에는 인문한국 유망연구소로 선정됐으며 2012년에는 한국연구재단의 토대연구지원을 ‘다문화’ 이슈에 인문학적 해법을 탐구하는 기반구축 사업인 ‘다문화용어사전DB'를 개발했다. 또한 △인문학 시민강좌 △서울시 다문화가족지원 특화사업 △글로벌브릿지 Hi-story maker 양성사업 △재외동포연구단체 지원사업 등 인문학 대중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승주 기자 sj98lee@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학술]새로운 플랫폼의 시작, VR과 AR VR을 이용한 수술장면/출처 University Basel 유튜브 채널 마법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상상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이제 누구나 영화 속 인물이 되어 악을 물리치는 영웅이 될 수 있다. 아직 현실에서 마법을 쓰는 건 힘들지만 가상세계에선 가능하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은 무엇인가 증강현실은 현실에 가상의 디지털 정보를 합한 것이다. 몇 년 전 유행했던 포켓몬GO가 대표적인 증상현실 게임이다. 스마트폰 화면으로 주위를 비추면 숨어있던 가상의 포켓몬이 나타난다. 가상현실은 현실의 인물이 가상의 세계에서 실제와 같은 경험을 하는 기술이다. 두 기술은 같아 보이지만 조금 다르다. 가상현실은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이뤄졌고 증강현실은 현실과 그래픽을 합성한 것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차이점은 가상과 현실이 얼마나 섞여 있는가 이다. ‘가상’은 ‘현실세계의 확장’으로 볼 수 있는데 가상과 얼마나 가까워지느냐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같은 듯 다른 두 기술은 각자의 장점이 있다. VR은 현실의 사용자가 가상의 세계로 들어가므로 몰입감이 높고 AR은 현실에서 가상의 디지털 정보를 부르는 것이므로 현실감이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가상과 현식의 혼합정도에 따라 사용자는 새로운 느낌의 가상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현실과 가상현실을 나타내는 도식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은 어떤 원리로 이뤄지나 증강현실을 구현하려면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그 장소에 걸맞는 컴퓨터 그래픽을 구현해야 한다. 그래서 단말기의 카메라 기능과 데이터를 처리하는 정보 통신 기술, 위치를 알아내는 GPS시스템, 추가로 그 지역의 지도 정보가 필요하다. 위치정보시스템인 GPS를 이용해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더 자세히는 센서를 이용해 카메라 렌즈가 향하는 방향과 기울기 값을 계산해 정확한 정보를 수집한다. 가상현실은 오감을 이용해 실제는 아니지만 자신은 그렇다고 느끼게 해 착각하게 한다. 인간은 청각, 시각, 촉각, 미각, 후각 등을 통해 주위 환경을 인지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마치 가상세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 시각과 청각만으로 90%의 인지체계를 지배할 수 있지만 완전한 몰입을 위해선 오감 이외의 것들이 필요하기도 하다. 일상에 스며든 가상현실 생소하고 멀게 느껴지는 증강현실은 사실 많은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다. 특히 군사훈련이나 교육 목적으로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손실되거나 훼손된 문화유적을 가상현실로 복원해 교육자료로 활용되고 있고 병원에서는 환자의 신체 내부를 VR로 구현해 수술을 보조하는 것이 전임상단계에 이르렀다. 늘 갖고 다니는 스마트폰에도 AR기능이 추가되어 있는데 자신의 얼굴을 렌즈에 비추면 얼굴 표정을 인식해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주는 삼성의 ‘AR 이모지’가 그것이다. 또한, 사고 싶은 옷이 있는데 직접 보러가기 어렵다면 집에서 가상의 옷을 미리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다. 이제 생활 속에서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2016년 7월 출시한 증강현실 포켓몬 시리즈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게임 포켓몬GO VR과 AR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 VR과 AR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몰입감과 현실감을 높여 존재감(사람, 사물이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는 느낌)을 느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용자가 가상세계에서 현실과 비슷할 정도의 감각을 느끼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오감 중 촉각을 더 쉽게 느끼게 해야 하는데, 물체가 피부에 닿았을 때 닿았다는 느낌을 넘어 물체의 딱딱한 정도를 분별하게 해 더 현실감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영상표시장치를 사용할 때 느끼는 어지러움과 멀미 현상을 개선하고 소리가 외벽 상태에 따라 반사되는 정도를 계산해 더 완벽하게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또한 얼굴의 그림자와 음영을 분석해 표정을 인식하는 얼굴인식기능을 더 정교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김형석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사실 VR과 AR은 같은 것”이라고 말하며 “미래에는 가상의 인물과 현실의 인물이 서로 교류하는 단계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가상현실이 일상 속에 스며들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경험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참고문헌 『스마트폰과 웹의 혁명, 증강현실의 모든 것 (니케이 커뮤니케이션 편집부 저)』 (멘토르 출판사) 박가은 기자 qkrrkdms924@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목+내용 댓글 닉네임 쓰기 Prev 1 6 7 8 9 10 11 12 13 14 15 68 Next / 68 GO / 68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