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 미디어 교내 건대신문,학원방송국,영자신문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본 게시판에 올라오는 모든 게시글에 대해 무단 복제 및 전제를 금합니다. 전체 건대신문 672 KU ABS 55 KU 영자신문 10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건대신문 청春어람은 청출어람을 했는가 -제 49대 총학생회 청春어람 공약 점검 총학생회 <청春어람>이 공약 수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용우 기자) 지난해 11월 52.52%의 득표율로 당선된 제 49대 총학생회 <청春어람>이 임기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학생복지 △소통 △학내 성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공약을 내세웠던 <청春어람>은 6개월이 지난 현재 얼마나 공약을 이행했는지, 또 공약 이외에도 어떠한 행보를 보였는지 <건대신문>과 <건대교지>가 검토해 봤다. <청春어람> 주요 공약들, 현재 진행 상황은? 따릉이 설치 사업, 일체형 책걸상 교체 사업 이르면 하반기... <청春어람>의 주요 학생복지 공약으로 따릉이 설치 사업, 일체형 책걸상 교체 사업 등이 있었다. 따릉이 설치 사업은 서울시 정책 중 하나인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을 교내에도 도입하자는 공약이다. 학교 정·후문 근처에 따릉이 대여소가 이미 존재하고 있어 교내 대여소가 설치되면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과 캠퍼스 내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 공약은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인 ‘KUNG’과 ‘에브리타임’에 “따릉이 공약 정말 좋다”는 취지의 글이 수십여 건으로 비교적 높은 비율로 올라왔다. <청春어람> 공약집을 보면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따릉이 대여소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본부 측에서 관리 등의 문제로 따릉이 대여소 설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 최현탁(공과대·전자4) 부총학생회장은 “서울시 자전거 정책과 하고는 총학생회 공약을 준비했을 때부터 협의가 됐지만 본부 측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아직 대여소가 설치되지 않았다”며 “오랜 기간 본부를 설득해 5월에 허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학생복지팀 최인준 주임은 “관리비용 및 설치비용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간이 길어졌다”며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체형 책걸상 교체 사업은 여름방학에 진행하기로 한 사업으로, 학생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강의실 책걸상을 일체형에서 분리형으로 교체하자는 공약이다. 학교재정상 전면교체가 아닌 고장난 일체형 책걸상의 교체를 주장했지만 여전히 본부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 부총학생회장은 “공약을 안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공약을 분기별로 나눠서 진행하기 때문에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이라며 “프라임 사업으로 개선된 강의실들에 대해서는 일체형 책걸상 대신 교체형 책걸상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프라임사업단은 “총학생회에서 요청은 왔으나 프라임사업 취지와는 맞지 않아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일체형 책걸상 교체 사업은 여름방학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별 자유토론, 학내 구성원들의 속마음 담을 수 있었나 분기별 자유토론은 <청春어람>이 학생들에게 공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총학생회를 비판하면서 내세운 공약이다. 이 공약은 △정책 △학내와 이슈 △학생인권 등 여러 주제를 가지고 분기별로 총학생회와 학우들이 자유롭게 소통의 장을 갖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지난 3월 29일 이미 1차로 진행됐으며, 2차 또한 지난 2일 진행됐다. 지난 1차 분기별 자유토론은 열린 공간이 아닌 강의실에서 진행돼 30여 명의 학우들이 참석했다. 이번 2차 분기별 자유토론은 1차 때 학우들의 참여가 부족했던 것을 보완해 제 1학생회관 1층 계단 앞이라는 열린 장소에서 진행해 많은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최 부총학생회장은 “학우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었으며, 특히 학생회비 납부에 관한 학우들의 의견은 실제로 정책에 반영해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내년 총학생회도 분기별 자유토론을 계속해서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학생인권위원회 공약, 처음 계획보다 더 세부적으로 실현 돼 <청春어람>은 성희롱, 성추행 등의 사건을 예방하고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 학생인권위원회(인권위)를 발족 공약을 내세웠다. <청春어람>은 작년 후보 공청회에서 인권위를 신설해 학우들이 직접 예방 매뉴얼을 제정하고 사건 발생 시 학생사회의 여론을 본부 측에 전달해 징계를 요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27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인권위가 신설됐으며 학생징계위원회(징계위) 또한 신설됐다. 인권위에서는 예방 및 사건조사의 역할을 맡고 징계위에서는 징계를 내리는 역할을 맡는다. 역할을 나눠 더 위원회를 더 세분화시켰다. 박준영(상생대·생특4) 총학생회장은 “인권위와 징계위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며 “제정위원들이 회의를 통해 내부회칙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반성폭력대책위원회, 성인권 내규를 임시전학대회에서 신설해 인권위, 징계위 역할을 임시로 책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약 이외의 활동, 다양한 캠페인 진행 나눔의 대동제... 논란대신 홍보효과 이번 대동제는 학우들로부터 상업적이고 소비적인 축제문화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春어람>은 값비싼 연예인들을 많이 초정하기보다는 언니들의 슬램덩크(언니쓰)를 무료로 초청하여 토크콘서트 등 여러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실제로 그 모습이 텔레비전에 방영 돼 학교 홍보 효과까지 얻었다. 뿐만 아니라 총학생회는 △클린주점 △피크닉 등 소비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학우들의 관심을 얻었다. 클린주점은 건전하게 주점을 운영하고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거나 사건사고에 잘 대처한 주점을 뽑아 그 주점의 이름으로 관리실 직원에게 백만 원 상당의 선물을 증정하는 캠페인이다. 화장실 몰래카메라 점검 <청春어람>은 최근 급증하는 몰래카메라 촬영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지난 4월 25일에 5개 단과대학의 여자화장실을 중심으로 몰래카메라 탐지 작업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몰래카메라는 나오지 않았다. 점검하지 못한 다른 건물 및 남자 화장실도 지난 5월에 점검을 완료했으며 몰래카메라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A(문과대·철학2) 학우는 “앞으로 보다 더 주기적으로 몰래카메라 점검을 했으면 좋겠다”며 “이러한 작업들이야말로 학생들이 피부로 직접 느낄 수 복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식할인 이벤트 또한 <청春어람>은 지난 3월부터 아침을 먹지 못하고 수업을 오는 학우들을 위하여 조식을 1,000원에 제공했다. 지난 총학생회인 <한울>에서 15일 동안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사업을 이번 총학생회에서 본격적으로 이어 받아 진행했다. 제 1학생회관 1층 학생식당에서 2,500원에 제공되는 아침 백반을 우리대학 학우 선착순 50명을 대상으로 1,000원에 제공하는 복지사업을 진행해 학우들에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U ABS [REAL KU] 건국대의 전설엔 무엇이 있을까요? [REAL KU] 건국대의 전설엔 무엇이 있을까요? PD 최은지 ENG 정희승 건대신문 상경대 성추행 가해자 징계 ‘무기정학’... “최소 3년 동안은 징계해제 안 돼” 지난 3월 21일 *학생지도위원회(지도위)에서 ‘상경대학 새터기획단 학생 간 성추행 사건’ 가해자 A씨에 대한 징계결과가 확정됐다. 가해자 A씨는 ‘무기정학’ 징계를 받았다. 무기정학은 언제까지라는 기한은 정해져있지 않지만 징계학생의 해당 단과대학장에 의하여 징계가 해제될 수 있다. 학교의 한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대면하는 것을 피하게 하기 위해 최소 3년 동안은 무기정학을 해제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해자는 징계기간동안 학생의 모든 권리가 정지된다. 위 징계내용은 우리대학 학칙 제 48조에 의거해 지도위에서 심의ㆍ의결됐다. 지도위에위원자격으로 참석했던 김진욱 상경대학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무기정학을 내리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위원인 이한세 학생지원팀장은 “퇴학 및 제적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오랜 논의 끝에 무기정학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는 ‘상경대학 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징계수위 강화요구의 건이 의결됐다. 박준영 총학생회장은 "중앙운영위원회 논의결과, 지도위에서 내린 무기정학이 부족하다고 의견이 모아졌다"며 “학교 규정집에 따르면 교내외에서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자에 대해서는 제적 또는 퇴학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징계까지 가는 과정에 있어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 피해자 B씨에 따르면, 양성평등센터 상담사는 피해사실을 신고한 피해자에게 비밀유지서약서 작성을 유도하고 가해자의 사과를 받는 것을 빌미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것을 강요했다. 또한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피해자와 가해자를 대면하게 하는 실수를 했다. 상담사는 이에 대한 어떠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참고인 조사에서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건신고 후 한달이 지나서야 양성평등위원회에서 징계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 한편, 이유미(상경대·경제4) 상경대 학생회장은 지난 3월 24일 사건 초기 미흡한 대처와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학생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조염광(상경대·국제무역3) 상경대 부학생회장 또한 이와 같은 이유로 부학생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이 상경대 학생회장은 사퇴문을 통해 “이번 사건을 처리하면서 ‘학생회가 무엇을 할 수 있냐’하는 회의감이 들었다”며 “학생사회 내에는 사건에 대한 조사절차나 징계기준, 세칙 등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학생지도위원회: 학칙 제 46조에 의거, △학생자치활동의 지도육성에 관한 사항△학생 상ㆍ벌에 관한 사항 △기타 학생지도에 관한 사항을 심의ㆍ의결하는 기구로, 위원장인 교학부총장과 각 학ㆍ처장을 포함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KU 영자신문 [Global Life] Global Runway in KU 건대신문 [칼럼]백래시 : 주체적 섹시와 주체적 로리 - 당신은 백래시를 지각하고 있는가 김혜민 문과대·미커17 ‘주체적 섹시’, ‘주체적 아름다움.’ 페미니즘이 대두되기 시작한 이후 언제부터인가, 일반적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쓰이던 수식어 앞에 ‘주체적’이라는 말이 붙기 시작했다. 섹시함과 주체성, 아름다움과 주체성. 어휘를 동일 맥락에 따라 변형해보자면 자주적인 코르셋으로의 해석이 가능하다. 사회 속에 만연화 되어있는 여성 혐오적 코르셋, 즉 자기 스스로를 옭아매는 족쇄와도 같은 코르셋을 주체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한다라는 말이 모순적이지 않다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전 팔루디의 도서 ‘백래시’에서는, 여성의 권리 신장을 저지하려는 반동의 메커니즘에 ‘백래시(backlash, 반격)’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정치, 사회, 문화적 역풍을 해석하고 그에 맞서려는 페미니스트들에게 분석의 도구를 제공했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페미니즘의 퇴보, 백래시의 단계에 진입 중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었다. 그런데 그들의 페미니즘 역시 백래시로 인해서 퇴보의 절차를 밟고 있다. 가령, 미국의 여아들을 상대로 한 장난감 인형, 바비 인형은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슬로건으로 광고를 기재했으나, 바비인형의 외적인 모형은 상당한 코르셋을 착용하고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장난감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화장과, 기형적으로 잘록한 허리를 가지고 있는 바비 인형. 그리고 이러한 바비 인형은 어느 순간 ‘美’의 상징으로서 관습화되기 시작하였다. 어른들은 물론 어린이들에게도 보편적인 미의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이에 부합해야지만 ‘아름다운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백래시가 발생했다. 그들은 ‘주체적 로리’를 통해, 어린아이와도 같은 형상으로 섹스 어필을 하는 본인들의 모습이 주체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 없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 모두가 그들의 아름다울 권리를 추구하기 위한 행보라고 보기보다는, 여전히 코르셋을 벗지 못한 채로 남들이 허락하는, 남자들에게 인정받는 페미니즘을 하고자 하는 모습인 셈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역시나 백래시의 진행 과정에 있다. 최근 L사의 화장품 광고에서는 페미니스트 연예인을 모델로 사용하여, ‘당당한 여성의 당당한 화장’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사례가 있다. 사실 화장이라는 꾸밈노동 자체가 일종의 코르셋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 역으로 이용하여 ‘코르셋을 착용한 여성만이 진정한 여성’이라는 또 다른 코르셋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주체적이라는 단어의 위험성을 깨닫고, 과연 우리가 무엇을 위해 페미니즘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코르셋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보고 공부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의 ‘주체적 美’는 없어야 할 것이다. 모순적인 단어들의 조합을 아무런 경각심 없이 수용하는 태도도 이제는 잠재워야 할 것이다. 김혜민 문과대·미커17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우리 동네 서점엔 00가 있다 00가 있는 서점 6 요즘 우리는 쏟아지는 책들 앞에서 ‘독자’라는 이름표보다 ‘소비자’라는 명칭이 어울릴 때가 더 많다.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에는 각종 광고가 즐비하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구조 아래에서 리뷰나 추천사의 탈을 쓴 광고의 영향에서 자유로워지기란 힘든 일이다. 결국 남의 추천, 특히 대형출판사들의 입맛에 따라서 책을 고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작은 서점에서는 각자의 취향껏 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물론 그곳에서도 서점 주인의 의견이 아예 배제될 수는 없겠지만, 대형 서점에 비한다면 보다 자신의 의사대로 책을 선택하고, 펼쳐보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이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시간을 내서 방문해보고 싶은 특색 있는 서점들이 많아졌다. 개중에도 워낙 매력적인 까닭에,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 퍼지고 있는 서점들을 몇 군데 소개한다. 1. 시인이 있는 서점, 위트 앤 시니컬. 사진 김현명 기자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맞은편, 오로지 시집만을 파는 서점이 있다. 바로 유희경 시인이 운영하는 ‘위트 앤 시니컬’이다. “위트 있는 시”라는 유희경 시인의 말을 하재연 시인이 “위트 앤 시니컬”로 잘못 알아 들은 일화를 계기로 지어진 서점 이름이다. 시집들만이 가득 꽂혀 있는 책장에는 시인들이 직접 추천한 시집을 적어놓은 포스트잇이 바람에 나풀거린다. 뿐만 아니라 서점 주인 역시 시인이니, 바로 추천 받아볼 수도 있다. 서점의 한편에는 햇빛이 잘 들어오는 곳에 ‘시인의 책상’이 있다. 누구나 이곳에 앉아 책상에 놓인 이달의 시집을 필사해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요즘 시대에 시를 필사하는 일도 드물지만, 모르는 사람들과의 릴레이 필사를 하게 되는 일은 더욱이나 흔치 않다. ‘시집 순서에 맞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차근차근 가만가만 연인과 밀어를 나누듯, 함께 마련되어 있는 노트에 옮겨 적으면 된다’는 설명까지도 퍽 시적이다. 시 말미에는 시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적어주면 좋다는 당부가 함께 따른다. 그 까닭은 완성된 필사노트가 시인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또 매주 목요일 저녁에는 시 낭독회가 열려 작가가 읽어주는 시를 들어볼 수 있다. 시를 읽는 시간과 시를 사랑하는 장소를 느껴보고 싶다면, 시가 낯선 사람일지라도 방문해보면 좋을 공간이다. 2. 모임이 있는 서점, 이후북스. 사진 김현명 기자 한적한 골목길, 비록 간판은 없지만 ‘책방오픈’이라는 귀여운 입간판이 반가이 맞이하고 있는 서점이 있다. 작은 출판사의 큰 책, 그리고 커피를 파는 서점 ‘이후북스’다. 이곳에는 대형출판사 책보다, 독립출판물이나 중소형 출판사들의 책이 많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책을 읽은 이전과 이후가 달라질 수 있는 책들을 선정해 입점한다. 그래서 서점 이름이 ‘이후북스’다.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책을 읽고 있는 서점 주인을 만날 수 있었다. 책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서점 주인이 운영하는 만큼 이곳에서는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공연, 전시, 워크숍, 모임 등이 진행되고 있다. 혼자서 글쓰기가 버거운 사람, 글쓰기 멘토가 필요한 사람, 자신의 글을 책으로 내고 싶은 사람을 상대로 ‘독립출판 글쓰기’ 워크숍도 열고 있다. 매주 목요일 독서모임 ‘누구라독’에서는 각자가 좋아하는 시를 한 편씩 외워와 낭송하는 시간을 가진다. 암기는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고, 낭송은 뱃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서점 주인의 말이 어쩐지 설득력 있게 들린다. 3. 처방이 있는 서점, 사적인 서점. 사진 김현명 기자 옷 가게에 가면 점원이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주듯이, 서점에 갔을 때 나와 어울리는 책을 추천해주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평상시 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일지라도, 한 번 펼쳐서 읽어보기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일렁이지 않을까? 게다가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관심과 취향에 맞는 책을 일주일동안 고심해 성심성의껏 골라준다면, 그 살랑이던 마음이 증폭될 것이다. 홍대 인근에 위치한 한 사람을 위한 큐레이션 서점, ‘사적인 서점’이 바로 그런 곳이다. 4층에 자리 잡고 있어, 밖에서는 이곳이 서점인지도 알아차리기 힘든 이곳에선 일명 ‘책처방 프로그램’이 메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책처방 프로그램’이란 일대일 상담 후 독자 맞춤형 책을 골라 배송해주는 것이다. 상담에는 약 한 시간이 소요되며, 상담 중에는 예약 손님 이외에 다른 손님은 받지 않는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사전 예약 없이 방문이 가능한 날은 일주일 중 토요일뿐이다. 이 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날로, 자유롭게 서점에 방문해 책과 잡화를 구매할 수 있다. “빠듯한 일상에 쉼표 같은 시간이 필요하다면, 마음을 털어놓을 적당한 타인이 필요하다면, 책으로 일상을 풍요롭게 꾸려나가고 싶다면 ‘책처방 프로그램’을 이용해달라”는 설명이 와닿는다면, ‘처방약’ 대신 ‘처방책’을 받아보러 걸음해보자. 4. 주인이 없는 서점, 열정에 기름 붓기. 사진 김현명 기자 다른 서점들은 모두 ◯◯가 있는 서점이지만, 이곳만큼은 존재보다는 부재가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 무인서점 ‘열정에 기름 붓기’다. 어느 시간에 가더라도 서점에 주인은 없고, 방명록과 책 몇 권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게다가 서점이긴 하지만 책이 다양하게 많지는 않다. 이곳 ‘열정에 기름 붓기’에서는 매달 선정된 ‘이 달의 도서’ 세 권의 도서만을 판매한다. 6월의 도서 세 권은 <지적 자본론>,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주인은 부재하더라도, 각 책의 가격은 기재해두었다. 책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구매한 만큼의 금액을 돈통에 넣은 후, 파일철에 구매 내용을 적으면 된다. 거스름돈은 돈통 옆에 있는 거스름통에서 알아서 빼가면 된다. 아쉽게도 카드 결제는 안 되지만, 연락처를 적어두고 가면 현금영수증 발행까지 가능하다. 이곳을 주인이 ‘없는’ 서점으로 소개했지만, ‘누구나 주인이 되는 곳’이라는 글귀가 벽에 붙여져 있다. 이어서 “이곳은 주인 없이 무인으로 운영됩니다. 지금 당신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이곳의 주인은 당신입니다. 책을 읽으셔도 좋고 가만히 앉아 쉬셔도 좋습니다. 편히 쉬다 가세요. … 어느 날, 만나볼 수 있겠죠. 이 공간이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오세요.”라며 “주인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안내한다. 그리고 서점 곳곳에는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주인들이 남겨둔 포스트잇, 사진들로 가득하다. 5. 전시가 있는 서점, 땡스북스. 사진 김현명 기자 ‘땡스북스’는 홍대 앞이라는 특성을 고려해서 선별한 각 분야 주목할 만한 책들과 엄선된 책들을 두루 갖춘 친근한 동네서점이다. 특히 예술이나 디자인 관련 서적이 많은 편이다. 홍대 앞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며 동네 사람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11년 3월 25일에 오픈해, 어언 7년차 동네서점인지라 ‘땡스 스테디셀러’도 꼽을 수 있게 되었다. 대형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를 분야별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동네 서점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게다가 ‘땡스북스’를 찾는 독자들의 취향과 애정으로 만들어진 ‘땡스북스’만의 스테디셀러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다. 이곳만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이라 하면 서점 2층을 갤러리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땡스북스’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기획전시를 통해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 4월 12일부터 진행됐던 S-P-BOOKS 전시에서는 한 출판사와 함께 사진작가 3인의 작품을 필두로 인물 사진을 전시했다. 그리고 사진집 발행 기념으로 제작된 노트, 엽서세트 등을 판매 및 증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곳 ‘땡스북스’에서는 전시회 형태로써 보다 다양한 책들에 관한 정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6. 그림이 있는 서점, 베로니카 이펙트. 사진 김현명 기자 통유리 너머로 유난히 형형색색 다양한 책 표지들이 지나가던 사람의 시선을 모으는 서점이 있다. 바로 그림책 전문 서점 ‘베로니카 이펙트’다. 서점 이름인 ‘베로니카 이펙트’는 작은 일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큰일을 이룬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왼편으로는 해외 그림책들이, 오른편으로는 국내 그림책들과 독립출판물들이 질서정연하게 놓여 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한적한 주택가 사이에 위치해있지만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그림책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서점 주인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과 그래픽노블을 엄선해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그림책 추천을 원한다면, 책에 대한 막힘없고 상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작가 관련 정보까지 줄줄이 알려준다. 서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림책이 낯설었던 사람도 홀린 듯 반해버릴 수 있다. 김현명 기자 wisemew@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U ABS [수습국원] ABS방송국 63기 수습국원 홍보영상 PD 노주현 ENG 이준협 ANN 이황희 김현진 건대신문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 - 유학생편(3/4) 이번 학기 동안 연재될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는 학우들이 대체 “어떤 생각으로” 대학에 다니는지 알고자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대학생들의 삶을 그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당신은 왜 대학에 왔는가? 샤이니를 사랑하는 문화콘텐츠학과 유학생 조안나를 만나다 조안나(문과대·문콘2) 학우는 실업계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싱가포르의 기술학교(ITE)에서 음악과 오디오 테크놀로지를 공부했다. 그 당시 친구가 소개시켜준 ‘샤이니’란 한국의 아이돌 그룹은 그로 하여금 한국에 관심을 갖게 했다. “싱가포르의 연예계는 무척이나 작고, 훌륭하거나 유명한 가수도 별로 없어요. 샤이니 음악을 들으며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한국의 음악 콘텐츠 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조안나는 한국으로 대학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한국행을 반대했다. 왜 미국, 영국, 호주와 같은 영어권 국가도 아닌 한국으로 유학을 가냐는 것이었다. 싱가포르에서만 대학을 가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위를 딸 수 있는데 한국의 대학교를 졸업을 하면 국제적으로 활동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들었다. 하지만 조안나는 가족을 설득해 이 낯선 나라로 건너왔다. 어학당에 다니며 한국어를 익히고 작년, 외국인 전형으로 우리대학에 입학했다. “저는 다른 나라가 아닌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었어요. 가족과 친구들이 많이 반대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곳에서 더 열심히 해서 잘 되고 싶어요.” 조안나의 말 못할 대학생활의 고충 조안나의 정체성은 복잡한 편이다. 그는 어렸을 때 말레이시아에서 살기도 했으며 말레이시아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그는 한국인들이 자신을 ‘중국사람’으로 오해하는 것을 싫어한다. 싱가포르는 70%의 중국계, 13%의 말레이계, 9%의 타밀족 인도계 등으로 이뤄져있다. 그는 중국계 싱가포르인이지 중국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에 온지 2년도 되지 않은 그는 한국어로 듣는 수업이 벅찰 때가 많다. 한국 대학생처럼 레포트를 잘 쓰고 싶지만 초등학생이 쓴 것 같은 자신의 한국어 과제를 볼 때마다 자괴감이 든다. 시험 기간에는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에 특히나 더 괴롭다. 하지만 그에게 무엇보다도 제일 힘든 시간은 수업 시간 팀을 짤 때다. “혹시 팀짜는데 같이 하실래요?”하며 한국학생들이 다가와 줬을 땐 정말 고마웠던 조안나다. 그는 대학생활 중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혼자서 하려한다. “한국 교수님들이 보통 무표정이고 친절하지 않아서 놀랐어요. 어떻게 교수님과 소통할 수 있으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외국인의 특혜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많은 것을 얻을 수 없어도 경험만은 남는다 조안나는 그림, 공연, 전시회, 사진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해도 사진을 찍으러 다닐 시간이 없어서 아쉽다고 말한다. “대학에서 들은 수업 중엔 이집트 문명에 대해 배운 수업이 제일 흥미로웠어요. 교수님이 그렇게 재미있으신 분은 아니었지만 그냥 혼자 공부하고 문헌을 보면서 즐거웠어요. 어렸을 때부터 고대 이집트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만약 한국에 관심이 없었다면 고고학을 전공했을지도 몰라요.”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안나는 “더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대답한다. 조안나와 연휴에 인터뷰를 했는데 그는 오랜만에 여유 있는 시간이 생기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안나는 평소에 시간이 부족해서 밥도 제 시간에 먹기 힘들기 때문이다. 평소 수업이 끝나면 바로 알바를 가야하는 그는 대부분의 끼니를 학생식당에서 때우곤 한다. 그는 한국 음식 중에 제육덮밥을 제일 좋아하는데, 학생식당에서 제육덮밥을 3,500원에 팔아서 너무 좋다고 말한다. 그는 ‘KStarLive’라는 사이트에 한류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번역하는 일을 한다. 알바를 마치고 자취방으로 돌아가면 금방 배가 고파져 또 다시 늦은 저녁을 먹는다. 한국에선 자신만의 공간에 혼자 있을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어렸을 때 말레이시아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조안나는 할머니 음식이 자주 생각이 난다. “전 겁이 많아요. 사람들 눈치도 많이 봐요. 이곳에 올까말까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그럴 땐 사람들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야하는 거예요. 내 인생에 대해 왜 남의 눈치를 봐야 해요. 한국에서 만약 취직할 수 없으면 대체 언제까지 시도해야 하나 걱정이 되는데, 그래도 괜찮아요. 이곳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해도, 경험만은 남으니까요.”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토론식 강의가 바꿔놓은 대학 사진·이다경 기자 “자, 조용히 하고...수업하자”. 중고등학교의 교실 수업은 조용했다. 조용해야 공부에 주의 집중할 수 있고, 학생들의 학습능력이 향상된다고 믿어졌다. 교사는 국가 수준의 교정 진도를 나가기 바빴다. 학생들은 입을 다문 채 고개를 숙이고책을 보며, 교사의 질문엔 몇몇 학생들만 대답하고 필기를 하곤 했다. 대학 강의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선배들은 물론이고 현재 대학생들 중 다수도 토론과는 거리가 먼 교육을 받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런 ‘조용한’ 대학 강의실에 변화가 일고 있다. 최근 들어 대학가에 토론식 강의 붐이 일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도 서서히 토론수업이 진행되는 추세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단순한 지식전달 만으로는 교육의 미래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와 유연한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토론식 강의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이다. <건대신문>에선 변화하는 대학 강의의 흐름과 우리대학 토론식 강의의 현 주소를 찾아봤다. 학습자와 교수 함께 문제 해결 토론식 수업 수업방식은 가르치는 사람과 내용에 따라 다르다. 대표적으로 교수자가 일방적으로 학습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형태, 그리고 토론을 통해 학생들에게 교과목의 원리를 이해하게 하는 형태가 있다. 강의식 수업은 교수자 한 명이 여러 명의 학습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경제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다. 토론식 수업 또한 예로부터 각광받아온 수업방식 중 하나다. 고대 아테네에서도 민주시민의 기본 소양인 토론과 토론 평가 능력을 가르치는 리시움(Lyceum)이라는 학원이 존재했을 정도다. 토론식 수업은 학습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교수자가 서로 정보나 아이디어, 의견 등을 나누기 위해 이야기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탐구과정이다. 이러한 토론식 수업을 통해 학습자는 본인의 생각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며, 타인의 의견을 듣고 정보를 습득해 자신의 생각을 확장 시킬 수 있다. 또한, 상호 의견교환을 하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이번 학기, 우리대학에서 토론식 강의로 진행되는 ‘영어통역’ 수업을 듣는 김형기(문과대·영문4) 학우는 “학생의 참여와 토론은 대학수업의 본질”이라며 “토론식 수업이라는 명칭이 도리어 토론이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수업 방식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대학 형태로 떠오른 ‘미네르바 대학’ 토론식 수업은 준비 및 진행 과정이 강의식 수업에 비해 오래 걸리는 편이고, 어렵고 많은 양의 정보를 학습해야 할 때는 부적절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창의적 인재의 수요가 증가하는 4차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논리적·비판적·창의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토론식 수업의 중요성은 더욱 대두되고 있다. 한 예로 2014년에 문을 연 혁신 대학 ‘미네르바 스쿨(Minerva School)’은 개교한지 고작 3년 밖에 되지 않고 캠퍼스도 없지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네르바 스쿨은 거꾸로 교실을 의미하는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을 통해 수업 준비과정에서 학생이 책, 뉴스, 유튜브 동영상 등 다양한 관련 자료로 수업 내용을 미리 숙지해야 한다. 그리고 본 수업에서는 미리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수업한다. 미네르바스쿨은 매년 평균 100명 이상 학생을 선발하는데, 4년 동안 원서를 낸 학생이 178개국 2만 400명이 넘는다. 미국 대학이지만 미국 학생은 25%뿐이다. 2016년도에는 전 세계 167개국에서 지원한 1만6000여 명 중 약 98%가 입학을 퇴짜 맞으며 52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여줬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것도 아닌 대학의 입학 경쟁률이 52대1이라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세계가 창의적인 인재의 공급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토론식 수업의 수요가 상당한 수준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토론식 강의에 투자하는 우리대학 우리대학에서도 토론식 강의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대학은 프라임 사업의 일환으로 판서위주의 학습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학습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동계방학 중 강의실 개선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상허연구관 106호, 경영관 207호, 인문학관 209호, 법학관 113호, 과학관 201호 등 총 11개의 토론식 강의실이 신설됐다. 토론식 강의실은 모든 책상과 의자가 분리되어있어 수업 형태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모든 교실 벽면에는 화이트보드가 있어 모둠끼리 토론을 진행할 때 판서가 가능하다. 전자스크린도 교실의 벽면 4개에 모두 있기 때문에 모둠 활동을 할 때 전자 스크린을 보기 위해 몸을 불편하게 돌리고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토론식 강의실에선 교수와 학생들 간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교수자와 학습자 간에 소통이 활발하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대학 토론식 강의인 ‘전략적 사고와 기획’ 수업을 듣는 김동중(정치대·행정3)학우는 “학생들끼리만 토론을 하다보면 주제에서 벗어날 때도 있는데 교수님께서 돌아다니면서 도와주시기 때문에 더욱 생산적인 토론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 참여도 오지구요, 강의평가 점수 지리구요" 토론식 강의실 사용을 희망하는 교수는 기존의 수업을 토론활동을 6주 이상 포함한 수업으로 변경해 구체적인 계획서를 작성하고, 별도의 사용신청을 해야 한다. 지난 1학기 토론식 강의 신청 및 선정결과 21명의 교수가 신청한 총 30개의 강의가 선정됐다. 토론식 강의로 수업방식을 개선한 것이 강의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기 위해 2017학년도 토론식 강의평가 점수를 2016학년도에 개설된 동일 교수의 동일 교과목 강의평가 점수와 비교했다. 일반 강의는 2017학년도 84.71점에서 84.17점으로 평균 점수가 하락(-0.54▼)한 반면, 토론식 강의로 변경한 교과목은 85.72점에서 87.62점으로 상승(+1.9▲)했다. 2017학년도 1학기 전체 강의평가 점수가 하락했다는 점을 미루어보면, 토론식 강의로 변경한 교과목의 강의평가 결과가 높게 나타난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2017년 1학기에 개설된 토론식 강의의 강의평가 평균 점수는 87.62점으로 일반 강좌의 강의평가 결과인 84.17점에 비해 무려 3.45점 가량 높다. 이 차이는 학생들이 토론식 강의에 대해 일반 강의보다 더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토론식 강의에 참여한 교수의 학기별 강의평가 평균점수를 비교해 보았을 때도 2016학년도 대비 평균 1.33점이 향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강의평가 점수 비교 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수업운영 방식을 일반 강의에서 토론식 강의로 변경하는 것이 강의평가 점수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토론식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따라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다면 토론식 강의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잘못하면 토론이 아니라 한마디씩 돌아가며 말하는 정도의 모둠활동이 돼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현종(정치대·정외1) 학우는 “토론식 수업에 가보면 말하는 학생들만 말하고 가만히 있는 학생들은 계속 가만히 있다”며 “어쩌면 토론식 수업의 가장 큰 단점은 침묵을 지키는 학생들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토론식 강의가 낯설고 부담스럽다. 그런 만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교수자의 주도면밀한 토론강의 준비와 지도가 필요하다. 우리대학에서 2017학년도 토론식 강의 분야에서 ‘우수 강의 교수’로 선정된 바 있는 심용희(KIT·시스템생명) 교수는 “토론식 강의는 학생 개인의 역량에 따라 학습효과가 많이 좌우 된다고 생각 한다”며 “수업을 할 때 토론식 강의를 낯설어하고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게 됐다”고 밝혔다. 결국, 토론식 강의가 만족스럽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형기 학우는 “무엇보다 학생도 스스로 수업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고민하고, 교수님도 학생들의 수업 참여에 대한 동기를 일깨우는 것이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플립드러닝(flipped learning) : 온라인을 통한 선행학습 뒤 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교수와 토론식강의를 진행하는 역진행 수업 방식을 일컫는다. 이다경 기자 lid041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 4학년 수강신청 오류 사태… 재발은 없나 우리대학 4학년 학우들이 정해진 시간에 수강신청을 하지 못해 학사일정에 큰 차질을 빚었다. 지난 17일 오전 9시 반, 4학년 수강신청에 오류가 났다. 그날 4학년 학우들은 수강신청하기 위해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서버가 열리지 않았다. 또한 그로부터 15분 여 후 겨우 서버에 접속했지만, 빨간색 ‘수강신청등록’ 카테고리를 찾을 수 없었다. 학사지원팀에선 “공지한 날짜에 맞춰 해당 학년별 명단과 시간을 저장하면 그 시간에 해당 학년의 서버가 열리는데, 이러한 설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학사지원팀에선 학생들의 문의가 들어오면서 문제 상황을 인식했으며, 그 다음 재설정을 시도해 9시 43분경부터 수강신청 서버가 열렸다. 시스템 설정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수강신청 담당자인 학사지원팀 이선아 주임은 “8시 반부터 9시 사이에 전산팀과 함께 설정 확인을 3번 이상 했었는데 그 때는 문제는 없었다”고 답했다. 수강신청 사이트를 들어가도 ‘수강신청등록’ 카테고리가 보이지 않은 원인에 대해선 이 주임은 “서버 불안정으로 인해 수강신청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가 아닌 PC에 저장된 임시파일을 사용함으로써 수강신청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도 또 다시 이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보통신처에서도 예산이 허락하는 한 이 시스템을 잘 운영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4학년 추가 수강신청은 담당 교강사가 4학년에 한해 추가로 허락한 인원과 4학년 수강신청 후 남은 잔여석을 포함해 차후 22일에 진행됐다. 이 주임은 “수강신청 오류 때문에 생긴 기회의 불평등을 전부 다 보상할 순 없었지만 최대한 기회를 다시 한 번 주고자, 추가 여석을 마련해서 추가 수강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총학생회 <청春어람>은 “이번 사건은 기계적 오류와 안일한 대처가 낳은 사고”라며 “반복되는 수강신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포탈 개선과 재발 방지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목+내용 댓글 닉네임 쓰기 Prev 1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3 Next / 83 GO / 83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