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 미디어 교내 건대신문,학원방송국,영자신문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본 게시판에 올라오는 모든 게시글에 대해 무단 복제 및 전제를 금합니다. 전체 건대신문 672 KU ABS 55 KU 영자신문 10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KU 영자신문 건국대 영자신문사 건국불레틴 46기 수습기자 모집 건국대 영자신문사 건국불레틴 46기 수습기자를 모집합니다! *KU 미디어 장학금, 원고료 지급 등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4학기동안 활동 가능한 분이시면 다 지원가능합니다! *영어를 그렇게 잘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글만 쓰고 고칠수 있는 수준이면 OK! *9/18일 까지 접수 받고 있으니 망설이지말고 지원하세요! *자세한 사항은 사진 참고해주시고 페이스북, 플러스친구, 문자 메세지를 통해 연락주시면 됩니다! 대학생활 중 영어실력을 늘리고 싶다!! 교환은 못가지만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친해지고,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 교내 행사 참여, 취재 드을 해보고 싶다!! 미디어, 잡지, 신문에 관심이 있다!! 등등 영자신문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은 지원 고고링!!** KU 영자신문 건국대 영자신문사 The Konkuk Bulletin 제 46기 2차 수습기자 모집합니다! KU 영자신문 ❄The Newest Konkuk Bulletin Vol.302 is Out ❄ <<The Newest Konkuk Bulletin Vol.302 is Out>> Please enjoy reading our latest magazine. > bulletin.konkuk.ac.kr Any kind of feedbacks are always welcomed. Thank you! 건대신문 “밤을 타고 빛나는 강에 흐르다” -천문대 취재기 반짝이는 작은 별, 손에 닿지 않는 푸른 별. 별을 노래하는 이야기는 수없이도 많다. 그만큼 별은 예로부터 우리에게 매력적인 존재였나 보다. 이렇게 매력적인 존재가 어느새 우리 곁에서 멀어져 손에 닿기는커녕 올려다보기도 힘들어진 현실 속, ‘보이지도 않는 별을 찾는 일 따위 낭만적인 소리일 뿐이다’고 생각했던 여러분 맘속에 여름철 가장 반짝이고 매력적인 여행지로 밤하늘 별들을 다시 띄워보고자 한다. 도심 속에서 별을 찾아 떠날 수 있는 곳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시설, 노원우주학교 취재기 “귀갓길에 감상에 젖어 별을 보려 고개를 든다. 새까만 하늘 아래 희뿌연 가로등만이 눈을 어지럽힌다. 아쉬움에 한숨으로 고개를 내린다. 그렇다고 별을 찾아 도시에서 벗어날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끝내 체념한 채 가던 길을 마저 걷는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은 별을 보러갈 여유가 없다. 아니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거창하게 생각 할 것 없다. 서울 근교에서도 얼마든지 멋진 밤하늘을 볼 수 있다. 국립과천과학관 스페이스월드 (사진ㆍ이준규 기자) 다양한 볼거리와 천체관측을 동시에,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시설 바로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시설이 그 중 하나다. 서울 근교에 위치해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방문이 가능하다. 그리고 국립과천과학관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천체투영관이다. 천체투영관은 천체의 모습이나 천문영상을 돔형 스크린에 상영하는 극장시설이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이를 이용하여 문화•음악•토크콘서트•저자특강 등 여러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다. 본격적인 천체관측 프로그램으로는 천문우주시설에서 진행하는 코스모스쿨이 있다. 코스모스쿨은 우주를 뜻하는 코스모스와 학교를 뜻하는 스쿨을 합친 단어로 우주 학교를 뜻한다. 코스모스쿨은 별자리가 가진 기원과 우주의 이론적 배경을 알려주는 강의이다. 국립과천과학관 주망원경 (사진ㆍ이준규 기자) 이어서 진행되는 실제 야간 관측프로그램에서는 소형 천체망원경을 직접 조작할 수 있다. 목성이나 베가 같은 육안으로도 관측 가능한 행성과 별을 망원경을 가지고 직접 찾아볼 수 있다. 그 후 보조관측실에서는 미리 준비된 천체망원경으로 여름철 대삼각형과 목성, 토성을 더 밝고 자세히 관측한다. 마지막으로 주관측실에서는 거대한 주망원경으로 좀 더 깊은 우주를 느껴볼 수 있다. 그런데 국립과천과학관 천문대가 서울 근교에 위치하여 다른 천문대에 비해 관측이 힘들 거라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천과학관 박대영 전문관은 “상대적으로 서울이나 도심에 비하면 과천과학관 주변은 쾌적한 편”이라며 “가까우면서도 다양한 문화 컨텐츠와 천체관측을 원한다면 과천과학관 천문우주시설이 적합하다”고 전했다. 푸르게 빛나는 여름철 밤하늘 모습 (사진ㆍ이준규 기자) 건대에서 40분, 노원우주학교 노원우주학교는 7호선 중계역 근방 거리에 위치해 특히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접근성이 높다. 시설은 여타 천문대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이 밤하늘을 설명하기 위한 투영실과 직접 별을 볼 수 있는 관측실로 구성되어 있다. 또 이례적으로 우주 태초부터의 역사를 담은 'Big history"가 주제인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노원우주학교의 서윤희 교육팀장은 “전시를 통해 인간과 우주의 연결성을 보여주고 싶다”며 “교훈이 있는 과학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프로그램은 중고등학생과 가족위주로 진행된다. 하지만 교육팀장 서윤희씨는 “대학생들이 원한다면 추가요금 없이 관내 시설을 이용하게 해줄 것”이라 밝혔다. 천문장비의 가격이 부담되어 자세한 별 관측을 못한 학생은 꼭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더불어 “직녀성, 백조 머리별이자 쌍성으로 유명한 알비레토 등 대부분의 여름철 별자리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자연 속에서 별을 찾아 떠날 수 있는 곳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 별마로 천문대 취재기 요즘 우리나라 밤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빛이 난다. 하지만 정작 빛이 나는 밤하늘 속에서 별은 찾아볼 수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빛은 가졌지만 별은 잃은 것이다. 이렇게 별 하나 올려다보기 힘든 우리나라에서 별을 보기 위해서 어떡해야 할까? 정답은 무엇보다도 빛으로부터 도망가는 것이다. 왜냐면 광공해는 천체관측에서 제일 큰 방해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별마로 천문대는 좋은 입지 조건을 갖췄다. 별마로 천문대는 봉래산 정상 해발 799.8m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높은 시민천문대이기 때문이다.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 별마로 별마로 천문대 일주사진 (사진ㆍ별마로 천문대) 별마로는 ‘별’과 ‘마루’ 그리고 ‘고요할 로’라는 옛 말로 이루어진 단어다. 한마디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다.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 별마로 천문대는 2001년에 시작한 대한민국 1세대 시민천문대 중 하나다. 오랜 역사와 명성만큼이나 별을 보기 좋은 장소인 별마로 천문대는 특히 대학생들이 여름방학 중 방문하기에도 적합하다. 조명신 천문연구관은 “내일로와 연계하여 별마로 천문대는 내일러들을 위한 관측회차를 따로 제공한다”며 “내일로 측에서 셔틀버스도 운영하여 여행 중인 대학생들에겐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그리고 시민천문대인 별마로 천문대는 연구용 천문대들과 달리 야간 관측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게다가 이용료 또한 저렴한 편에 속해 주로 비전문가인 일반시민들이 가볍게 참여하기 좋은 프로그램이다. 야간 프로그램은 천체투영실에서 진행되는 밤하늘 별들의 위치와 별자리에 대한 사전교육과 이후 보조 관측실과 주 관측실에서 이뤄지는 실전체험으로 이뤄진다. 여름철 밤하늘의 꽃, 은하수 별마로 천문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여름철 밤하늘 (사진ㆍ이준규 기자) 그렇다면 하필 지금 이 무더운 여름철에 굳이 천문대를 방문해야할 이유가 있을까? 무더위를 잊게 해줄 시원한 산바람이나 속 시원하게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정답은 바로 은하수이다. 여름철 밤하늘은 운이 좋다면 은하수가 울렁이는 가장 멋진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여름철 대삼각형도 여름철 밤하늘이 가진 보석 중 하나이다. 흔히 견우·직녀 설화로 유명한 베가·알타이르와 백조자리의 꼬리 데네브로 이루어진 여름철 대삼각형은 은하수와 함께 우리가 여름 밤하늘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신화의 재현이다. 베가와 알타이르 사이 즉 견우와 직녀 사이에는 구름처럼 보이는 은하수가 실제로 흐르고 있다. 또한 그 은하수 속에는 백조 데네브가 날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우리 눈으로는 하나지만 실제로는 2개의 별로 이루어진 ‘백조 머리’ 알비레오와 토성, 목성 등과 같이 여름철 밤하늘은 풍성하다. 야간관측 프로그램이 끝나자 익명을 요청한 23살 동갑내기 일행 중 직장인 A씨는 “여름철 밤하늘을 보며 현실 속에 찌들려 있던 맘을 풀어주는 좋은 시간”이 됐다며 이어 세종대에 재학 중인 B학우 역시 “방학을 이용해 친구들과 우정여행하기 너무 좋은 장소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과기대에 재학 중인 C학우는 “여유를 찾고 싶다면 소중한 사람과 함께 여름철 밤하늘 보기를 꼭 추천한다”고 전했다. 거문고자리에 속한 직녀별 베가와 천체투영실 (사진ㆍ별마로 천문대) “별이 왜 안 보이는 줄 아시나요? 여러분들이 안 보셔서 그래요” 조 천문연구관은 “맑은 날씨와 어둠, 이 두 가지 조건이면 어디서나 별을 볼 수 있다”며 마지막으로 “별이 왜 안 보이는 줄 아시나요? 여러분들이 안 보셔서 그래요”라고 얘기했다. 별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밤하늘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는 학우라면, 서울시가 선정한 ‘별보기 좋은 장소 10곳’ 같은 곳을 찾아 연인과 친구와 가족과 함께 거닐어보기를 권한다.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 지금이라도 잠 못 드는 밤이라면, 혼자 가로등이 드문 골목길이나 어두운 공원을 산책해보자. 기대 이상으로 빛나는 밤하늘을 만날 것이다. 여름철 밤하늘 (사진ㆍ이준규 기자) 김소진 수습기자 sojin97@konkuk.ac.kr 김예신 수습기자 yesin9797@konkuk.ac.kr 이준규 수습기자 ljk223@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박봉과 열악한 환경에도 열정으로 버텨요”-[르포] 강단 뒤에서 들려주는 강사의 하루 시간강사들은 생각지도 못한 많은 수의 학생을 맡을 때가 많다. 사진·건대신문db 좁은 강의실서 100명 학생에 강의 햇살이 화창하게 비치는 오전 11시, A강사는 차를 세우고 빠른 걸음으로 강의실에 가고 있다. 땀이 얼굴에 맺힌 것도 모르는지 다급하게 강의실로 들어간다. 그가 수업하는 강의실엔 100여명의 학생들로 들어차 빈자리를 찾을 수 없다. 인파로 인한 열기 속에서 학생들이 다 왔는지 확인하는데만 10여 분이 넘게 걸린다. 수업을 하다보면 뒷자리나 양 옆 자리는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수업에 잘 집중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힘들다. 아무래도 좁은 강의실에 비해 많은 수의 학생들을 받다보니 생긴 일인 것 같다. 본래 80명의 학생들과 함께 수업하는데 이번 학기 비전임교원들에게 20명씩 추가로 학생들을 더 받아 수업하라는 단체문자가 왔다. 생각지도 못한 많은 수의 학생을 맡게 됐다. 토론식수업 같은 꿈은 포기한지 오래다. 이젠 몇몇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는 식으로 소통하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휴식과 수업준비 어려운 교강사실 올해로 시간강사 생활 14년째인 A강사의 하루는 ‘전투’의 연속이다. 오후 1시, A강사는 수업이 끝나고 잠깐 숨을 고르기 위해 종합강의동 1층에 위치한 교강사 휴게실로 향한다. 문을 열자 보통 강의실의 3분의 1크기 정도 되는 작은 공간이 보인다. 탁자 하나가 중간에 덩그러니 놓여있고 한쪽에는 믹스커피를 직접 탈 수 있는 조그마한 공간과 컴퓨터 2대가 있다. 다음 수업 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지만 이번에도 먹통이다.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갑자기 꺼지는 경우도 빈번이 생긴다. 프린트가 설치되어있지 않아 수업자료를 인쇄할 수도 없다. 우리대학 비전임교원의 수는 이번년도 1 학 기 기준으로 933명이지만 , 휴게공간은 단과대 건물마다 하나씩 배치된 정도다. 턱없이 부족한 강의실에선 휴식을 취하기엔 힘들다. 그이유로 대부분 강사들은 휴게실을 잘 찾지 않는다고 한다. A씨는 무엇보다도 학생들과 상담할만한 개인적인 공간이 없는 것이 가장 아쉽다. 강사에게 개인 물품을 놓을 곳은 이 사물함 뿐이다. 사진·김남윤 기자 3개 대학에서 총 18~24학점 강의 오후 3시. A씨는 다른 대학에 수업을 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운전대를 잡고 익숙한 길을 지나 수원에 있는 B대학으로 향한다. 수원, 인천, 광진구를 비롯해 강의가 있는 대학이라면 어디든 다닌다. 한 학기에 적으면 18학점에서 24학점이나 되는 수업을 담당하다보니 대학과 대학사이를 오고 가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루 동안 운전을 하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잠깐의 여유 없이 이동해야하는 시간이 많아져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많다. 하지만 이젠 웬만한 장거리 운전도 익숙해졌다. 생계를 위해 줄일 수 없는 강의 수 매번 지치지만 생계를 위해, 학교와 교수와의 관계를 위해 강의 수를 줄일 수 없다. 힘든 생활이지만 다른 강사가 봤을 때 운이 좋은 편이다. 강의를 하고 싶어도 수업이 없어 못하는 강사가 많기 때문이다. 방학이 되면 경제적으로 더 힘들어진다. 전임교원과 달리 비전임교원은 계절학기에 수업을 맡지 않은 이상 방학 때 수입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40대 강사들은 방학 때 재정적 부담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고 한다. 정작 자신은 챙기기 힘든 생활 오후 6시. A씨는 수업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러 집으로 향한다. 퇴근시간이라 꽉 막혀있는 도로는 뚫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1시간이면 가는 거리지만 끝없는 교통체증으로 2시간 넘게 걸릴 것 같다. 허기진 배 때문에 주변 식당가나 휴게소에서 들러 간단히 끼니를 때운다. 그렇게 2시간정도 운전을 하고 나면 집에 도착한다.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자 하루 종일 강의를 다니면서 쌓인 피로가 몰려온다. 집안일을 오랫동안 하지 않아 쌓인 빨래더미와 설거지더미가 눈에 띈다. 집안 곳곳이 눈에 걸리지만 청소할 시간도 기운도 없다. 아이들은 피자를 배달시켜 저녁식사를 때운 듯하다. 음식은 사먹는 것이 일상이 돼버렸다. 피곤하더라도 내일 할 수업과 방학 때 제출할 논문을 준비해야 한다. 내일 아침 일찍부터 수업이 있어 일찍 잠자리에 들려 했으나 오늘도 새벽이 돼서야 잠자리에 든다. 김남윤 기자 kny6276@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꿈을 유기하지 마세요” … 따끈따끈한 신인 웹툰 작가, ‘꿈나무’를 만나다 정유정(문과대ㆍ문콘4) 학우는 현재 카카오페이지에서 웹툰 <존잘시대>를 연재하며 웹툰 작가 ‘꿈나무’로 활동하고 있다. 꿈나무란 학문, 운동 따위에 소질이나 재능이 있는 아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아직 자신을 ‘아이’, 즉 성장 중에 있다고 말하는 닉네임부터, 사뭇 궁금증을 자아내는 웹툰의 제목 <존잘시대>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웹툰 작가로서의 삶’이 어떨지 궁금해서 <건대신문>이 직접 만나봤다. 정 학우는 본인을 가장 먼저 데뷔 5개월 차 따끈따끈한 신인 웹툰 작가 ‘꿈나무’라고 소개한다. ‘꿈나무’는 웹툰 작가로서의 닉네임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현재 상태를 일러주는 듯하다. 또 최근 최대 관심사는 르네상스 3대 거장이며 연재 중인 웹툰 <존잘시대> 역시 그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자면? 성장기가 끝났으니 키는 더 이상 크지 않지만,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는 더 키우고 싶어서 노력하는 삶을 지향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꿈나무’라는 닉네임도 그런 지향점과 연관된 것인지. 맞아요. 레오나르도 다빈치 자체가 약간 어린 아이 같은 성향이 있었어요. 다빈치의 천진무구함과 세상만사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애정을 기울이는 태도를 좋아해요. 저도 사람과 세상을 바라볼 때 시야를 넓히려면, 다빈치처럼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꿈나무’라는 말만 딱 들으면 어쩌면 약간 유치하기도, 아이같기도 하잖아요. 저도 아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삶을 지향하는 마음에서 지은 닉네임이에요. 다빈치가 롤모델인 것인지. 네. 제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저는 천재만이 천재적인 꿈을 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일화를 들자면, 다빈치가 500년 전에 비행실험을 해서 인간의 날개를 만들려고 설계를 했어요. 놀라운 천재성으로 엄청난 노력을 했는데도 다빈치는 결국 실패를 했어요. 그런데 후대에 많은 사람들이 그 노력을 이어서, 비록 천재가 아닐지라도 비행기를 개발했죠. 덕분에 이제 전세계 사람들이 날라 다닐 수 있게 됐잖아요. 그것처럼 천재만이 천재적인 꿈, 즉 기상천외한 꿈을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천재를 본받아서 노력하는 사람들도 그 꿈에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 연재 중인 웹툰 <존잘시대>에 관한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존잘’이라는 은어가 있어요. 아이돌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우 잘생긴’이라는 뜻으로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림을 매우 잘 그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라 해서 ‘존잘’이라고 많이들 표현해요. 저는 그런 ‘존잘’이 많았던 시대, ‘존잘’들이 활동을 많이 했던 시대가 르네상스였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르네상스 시대를 비유한 게 ‘존잘시대’고, 르네상스 시대에 활동했던 3대 존잘들의 이야기를, 보다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한 4컷 개그 만화예요. 웹툰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제가 애니 고등학교를 다녔어요. 애니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만화를 계속 그리고 싶었는데 대학교까지 만화학과로 진학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았어요.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은 막연히 있었는데, ‘내가 공모전을 내서 빨리 데뷔하고 싶다’같은 생각은 없었어요. 왜냐하면 이건 그냥 취미로 삼아도 괜찮고, 어찌됐든 ‘취미든 전공이든 나는 그냥 만화를 그릴 거니까’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엄마랑 유럽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배운 바를 기반으로 SNS에다가 네 컷 만화를 한 두 개 정도 올렸는데, 이 만화가 웹상에 퍼졌어요. 그 다음날 바로 외부에서 컨택이 들어왔어요. 거기서 콘텐츠가 좋으니까 정식 연재를 준비해보자고 하셨던 게 계기가 됐어요. 웹툰 작가의 한 주 사이클은? 한 주 사이클이 비축기랑 연재기가 조금 달라요. 비축기간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렸어요. 그런데 사실 연재 기간 동안에 스케줄은 하루 콘티, 하루 스케치, 하루 색칠해가지고 3일이 한 화 완성 사이클인 거예요. 그렇게 3일을 2번 반복해서 6일 동안 2화를 완성하고 하루 쉬고. 이런 느낌이에요. 그런데 미리미리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마감 막바지에 작업하고 그래요. 다른 직업들이랑은 차이가 있는 게, 보통은 대부분 휴가 기간이 있잖아요. 그런데 휴가 기간에도 사람들은 웹툰을 보기 때문에, 웹툰 작가들은 그려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미리 마감을 촉박하게 하느라 이번 5월 황금연휴 전 주에는 진짜 바빴어요. 이야기 소재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지? 보통 일상 만화를 그리는 사람들은 일상에서 소재를 얻을 텐데, 저는 역사에 기반한 만화를 그리니까, 책에서 많이 영감을 얻어요. 책을 읽다보면 좋은 소재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어요. 제 만화의 주인공 중에 ‘바사리’라는 사람이 있는데, 본인도 예술가이면서 선배 예술가들, 르네상스 3대 거장들의 이야기를 엄청나게 기록을 잘 해놨어요. 바사리가 거의 르네상스 미술사를 정립했을 정도로 꼼꼼했던 사람이에요. 그 디테일한 기록이 있기에 제가 거기서 소재를 많이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이번에 45화까지 이번 <존잘시대>를 끝내고, 3화정도 특별편을 그렸는데 그 때는 우리나라 화가 3명에 대해서 그렸어요. 그런데 그 분들에 대한 정보는 별로 남아있지 않더라고요. 바사리같은 사람이 없었나 봐요. 그게 좀 안타까웠어요. 공부를 많이 해야겠네요. 네. 제가 작년 초부터 계속 책을 많이 봐왔어요. 학교 도서관에 있는 르네상스 관련 책은 거의 다 본 것 같아요. 웹툰 작가가 갖춰야 할 자질 3가지를 꼽는다면? 웹툰 작가로서 가져야 할 것 같은 세 가지 마음가짐……. 첫 번째는 ‘책임감’이에요. 음악 쪽에 종사 중인 2년 후배가 있어요. 그 후배가 “내가 아프든, 바쁘든, 다른 일을 하고 싶든, 마감은 무조건 지켜서 내 신뢰를 무너뜨리지 말아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후배한테서 책임감을 배웠어요. 두 번째는 저도 더 지켜야 하는 건데, 미루지 않는 ‘성실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세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천진난만함과 이어지겠네요. 일상생활에서 더듬이를 콕 세우고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항상 무언가를 배우려는, 주변에서 자꾸 뭔가를 배워서 써먹으려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상 속에서도 배울 점들을 자주 캐치해내는지. 사실 만화에서도 제 주변 사람들 모습에서 유래된 게 많아요. 만약에 게임에 관심이 없어도 옆에서 누가 게임을 하고 있으면, “뭐야?”, “뭔데?” 하고 게임에 대해서 들어보려고 해요. 거기서 게임 용어같은 것을 써먹으려고 하고 그러거든요. 웹툰은 보통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읽으니까 제가 그 사람들의 감성의 선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웹툰 작가 이외에도 계획 중인 미래의 모습이나 활동이 있다면? 이탈리아에 만 25세 이하의 전세계 예술가들을 모아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창작센터에 지원을 해보고 싶어요. 아직 포트폴리오 마련이 안 됐는데, 만화가 될지는 모르겠어요. 사실 지금 당장은 일단 경력을 쌓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나중에 다른 공부하는 것도 “저 이런 것들을 했던 사람이고, 이런 것을 해보고 싶습니다” 하는 식으로 말하면 보다 설명이 쉬워지니까,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하려고 해요. 또 이번 년도까지는 2부를 그려야 하니까 지금은 단계적으로 작가만 생각하고 있어요. 웹툰 연재를 시작할 때 결말까지 디테일을 다 생각하는지. 저도 처음에 이게 궁금해서 PD님한테 물어봤어요. “연재하기 전에 결말까지 짜놓고, 보여드리고 제가 컨펌을 받아서 연재를 시작해야 하나요?”하니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작가님 마음대로 하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PD님마다 다를지는 모르겠는데, 저희 PD님은 전적으로 작가 재량에 맡기세요. 이야기가 산으로 가든 어디로 가든, 한 화씩만 체크만 해주세요. 내용도 이번 화 자체 내에서의 재미만 보는 것 같고 이야기의 결말까지는 작가재량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웹툰이 독자들에게 읽히기 전까지의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제가 졸라맨이랑 말풍선을 그려서 콘티를 짜요. PD님이 콘티를 보시고 그리라고 하시면, 그린 다음, 다시 PD님이 대사의 폰트 같은 걸 편집을 하세요. 그 다음 카카오페이지의 담당자한테 가게 돼요. 저 포함 총 세 사람이 보게 되네요. 콘티를 짜서 보냈는데, 그리지 말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지. 48화 그리면서 한 2, 3번 정도 내용이 왜 이렇게 되는지 설명을 요구하시는 것 말고는 달리 체크 안 하세요. 아니면 “이 대사는 이 표현보다 저 표현이 낫지 않을까요?” 정도로요. 작가한테 거의 전적으로 맡기는 거죠. 추천해주고 싶은 웹툰이 있다면? 사실 요즘 다른 웹툰을 잘 안 봐요. 그냥 참고차 한 두 번씩 보는데, 제가 그리기도 바쁘니까 볼 새가 없어요. 이제 보려고요. 저는 제가 그리는 만화랑 좀 비슷한 만화들을 좋아해요. 학습만화류를 특히 좋아하는데 <히스토리에>라는 만화도 좋았고요. 버트런드 러셀의 이야기를 그린 철학 만화 <로지코믹스>라는 책도 좋아요. 좋아하는 만화 작가가 있다면. 지금은 돌아가셨는데, 허영만이나 이현세 세대에 고우영이라는 작가가 있었어요. 그 분을 엄청 좋아해서 책도 많이 모았어요. <초한지>, <삼국지>, <18사략> 등등이요. 예전부터 학습만화 위주로 읽은 건지. 고등학교 때 공부를 좋아했어요. 공부도 좋아하는데, 만화도 그리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완전히 만화 쪽도, 완전히 공부 쪽도 아니어가지고 갈팡질팡하다가 결국에는 ‘내가 공부한 걸 만화로 그린다’는 타협점을 찾은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어떤 웹툰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지? 이런 질문을 받으니 벌써 대가가 된 것만 같아요. 하하. 제 성격 자체가 진지한 것에 익숙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렇게 진지한 연출도 못하고 그래요. 저는 제 만화에서 등장하는 개그들처럼 밝고, 생기발랄한 이미지이고 싶어요. 혹은 그런 아우라를 지닌 작가이고 싶어요. 웹툰 작가 지망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 사실 저도 작가하기 전에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 ‘나는 은둔자처럼 양질의 퀄리티를 파서 대작을 만들 거야’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하고보니까 그렇게 피를 불태우는 그런 각오 없이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노력해서 그만큼만 해도 데뷔를 하고 연재를 할 수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꿈을 유기하지 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만큼이라도 확실히 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또 그런 마음으로 자꾸 무언가를 시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가 보면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타협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이 상태에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내보이는 것도 필요해요. 점점 발전해가면 됩니다. 그러니까 여유 있는 마음을 갖고 준비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부터, 미루지 말고. 당장 지금부터 시도를 하시면 좋겠어요. 남한테 꾸준히 만화를 보여주고, PR도 하시고요. 꿈을 유기하지 말라. 좋은 말이네요. 왜냐하면 제가 애니 고등학교를 다닐 때 주변에 만화를 그리는 애들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어떤 친구들은 정말 도자기 깨는 장인 정신처럼, 다 그려놓고서도 “이거 이상해” 하면서 만화를 다 찢어가지고 공모전에 못내는 그런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런 분들이 아마 많이 있을 거예요.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하셔서 애니 고등학교를 간 건지. 네, 초등학교 때부터 엄청 좋아했어요. 그럼 초등학생 때부터 품어온 소망을 이룬 것과 마찬가지네요. 그런 건가요? 그런가봐요. 그런데 뭔가 예전부터 ‘만화가가 되야지!’ 이런 느낌이 아니고 ‘아 만화가 좋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이뤘다는 감격보다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이 가고 있다는 그런 감각이에요. <이름 인터뷰> Yesterday.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 이런 질문을 해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네요. 어제 데이트를 했어요. 그저께 가로수길에서 헤이즈가 공연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헤이즈를 찍으려고 하다가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려서 액정이 깨져버렸어요. 그래서 어제 중고 핸드폰을 한강진역에서 샀어요. 그렇게 한강진역 간 김에 데이트를 해서 이태원이랑, 리움 미술관 쪽이랑, 경리단길 돌면서. 쭉 데이트 하고 왔어요. 어디가 제일 좋았는지. 리움 미술관 뒤쪽에 남산 공원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 그 쪽이 한적하고 좋더라고요. 높은 지대라서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달동네 다 보이고 자연도 있고요. 그래서 너무 좋았어요. Obtain. 최근 노력 끝에 얻은 게 있다면? 공모전에서 합격했어요. 아시아나 드림윙즈라는 공모전이 있는데, 원하는 꿈과 나라를 접목시켜서 6박 7일의 여행 계획서를 내면 돼요. 아시아나 항공이 서비스하는 노선이라면 어디에나 지원을 할 수 있어요. Ongoing. 요즘 계속 진행 중인 일이 있다면? 음. 운동을 하려고요. 그러니까 정확히는 ‘운동을 하려는 마음’이 항상 진행 중이에요. 웹툰 작가 생활을 하면서 하루 사이클이 바뀌어서, 새벽에는 깨있고 아침 6시부터 낮 12시까지 자고 그래서 건강이 너무 틀어져버려서 문제예요. 그래서 건강을 되찾으려고 하고 있어요. Journey. 여행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이탈리아. 르네상스 3대 거장의 생애와 업적의 흔적들이 다 담겨있는 곳이잖아요. 거기 가서 공기도 흡입해보고 싶어요. 사실 제가 재작년에 로마를 하루 스쳐갔는데, 거기에 그런 전설이 있어요.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져서 들어가면 그 사람은 로마로 또 돌아오게 된다는. 그런데 제가 갔을 때는 트레비 분수가 공사 중이었어요. 그래서 동전을 못 던지고 왔는데, 제가 그 전설을 깨보고 싶은 그런 마음도 있어요. Embarrassed. 최근 당황했던 일은? 몸무게를 잰 일. 흐흐흐흐흐. 치마가 안 들어가서 당황했어요. Only. 오직 자신만이 가진 것이 있다면? 옛날에 애니어그램 유형 결과를 보고 공감했었는데, 제가 슬픔 자체를 두려워해요. 저 자체가 안 좋은 감정에 빠지는 상태를 두려워해서 남이 저한테 화를 내도, 같이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최대한 웃으려 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Natured. 자신의 성질을 어떻다고 표현할 수 있는지? 부산해요. 지하철을 타도 가만히 안 있고, 광고지 있는 건 있는 것대로 다 읽어요, 그리고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가만히 있지를 못해요. 웹툰 작가로서 좋은 태도 같아요. 저는 좋은데, 주변 사람들한테는... 완전 주의력 결핍자같이. 흐흐. Gather. 마지막 질문이에요. 요즘 모으고 있는 게 있는지? 마지막이라고 하니 아쉬워요. 음. 저는 뭔가 소중한 소장품이라기보다는 예쁜 패션이나, 아니면 약간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광경을 보면 무조건 사진을 찍어요. 사진들이 일주일에도 몇 백장씩 모이고 그러는데 그런 자료사진들을 정말 꾸준히 모아요.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예쁜 게 있으면 이미지를 훔치는 그런 느낌으로요. 김현명 기자 wisemew@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교육을 위한 보육’ 대학교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 미이행률 30%, 우리대학은 대안마련 중 사진 고용노동부 지난 4월 28일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발표한 「2016년 직장어린이집 실태조사」 결과 대학교 90곳 중 우리대학을 포함한 27곳이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 미이행 사업장으로 공표됐다. 실태조사 결과 학교기관의 설치의무 이행률은 70%로, 국공립(30.8%→77.3%)과 사립(17.6%→67.6%) 모두 작년 대비 이행률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학교별 미이행 사유는 △비용 부담 문제(45.1%) △보육 대상 부족(29.4%) △장소 확보 어려움(13.7%) △기타 특성상 문제(11.8%) 등이 제시됐다. 영유아보육법 제 14조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또는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고용 사업장에 직장보육시설 의무 설치를 지시하는 법령이다. 실질적인 집행을 위한 대체수단으로 공동 어린이집 설치나 위탁계약을 통한 보육지원도 인정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우리대학은 △상시 근로자수 2,237명 △상시 여성 근로자수 856명 △보육 대상 영유아수 167명으로 직장 어린이집 의무 설치에 해당하는 사업장이나 미이행 사업장으로 공표됐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그동안 재정난과 부지문제에 애먹어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우리대학 정우영 인사팀장은 “우리대학은 현재 미이행 사업장인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또한 직장어린이집 설치 미이행 사유에 대해 학교 측은 우리대학의 재정난에 따른 예산 문제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어 건설부지 확보 문제 역시 직장어린이집 건설에 걸림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팀 박재희 주임은 “일단 건설부지가 부족하고 부지가 존재해도 어린이집 설치는 관련 규제가 까다로워 선정에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주임은 “서울에 위치한 대학이 어린이집을 직접 설치한 경우는 드물며 현실적으로 직접 운영은 힘든 실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컬 캠퍼스는 작년부터 건국어린이집과 위탁보육계약을 체결해 시행 중이며, 특히 한양대학교는 1999년도부터 직장 내 어린이집을 직접 설치해 교내에서 한양어린이집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보조금 지급을 방향으로 지원 예정 향후 우리대학은 직장어린이집 설치 대체수단으로 위탁보조금 지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탁보조금 지원은 어린이집과 계약을 체결, 근로자 자녀의 30% 이상을 위탁보육하고, 보육에 필요한 비용의 50% 이상을 지원하는 대체수단이다. 현재 우리대학은 만 5세까지의 교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약 70여명을 선발해 위탁보육을 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향후 직장어린이집 지원 방향에 관해 유영만 총무처장은 “지금 상반기를 목표로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사결정을 본부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 총무처장은 “우리대학은 법적으로 제시된 수준으로 직장 어린이집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우리대학 한상희(법학전문·헌법) 교수는 “대학은 교육기관이기에 교직원 이외의 학부생이나 대학원생 역시 직장어린이집이 필요하다”며 “이는 해당 학생들의 교육환경 문제에 직결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우리대학이 일류대학을 지향한다면 학교 구성원들의 복지와 행복 더 나아가 지역·학교 공동체 증진을 위해서 직장어린이집 설치는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이준규 수습기자 ljk223@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학술]통일인문학? 그래, 통일인문학! 출처 홍보실 과연 ‘통일’은 오늘날 우리 한국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제 생존자가 많지 않은 실향민들에게 떠나온 고향을 다시 밟아 보는 것일 수 있고, 이산가족에게는 헤어진 가족을 다시 만나는 일 일지도 모른다. 또한 기성세대는 오랜 시간 동안 들어왔듯이 ‘민족적 염원’이라는 수식어로 설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고, 입대를 앞둔 남학생들에게 통일은 군대 가는 걱정을 안 하게 해주는 대사건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누구에게는 희뿌연 희망이나 환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막막한 걱정이나 불안감이 느껴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당신에게 통일은 무엇이냐’는 질문의 답변은 어떤 ‘정답’으로 머물러 있지 않다. 통일은 둘로 갈라진 것을 그저 ‘하나’로 만드는, 딱딱하고 온기 없는 어떤 ‘개념’일 수 없다. 그 대답은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그 단어를 통해 전망하는 우리의 미래 모습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통일은 열려 있는 ‘상상력의 주머니’다. 1945년 한반도의 땅이 분단된 후 74년, 3년 동안의 참혹한 전쟁이 중단되고 66년이라는 아픈 세월이 지났다. 그리고 2018년 판문점에서부터 한반도에 다시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고, 며칠전인 2월 28일 베트남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이제 통일에 대해 더 깊고 넓게 상상해보기 위해 질문을 조금 바꿔보자. 그렇다면 ‘분단’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분단의 문제는 굳이 해결하지 않아도 크게 불편함을 못느끼는 한반도의 정치적 조건일 뿐이었다. 또한 ‘나’의 실존과는 어떤 관련이 없어서 그저 정치인들이나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로 이해되기도 했다. 분단체제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적대적인 남북분단 상황이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자유로운 삶과 상상력을 제한하고 사회적 금기를 만들어온 ‘걸림돌’이었는지 돌이켜보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분단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계를 이 땅에 만들어가는 역사적 계기에 동참하는 것일 수 있다. 이렇듯 통일은 분단이 우리의 인식과 감성에 아로새긴 굴레에 대해, 즉 ‘사람’과 ‘삶’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사유할 때 그 의미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통일에 대한 연구나 상상은 인간다움의 가치와 의미를 탐구하는 ‘인문학’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 천착하고 건국대학교에 터를 잡고 지난 10년 동안 이 융합학문을 선도적으로 연구한 전문연구기관이 있다. 바로 필자가 소속된 통일인문학연구단이다. ‘통일인문학’은 구체적인 사람의 문제와 일상의 생활문화를 중심으로 통일문제를 다채롭게 펼쳐내고 있다. 인문학의 눈으로 들여다 본 통일학은 정치·체제·이념·경제·제도·국가 중심의 통일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코리언’의 이름으로 뒤섞이고 함께 살아갈 사람들의 사회문화적 통합을 먼저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통일인문학은 분단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 이질적인 사람끼리 조화롭게 사는 사람의 통일을 성찰하는 학문이다. 통일인문학은 ‘소통, 치유, 통합’의 인문 패러다임을 추구한다. 소통의 패러다임은 남북이 내면화한 서로에 대한 적대성을 극복하고 ‘함께 가르치고 배우는’ 대화의 자세를 전면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치유의 패러다임은 역사적 상처가 남긴 아픔을 보듬으며 일상적 삶 속에서 내면화해왔던 원한과 증오를 극복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통합의 패러다임은 과거에 존재했던 민족적 동질성의 회복이 아니라, 코리언의 교류와 상호존중을 통해 새로운 민족적 공통성을 창출해나가는 과정을 말한다. 독일통일이 남긴 위대한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사회문화적 통합을 추구하는 ‘사람의 통일’이 장기적으로 더욱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정치·경제, 이념·체제 중심의 통일이 요청하는 것은 결국 구성원들 사이의 가치·정서·문화적 측면의 소통-치유-통합이었다는 것이 바로 통일 이후 독일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통일인문학연구단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건국대 학생들과 더욱 활발하게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2014년 개설된 일반대학원 ‘통일인문학과’, 2018년 개설된 교육대학원 ‘통일교육전공’, 이번 학기부터는 문과대학 연계전공 ‘통일인문교육’이 문을 열었다. 80여 권에 이르는 발간도서가 보여 주듯이 그동안 축적된 통일인문학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통일평화교육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통일인문학은 여러분들을 만나러 가고 있다. 박민철 교수 통일인문학연구단 HK. 대학원 통일인문학과 박민철 교수 (통일인문학연구단 HK.)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학술]최재헌 교수의 세계유산이야기 - ⑥ 세계유산과 유산 해석을 둘러싼 갈등 취재헌 교수(지리학과·대학원 세계유산학과) 올해 열리는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서 6월 말부터 열리게 된다. 현재 세계유산이 1092개이니만큼 이번 세계유산위원회에서 1100번째 세계유산이 탄생할 것이다. 그 사이 자국의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각국의 외교전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국은 유교 학당서원이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아 이번만큼은 느긋하게 위원회를 지켜볼 수 있을 듯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와 보존 관리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현재의 심사절차를 보면 유네스코 세계 유산위원회의 자문기구인 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와 IUCN(세계자연보존연맹)에서 각각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심의하고, 그 결과인 권고안을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로 나누어 21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함으로써 최종적인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등재과정에서 자문기구의 권고안을 따르기보다는 정치적 외교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등재를 결정하는 ‘등재의 정치화 현상’이 지속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즉, 전문가들의 견해보다는 비전문가인 외교관들에 의해 패거리 짖기와 편 가르기에 의해 등재가 결정되는 것이다. 세계유산위원회에 가보면 아랍과 중동국가군, 스페인어 사용 국가군, 아프리카 국가군 등의 서로 친밀한 국가들이 한패가 되어 서로 밀어주기를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최근 열린 세계유산위원회를 지켜보면 유네스코에서 탈퇴한 미국과 이스라엘은 문화유산 분야에서는 주류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이 새삼스럽지 않다. 또한, 미국 탈퇴 이후에 유네스코에 지원금을 많이 부담하는 일본과 중국의 입김과 발언권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현재까지 자문기구가 등재로 권고한 유산이 등재 불가가 되는 예는 없지만, ‘등재 불가’로 권고한 유산이 ‘보류’나 ‘반려’로 상향조정 되거나 권고안이 뒤집히는 일이 다반사이다. ICOMOS 세계유산패널 심사에서 전문가들의 장고와 토론을 거쳐 내려진 권고안이 단 몇 분의 외교적 수사로 무시되고 뒤집히는 것을 보면 세계유산 제도에 대한 신뢰감마저 흔드는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또 다른 문제는 세계유산의 해석에 있어서 일부 역사를 왜곡하거나 고의로 무시하는 일이다. 세계유산은 인류의 문화유산을 지속 가능하게 보존하며 현재의 가치를 미래 세대에게 올바르게 전승하는 것이므로, 유산의 가치에 내재한 전체 역사를 올바르게 반영하는 것은 더없이 중요하다. 일본은 자국의 메이지 산업유산을 등재하면서 한국인이 강제동원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의 강력한 항의와 국제사회의 동조 때문에, 2015년 독일 본에서 일본의 메이지 산업유산에서 일어난 조선인의 강제노동을 인정하고 유산 해석에 반영한 이행보고서 제출을 세계인 앞에 약속하였지만, 아직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일본의 메이지 산업유산/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왜 일본은 강제동원 유산이나 남경대학살, 731부대 등 제2차 대전에서 일본이 저질렀던 잔혹한 역사적 사실을 숨기기에만 급급할까? 해외에서 만난 어떤 일본 학자가 일본이 원폭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말하는 것을 보았다.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라는 것이다. 너무 황당해서 그에게 원폭 투하는 오키나와 공방전에서 양측의 피해가 수만 명에 이르자 인명의 희생을 줄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던 경험이 있다. 만일 일본이 미래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일본의 유산을 물려주고 싶다면, 역사의 명암을 함께 돌아보고 미래 세대에서 제대로 가르칠 수 있어야지 비로소 역사의 진실을 알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을 것이다. 유산의 해석을 둘러싼 국제 간의 갈등이 꼭 한·일간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식민주의 유산에 대하여 과거 식민지배를 당했던 국가와 식민지를 경영하였던 국가 사이에 극명하게 해석이 갈리는 일을 종종 보게 된다. 식민 지배자의 시각에서는 철도의 도입이 근대화의 도입이라는 가치를 부여할 수 있지만, 식민지배를 받은 자에게는 자원의 수탈이자 착취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또한, 전쟁 유산 등도 유산 해석을 둘러싼 갈등에 휩싸이게 마련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치열한 전장이었던 벨기에 솜강 전투지구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세계유산위원회는 해석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전쟁유산은 될 수 있는 대로 등재하지 않기로 결정 한 바있다. 이와 함께 유산 해석을 둘러싼 갈등 소지가 있는 경우에는 잠정목록 등재신청 이전에 이해당사자 간에 이견이 없도록 조정과 합의를 권고하고 있다. 이해당사자에 따라 유산 해석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갈등유산(conflict heritage)에 대하여 세계유산 전문가 사이에 국제적인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호주 이코모스에서 만든 버라헌장(Burra Charter)이라고 할 수 있다. 버라헌장에서는 유산뿐 아니라 유산이 있는 장소(place)의 문화적 중요성(cultural significance)을 유지하고 유산에 관계된 모든 역사를 유산 가치에 포함하여 해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세계유산은 단순한 유산이 아니라 각 국가의 문화 외교가 벌어지는 대상이면서 국제적 위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전문성을 갖추면서도 자국만의 이익보다는 이해관계를 떠나 타인을 배려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는 문화 역량과 신뢰성을 갖춘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존경을 받기 마련이다. 독일 본에서 열린 세계 유산위원회/출처 유네스코 세계에서 다른 나라의 지원과 도움을 받던 나라가 오히려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공여국이 된 사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한국이 세계의 어려운 국가 에게 물질적인 지원뿐 아니라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존경받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문화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존경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 나아가 한국의 세계유산에 대하여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세계인으로 우뚝 설 수 있어야 한다. 타국의 문화유산을 비하하는 발언이나 남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만의 시각을 강요하는 것은 결코 성숙하지 못한 어리석음의 결과이다.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가짐과 올바른 역사 인식은 우리 젊은이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교양이면서도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아시아의 세계유산 해석을 둘러싼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는 바탕이 됨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최재헌 교수(지리학과·대학원 세계유산학과)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학술]최재헌 교수의 세계유산이야기 - ⑤ 한국인의 정신문화와 세계유산 최재헌 교수(지리학과·대학원 세계유산학과) 한국의 세계유산에는 유형유산의 가치뿐만 아니라 이 땅에 살아 온 우리 조상들의 정신적 토양이 무형의 가치로 남아있다. 오천년을 자랑하는 우리의 역사보다 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중국에서조차 300년 이상을 넘긴 왕조는 거의 없다. 삼국지로 유명한 위ㆍ촉ㆍ오 세 나라도 길어보았자 40년을 넘기지 못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떤가 왕조의 기본이 500년 이상이다. 신라는 천년왕국이었고, 백제와 고구려도 700년 왕조였다. 고려와 조선은 모두 500년 이상을 이어왔던 왕조였다. 이것은 축적된 문화코드를 대를 이어 전승하고, 혁명적 파국보다는 지혜로움으로 갈등과 의견을 조정하였으며, 남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한 뛰어난 정신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12개 문화유산의 면면을 살펴보자. 청동기시대 고인돌은 죽은 자와 산자의 공간을 구분하고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자 무덤이었다. 현실적 어려움을 경외감으로 초월하며 죽음에 대한 신적인 권위를 지배층의 권위로 환원하여 제정일치 사회를 유지한 비밀이 고인돌에 깃들어 있다. 불교유산은 어떤가? 해인사 장경판전, 석굴암과 불국사, 경주 역사지구, 백제역사지구의 미륵사와 정림사지, 남한산성의 승영사찰, 산사는 모두 불교사상을 기반으로 삶과 죽음을 하나로 꿰어 불국토를 만들고자 하는 불국토사상을 바탕에 두고 있다. 그뿐이랴 국난 극복을 위해 불살생의 계율보다도 나라 지키는 일을 더 먼저 생각 했던 호국 정신까지 엿볼 수 있다. 연천양원리고인돌/출처 문화재청 한국의 전통마을인 양동과 하회마을, 창덕궁과 조선왕릉 등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대립과 종속이 아닌 균형과 조화로움에서 찾았던 풍수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유산이다. 그뿐 아니라 지행합일과 조상 숭배, 충효정신을 바탕으로 한 성리학은 조선왕조 500년의 정신적 비밀이 되었다. 나라가 외세의 침략에 신음할 때 억압받던 피지배층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일어난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할지 모른다. 자신을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에 대한 원망보다는 오히려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의병항쟁을 일으킨 배경에는 혈연으로 뭉쳤던 씨족마을과 함께 그 마을을 지켜왔던 어른들의 선비 정신이 있었다. 지배층의 무덤인 조선 왕릉에도 백성을 하늘로 여겼던 왕조의 애민정신이 녹아있다. 무덤의 부장품을 소략하게 하고 크지 않은 소박한 왕릉 형식을 보이는 것은 어려운 백성의 살림살이를 배려하는 마음가짐의 발로였다. 또한 도성에서 100 리 안에 왕릉을 만든 이유는 자주 부모의 묘소를 찾아 참배해야 한다는 충효사상을 왕이 먼저 실천하기 위함이었다. 조선왕조가 세계에서도 드물게 518년을 유지하였던 비밀은 창덕궁과 종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창덕궁 주합루와 어수문에는 임금과 백성과의 관계를 물과 고기에 비유하였던 왕조의 철학이 녹아있고, 종묘에서는 조상에 대한 경모사상을 발견할 수 있다. 종묘제례는 사람을 공경하고 하늘을 두려워하는 경천애민의 전통이 오늘까지 살아있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성종대왕릉/출처 문화재청 과연 후일 우리 후손들은 우리 시대의 어떤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할까 또한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세계유산과 정신문화는 어떤 것일까? 그것은 물질문화를 우선시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산은 분명 아닐 것이다. 인류애를 바탕으로 평화를 사랑하고, 도덕과 윤리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여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는 한국인의 정신문화가 세계유산의 무형적 가치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정신문화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대 이 땅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사명이 되어야 함도 분명한 일일 것이다. 최재헌 교수(지리학과·대학원 세계유산학과)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목+내용 댓글 닉네임 쓰기 Prev 1 2 3 4 5 6 7 8 9 10 83 Next / 83 GO / 83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