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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부 어윤지 기자

지난 117, 아이돌 데뷔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시리즈를 기획한 Mnet 안준영 PD가 구속됐다. 특정 연예기획사 연습생을 데뷔시키기 위해 대가를 받고 투표순위를 조작한 혐의였다. 그는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연예기획사로부터 40차례가 넘는 접대를 받았고 그 접대비만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최근에 방송된 프로듀스X101’에서는 1위부터 20위까지의 연습생들의 순위가 이미 정해져 있었음이 드러났다.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피디 이 실제로 존재했던 것이다.

 

프로듀스시리즈의 컨셉은 신선했다. 아이돌 문화가 깊게 자리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중음악 시장에서 국민 프로듀서라는 이름으로 내가 직접 프로듀서가 돼서 응원하고 투표하는 연습생들을 하나의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를 시킬 수 있다는 컨셉은 대중들의 주목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프로듀스 시리즈를 챙겨보지는 않았지만 시리즈가 방영될 때마다 자신의 을 공유하며 프로그램과 연습생들은 연일 화제가 됐다. 투표시즌이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을 뽑아 달라며 부탁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 연습생을 자신의 으로 뽑은 이유야 어떻든 아이돌 데뷔라는 꿈을 응원하고 그것을 성취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면서 시청자와 많은 국민 프로듀서들은 감동했다. 이번 순위 조작 사태가 오디션에 참가했던 연습생들뿐만 아니라 K-pop, 일반 대중들에게도 큰 충격과 실망감을 안겨준 이유일 것이다.

 

다시 붉어진 건 공정한 경쟁의 부재에 대한 문제이다. 그간 사랑받았던 공개 오디션이 현실과 다를 바 없는 공정하지 못한 경쟁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오롯이 노력과 자신의 실력만으로 높은 자리에 선 참가자들의 모습과 그 과정이 공정하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데뷔를 바라던 수많은 연습생은 국민이 직접 뽑는 아이돌이라는 명목하에 실력만 있으면 데뷔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정할 것이라 기대했던 그 모든 경쟁이 결국 외부의 입김으로 결과가 다 정해진 경쟁이었다는 사실에 남는 것은 상처와 분노였다. 학력과 성별 심지어 부모의 지위와 자본력에 의한 취업차별에 대한 문제가 계속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신종 취업 사기에 젊은 청년들은 분노했다.

 

프로듀스시리즈 하나의 시즌에 참가하는 연습생의 수는 101명이다. 101명의 연습생이 한 공간에 모여 자신을 뽑아달라며 간절하게 춤을 추는 모습이 이제는 명장면이 아닌 씁쓸한 장면이 됐다. 더는 현실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청년들의 꿈을 인질로 불공정한 경쟁이 판치치 않길 바란다.

어윤지 기자  yunji051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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