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 미디어 교내 건대신문,학원방송국,영자신문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본 게시판에 올라오는 모든 게시글에 대해 무단 복제 및 전제를 금합니다. 전체 건대신문 672 KU ABS 55 KU 영자신문 10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건대신문 [문화]"사랑이 잘…” 생각보다 잘 되지 않는 사랑에 고통 받는 우리들에게 임지연 교수(몸문화연구소)와 함께하는 사랑, 삶의 재발명 사랑을 못하길 원하는 사람도 있을까? 제각기 다른 형태지만 우리 모두 사랑을 ‘잘’하기를 원한다. 각자가 꿈꾸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다. 학업이나 알바에 치여 시간을 잃거나, 잦은 다툼에 지쳐 또는 홀로 사랑을 이루지 못해 기다리거나 등등 그 이유 또한 각자가 또 다르다. 이렇게 너무나도 다양한 모습을 가져 알 수 없는 사랑이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우리 모두 사랑을 꿈꾸고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사랑을 잘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사랑, 삶의 재발명』(은행나무·2017)을 쓴 임지연 교수와 함께 사랑을 이야기해봤다. 한참 봄이다, 들뜨기 쉬운 3월의 캠퍼스인데 유독 임지연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간 문과대 연구동 건물은 참으로 차분했다. 이 이색적인 분위기에 이어서 임지연 교수의 첫마디 또한 툭 예상 밖이었다. 『사랑, 삶의 재발명』책 이외에도 현재 유명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사랑·연애 칼럼을 연재중이다. 평소부터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었나? 아니다. 상상도 못했었다. 오히려 거리가 멀어 평소에 주변 지인들로부터 연애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말도 들어왔었다. 그런 나도 예상치도 못했지만 이 책을 다 쓰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됐다. 어떤 이유로 시작하게 됐는가? 지금 현재 내가 소속된 우리대학 몸문화연구소에서 기획중인 ‘마이크로 인문학’ 시리즈가 계기가 되었다. 몸문화 연구소는 현대인들의 몸에 대한 개념과 인문학을 연계시켜 연구하는 우리 학교 연구소이다. 이를 위해 사람들이 가장 흥미롭고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를 찾다가 사랑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사랑은 남녀노소 세대불문 모두가 가장 관심있고 언제나 원하고 고민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연구한 건가? 그렇다. 사랑은 연구주제이다. 실제로 사회학이나 철학은 물론 당연히 문학에서도 빠짐없이 사랑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은 보통 개인의 감정적이고 사적인 문제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문제이자 학문적인 주제이다. 무엇보다도 사랑은 개인적이 아닌 사회적 감정이다. 책에도 썼지만, 사랑은 시대별로 모습을 바꿔 간다. 이는 사랑을 포함한 ‘감정이 다뤄지는 사회적 방식’이 시대에 따라 달라져 하나의 제도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바로 그 사회적 제도 속에서 뽀그작 뽀그작(...)대면서 사랑을 성공하고 실패해간다. 사랑이 사회적, 즉 나 혼자 만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가? 그렇다. 사랑은 명백한 타자와의 관계이다. 단순히 사회적인 개념을 넘어서 타자라는 개념이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을 쓴 개인적인 이유도 평소부터 지속된 타자에 대한 관심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 또한 어렵지만 내가 아닌 타자를 알아가기란 너무 어렵기 때문에 타자가 누구인지 항상 알고 싶어 연구해왔다. 사랑은 그 중에서도 타자와의 복잡한 관계를 명백히 보여주는 개념이다. 연재중인 칼럼을 보고 처음 생각했던 이야기와 많이 다르다. 아무래도 학우들의 고민해결을 위한 ‘연애 칼럼니스트’로 소개하긴 어려울 거 같다. 연구자에 가깝다. (웃음) 타자에 관심이 많은 인문학자다. 역시나 아마 학우들이 상상했던 일상적인 연애 고민들을 당장 명쾌하게 해결해주긴 힘들 거 같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 서 온 여자’… 연애지침서가 연애를 지치게 한다. 당장 학우들이 처한 온갖 연애 고민들과 사랑앓이를 해결해줄 실용적인 개(?)꿀팁을 얻고자 왔지만 목적 달성은 실패인가. 실로 낭패다. 그렇다고 사랑에 관한 학문적인 정보와 개념들만 소개할 순 없는 법. ‘연애 칼럼니스트’가 아닌 ‘사랑 연구자’에게 그러면 우리 20대 학우들은 어떠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까? 실질적인 연애 고민과 사랑에 대한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 가능한가? 각종 연애지침서나 주변 인생선배들이 해결책인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사랑을 망가뜨리고 망쳐버리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다. 물론 20대들이 아주 절실하게 사랑과 연애 문제를 고민하고 있단 사실은 도서관만 가봐도 알 수 있다. 도서관에 몇 권이나 비치된 오래된 연애 베스트셀러는 잔뜩 줄긋고 별표치고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게까지 수없이 빌려지고 읽혀지고 있다. 원래 블로그에 연재 중이던 유명한 모 연애칼럼은 900만 명의 네티즌에게 읽혀졌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절실하게 도움을 찾고 있지만 이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도움이 되지 않는가? 사랑은 사회적인 감정이다. 사랑은 아주 사적이면서도 동시에 아주 사회적인 것이다. 사랑은 사회적·생물학적 제도의 틀 속에서 인준되고 사회적인 관습으로 형성된다. 이는 결국 각 시대별로 생겨나는 관념이라는 사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연애지침서나 여러 가지 ‘조언’들이 고정관념을 인정하고 그속에서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여자는 쇼핑을 좋아한다, 남자는 바람을 피우는 동물이다… 이와 같은 고정관념과 사회적인 관습을 전제하고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할 수 있는가? 사랑이 중요한 점은 사랑은 나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반드시 발생하는 ‘결핍’과 ‘위계’를 벗어난 관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타자와 관계를 맺으며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아쉬워서 차별받고 고통 받는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관계는 특별하게도 이러한 고통들보다 앞서 서로를 동등하면서도 최고의 가치로 만들어 주는 관계이다. 그렇기에 기존 사회적 관계에서 벗어나기에 특별했던 사랑을 사회적 고정관념의 틀에서 해결한다는 말은 모순이다. 당장에 해결책은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과의 갈등과 고통을 고착화시키는 길이다. 생각보다 어려운 개념이다. 사랑이란 관계는 기존의 사회적인 관계, 그러니까 고정관념들과 다르기 때문에 소중하고 특별하지만 기존의 ‘연애지침’은 고정관념들을 바탕으로 쓰였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인가? 그렇다. 사랑은 독창적인 관계이다. 남들과 비교할 필요가 없어서 특별한 관계이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남들과 비교하며 일명 낭만적인 사랑을 꿈꾼다.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좋은’ 사랑, ‘진짜’ 사랑이라는 단어와 개념부터가 문제점을 보여준다. 바로 고정관념이 많은 사람들이 가진 사랑이라는 개념에 들러붙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나는 진짜 사랑을 할 거라는 말 자체가 현재 고정관념 속에서 타인들이 추구하는 사랑을 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를 당장 자신이 해결할 생각 없이 고정관념에 의존하는 모습이다. 더 좋은 사랑은 누구와 비교가능한가? ‘하나 됨’ 보단 ‘둘 됨’, 환상에서 지상으로… 자신만의 사랑을 재정의 하자 우리가 지금 고정관념 속에 갇혀서 사랑을 잘하지 못한다면, 어떡해야 독창적인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새롭게 생각하고 봐라 봐야할 사랑은 어떤 것일까. 사랑을 우선 어떻게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까? 사랑을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가 있다. 첫째, 발생론적 사랑 ‘falling love’ 둘째, 지속으로서의 사랑 ‘doing love’로 생각해보자. 어떤 환경에서든 상대방이 누구든 얼마나 시간을 보냈든 상대방으로부터 사랑을 느꼈다면 그 모든 것은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나온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종을 초월한 사랑도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개념은 바로 지속으로서의 사랑, ‘doing love’이다. 지속적인 개념에서의 사랑이 더 중요한 이유는? 처음 느낀 감정인 발생론적 사랑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그 이후의 지속적인 사랑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가 바로 ‘너 변했어’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생물이다.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발생론적 사랑의 상태, 즉 막 사랑에 빠졌을 때의 사랑에선 서로간의 차이나 다름을 인식하지 못하고 ‘낭만’적인 틀에 가까운 관계를 형성한다. 콩깍지가 씌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이후 변해가는 관계, 변하는 자기정체성 속에서 그러한 변화와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처음의 발생론적 사랑만을 바라보게 된다면 ‘낭만’의 틀에 갇혀 현재의 사랑을 인정하지 못한다. 차이를 거부하고 똑같은 ‘하나 됨’을 추구하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변화와 차이를 인정하는 ‘둘 됨’이 필요한 것 같다. 차이를 없애려는 행위는 고통을 부를 수밖에 없다. 대신 ‘하나됨’을 포기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또 그 속에서 각자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둘 됨’이 해결책이 될 것 같다. 낭만을 생각보다 부정적인 개념으로 바라본다. 사실 낭만은 앞서 말한 것처럼 발생론적 사랑을 강조하는 태도이다. 낭만적 사랑이라는 개념 역시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 속에서 탄생한 근대적 개념이다. 역사 속에서 다양한 사회적인 요 인에 바뀌어온 사랑은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졌는데, 현대에 들어서는 낭만과 자본이 결합됐다고 볼 수 있다. 낭만적 사랑은 처음의 사랑이 그 모습 그대로 영원하게 이어지길 추구하는 이상적 가치관이다. 낭만적 사랑 또한 앞서 말한 사회적으로 탄생한 고정관념 중 하나일 뿐더러 사랑이 가진 발생론적 측면만 바라보는 편향된 태도이다. 이제 낭만이라는 환상에서 지금 눈앞에 이루어지는 지상으로 내려와야 한다. 각자의 사랑을 ‘재정의’하자. ‘Me Too 운동’, ‘펜스룰’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그렇다면 사회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낭만을 피하고 하나 됨을 포기하는 독창적인 사랑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남녀 간의 갈등으로 위기사회처럼 보이는 지금 우리는 어떤 인식과 자세가 필요할까? 지금 그렇다면 20대, 특히 우리대학 학우들은 어떻게 해야 독창적인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자신을 성찰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웃음) 어찌 보면 사랑과 거리가 멀고 뜬구름 같은 답이지만 오히려 인문서적과 철학서를 읽는 게 사랑을 잘 하는 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가령, 알렝 바디우의 ‘사랑 예찬’을 읽어보길 권한다. 자신과 타자의 관계를 근원적으로 생각해야 지금 본인이 고정관념에 갇힌 채 상대방을 바라보아서 연애를 못하고 있는지, 만약에 연애중이라면 고정관념을 통해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상대방에 하나 됨을 강요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서 결함을 찾고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사회에서 사랑보단 젠더와 관련된 갈등이 치솟고 있다. 역시 같은 해결책이 필요한가? 위기라고 바라보기 보단 기회라고 생각한다. 다분히 정치적인 사건으로 볼수도 있지만 사랑의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사회적인 이슈는 우리 모두가 관계와 사랑을 본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건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사회적인 구조 속에서 본인부터 사랑을 왜곡시키고 있었는지 성찰해야한다. 더 나아가 사랑에 권력이나 위계화와 같은 폭력성이 들러붙어있었다는 점도 증명되었다. 우리는 이런 문제점들을 깨닫고 자신과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가진 사랑에 대한 고민을 성찰하고 재발명할 수 있다면 위기보단 기회가 아닐까? 이준규 기자 ljk223@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문화]Color is my day-long division, joy and torment – Claude Monet “색은 하루 종일 나를 집착하게 하고, 즐겁게 하고, 그리고 고통스럽게 한다”-클로드 모네 우리대학 뒤쪽에서 모네를 만나다 우리대학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능동 어린이회관 내 ‘본다빈치 뮤지엄 능동점’에서 예술에 미디어 기술을 결합한 컨버전스 아트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 본다빈치 뮤지엄 능동점은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전시관을 통합적으로 체험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진행했던 <헬로, 미켈란젤로展>에 이어 올해 11월 30일까지 <모네, 빛을 그리다展 II>을 전시한다. 단순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쉴 수 있는 CaféH나 놀이공간인 인터랙티브존으로 알차게 구성돼 있다. 특히 인터랙티브존에는 △퐁당퐁당 미끄럼틀 볼 풀장 △가면무도회 △모션 플로어 △팡팡 터뜨리기 △내가 만든 바다 속 이야기 △디지로그 낚시터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만난 모래놀이터 등 관람이 끝난 아쉬움을 달래 줄 놀이공간이 마련돼 있다.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 수련 연작/사진 이준열 기자 과학자의 시선: 생동감 있는 모네의 그림 작품의 조형적 요소는 색조와 휘도, 즉 색과 빛이다. 색조는 구분이 쉽지만, 휘도는 그렇지 않다. 회색과 검은색 중 무엇이 더 밝은지 알 수 있으나, 빨간색과 파란색 중 더 밝은 쪽이 무엇인지는 알기 힘들다. 눈은 이를 자각하기 어려우나, 두 색은 분명히 휘도의 차이가 있다. 사람의 경우 색조는 측두엽이, 휘도는 두정엽이 담당한다. 즉, 청각과 시각처럼 색과 빛은 분리된 곳에서 따로 처리된다. 두정엽은 휘도 대비로 기본적인 형상과 위치, 깊이, 움직임 등 눈 앞의 장면을 전반적으로 인지한다. 측두엽은 색조와 형상 안의 세부를 파악하며 색을 구분한다. 여기서 <인상: 해돋이>에 그레이 스케일로 변환하면 태양과 주변 물체 사이의 구분이 없어진다. 주황빛의 태양과 회색 안개는 전혀 다른 색조이지만 동일한 휘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측두엽은 태양과 안개, 뱃사람을 구분한다. 그러나 두정엽은 태양과 안개를 구분할 수 없고, 위치와 깊이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고 무엇이 바탕이고 형상인지 구분 지을 수 없다. 따라서 태양과 물결, 구름은 고정되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듯 보이게 된다. 이로써 이글거리는 태양, 잔잔히 흐르는 물결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듯 인상주의 화가들은 휘도 대비를 이용해 우리의 시각을 혼란시켰다. 그들은 눈에 ‘어떻게’ 보이는가를 그렸다는 점에서 기존의 화가와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들의 성취는 여전히 과학만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심미적인 직관의 산물이다. 모네의 주황빛 해가 측두엽과 두정엽의 불완전한 소통으로 만들어진 착시효과일지라도, 그 감동이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재현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 모네, 빛을 그리다展 II <모네, 빛을 그리다展> 시즌2가 용산에 이어 ‘본다빈치 뮤지엄 능동’에서 전시되고 있다. 작년 7월 7일에 시작한 이 전시는 연장을 거쳐 오는 11월 30일까지 계속 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모네, 빛을 그리다展>이 전 전시에 이어 각종 모션그래픽과 IT 기술로 재해석한 컨버전스 아트 전시라는 점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본다빈치 김려원 대표는 개막식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클로드 모네의 전성기를 되짚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모네의 빛의 관찰과 추적의 삶 등 예술이 주는 사회적 기능과 정서적 기능을 돌아본다. 그의 삶에 모티브였던 지베르니에서 시작하는 이유”라며 헌사했다. 이 전시회는 작품 체험형 전시로써 벽, 측면, 플로어 모두 영상과 VR기술을 접목시키며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그 예시로 프랑스 파리 우랑주리 미술관을 재현하며 19평 스크린들로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수련’ 연작, 4미터 높이의 스크린에 투사되는 명화영상이 있다. 모네의 연대기, 그의 삶을 보고 걷다 <모네, 빛을 그리다展 II>는 모네의 삶을 연대기적 구성으로 나누어 그의 그림 세계를 나타낸다. 그가 만났던 인상파의 거장들, 영원한 그의 뮤즈인 카미유, 그에겐 천국과도 같았던 지베르니의 정원 등 모네가 거쳐 온 작품과 시간을 전시회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지베르니의 정원은 빛과 색채를 중요시한 모네와 당시 유행하던 일본풍이 결합해 만들어진 곳이다. 재현한 정원을 직접 걸으며 꽃과 나무를 보고 전시장에서 비추는 빛을 감상하면 그 황홀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는 ‘수련’이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을 재현한 미디어 아트 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 방이 모두 수련으로 가득 차 계절별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연못을 보며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수련 뒤편에 재현한 ‘모네의 식탁’은 화려한 노란 빛을 중심으로 한 색채의 조화를 감상할 수 있다. SNS에 올리고자 한다면 단연 이곳이 1순위일 것이다. 그의 첫 번째 부인이자 영혼의 뮤즈였던 카미유를 보고 있으면 너무나 아름답고 안타깝다. 그림 몇 점이 있을 뿐인 데도, 그녀와 아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파라솔을 든 여인> 첫 작의 모델이 그의 아내인 카미유다. 위에서 남편인 모네를 내려다보는 그녀는 마치 천사와 같다. 이 전시회는 이 작품의 카미유를 큰 사이즈로 실사화 했는데, 이 또한 전시회의 큰 볼거리이다. <파라솔을 든 여인>의 카미유 실사화 이 전시회의 공간에서는 모네의 편지, 작품, 정원, 영상을 통해 그의 삶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또한 빛과 색채를 중요시한 그의 작품들을 현대기술의 빛과 색을 이용하여 표현한 전시이기에 새로운 시각에서 관람이 가능할 수 있다. 풀스크린으로 표현한 모네의 작품들 <모네, 빛을 그리다展 II>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마감은 오후 6시이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이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은 오후 8시 30분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입장마감은 오후 7시 30분이다. 우리대학 학생증을 제시하면 정가에서 5,000원 할인된 만원에 관람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며, 1인 4매까지 현장할인이 가능하다. 이준열 기자 index545@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문화]내 성격유형은? 나도 몰랐던 나를 찾아서-MBTI 사회인에 한 발 짝 더 가까운 위치에 도달할수록 학교생활 뿐 아니라 취업 준비에 사회생활까지 복잡한 고민만 한 바가지이다. 앞으로의 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자기 자신의 모습들을 모두 녹화해서 분석하지 않는 이상, 객관적인 나 자신을 찾아내기란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여기 우리의 궁금증을 단숨에 해소시켜 줄 흥미로운 성격검사가 있다. 바로 MBTI가, 그 흥미로운 소문의 주인공이다. 복잡하고 뒤엉킨 인간의 속사정을 읽어줄 그에 대해, 한국MBTI연구소 안범현 교육부장의 도움을 받아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MBTI는 무엇일까? MBTI 16가지 성격유형/출처 네이버 블로그 Myers-Briggs Type Indicator, 즉 흔히들 줄여 말하는 MBTI는 캐서린 쿡 브릭스와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두 모녀가 칼 구스타프 융의 심리유형체계이론을 근거로 보다 쉽게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자기보고식 성격유형지표로, 현재 알려진 성격 검사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범위에서는 흥미 위주 성격 테스트에서부터 넓은 범위로는 기업체 등 진로선택을 위한 인성검사로 쓰이는 등 다양한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는 인간 행동의 다양성은 개인이 인식하고 판단하는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봄과 동시에 종잡을 수 없는 것 같이 보여도 사실은 아주 질서정연하고 일관된 경향이 있다는 데에서 출발하였다. 나는 어떤 성격유형일까? MBTI 4가지 선호 경향/출처 한국mbti연구소 캡쳐 MBTI는 크게 4가지의 양극적 선호경향으로 나눠지면서 시작되는데, 여기서 말하는 선호란 왼손잡이들이 왼손잡이가 되고자 해서 된 것이 아닌 것처럼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는 방향과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선호경향을 살펴보자면 가장 먼저, 외향(E)과 내향(I)으로 나눠진다. 이는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나뉜 것으로, 에너지를 외부로 쓰는 걸 좋아하면 외향형, 안으로 쓰는 걸 좋아하면 내향형이 나온다. 외향형은 말이나 자신의 생각, 감정이 외부로 표현되는 반면, 내향형은 생각, 감정들을 안으로 보유하여 생각이 굉장히 많다. 그렇기 때문에 외향형은 생각이 나면 바로바로 말하면서 정리를 하고, 내향형은 속으로 충분히 생각한 이후에야 말을 꺼낸다. 두 번째로는 인식기능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감각형(S)과 직관형(N)을 볼 수 있다. 감각형들은 현실적, 구체적인 정보를 좋아하기 때문에 표와 같은 데이터 수치를 굉장히 좋아한다. 반면 직관형들은 전체적 맥락이나 흐름, 가능성이나 패턴에 대한 정보를 좋아해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느낌을 따르는 유형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관철한다. 세 번째 선호는 판단기능에 따라서 사고형(T)과 감정형(F)으로 나뉜다. 사고형은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걸 좋아하는 원칙주의자인데 반해, 감정형은 사람의 좋고 나쁨, 주관적 가치, 사람의 정서 등을 고려하는 정서주의자의 특성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나타나는 선호는 판단형(J)과 인식형(P)인데, 이는 생활양식과 관련해 나눠지게 된다. 판단형은 일상을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살아가는, 예를 들자면 꼬박꼬박 다이어리를 쓰는 걸 즐겨하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된다. 반면 인식형은 굉장히 자유롭고 계획을 답답해하는 유형으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행동하는 걸 편하게 생각하는 이들이다. 이 유형들이 모두 조합되고 맞춰지면 총 16가지의 성격 유형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연구소에서는 고유한 본인의 색깔, 향기, 맛이라고 표현한다. 즉, MBTI는 자신의 본모습, 즉 고유의 색깔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발돋움이라고 볼 수 있다. MBTI, 진실 혹은 거짓, 그것이 알고 싶다. Q. MBTI 성격유형 분포는 나라마다 다르다 A. 정답은 YES. MBTI는 단일심리검사도구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를 보자면 외향보다 내향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와 달리 미국과 중국에서는 외향형이 많이 나타난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국가마다 선호의 분포가 가지각색으로 다르게 발현되는데, 이것이 그 나라의 풍속과 문화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이를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를 통해 보자면, 엄마 아빠가 어떤 성격 유형이냐에 따라 가족의 분위기나 특성이 결정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Q. MBTI로 나눠진 성격유형 별로 잘 맞는 타입이 정리된 표가 있던데, 사실인가요 A. NO. 성격유형 정보로 직장동료나 주변인들을 결정짓고 그만을 따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사람의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은 성격유형 외에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친구를 만났을 때에도 완전히 꼭 들어맞지는 않지만 잘 어울리는 점이 있는 것처럼, 모든 유형의 조합마다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MBTI는 단지 선호 간에 차이가 있다는 정보만을 제공할 뿐이다. 따라서 MBTI의 목적은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건설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에 초점이 있는 것이지, 성격의 결정론에 입각한 단순한 매칭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 조합을 완전히 믿으며 어울리는 유형만을 쫓기보다는, 주변의 사람들과 맞춰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Q. MBTI 검사를 바탕으로 한 직업군 추천은 완전히 믿을 수 있다 A. NO. 방향은 제시할 수 있지만 완전히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MBTI를 통해 나오는 직업군 추천은 어떤 유형이 어떤 직업에 종사했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정보를 주는 것뿐이지 그 유형은 반드시 그 직업을 해야 한다, 이런 느낌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내향형인데 영업직에 종사한다고 했을 때, 영업직은 무조건 외향형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향형도 조곤조곤 자기만의 스타일로 유형의 특성을 살려 신뢰감을 주는 세일즈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단편적으로 직업을 매칭 시키는 건 오류이다. 좋은 방법으로는, MBTI와 다른 직업검사를 종합하여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은 최고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Q. MBTI를 활용할 수 있는 자세한 방법은 A. MBTI는 나라는 사람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검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적성이나 직업적인 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어느 곳에서도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이를 4분야로 나누자면 일상생활 및 개인 상담, 팀 빌딩과 조직, 학교 및 교육, 연구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일상생활 및 개인 상담에서는 상담자와 내담자, 내담자의 대인관계, 내담자 자신의 심리, 내담자와 가족관계의 역동 이해 등이 가능하다. 두 번째로 팀 빌딩과 조직 분야에서는 상호 간, 하부조직 간의 갈등요인을 해소할 수 있고 원활한 의사소통이나 창의적 문제해결 기술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학교 및 교육 분야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데 효율적 교육방법을 개발이나 진로지도, 성격유형 따른 학습동기 이해와 이를 통한 학습방법 개발, 교사와 학생 간 역동이해 등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연구 분야에서는 MBTI와 기타 심리검사 간의 관계, MBTI와 직업 적성 사이의 관계, 관련 조사 연구 등에서 활용하게 된다. 장예빈 기자 dpqls18@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문화]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관람기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남녀노소 전 연령대가 사랑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우리 대학에서 지하철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리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에 다녀왔다. 디즈니 특별전은 △part1 생명을 불어넣다 △part2 마법의 시작 △part3 마술을 부리는 듯한 제작자들 △part4 새로운 차원을 향하여 △part5 인류의 화합 총 5개의 테마가 있으며 지난 4월 19일에 전시를 시작해 오는 8월 1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디즈니의 100년 역사가 담긴 전시회 디즈니 특별전에서는 초기 작품인 <증기선 윌리>부터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거둔 <겨울왕국>까지 관련 작품 500여점을 통해 디즈니의 오랜 역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다. 비교적 짧은 전시회라 평균적으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 윌트 디즈니가 직접 녹음해 탄생한 세계 최초의 유성 애니메이션인 <증기선 윌리>(1928)를 시작으로 디즈니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피노키오> △<덤보> △<빅히어로> △<겨울왕국> △<모아나> △<주토피아> 등 오랫동안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내며 해외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움직이는 미키마우스 그림 필름. 초창기 미키마우스 애니메이션을 만들때는 움직이는 장면이 한 컷씩 그려진 필름을 사용했다. 전시된 원형 모형을 돌리면 움직이는 미키마우스를 볼 수 있다. 디즈니의 독특한 촬영기법 디즈니는 움직이는 캐릭터에 소리를 입히고 다양한 효과로 생명을 불어넣어 즐거운 시간을 선사해왔다. 특별전에서는 초창기 디즈니가 개발한 애니메이션 촬영기법을 소개한다. 최초의 미키마우스 만화를 만들 때는 캐릭터의 움직임을 한 컷씩 그리고 그림들이 연결된 필름을 돌려 움직임을 연출했다. 이후 디즈니는 움직이는 그림을 더 현실감 있게 그려내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가 아는 <피노키오>가 디즈니가 개발한 ‘다면 촬영 기술’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이다. ‘다면 촬영 기술’이란 여러 개의 유리면에 배경화면과 캐릭터를 따로 그려 서로 다른 거리에 배치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2D화면을 좀 더 공간감과 입체감 있게 구현할 수 있다. 이렇듯 초창기 애니메이션은 하나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수천 장의 그림을 손으로 그려 만들었지만 기술 발전으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이 하나씩 등장하기 시작한다. 2010년에 출시된 <라푼젤>이 3D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전통 기술을 결합해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이후 세계적 흥행을 거둔 <겨울왕국>에서도 발전된 CG기술과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생동감 있는 눈을 표현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화려한 애니메이션에 숨겨진 이야기들 전시회에서는 우리가 아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1942년에 출시된 <밤비>의 경우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실제 사슴을 스튜디오에 데려와 사슴 뼈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밤비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그렸던 드로잉은 전시회에 전시돼있다. 이외에도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주먹왕 랄프>의 특정 장면을 위해 그렸던 수십장의 스토리 스케치와 영화 속 주요장면의 색깔의 느낌을 살린 컬러 스크립트를 하나씩 비교하며 보면 전시회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주먹왕 랄프>의 컬러 스크립트. 영화의 주요 장면에 사용된 가장 지배적인 색을 사용해 그린 그림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과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포스터, 핀뱃지 등 굿즈 판매 전시회 외에도 디즈니 팬들을 위한 다양한 굿즈들을 판매한다. △인기 작품들의 희귀 그림들로 제작한 포스터 △핀뱃지, 열쇠고리 등 악세서리 △파일, 볼펜 등 문구용품 등 전시회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굿즈들을 판매한다. 또한 굿즈 외에도 전시회 내부에는 △겨울왕국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인어공주 등 의 벽화와 포토존이 마련되어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장소도 있으니 카메라를 준비해 가서 사진을 찍는 것도 전시회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글·사진 박가은 기자 qkrrkdms924@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문화]랭면과 평화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이 냉면을 먹고 있다./청와대 홈페이지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미식가들이 사랑하는 음식, 평양냉면. 지난 4월 27일 열렸던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을 타고 평양냉면이 연일 화제다. 가깝지만 먼, 마치 북한처럼 느껴졌던 평양냉면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중독성 있는 그 슴슴한 맛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어느새 평화를 상징하는 음식이 되어가는 평양냉면을 한 저 두 저 풀어보자. 冷麵, 그저 차갑게 먹는 면요리라고다 같은 냉면은 아닙니다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평양냉면은 보통 ‘차가운 육수에 메밀 면과 다양한 고명을 곁들어 함께 말아먹는 음식’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만 봐도 ‘냉모밀·막국수·냉짬뽕·냉파스타’와 같이 온갖 ‘냉면’이 있지만 평양냉면은 그 유래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사실 냉면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다. 주재료인 메밀이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삼국시대 신라 말기 아니면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한 조선시대가 학계에선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정도이다. 이처럼 한민족 역사와 함께 이어져온 냉면을 정의하는 첫 번째 요소는 바로 주재료인 메밀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큰 무리 없이 잘 자라는 작물인 메밀은 우리 조상들에게 매우 중요한 작물로 자라왔다. 그렇기에 메밀로 만들어 낸 면 요리인 냉면은 과거로부터 우리 조상들에게 사시사철 각별한 특식이었다. 평양냉면을 정의하는 두 번째 요소는 바로 시원한 국물인 육수이다. 원래 동치미 국물뿐만 아니라 꿩의 육수나 콩물 심지어는 오미자 국물에도 말아먹던 냉면이 지금 현재 모습으로 대중화 된 시점은 일제강점기이다. 원래 궁중요리나 양반가에서 주로 먹어온 냉면이 일제강점기 이후 생겨난 요릿집과 조미료 발달을 통해 크게 보급되기 때문이다. 주로 북쪽지방 요릿집에서 사용해온 고기 육수나 동치미 국물이 당시 전국으로 전파되어 크게 유행을 일으킨다. 그 이후 냉면은 6.25 전쟁을 겪고 피난민들과 함께 남쪽으로 건너와 대표적인 이북 요리로 거듭난다. 냉면은 여름음식이다 or 겨울음식이다 대표적인 여름철 별미로 알려져 있는 냉면은 과연 여름음식일까 겨울음식일까. 놀랍게도 과거에는 지금과는 다르게 전형적인 겨울음식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옛날에 얼음은 굉장히 구하기 어려운 재료이었다. 이처럼 냉장고가 흔치않던 시대에 얼음 없이 한여름에 차갑게 육수를 만들어 면을 만들어 먹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냉면은 겨울철에나마 즐길 수 있었던 별미였다. 지금에서야 더위를 이기기 위해 여름에도, ‘이냉치냉’을 외치며 겨울에도 한마디로 사계절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지만 과거에는 겨울에나마 맛 볼 수 있었던 귀한 음식이었다. 평양냉면·함흥냉면·해주냉면·진주냉면… 냉면의 종류는 무엇? 냉면의 종류가 헷갈렸다면 한방에 정리하자! 우선 냉면의 종류는 유래된 지역과 육수, 면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냉면하면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주로 냉면계의 양대 산맥으로 손꼽힌다. 이름만 들어서는 모두 이북에서 넘어온 음식 같지만 과연 그럴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평양냉면은 맞지만 함흥냉면은 아니다. 우선 ‘평양냉면’은 평안도 평양 지역에서 즐겨 먹던 동치미 국물이나 고기육수에 말아낸 메밀 면 요리다. 제일 대표적인 냉면으로서 현재 우리가 즐기는 물냉면은 대부분 평양냉면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이어서 그다음으로 대표적인 냉면인 함흥냉면은 이름만 봐서는 함경도 함흥지방에서 즐겨먹는 요리일 것 같지만 알고 보면 토종 남한 음식이다. 함경도 함흥 지방에서 즐겨먹는 비빔 면이 남한으로 전파되어 서울 오장동과 강원도 속초에서 지금의 함흥냉면의 형태로 탄생한다. 평양냉면과 가장 큰 차이점은 면과 양념이다. 우선 면은 함흥지방에서 많이 재배되는 감자 전분으로 만든 질긴 면이 사용된다. 그리고 양념 또한 담백한 평양냉면과는 달리 고춧가루를 기본으로 매콤하게 조리되는 형태이다. 세번째 대표적인 냉면인 ‘해주 냉면’은 북한 황해도 지방에서 유래한 냉면이다. 평양냉면보다 면발은 굵고 육수는 오로지 돼지고기 육수만을 사용해 좀 더 진한 맛을 선보인다. 그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한 해주냉면 중 하나로 특이하게도 대한민국 영토지만 북한과 더 가까운 백령도에 위치한 까나리 액젓을 넣어 만든 ‘백령도식 사곶 냉면’ 이라고 전해진다. 마지막 대표 주자인 ‘진주냉면’은 특이하게도 남한에 뿌리를 둔 냉면이다. 경상남도 진주에서 유래되어 평양냉면과는 달리 해물 육수를 기본으로 한다. 거기다가 육전을 고명으로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왜 하필 진주 지역인가 하면 진주가 조선시대 기생으로 유명했던 기방 중심지여서 술안주로써 화려한 고명과 시원한 국물을 바탕으로 한 진주냉면이 탄생했다고 한다. 위의 4가지 냉면을 가장 기본적이고 대표적인 냉면으로 볼 수 있으며 이에 파생된 다양한 면과 육수 또는 고명에 따라 밀면·서울식 냉면·막국수·초계국수 등 다양한 모습으로 탄생한 것이다. 평양냉면보다 같이 나오는 닭무침으로 유명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냉면집 서울 중구 냉면집에서 제공하는 닭무침 의정부파 VS 장충동파… 조폭 아닙니다. 냉면입니다. 얼핏 들어서는 조직폭력배 출신구역을 묻는 단어 같지만 실은 대한민국 평양냉면 계보를 의미한다. 의정부파와 장충동파 모두 각각 ‘의정부 평양면옥’과 ‘장충동 평양면옥’에서 자녀들이 전수를 받아 분점을 형성해 두 계보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파는 가늘고 흰 면과 고춧가루가 특징이다. 장충동파는 맑은 육수가 대표적인 특징이다. 재밌게도 각 파에 따라 고명으로 올라가는 고기 종류가 다르다고 한다. 왜냐면 육수에 사용한 고기 종류에 따라 고명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육수의 차가운 정도 또한 차이가 있는데 보편적으로 얼음이 얼지 않을 정도로 시원한 육수가 냉면의 맛을 가장 잘 살린다고 한다. 의정부파 평양냉면의 계보를 잇는 서울 분점 중의 하나 우리대학 근처 도전해볼만한 ‘평양냉면 도장 깨기’ 평소 냉면 마니아를 자처하는 우리대학 휴학생 A학우는 가장 가깝게는 후문에 위치한 한 면옥을 추천했다. 후문에서 10여분 거리에 위치하며 제일 가까운 거리에서 쉽고 편하게 평양냉면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평양냉면 입문자라면 마포구 근처에 위치한 을밀대를 추천했다. 우선 다른 평양냉면집과 다르게 얼음이 띌정도로 매우 차갑고 진한 육수 덕분에 밍밍한 맛에 거부감을 느낄 입문자들 에게 알맞기 때문이다. 우리대학 후문에 위치한 평양식 냉면집 이준규 기자 ljk223@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문화]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바람, OTT 서비스 국내 4대 OTT 서비스 왼쪽 상단부터 △넷플릭스 △U+ 모바일 tv △웨이브 △올레 tv모바일 지난 2019년 1월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드라마 ‘킹덤’은 공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 제작한 최초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이자 넷플릭스 서비스가 제공되는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됐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 불리는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드라마인 만큼 유명 감독과 작가 그리고 배우들이 참여해 더욱 수준 높은 콘텐츠를 선보였다. TV 방송이 아닌 인터넷으로만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킹덤’은 공개 직후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오히려 인터넷으로 제공했기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도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인터넷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OTT(Over The Top)서비스라 부른다. 지금 전 세계의 미디어 시장은 ‘OTT 서비스’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OTT 서비스가 질 좋은 미디어 콘텐츠를 경쟁하듯 선보이고 있다. OTT 서비스,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 OTT 서비스는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영화, 드라마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컫는 단어로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 등이 대표적인 OTT 서비스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콘텐츠를 방영하는 TV 방송과는 달리 OTT 서비스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등장 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기업 ‘메조미디어’에서 지난 5월 발표한 ‘2019 OTT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OTT 서비스 사용자 수는 5억 3,600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OTT 서비스 사용자 수 또한 860만 명으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바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단말기의 대중적인 보급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OTT 서비스의 스트리밍 기술을 통해 인터넷이 가능한 환경이라면 누구나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달받아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대중화된 현대 사회에 OTT 서비스는 가장 적합한 콘텐츠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됐다. OTT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OTT 서비스 넷플릭스의 부사장 켄 플로렌스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적화된 콘텐츠 감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좋은 콘텐츠를 제작·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이용자 개인에게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OTT 서비스가 개인 디바이스로 제공되는 서비스인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에게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OTT 서비스만의 특성이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핸드폰, 태블릿 PC 등 개인화된 디바이스로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TT 서비스는 현 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3년 간 국대 5대 OTT 서비스 가입자 수 및 유료TV 가입자 수 추이 /출처 메조미디어 ‘코드 커터족(Cord Cutters)’, TV를 끊다.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의 유료 TV 방송 서비스를 해지하는 ‘코드 커팅(Cord Cutting)’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드 커팅’을 한 사람들을 일명 ‘코드 커터족(Cord Cutters)’라 부르는데, 국내에서도 이러한 ‘코드 커터족’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 학교 한유경(문과대·영문19) 학우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바로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TV 대신 OTT 서비스를 주로 이용한다”며 ‘코드 커팅’의 이유를 밝혔다. 또한 “TV 방송과 비교했을 때 OTT 서비스는 더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더욱 선호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코드 커터족’이 나타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콘텐츠 시청 방식의 변화이다. ‘코드 커터족’이 가장 많이 발생한 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유료 케이블 TV의 이용료가 ‘코드 커터족’의 발생 이유였다면 우리나라의 경우엔 방송을 시청하는 방식의 변화가 ‘코드 커터족’ 발생의 또 다른 요인이다. 국내 OTT 서비스 왓챠 플레이 관계자는 국내 시청자의 콘텐츠 이용 방식에 대해 “TV 방송에선 볼 수 없는 OTT 서비스만이 가진 콘텐츠 또한 국내 ‘코드 커터족’의 발생 요인이었지만 최근에는 TV 방송사가 직접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콘텐츠뿐만 아니라 이러한 콘텐츠를 감상하는 방식의 변화가 또 하나의 발생 요인인 것 같다”며 국내 ‘코드 커터족’의 발생 요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에 “TV를 통해 콘텐츠를 시청하던 때와는 달리 이제는 OTT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번에 모든 콘텐츠를 시청하는 일명 ‘몰아보기’가 더욱 용이해지면서 이러한 콘텐츠 시청 방식의 변화도 국내 ‘코드 커터족’의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OTT 서비스의 미래 OTT 서비스 이용자가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미디어 시장에서 OTT 서비스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국내 OTT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OTT 산업 연구반(TF)’ 출범을 발표했고 그 외에도 국내 OTT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OTT 서비스를 전 세계적으로 확장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데 특히 지난 9월 16일 출범한 ‘웨이브(WAVVE)’가 국내 OTT 서비스의 글로벌화에 앞장서고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와 이동통신사 SK 텔레콤이 통합된 서비스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한류 콘텐츠를 진출시키겠다는 비전을 갖고 출발했다. 이와 관련해 웨이브를 운영하는 이태현 대표는 ‘웨이브’ 출범식에서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글로벌 사업으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 갈 것”이라면서 “국내 OTT 산업 성장을 선도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진출하는 등 콘텐츠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OTT 서비스 산업을 성장시키려는 시도가 잇따르면서 OTT 서비스는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경쟁력을 갖춤과 동시에 기술적, 경제적 발전을 꾸준히 이뤄낸다면 점차 개인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OTT 서비스는 가장 사랑받는 개인 맞춤형 미디어 서비스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지난 9월 16일 열린 ‘웨이브’ 출범식. 이 날 ‘웨이브’의 이태현 대표는 ‘웨이브’를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진출시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출처 과학 기술정보통신부 공예은 기자 yeeunkong@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문화]서점을 나온 책방 -해방촌 독립서점골목 고소한 책 냄새와 사각거리는 책 넘기는 소리가 들리는 해방촌. 해방촌은 지금 취향과 개성이 뚜렷한 동네책방이 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특정 분야의 책을 집중 취급해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독립서점이라는 생소한 이름을 가진 서점들도 생겨나고 있다. 독립서점은 에세이, 시집, 드로잉북 등의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서점으로 가끔 독자적으로 출판물을 만든다. 해방촌 몇 발자국, 새로운 모습의 서점 세계에 빠져본다. 1인 출판, 독립출판 독립출판이란 기성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이 직접 기획, 제작, 유통하는 것을 말한다. 작가가 글을 쓰고 직접 책의 형식과 디자인을 정하고 인쇄소에 가서 제작하고 서점에 유통까지 하는 것이다. 기성출판과 달리 상업적이지 않은 개인적인 이야기도 책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여행을 하고 찍은 사진집을 엮으면 사진책이 되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책을 만들면 그림책이 된다. 폰트, 표지디자인, 책의 외형, 판매부수 무엇이든 제작자 마음대로 만드는 책이다. 출판을 셀프로 만드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은 독립서점에서 운영하는 북메이킹 클래스를 통해 만들 수 있다. 넓어진 책 스펙트럼 - 솔직해서 더 공감가는 이야기들 국내 대형서점들의 책장이 달라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행복이나 관계에 관한 에세이나 곰돌이 푸 캐릭터 책이 전년보다 많이 팔렸다. 공통 키워드는 ‘위로’다. 책으로 위로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더 솔직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이 인기다. 기성출판은 독자의 이런 갈증을 독립출판으로 해소한다. 최근 우울증 환자의 치료일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이하 죽떡먹)’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며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이 책은 독립출판물로 먼저 출간돼 큰 호응을 얻은 후 개정돼 기성출판으로 재판매 됐다. <스토리지북앤필름>의 강영규 운영자는 “독립출판에서 기성출판으로 넘어가는 기간이 옛날에 비해 짧아졌다”며 “독립 출판에서 다양성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은 독립출판에서 5월 중순에 4쇄를 찍은 후 완판 되고 6월 20일에 1인 출판사 ‘흔’을 통해 다시 출판됐다. 책마다 다르지만 기성출판사에서 책 한 권을 기획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드는데, 약 한 달 만에 출판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별책부록>의 고예빈 매니저는 이에 대해 “점점 취향이 다양해지고 보는 관점도 세분화 돼서 그런 것”라고 답했다. 솔직한 책들이 많아졌고 그것에 공감하는 독자들이 생겨 책이 더 다양해지고 있다. 이처럼 정체성과 개성이 뚜렷한 책들이 늘어나며 독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책을 고를 기회가 많아졌다. 김은비 작가의 시집 <꽃같거나 좆같거나> 속지에 있는 작가의 손메모/사진 박가은 기자 해방촌 독립서점투어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동안 해방촌 언덕을 올라가면 뚜렷한 개성이 살아있는 독립서점 3곳이 있다. 이렇게 외진 곳이지만 서점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서점이 오후부터 운영하기 때문에 점심을 먹고 여유롭게 방문하면 하루에 모든 서점을 둘러볼 수 있다. 늦게 여는 날도 간혹 있으니 운영여부를 확인 후 방문해야 한다. 별책부록과 고요서사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심야책방을 운영 중이니 더운 날에는 저녁에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스토리지북앤필름> 아늑한 노란색 조명이 있는 이 책방은 독립출판물과 독립서점이 생소하던 때 문을 열어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시집, 에세이 등 문학서적과 사진, 여행, 일상 등에 관한 독립출판물을 취급한다. 오래된 서적부터 최신 서적까지 모두 찾아볼 수 있지만 이 책방에만 있는 서적이 있다. 세계 곳곳의 도시의 모습을 담은 필름카메라 사진집 Walk zine과 Walk magazine을 출판하여 판매 하고 있다. 독특한 사진집이 많으니 사진에 관심이 많으면 방문해보시길. 또한, 처음 독립출판을 배우는 사람들을 위해 ‘4주 동안 나만의 책 만들기’ 와 ‘하루, 독립출판’ 위크샵이 매달 열린다. 책방 운영과 독립출판에 관심이 있다면 <스토리지북앤필름>을 찾아가 보자. 지난 7월에 성수동에서 한 달간 분점을 운영하였고 후암동에 분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한 달에 한 번 해방촌 심야책방을 운영한다. <스토리지북앤필름> 강영규 운영자 Q. 문을 닫는 지역서점이 많은데, 독립서점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다양성을 높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저희는 한 명 혹은 한 팀이 구성되어서 책을 만드니까 책의 형태가 더 다양해요. 대신 제작부수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이때 아니면 사기 힘든 책이야 하는 마음으로 구입하세요. 그리고 콘텐츠가 가진 솔직함도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내 이야기 와 비슷한데? 하면서 관심을 가져 주시기도 해요. Q 옛날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나요? 그때는 더 다양한 책이 많았어요. 지금은 소위 ‘떡제본’으로 주로 만드는데, 그때는 손으로 만든 책들도 많았어요. 솔직한 책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고정관념일 수 있지만 ‘책은 책 다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아요. 책 형식에 딱 맞춰서 만들어진 것이 더 많아졌죠. 예전보다는 개성적인 면에서 더 줄어든 것 같지는 않은가 싶지만, 지금도 충분히 개성적인 것 같아요. Q 책방지기로서 앞으로 독립출판물의 미래는 어떻게 보시나요? 방향은 예측할 수 없으나, 다양한 책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그런 것들이 다 합쳐져서 독립출판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측면에서 다양한 책들이 많이 나올 것 같고 제작자들이 더 많아져서 독립출판 세계가 더 풍성해질 것 같아요 <별책부록> 외벽이 온통 흰색으로 돼 골목 어귀에서도 눈에 확 띈다. 국내외 독립출판물과 문학, 예술 서적을 중심으로 다룬다. 특히, 겉표지가 화려한 영화, 공연, 디자인, 건축 서적에 눈길이 간다. 에코백, 포스터, 달력 등 디자인 굿즈를 판매하고 있고 그 외에 매달 다양한 실용적이고 흥 미로운 워크샵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과정을 배울 수 있는 <MY FIRST EDITION> 북메이킹 클래스를 운영한다. 총 4주에 걸쳐 콘텐츠구성부터 인쇄와 입고까지 모든 과정을 배울 수 있다. 현재는 손제본법을 배울 수 있는 손제본 워크숍과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기초를 배우는 일러스트레이터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니 취향에 맞게 찾아 듣길 추천한다. <별책부록> 고예빈 매니저 Q. 독립출판물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요? 취향이 점점 세분화돼서 그런 것 같아요. <별책부록>같은 서점은 외진 곳에 있고 취급하는 장르도 생소해서 일부러 찾아보고 오는 손님이 대부분인데, 찾아다니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이미 나와 있는 것이 아닌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그 런 것 아닐까요? 점점 취향이 다양해지고 관점이 세분화 되니까 그게 반영이 되어서 책도 많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Q. <별책부록>에 입고할 책을 선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가요? 의미 있는 내용, 예쁜 디자인, 여러가지 기준이 많은데 상황에 따라 달라요. 이해하고 공감해야 잘 소개할 수 있기 때문에 책방 사장님이나 저의 취향을 반영하기도 하구요. 너무 자극적이거나 결이 다른 콘텐츠는 지양하고 있어요. Q. 독립출판물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제되지 않은 생생한 콘텐츠를 접한다는 것 같아요. 누가 필터링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개인이 느꼈던 생각, 경험을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어요. 또 보편적인 것이 없어요. 최근 들어 다양해지고 있긴 한데 기성출판에서는 정해진 규격이 있는 반면, 독립출판물은 판형, 페이지수, 디자인 모든 것이 제각각이에요 이런 매력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고요서사> 세 곳 중 가장 골목에 있어 처음 가는 사람은 헤맬 수 있다. 소설, 시,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의 문학 서적이 있다. 고요서사에서는 매월 영수증 이벤트를 진행한다. 책을 산 후 영수증 뒷면에 책제목과 그 책을 고른 이유를 적는다. 추첨을 통해 당첨자로 선발되면 도서 할인권을 준다. 이벤트에 참여하고 누가 어떤 이유로 책을 고르는지를 찾아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 같다. 또한, 매월 북토크와 낭독회를 통해 작가와 독자들의 만남을 주선한다. 북토크에서는 영향력 있는 작가들을 초청해 작품세계에 대한 설명과 개인적 감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편안한 분위기의 독서모임을 좋아한다면 고요서사를 추천한다. 해방촌의 세 책방을 방문한 대학생 A씨(22)는 “일반 서점에 가면 베스트 셀러가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독립서점에서는 하나하나 살펴보게 된다. 나만의 책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며 “짧고 얇은 자유로운 개인의 일기장 같다 일반인들이 쓴 편한 글 같은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2018년은 책의 해이다. 책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해 심야책방의 날 등 전국적으로 다양한 책 캠패인을 진행하고 있으니 잘 활용하길 바란다. 책방을 방문해 책방에서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찾는 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책방 여행이 될 것이다. 박가은 기자 qkrrkdms924@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문화]숨겨진 명작을 만날 수 있는 극장, KU시네마테크 기존 학교 건물과는 다르게 다채로운 색으로 칠해진 예술디자인대학 건물 지하 B108호, 그 곳엔 타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무언가가 있다. 바로 재작년,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영화 ‘옥자’를 관람하기에 최적의 영화관이라 소개하기도 했던 이곳은 바로 우리대학의 숨겨진 명소인 KU시네마테크이다. 주변 가까운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상업영화가 아닌, 흔히 만날 수 없는 예술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이곳은 중규모 강당의 공간을 영화관에 맞게끔 개조해 만든 곳으로, 우리 대학 영상영화과 교수님들의 예술영화 상영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하여 2011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타 영화관에 비해서는 협소한 공간이지만 ‘4K 화질‘(Full-HD보다 화질이 4배가 뛰어난 초고품질 화면), ’비율 마스킹‘(화면비율을 정확히 맞춤) 등 향상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이곳. 입구가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바로 앞에 두고도 헤맬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지만, 독특하게 보이는 유리문이 곧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KU시네마테크 영화관 내부 영화가 살아있는 또 다른 전시회 입구부터 쪼르륵 게시된 최신 개봉 상영작 포스터를 따라가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 천장을 바라보면, 운동회 시즌만 되면 만국기가 휘날리던 것 처럼 색 색깔의 디자인을 한 OHP필름들이 천장 가득 빼곡하게 걸려 있다. 형형색색의 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흔히 주변에서 살 수 있는 엽서처럼 보이는 이들은 사실, 그간 이곳에서 상영되었던 다양한 예술영화들의 모습이 담긴 OHP필름들이다. 영화 상영 이전 잠깐의 대기 시간이 남는다면, 이 필름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며 자신이 관람한 영화의 필름을 찾아보는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필름을 찬찬히 보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상영시간이 다되어 서둘러 좌석을 찾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영화관에 들어서기 전 잠깐 멈춰서면 또 다른 볼거리를 마주할 수 있는데, 그간 이곳에서 제작된 특별한 지류 티켓들과 뱃지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마치 전시회의 작품처럼 액자에 담겨있는 이들은 그에 담긴 영화의 분위기와 특징이 그대로 살아있어 각각의 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구경하는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예고편 영상이 나오는 한쪽 벽면에는 쿠시네마를 찾는 고양이인 나옹이의 사진이 담긴 액자도 있으니 함께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전시되어 있는 영화 OHP필름 주의! 영화관 내부에서 여타 영화관에서처럼 팝콘 등의 음식물을 섭취할 수는 없다. 대신 중간 중간 목을 축이기 위한 뚜껑이 있는 음료류는 반입이 가능하다. 이곳의 또 다른 색다른 포인트는 광고 없이 바로 영화가 제 시간에 상영된다는 점. 광고를 믿고 여유롭게 영화관을 찾았다가는, 영화가 시작되기 전 배급사 로고를 보며 설렘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놓치기 십상이니 영화 상영 시간 5분 전에라도 미리미리 와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숨겨진 이벤트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에게 있어 영화의 추억을 남기는 일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KU시네마테크에서는 그를 더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7년간 이어져온 이곳의 아이덴티티, 세븐쿠폰 스탬프이다. 멤버십을 대체하는 방법으로, 스탬프 쿠폰 7개를 다 채운 관객에게 영화 한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이다. 다른 일반도장과는 다르게 영화별 이미지로 제작되어 더 인상 깊게 영화를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빠르게 쿠폰을 모을 수 있는 팁을 주자면, 개봉일, 비 오는 날에는 두 개의 도장을 받을 수 있고, 영화 두 편을 연속으로 보게 되면 영화광 도장으로 더 특별한 기억을 간직할 수 있다. 또 다른 이벤트로는 작년부터 시작된 지류 티켓으로, 스탬프만큼이나 독특한 KU시네마테크만의 추억 저장방법이다. 요즘 같은 경우 찾아보기 힘든 지류 티켓에 영화의 이미지까지 담겨있어, 더 특별하게 기억에 담을 수 있다. 게다가 영화마다 각자 다르게 지류 티켓 이외에도 틴 케이스, 엽서, 포스터 등 다양한 굿즈들 또한 만나볼 수 있으므로 두 배로 영화를 인상 깊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이 이벤트는 각 영화 당 한정된 기한이 있으므로 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일정을 잘 알아보는 것이 좋다. 영화별 이미지가 담긴 세븐쿠폰 팁! 이곳에서는 매달 GV나 특별 상영 기획전, 다시 보고 싶은 영화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기 때문에 KU시네마테크 네이버 카페에서 해당 달에는 어떤 행사가 진행되는지를 확인하고 간다면 더 좋은 기회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간혹 특별 기획전이 열리는 날에 영화 속 장면이 구현된 작은 세트장(?)을 만나볼 수 있는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준비된다고 하니 이 점 또한 기억해두자. KU시네마만의 특별한 지류티켓 전시 액자 건대생을 위한, 건대생에 의한, 건대생의 영화관 물론 이곳은 학교 기관의 영화관은 아니지만, 우리 대학 내에 위치해있어 접근성은 말할 것도없는데다 재학생 할인혜택까지 주어져, 일반 관람객보다 2천원을 할인받고 독특하고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게다가 기존 영화관보다 더 다양하고 찾아보기 어려운 영화를 오래도록 볼 수 있고 극단적인 시간대에 고통 받으며 갈망하던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점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이에 KU시네마 관계자는 “아무래도 더 많은 방문객이 와주셔야 수요공급의 순환으로 더 수준 높은 강연·행사들을 열 수 있기에 많이 찾아와주길 바란다.”라 말하며 “다양한 혜택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많은 학생들이 찾아와 더 풍부한 이벤트들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재학생들의 방문을 환영했다. 전시회를 연상시키는 영화관 입구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한다면, KU시네마테크 홈페이지, facebook, 트위터, 인스타그램, 건국대학교 커뮤니티 쿵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지루한 공강 시간, 갑작스럽게 맞이한 휴강을 보다 알차게 보내고 싶다면, 예디대 지하 B108호에 찾아가 새로운 영화 한 편을 맞이하는 건 어떨까. 가버나움 (드라마/126분/15세 관람가)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실제 난민들과 거리의 아이들을 직접 캐스팅해 제작되었다는 영화.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들이 거리에 나앉아 주스와 껌을 팔고 자기 몸통만한 가스통을 배달한다. 어린 동생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옷을 기꺼이 내어주고, 해하려 하는 이들에게 직언을 던지는 주인공 자인. 그가 지키고자 했던 어린 동생이 맞이한 끔찍한 현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가 마주한 또 다른 불법 체류자들 역시 눈물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법정에서 자인을 마주한 부모의 발언이 모두 변명과 끔찍한 한탄 같았으나, 그들의 잔인했던 인생이 느껴져 안타까움이 스쳐갔다.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인의 말에 담긴 현실의 눈물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지구 한 곳의 잔혹함이 그대로 느껴져 끝까지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현실이 만들어낸 현실의 악몽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이 영화는 아쉽게도 지난 3월 30일 종영한 상태이나, 혹시 모를 재 상영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칠곡 가시나들 (다큐멘터리/100분/전체 관람가) 큰 목소리로 시장 간판들을 읽으며 거리를 활보하시는 할머님들. 또박또박 한글을 읽는 모습이 막 글을 배운 아이들같이 천진하신 이 분들은 배움의 순간이 너무나도 즐거워 보인다. 영화 중간 중간 반듯하지 않더라도 마음을 담아 꾹 눌러 쓰신 서투른 시가 인장처럼 기억에 남았다. 모든 대사(?)가 사투리였던 만큼 알아듣지 못한 부분도 많았지만, 그 나름의 투박한 매력이 친숙하게 다가왔다. 가수가 꿈이었던 할머님의 용기 있는 노래, 능숙하진 않지만 재치 있는 장기자랑. 사실적인 일상이 담겨있으면서도 유머러스함과 따듯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모든 장면이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GV에서 적은 상영관와 극단적인 시간대를 배정받아 보이콧 운동을 했던 이 영화는 KU시네마테크와 같은 독립예술영화관에서나 주로 만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이 영화 역시 이곳에서는 지난 달 25일에 상영을 마쳤지만, 이러한 독립예술영화를 앞으로 더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바이다. 글·사진 장예빈 기자 dpqls18@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문화]어디까지 혼자 가 봤니? -부산 국제 영화제, 그 생생한 현장 르포 한국에서 열리는 가장 큰 영화제이자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부산국제영화제. 주말알바, 학교수업, 각종 공부 등에 '성실한 나라의 대학생'이 찾은 부산의 밤을 향한 '화려한 휴가'를 함께 엿보자.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영화의 전당 영화제의 서막 영화를 좋아하는, 혹은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은 가고자 했을 그 곳, 부산국제영화제에 드디어, 스물이 넘어서야 가게 됐다. 전 세계 다양한 나라의 영화인들이 참여하는 만큼 상영 영화 예매가 여느 콘서트 티켓팅 못지않을 정도로 치열해 시작부터 애를 먹었다. 기대를 그득 안고 비몽사몽 오른 첫 차를 타고 도착한 부산역은 생각보다 쌀쌀했다. 이동하는 버스 안 라디오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의 소식을 들어볼 수 있을 정도로 부산국제영화제는 그야말로 부산의 장안의 화제였다. 이번 영화제는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이후 일어난 정치적 견제로 인해 겪었던 4년간의 고전 끝에 정상화로 돌아온 만큼, 관객이나 영화 관계자들 모두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아쉽게도 영화제 개막식부터 태풍을 맞닥뜨리는 바람에 해운대에 위치한 행사장은 모두 철수해 보지 못했으나, 또 다른 행사장인 영화의 전당에서도 다양한 알찬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었다. 영화의 전당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포스터들 ♥막간 꿀팁! -KTX 예매는 출발 2주 전, 홈페이지 멤버십(회원)가입 이후에 진행하면 최대20-30% 할인이 가능하다. -영화 티켓 예매 시 예매 날짜보다 한 달 전 쯤 부터 공식 홈페이지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하는 예매권을 지참하고, 원하는 영화의 상영 번호를 외우고 있으면 빠른 영화 선택과 결제에 유용하다. 다양한 볼거리의 향연 멀리서부터 곳곳에 걸려있는 배너와 붉은 빛의 마크로 영화제가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있던 영화의 전당은,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입구부터 현장예매를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창구에는 벌써 매진된 영화들이 빽빽이 적혀 있었고, 안내 책자들은 벌써 동이 나고 있었다. 입구를 지나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 옆에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 포스터들이 크게 전시되어 있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보여주고 있는 포스터들을 하나하나 구경하고서 건물로 들어가 보면, 비프힐 1층에서 영화 VR 시네마 전시부터 시작해서 이장호 Cine-Art 전시, 사카모토 류이치 IS YOUR TIME BUSAN 전시 등을 관람하고,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는 비프샵을 만나볼 수 있었다. 건물 내의 볼거리를 구경하고 뒤편 두레라움 광장으로 나가면 보이는 야외무대에서는 포토카드 만들기, 엽서, 즉석사진 촬영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영화제에서의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다양한 영화제 굿즈가 판매되고 있는 BIFF 샵 ♥막간 꿀팁!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으로 가면 공짜로 인화사진이나 포토티켓을 찍을 수 있다. -아침 6-7시 즈음에 도착해 영화의 전당 매표소에서 현장예매 시 운이 좋으면 맨 앞자리까지 예매가 가능하다. 즉석사진 촬영 이벤트를 진행 중인 행사장 새로운 장르의 만남 최소한의 동선에서 최대한 많은 영화를 보고자 찾은 끝에, 3편의 영화를 만나볼 수 있었다. 영화제 상영 이전에 수상경력이 있는 영화부터 상영을 앞두고 있어 후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무척이나 험난했던 선택과정을 뚫고 만나게 된 세 영화를 직접 소개해보고자 한다. <행복한 라짜로>-'도와드릴까요?' 54명의 인디어바타 주민들을 이미 폐지된 소작농 제도로 묶어두고 무보수로 착취한 담배의 여왕 데 루카. 끊임없는 착취의 굴레에 얽힌 주민들 중에서도 유독 주민들의 무시를 받는 성실한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어느 누구의 부탁도 마다하지 않는, 순수하다 못해 미련하기까지 한 라짜로이다. 비운의 사고로 사라졌다가 수 십 년 만에 나타났음에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라짜로와 이미 사회에 물들어버린 마을 사람들의 대조는 영화 내내 강렬하게 다가왔다. 악의 없는 순수의 최후에 멍 한 느낌을 준 영화는 작은 잡음마저도 드넓은 중극장을 가득 채웠다. <계절과 계절사이(gv관람-관객과 감독·배우와의 대화)>-'저 스스로 빛나고 싶었나봐요' 혜수는 서울에서 한적한 곳으로 이사와 카페를 차린다. 조용히 살고 싶었던 그녀 앞에 에스프레소 더블, 샷 추가의 독특한 학생 예진이 나타나고, 비 오는 날 마주한 그를 데려다주며 친밀감을 쌓게 된다. 이후 그녀를 돕던 예진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예진은 갈수록 혜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고, 동네 아주머니의 소개로 핸드폰 대리점을 하는 현우를 만나게 된 혜수는 갈수록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예진에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 영화는 내용에 대한 정보가 홈페이지의 소개 글이 전부였기 때문에 중간 결말부터 다소 많이 놀랐었다. 그러나 GV를 진행하면서 배우들이 맡은 역할을 표현하는 데 있어 얼마나 많은 고찰과 노력을 보였는지, 캐릭터의 드러나지 않는 내면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 지 가 그려져 영화 속 배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적어 둔 대사를 배우가 직접 생각한 것이라는 대답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나는 보리(gv관람)>-'너 아직도 귀 안 들리고 싶어‘ 청각장애인인 엄마, 아빠, 동생 정우와 살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보리.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보리의 소원은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이다. 보리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지만 좀처럼 쉽지가 않다. 어느 날 어디선가 들은 방법으로 드디어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는 보리는, 생각지도 못한 고민에 빠져들어 친구 은정이에게만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깨끗하고 맑은 느낌이 나는 이 영화는 연기 경험이 전혀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살아있었다. 전에 있던 영화와는 다르게 아이들이다 보니 GV에 답하는 문장도 천진하기 그지없었다. 영화에 깊은 감명을 받아 우연히 던진 질문에 감독님의 세세한 의도에 대한 설명까지 들으니,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애정하는 영화가 돼버렸다. '나는 보리' 아역배우들 감독님과 함께 진행중인 gv ♥막간 꿀팁! -GV 진행 영화는 영화 상영 이후 앞자리에 앉은 관객들이 다수 자리를 이탈하므로 배우를 가까이 보고 싶다면 끝나자마자 앞좌석의 빈자리를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간혹 엽서 등의 기념품을 증정하는 영화도 있으니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이 좋다. 생생한 영화제의 현장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만나 영화 소개를 들을 수 있는 ‘비전, 뉴커런츠 배우들’ 행사가 진행하는 아주담 담라운지에 자리를 선점했다. 생각보다 참여 관객이 적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취재진들로 진을 치고 있었다. 행사는 오늘 상영한 영화들의 배우들이 5-6분 간 무대에 나와 영화에 대한 간단한 소개나 짧은 촬영 비하인드, 영화제 소감 등을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문소리, 김향기 등의 유명한 배우부터 신인 배우들까지 많은 이들이 자신들이 촬영한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직접 소개하는 자리다보니 색다른 방법으로 다양한 영화를 마주할 수 있는 행사였다. 미처 보지 못한 영화들도 배우들의 인사말과 내용 소개를 통해 접할 수 있어 나름의 숨겨진 이득이었다. 막차 시간에 맞추느라 직접 보진 못했지만, 늦은 시간에도 영화를 즐기고자 하는 관객들을 위한 미드나잇 패션은 새벽부터 다음 날 동이 틀 때까지 3편의 영화를 연달아 상영하면서 관객들이 영화에 보다 푹 빠져있을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한다. '비전, 뉴커런츠 배우들' 행사 중 영화 영주의 김향기, 탕준상 배우 ♥막간 꿀팁! -‘비전, 뉴커런츠 배우들’ 이외에도 날짜와 시간대에 따라 신인 감독들과의 대화, 오픈토크, 야외무대인사 등의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어 있으니, 상영 영화 시간대와 조절하여 자신이 원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사진 장예빈 기자 dpqls18@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문화]언어가 담지 못한 마음을 전하는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말과 글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어디서나 이 그릇을 예쁘게 빚어내는 사람이 사랑 받으며 중요한 자리에서 사람들은 같은 의도를 가진 말도 단어를 신중히 벼려내서 말한다. 언어가 얼마나 인간사회에 얼마나 중요한지 방증한다. 사실 언어는 소통을 이루는 아주 작은 조각 하나에 불과하다. 김우룡·김해영 저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대화는 7%의 언어로 이뤄지며 나머지 93%는 표정과 몸짓을 비롯한 언어외적 요소들이 결정한다. 실제로 진심된 행동을 수반한 말 한마디는 모든 진심을 아우르지만 천마디 말도 이를 뒷받침 해 줄 비언어적 수단 없이는 구구절절한 넋두리에 불과하다. <건대신문>에선 비언어적 행동 양식이 어떻게 습득되고 비언어적 요소인 △시간 △행동 △이모티콘에 대해 정리해 봤다. 시청각 장애를 가진 아이도 똑같이 울고 웃는다 눈 먼 아이도 웃는 법을 안다 언어를 학습하듯 인간은 타인을 모방함으로써 비언어 양식을 습득한다. 이에 학습하지 않은 외국어처럼 다른 문화권 비언어 행동은 원활히 해석되지 않는다. 미국 서부권에서 악수를 할 땐 눈을 바로 마주친 채 손에 힘을 꽉 주어야 예의다. 그러나 일본에서 손을 맞잡을 때 눈을 마주치는 행동을 결례며 중동 사람들은 꽉 붙잡는 손에서 불쾌감을 느낀다. 남미 국가에서 일상적인인사인 포옹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보통 조롱 할 때 내미는 혓바닥이 티베트에선 인사다. 이처럼 해당 문화권 비언어적 요소를 모르면 소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영어 회화에 있어서 제스쳐도 함께 학습하는 이유다. 이처럼 학습을 통한 같은 행동에서 나오는 다른 해석들 때문에 비언어적 표현은 모두 후천적으로 학습된다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몇 가지 비언어를 날 때부터 지닌다. 오스트리아 행동 분석학자 아이블-아이베스펠트(Eibl-Eibestfeldt)는 두 살에서 열 살 사이 시청각 장애 어린이들의 표정을 일반 아이들과 비교했다. 놀랍게도 보지 못해도 듣지 못해도 똑같이 울고 웃었다. 더불어 캐나다 사람인 데이비드 라이머(David Reimer)는 생후 8개월, 의료사고로 인해 성기가 절단된 후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하고 12년간 호르몬 치료와 사회적 훈련을 받았음에도 일반적인 남성에게 두드러지는 행동 양식을 따랐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선 가장 좋은 때를 기다린 뒤 말을 건네야 한다. 타이밍이 메시지를 전한다 KBS 개그콘서트에 ‘생활의 발견’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한 남자가 연인에게 이별을 고한다. 관객들은 박장대소하며 쓰러진다. 그 슬픈 순간을 어떻게 개그 소재로 쓰며 사람들은 눈물이 아닌 웃음을 보일까? 여자는 이별을 듣는 순간 밥을 한 공기 더 주문하고 있었다. 이처럼 ‘타이밍’은 즉 시간은 이별도 우스꽝스러운 정도로 소통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류준열은 말한다,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소통도 마찬가지다. ‘언제’ 하냐가 중요하다. 주말에 시급한 일이 없는 이상 근로자에게 공적 업무 때문에 하는 연락은 금기다. 주말은 휴식이 보장된 시간이기 때문이다. 수능이 끝난 수험생에게 바로 성적을 물어보는 친구나 친척은 그 시험 성패여부를 떠나 배려심이 없다는 인상을 강하게 줄 수 있다. 원활한 소통을 원한다면 차분하게 가장 좋을 때를 기다린 뒤 말을 건네야 한다. 썸녀 혹은 썸남이 메시지에 바로 대답을 하냐마느냐가 그 마음을 헤아리는 지표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마냥 틀린 말이 아니다. 정적은 무거운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회신이 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 된다. 의식적으로 조작하기 힘들기에 더 진실되게 해석된다. 그해석은 매우 가변적이기도 하다. 경우에 따라 즉답이 그 진실성을 의심받기도, 대답을 주저하는 그 자체가 부정을 뜻하기도 한다. 이 침묵이 잘 이용되고 해석 될 때야 진의가 오가는 소통이 이뤄진다. 때론 맞잡은 손이 천 마디 말을 대신한다. 행동이 무의식을 말 한다 ‘언제나 시선 끝에 네가 있었다’는 표현이 있다. 좋아하는 이성에게 그 마음을 표현한 어구다.이처럼 우리 신체기관은 발끝에서 머리까지 끊임없이 무의식 중에 메시지를 전한다.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특정 습관들, 혹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하게 되는 행동이 그 예시들이다. 우리가 몸짓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들은 크게 △적응 행위 △상징 행위 △설명 행위 이 세 가지로 구별된다. 첫째, 적응 행위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달된 행위다. 춥다는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우리는 의도적으로 팔을 비비거나 몸을 떤다. 추울 때 몸이 열을 내기 위해하는 행위를 그대로 묘사한 것이다. 두 번째, 상징 행위는 사회관습적으로 약속된 행동을 모방해 발달됐다. 엄지를 추켜세워 최고를 표현하는 모습이 그 예시다. 이 행위는 문화권 별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일례로 미국 부시(G.W. Bush) 대통령은 호주에서 모욕을 주는 ‘V’ 손 모양을 승리를 뜻하는 손짓으로 써 곤욕을 겪었다. 마지막으로 설명 행위는 언어를 보강하기 위한 몸짓이다. 사랑한다고 말하며 연인을 껴 안는 행동이나, 분노에 멱살을 잡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단순한 언어 전달보다 더 극적으로 감정을 전달해 줄 때 쓰인다. 이목구비 중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상대가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이 들면 우리는 눈을 똑바로 보라고 이야기 한다.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인 눈은 감정 역시 여과 없이 표현하기 때문이다. 상대를 바라보며 경청하고 있음을 알려주며 때론 눈짓의 작은 움직임이 놀람, 분노, 행복 등 다양한 감정을 전한다. 이모티콘이 감정을 익살스럽게 표현한다 팀플조가 막 짜인 뒤 단톡방, 어색한 적막을 깨며 팀원 몇 몇이 인사를 하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00학번 00학과 000입니다^^”, “00학번 000입니다~ㅎㅎ” 등. 그런데 꼭 인사에 ‘^^’이나‘ㅎㅎ’ 같은 이모티콘들이 따라 붙는다. 오히려 이모티콘 없는 인사가 삭막해 보일 정도다. 이모티콘은 그 형상 자체가 직관적으로 뜻을 전한다. 통신기술이 발달해 그림 메시지를 부담 없이 주고 받게 된 현재, 이모티콘은 그 시장 자체가 산업이 될 정도로 부상했다. 글로만 전하지 못한 의도들을 다양한 캐릭터와 아이콘으로 익살스레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최초의 이모티콘은 카네기멜론대학교 학생이 최초로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웃는 모습이 대다수기에 ‘웃음 상징(smiley symbol)’이라고 불렸다. 이모티콘의 역사는 꽤 깊다. 정조는 신하들에게 편지를 쓸 때 ‘訶訶訶’라는 표현을 즐겨 썼다.읽으면 ‘가가가’라는 소리가 나는데 지금의 ‘ㅋㅋㅋ’정도로 짐작된다. 더불어 『레미제라블』의저자 ‘빅토르 위고’도 출판사에 ‘?’한 글자만 보낸 적 있다. 자신의 책이 잘 팔리냐는 질문이다.이에 ‘!’라는 한 글자로 놀랍도록 잘 팔린다는뜻의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과한 이모티콘 사용은 자칫 대화를 피상적으로 만들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영화보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면 글로 이루어진 세세한 묘사가 자극하는 상상력을 꼽는다. 적절한 이모티콘 사용은 분위기를 풀어주며 직관적으로 의사를 전달 할 수 있겠지만 남용하는 습관은 감정을 정확히 집어내어 표현하지 못하게 만든다. 연인과 이별한 슬픔을 어떻게‘ㅠㅠ’ 두 글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ㄳ’ 두글자보단 ‘고맙다’는 말이 주는 울림이 더 크다. 언어가 모든 마음을 전하진 않는다. 온 몸이 무의식을 말하고, 시간이 진의를 전하며, 다채로운 이모티콘이 언어에 색을 더해준다. 상대가 무슨 뜻을 품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비언어를 들어라.언어라는 포장에 감춰진 진심이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예신 기자 yesin9797@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목+내용 댓글 닉네임 쓰기 Prev 1 4 5 6 7 8 9 10 11 12 13 68 Next / 68 GO / 68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