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 미디어 교내 건대신문,학원방송국,영자신문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본 게시판에 올라오는 모든 게시글에 대해 무단 복제 및 전제를 금합니다. 전체 건대신문 672 KU ABS 55 KU 영자신문 10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건대신문 위로의 소리,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 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17만 명의 고려인들은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등지로 강제 이주된다.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시작이었다. 오랫동안 고려인들의 이산 흔적을 쫓았던 김소영 감독이 담은 고려인들의 모습은 지금껏 우리가 잊고 지냈던 우리들의 아픈 역사였다. 고려인의 삶 이 다큐멘터리는 연해주에 있던 고려극장의 배우들이 이산 이후 카자흐스탄에 세웠던 고려극장과 그곳의 예술가들의 이야기다. 예술가의 삶을 통해서 ‘고려인’의 삶의 발자취를 쫓는다. ‘고려인’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겐 낯설지도 모른다.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러시아를 비롯한 옛 소련 국가에 거주하면서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한민족 동포’라고 한다. 낯설게 느꼈던 ‘고려인’을 다룬 이 영화에는 낯설지 않은 ‘우리’의 과거가 담겨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고려인 강제 이주가 시작된 이후 80주년 만에 세상에 소개되었다. 현재 ‘재외동포법’상으로 고려인 부모와 조부모까지만 동포로 인정이 되고 자녀 세대인 4세대들은 ‘외국인’으로 분류되어 만 18세가 되면 강제출국을 해야 한다. 소련 붕괴 이후 한국을 찾은 고려인 동포는 현재 4만 명에 이르지만 수 많은 고려인들이 불법체류자의 신분일 수밖에 없다. 합법적 체류 자격 획들을 위한 ‘고려인 특별법’을 개정 추진 중이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고려극장의 디바 이함덕과 방 타라마 고려극장은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 기관 중 하나로, 세계 유일의 고려인 민족 극장이다. 1932년 창립된 이후 200편이 넘는 연극과 음악을 공연해 왔으며 처음 연해주에서 창단했으나 1937년 강제 이주 이후 현재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 자리 잡고 있다. 고려극장에는 이주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이주의 아픔과 고난을 견뎌내야 했으며,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넨 곳이 바로 고려극장이었다. 고려극장이 배출한 고려극장의 창단 멤버이자 초대 ‘춘향’역을 맡았던 전설의 이함덕과, 그녀의 제자이자 아직 살아있는 고려극장의 대표 디바 방 타마라를 통해 영화는 고려인들의 발자취를 쫓는다. 상실의 시대, 위로의 소리 삶의 터전을 잃고 가족들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아픔을 지닌 고려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시베리아 벌판으로 고려인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공연을 했던 두 여성이 있었다. 그들이 찾아오는 날은 아주 큰 명절과도 같았다는 사람들의 회상을 보더라도 절망적인 삶을 살았던 고려인들에게 그녀들은 얼마나 큰 기쁨이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으로는 처음으로 인민배우로 인정받은 이함덕과 그다음 세대라 할 수 있는 1970, 80년대 고려 극장의 디바인 방타마라의 존재는 단순한 예술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음악을 통해서 많은 고려인들의 삶을 위로했으며 역사와 아픔을 품은 존재였던 것이다. 고려인들의 삶을 위로했던 음악들은 영화의 곳곳에 등장한다. 이함덕으로부터 시작했던 노래는 방타라마, 방타라마의 딸, 단원들 등으로 시대를 흐르며 이어진다. 과거의 고려인들을 위로했던 노래는, 지금의 우리들을 포용한다. 노래와 인터뷰, 과거의 영상들 등이 어우러진 편집은, 영화의 이미지를 통해 또 다른 리듬을 자아내며, 그 리듬은 우리를 역사 앞에 마주 서게 만든다. 더구나 멈춘 시간을 부동의 카메라로 담아내는 이미지, 트래킹 쇼트로 정신없이 훑는 이미지 등 중간중간 등장하는 감독 특유의 실험 이미지들은 멈춤과 움직임을 자아내 더욱 역동적인 리듬을 생산하고, 그렇게 생산된 이미지들은 역사의 편린을 더욱 강하게 응시하게 만드는 힘을 만들어 낸다. 강한 리듬과 소리를 통해 관객들을 역사의 문 앞에 세워놓고 과거를 향유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과거의 음악들로 현재의 우리는 또 다시 위로받게 된다. 다큐멘터리의 힘 다큐멘터리는 실제 현실을 다룬다. 물론 현실이라는 것은 어떠한 주관과 시선으로 바라보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리어슨의 ‘다큐멘터리는 실재를 창조적으로 다루는 작업’이라는 정의는 다큐멘터리의 딜레마를 잘 표현하였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실제 현실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는 그 역사의 증거가 되기도 한다. 나치 체제를 옹호하는 선전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레니 리펜슈탈(LeniRiefenstahl)의 작품조차도 그 시대를 카메라로 담아내어 역사의 중요한 증거가 된다.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에서도 과거 방 타마라의 자료화면은 중요한 역사의 증거다. 본인조차도 잊고 있었던 과거의 모습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어루만졌던 소리를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생생히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시간을 넘나드는 경험일 것이다. 저마다 다른 감동으로 그 시간과 조우할 것이며, 어떠한 역사를 살아 내었느냐에 따라 각자 다른 위로가 건네질 것이다. 그럼에도 과거와 만나는 순간만큼은 모두가 경이롭게 마주하고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는 지금 우리의 현실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바라봄으로써 지금 우리가 무지하거나 무관심한 일들에 대해 보다 밀접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한다. 영화를 통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들과 해결해야 하는 현재를 통찰하는 계기와 시선을 제공한다. 고려인들의 현재를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를 통해 밀접하게 이해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통찰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말이다. 다큐멘터리가 주는 힘으로 우리는 더욱 현실과 밀접해 진 것이다. 젠더, 공간, 민족을 끌어안는 ‘트랜스’(trans)를 중시하는 감독답게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는 이미지와 소리로 과거와 현재, 즉 고려인들의 삶과 지금 우리의 삶을 공유하게 만들었으며, 지금의 우리가 과거와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과거 그들의 정착을 기념한 기념비를 비추던 불빛처럼 희미하게나마 밝게 빛을 내며 지금 우리에게 그들의 삶과 존재를 증명하며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예술디자인대학 영화ㆍ애니메이션학과 홍유진 교수 ujin@kucine.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우리대학, 대단과제 체제로 학사 구조개편 결정 -내년부터 단과대학 2개와 학과 4개 축소, 구성원간 소통부족으로 내홍 겪기도 … 지난 4월 25일, 교무처는 규정개정심의위원회를 통해 학생들의 학점 인정 확대 및 진로 연계성 실현을 목표로 한 2018학년도 학사구조개편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학사 구조개편의 주요내용은△정치대학과 상경대학의 통합 △지리학과의 문과대학으로의 이전 △글로벌융합대학의 해체 △공과대학 학과의 통폐합 등이다. (<표>참조) 이번 학사 구조개편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지난 2일 최종 승인돼 18학년도 신입생모집부터 적용된다. 학사 구조개편 내용 인문사회과학 계열에서는 정치대학과 상경대학, 그리고 글로벌융합대학의 융합인재학부 공공인재전공과 글로벌비즈니스학부가 사회과학대학으로 통합된다. 또 이과대학의 지리학과가 문과대학으로 이전한다. 이공계열에서는 공과대학의 경우 인프라시스템공학과, 사회환경플랜트공학과, 환경공학과가 사회환경공학부로 통합되며 공과대의 전기공학과와 전자공학과가 전자공학부로 통합된다. 또 화학공학과와 융합신소재공학과, 유기나노시스템공학과가 화학공학부로 통합된다. 또 산업경영학부를 신설하고 그 아래에 K뷰티산업융합학과를 신설했다. 글융대의 경우, 신산업융합학과를 공과대의 산업경영학부로 이전하고 융합인재학부 과학인재전공을 공과대학의 기술융합공학과로 이전했다. 정보통신대학의 경우, 소프트웨어융합학부가 공과대학으로 흡수된다. 우리대학 교무팀은 이번 학사 구조개편에 대해 단과대 통합으로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과목의 수가 늘어나 수요에 부합한 수강이 가능한 점, 공과대학의 경우는 성격이 비슷한 학과들을 통합하고 고학년이 됐을 때 여러 트랙에서 세부적인 전공을 선택해 융합적, 심층적 전공 연구가 가능해진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학과 구성원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본부 주도적 학사 구조개편… 하지만 이번 학사 구조개편은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문제에서 비판이 제기되었다. 지난 3월 3일, 대학본부는 교수 및 학생들과 충분한 논의 없이 학사 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 교무처는 “학사 구조개편 논의 과정에 학생들이 참여했다면 결국 의견이 합일되지 못해 혼란만 가중됐을 것이다”며 논의과정에서 학생들을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학과별로 간담회 등을 열었지만 본부 측의 강압적인 면이 컸다는 것이 학과의 주장이다. 특히 지리학과의 경우, 문과대 이전에 대한 투표에서 본부 측의 압박이 있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첫 번째 투표결과가 ‘이전 반대’로 나타났지만, 이후 본부에서 문과대학으로 이전하지 않으면 단계적인 학과 인원 감축을 통한 폐과가능성을 통보하자 최종투표에서 ‘이전찬성’으로 나타난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지리학과 학우에 따르면 “이러한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투표는 애초에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글로벌융합대학의 학생과 교수들은 애초 융합을 선도하기 위해 신설되었던 글로벌융합대학이 ‘융합’이라는 명목으로 해체되는 것에 모순을 느끼고 있다. 이에 본부는 “글로벌융합대학은 그동안 높은 휴학율과 전과율을 보였기에 이질적인 두 전공이 한 학부에 같이 있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홍성준(상경대·경제1) 학우는 “본부는 단과대 통폐합 과정에서 납득할 수 없는 통폐합 이유뿐만 아니라 해당 단과대 학생 및 교수와의 소통을 소홀히 했다”고 전했다. 박진수 (글융대·융인4) 학우는 “다가오는 인구 급감에 대한 학교의 대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정이 너무 일방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이번 학사구조개편이 시간적 여유 없이 본부 주도로 결정되었지만,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학사 구조개편의 필요성은 부정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문두경 공과대학 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것을 망라해 통합하는 시스템이 사용된다”며 “따라서 비슷한 성격의 학과들을 학과 군으로 통폐합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다”라고 밝혔다. 최의종 chldmlwhd73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화석편(2/4) 사진 이용우 기자 이번 학기 동안 연재될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는 학우들이 대체 “어떤 생각으로” 대학에 다니는지 알고자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대학생들의 삶을 그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당신은 왜 대학에 왔는가? 학교를 13년째 다니는 수의대 ‘화석’ 학우를 만나다 김무석(수의대‧수의4) 학우는 2004년, 21살에 입학해 현재 13년째 대학을 다니고 있다. 왜 이렇게 학교를 오래 다니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빨리 졸업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동물이 좋아서 수의대에 왔었지만 졸업하고도 수의사로 살아갈 계획은 없어요. 전과를 할까 고민해본 적은 있지만, 어느 학과를 가든 대학에서 원하는 공부를 충분히 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는 지금 복학해서 수의대 본과 4학년이지만 추가로 휴학을 할 계획이 있다고 한다. 그는 대학생 시절은 다양한 사회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그는 입학 후 수의대 학생회, ‘다함께’라는 사회단체, 동아리연합회 회장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최근 그는 건국대 시국회의의 대표로 활동하며 ‘박근혜 퇴진 운동과 적폐청산-무엇을 바꿀 것인가?’라는 시리즈 강연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입학하기 전까지 사회 문제에 대해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으며, 심지어 사회가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했던 그였다. 하지만 대학교 입학 후 우연히 참여했던,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반전 시위는 그로 하여금 사회 운동에 관심을 갖게 했다. “최근 몇 년 전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로 충격을 많이 받았잖아요. 저는 먼 나라의 이야기인 이라크 전쟁이 그렇게 느껴졌었어요.” 사회의 우선순위를 거슬러 살고 싶어 졸업을 하고 취업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일련의 일들은 많은 사람들의 목표다. 하지만 그는 대학에 다니면서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고 말한다. 그는 2013년에 병역거부를 하고 1년 2개월 간 감옥에서 살았다. “꼭 병역거부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없었어요. 군대를 다녀오고, 학교를 졸업한 뒤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결론은 전 회사에 취업을 하는 것보다 사회 활동을 하면서 계속 살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감옥 안에서는 공부를 할 시간이 더 많을 것 같았죠.” 그는 진지한 표정과 맑은 눈망울을 띄고 말했다. 감옥에서의 이야기를 묻자 그는 인천 구치소에 있을 당시 다른 옥수들은 양심수인 그의 존재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옥수들이 <한겨레 신문>을 구독해 읽거나, 쌍용자동차 노동자 파업과 같은 문제에 관심이 많은 그에게 ‘집회 참석할 때 보상을 받았냐’며 구박하기도 했다. “남부 교도소에선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과 함께 출역을 했어요. 그 사람들은 저에게 하나님 이야기를 하고, 저는 그 사람들에게 노동자 이야길 하면서 함께 사이좋게 지냈죠.” 그는 사회의 우선순위를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이라크 전쟁이나 세월호 참사 등의 인재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생명보다 이윤을 제일 중시했기 때문에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는 권력자들의 이익이 우선시되는 사회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삶의 목표다. 그는 자신이 발 딛고 있는 사회를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스스로를 무기력하다고 느끼지 않아서 좋다고 말한다. 또한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자신이 하는 일이 이 분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달을 때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고 생각해요.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사는 게 사는 것이에요. 우리는 적자생존인 동물의 세계완 다르게 차별이나 억압에 반대해야 해요.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건대신문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 - 유학생편(3/4) 이번 학기 동안 연재될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는 학우들이 대체 “어떤 생각으로” 대학에 다니는지 알고자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대학생들의 삶을 그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당신은 왜 대학에 왔는가? 샤이니를 사랑하는 문화콘텐츠학과 유학생 조안나를 만나다 조안나(문과대·문콘2) 학우는 실업계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싱가포르의 기술학교(ITE)에서 음악과 오디오 테크놀로지를 공부했다. 그 당시 친구가 소개시켜준 ‘샤이니’란 한국의 아이돌 그룹은 그로 하여금 한국에 관심을 갖게 했다. “싱가포르의 연예계는 무척이나 작고, 훌륭하거나 유명한 가수도 별로 없어요. 샤이니 음악을 들으며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한국의 음악 콘텐츠 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조안나는 한국으로 대학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한국행을 반대했다. 왜 미국, 영국, 호주와 같은 영어권 국가도 아닌 한국으로 유학을 가냐는 것이었다. 싱가포르에서만 대학을 가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위를 딸 수 있는데 한국의 대학교를 졸업을 하면 국제적으로 활동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들었다. 하지만 조안나는 가족을 설득해 이 낯선 나라로 건너왔다. 어학당에 다니며 한국어를 익히고 작년, 외국인 전형으로 우리대학에 입학했다. “저는 다른 나라가 아닌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었어요. 가족과 친구들이 많이 반대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곳에서 더 열심히 해서 잘 되고 싶어요.” 조안나의 말 못할 대학생활의 고충 조안나의 정체성은 복잡한 편이다. 그는 어렸을 때 말레이시아에서 살기도 했으며 말레이시아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그는 한국인들이 자신을 ‘중국사람’으로 오해하는 것을 싫어한다. 싱가포르는 70%의 중국계, 13%의 말레이계, 9%의 타밀족 인도계 등으로 이뤄져있다. 그는 중국계 싱가포르인이지 중국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에 온지 2년도 되지 않은 그는 한국어로 듣는 수업이 벅찰 때가 많다. 한국 대학생처럼 레포트를 잘 쓰고 싶지만 초등학생이 쓴 것 같은 자신의 한국어 과제를 볼 때마다 자괴감이 든다. 시험 기간에는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에 특히나 더 괴롭다. 하지만 그에게 무엇보다도 제일 힘든 시간은 수업 시간 팀을 짤 때다. “혹시 팀짜는데 같이 하실래요?”하며 한국학생들이 다가와 줬을 땐 정말 고마웠던 조안나다. 그는 대학생활 중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혼자서 하려한다. “한국 교수님들이 보통 무표정이고 친절하지 않아서 놀랐어요. 어떻게 교수님과 소통할 수 있으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외국인의 특혜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많은 것을 얻을 수 없어도 경험만은 남는다 조안나는 그림, 공연, 전시회, 사진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해도 사진을 찍으러 다닐 시간이 없어서 아쉽다고 말한다. “대학에서 들은 수업 중엔 이집트 문명에 대해 배운 수업이 제일 흥미로웠어요. 교수님이 그렇게 재미있으신 분은 아니었지만 그냥 혼자 공부하고 문헌을 보면서 즐거웠어요. 어렸을 때부터 고대 이집트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만약 한국에 관심이 없었다면 고고학을 전공했을지도 몰라요.”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안나는 “더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대답한다. 조안나와 연휴에 인터뷰를 했는데 그는 오랜만에 여유 있는 시간이 생기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안나는 평소에 시간이 부족해서 밥도 제 시간에 먹기 힘들기 때문이다. 평소 수업이 끝나면 바로 알바를 가야하는 그는 대부분의 끼니를 학생식당에서 때우곤 한다. 그는 한국 음식 중에 제육덮밥을 제일 좋아하는데, 학생식당에서 제육덮밥을 3,500원에 팔아서 너무 좋다고 말한다. 그는 ‘KStarLive’라는 사이트에 한류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번역하는 일을 한다. 알바를 마치고 자취방으로 돌아가면 금방 배가 고파져 또 다시 늦은 저녁을 먹는다. 한국에선 자신만의 공간에 혼자 있을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어렸을 때 말레이시아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조안나는 할머니 음식이 자주 생각이 난다. “전 겁이 많아요. 사람들 눈치도 많이 봐요. 이곳에 올까말까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그럴 땐 사람들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야하는 거예요. 내 인생에 대해 왜 남의 눈치를 봐야 해요. 한국에서 만약 취직할 수 없으면 대체 언제까지 시도해야 하나 걱정이 되는데, 그래도 괜찮아요. 이곳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해도, 경험만은 남으니까요.”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 - 대2병 환자편(4/4) 이번 학기 동안 연재될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는 학우들이 대체 “어떤 생각으로” 대학에 다니는지 알고자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대학생들의 삶을 그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당신은 왜 대학에 왔는가? ‘대2병’에 걸린 철학과 학우를 만나다 캠퍼스에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환자들의 병명은 대학교 2학년만 되면 찾아온다는 이른바 ‘대2병'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나는 누구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방황하며 무기력함과 우울함을 느낀다. 몇몇은 ‘대2병’을 앓은 후 전과나 휴학을 하거나 대학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기도 한다. 따뜻한 5월의 어느날 <건대신문>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한 휴학생을 만났다. 심재호(문과대·철학2휴) 학우는 “글을 쓸 생각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도 나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소설의 도입부를 썼다 지웠다 할뿐 글에 별 진전이 없는 요즘이다. 그의 일상은 종일 누워 있다가 심심해지면 밖에 나가서 길거리 포교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식으로 몹시 권태롭다. 그는 사람이 숨만 붙이고 사는 데엔 그다지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 중이다. 하지만 ‘숨만 붙이면서 사는 것이 과연 사는 것일까’하며 그는 자조적으로 이야기한다. “휴학을 하고 나니까 제가 생각보다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이것저것 불만을 많이 갖고 있지만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욕만 하면서 다를 바 없이 흘러가고 있죠. 제 삶만 변하고 있어요. 점점 더 소외되는 방향으로.” “우리는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 대학에 왔다” 그는 “원래 대학에 올 생각이 없었다”고 말한다. 학창시절 그는 사춘기와 겹치면서 처음 학교의 교육 체제를 비딱하게 보는 시선을 갖게 됐다. 그는 수업시간에 다른 책을 읽는다는 이유로 자신을 혼내는 교사와 말싸움을 한 후 학교에서 요주의 인물처럼 다뤄지기도 했다. 또 그는 혼자 한미FTA 반대 집회에 나갔다 받은 피켓을 친구들에게 보여준 일이 선생님 귀에 들려가 어머니가 학교에 불려간 적도 있었다. “당시에는 그런 식으로 반항심을 갖고 했던 것들이 제가 남들보다 문제의식이 있어서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서 사람들을 설득하면 무언가 바뀔 수 있을 거라고 믿었죠. 그때가 제가 스스로 책을 찾아보고 글을 쓰며 제일 열심히 공부했던 때였어요.” 그가 철학을 전공하게 되는데 영향은 끼친 사람도 다름 아닌, 저자와 독자로서 만난 ‘이한 변호사’다. 그는 이한 변호사를 “급진적인 소리를 논리적으로 잘 하는 사람”이라 평한다. 학력 폐지 제도나 기본소득 제도와 같은 과감한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이 변호사의 글을 읽으며 그는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공부하려고 대학에 가겠다는 것은 일종의 자기합리화였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갓 성인이 될 사람이 대학 말고 갈 수 있는 곳이 있냐는 얘기다. “졸업장의 가치는 시민권과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졸업장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데 최저 기준처럼 이야기돼요. 대학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을 때 잃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다녀야만 하는 곳인 거예요.” 작가로서 사랑받으며 살고 싶어 살면서 생생히 기억에 남으며 스스로 살아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는 학창시절 학급 홈페이지에 재미로 소설을 연재한 적이 있었다. 그의 소설은 반 친구들이 돌려볼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학년이 끝날 즘엔 그의 소설을 각색한 대본으로 연극무대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사소하지만 그가 스스로 살아있다고 느끼게 만들었던 순간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던 그는 글을 쓰면서 살기로 결심했다. ‘거의 하루 하나 꼴로 글을 써대던 예전의 기억을 수치스러워하면서도 그리워하는’, 내적갈등을 되풀이해대고 나서야 얻어낸 그의 결론인 것이다. 읽는 것은 그리 즐기지 않으며 자신이 글 자체를 썩 좋아하는 편인지도 분명치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인지 글쓰는 일만은 무척이나 즐겁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 소설계 시장이 양분돼있다”고 주장한다. 순수문학 쪽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이야기를 하며 문단이란 이름으로 벽에 갖혀 있는 반면, 웹소설은 잘 팔리긴 하지만 끊임없이 자기복제를 하는 식으로 양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간 단계의 문학이 필요하며 ‘정유정 작가’와 같이 그러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 한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랑받으며 살고 싶다”고 답했다. 자발적으로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서 살아가는 요즘, 그가 제일 무서운 것은 앞으로 계속 방구석에 박혀서 은둔자처럼 살게 될까 하는 걱정이라고 말한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휴학 중이지만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회 시스템의 문제도 있지만 제 개인적인 인간성이나 삶의 태도 때문에 생기는 문제 같기도 해요.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적 불이익을 잔뜩 떠 앉고 살아야 하는 세상은 불공정한 것 같아요.”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우리 동네 서점엔 00가 있다 00가 있는 서점 6 요즘 우리는 쏟아지는 책들 앞에서 ‘독자’라는 이름표보다 ‘소비자’라는 명칭이 어울릴 때가 더 많다.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에는 각종 광고가 즐비하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구조 아래에서 리뷰나 추천사의 탈을 쓴 광고의 영향에서 자유로워지기란 힘든 일이다. 결국 남의 추천, 특히 대형출판사들의 입맛에 따라서 책을 고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작은 서점에서는 각자의 취향껏 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물론 그곳에서도 서점 주인의 의견이 아예 배제될 수는 없겠지만, 대형 서점에 비한다면 보다 자신의 의사대로 책을 선택하고, 펼쳐보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이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시간을 내서 방문해보고 싶은 특색 있는 서점들이 많아졌다. 개중에도 워낙 매력적인 까닭에,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 퍼지고 있는 서점들을 몇 군데 소개한다. 1. 시인이 있는 서점, 위트 앤 시니컬. 사진 김현명 기자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맞은편, 오로지 시집만을 파는 서점이 있다. 바로 유희경 시인이 운영하는 ‘위트 앤 시니컬’이다. “위트 있는 시”라는 유희경 시인의 말을 하재연 시인이 “위트 앤 시니컬”로 잘못 알아 들은 일화를 계기로 지어진 서점 이름이다. 시집들만이 가득 꽂혀 있는 책장에는 시인들이 직접 추천한 시집을 적어놓은 포스트잇이 바람에 나풀거린다. 뿐만 아니라 서점 주인 역시 시인이니, 바로 추천 받아볼 수도 있다. 서점의 한편에는 햇빛이 잘 들어오는 곳에 ‘시인의 책상’이 있다. 누구나 이곳에 앉아 책상에 놓인 이달의 시집을 필사해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요즘 시대에 시를 필사하는 일도 드물지만, 모르는 사람들과의 릴레이 필사를 하게 되는 일은 더욱이나 흔치 않다. ‘시집 순서에 맞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차근차근 가만가만 연인과 밀어를 나누듯, 함께 마련되어 있는 노트에 옮겨 적으면 된다’는 설명까지도 퍽 시적이다. 시 말미에는 시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적어주면 좋다는 당부가 함께 따른다. 그 까닭은 완성된 필사노트가 시인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또 매주 목요일 저녁에는 시 낭독회가 열려 작가가 읽어주는 시를 들어볼 수 있다. 시를 읽는 시간과 시를 사랑하는 장소를 느껴보고 싶다면, 시가 낯선 사람일지라도 방문해보면 좋을 공간이다. 2. 모임이 있는 서점, 이후북스. 사진 김현명 기자 한적한 골목길, 비록 간판은 없지만 ‘책방오픈’이라는 귀여운 입간판이 반가이 맞이하고 있는 서점이 있다. 작은 출판사의 큰 책, 그리고 커피를 파는 서점 ‘이후북스’다. 이곳에는 대형출판사 책보다, 독립출판물이나 중소형 출판사들의 책이 많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책을 읽은 이전과 이후가 달라질 수 있는 책들을 선정해 입점한다. 그래서 서점 이름이 ‘이후북스’다.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책을 읽고 있는 서점 주인을 만날 수 있었다. 책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서점 주인이 운영하는 만큼 이곳에서는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공연, 전시, 워크숍, 모임 등이 진행되고 있다. 혼자서 글쓰기가 버거운 사람, 글쓰기 멘토가 필요한 사람, 자신의 글을 책으로 내고 싶은 사람을 상대로 ‘독립출판 글쓰기’ 워크숍도 열고 있다. 매주 목요일 독서모임 ‘누구라독’에서는 각자가 좋아하는 시를 한 편씩 외워와 낭송하는 시간을 가진다. 암기는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고, 낭송은 뱃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서점 주인의 말이 어쩐지 설득력 있게 들린다. 3. 처방이 있는 서점, 사적인 서점. 사진 김현명 기자 옷 가게에 가면 점원이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주듯이, 서점에 갔을 때 나와 어울리는 책을 추천해주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평상시 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일지라도, 한 번 펼쳐서 읽어보기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일렁이지 않을까? 게다가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관심과 취향에 맞는 책을 일주일동안 고심해 성심성의껏 골라준다면, 그 살랑이던 마음이 증폭될 것이다. 홍대 인근에 위치한 한 사람을 위한 큐레이션 서점, ‘사적인 서점’이 바로 그런 곳이다. 4층에 자리 잡고 있어, 밖에서는 이곳이 서점인지도 알아차리기 힘든 이곳에선 일명 ‘책처방 프로그램’이 메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책처방 프로그램’이란 일대일 상담 후 독자 맞춤형 책을 골라 배송해주는 것이다. 상담에는 약 한 시간이 소요되며, 상담 중에는 예약 손님 이외에 다른 손님은 받지 않는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사전 예약 없이 방문이 가능한 날은 일주일 중 토요일뿐이다. 이 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날로, 자유롭게 서점에 방문해 책과 잡화를 구매할 수 있다. “빠듯한 일상에 쉼표 같은 시간이 필요하다면, 마음을 털어놓을 적당한 타인이 필요하다면, 책으로 일상을 풍요롭게 꾸려나가고 싶다면 ‘책처방 프로그램’을 이용해달라”는 설명이 와닿는다면, ‘처방약’ 대신 ‘처방책’을 받아보러 걸음해보자. 4. 주인이 없는 서점, 열정에 기름 붓기. 사진 김현명 기자 다른 서점들은 모두 ◯◯가 있는 서점이지만, 이곳만큼은 존재보다는 부재가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 무인서점 ‘열정에 기름 붓기’다. 어느 시간에 가더라도 서점에 주인은 없고, 방명록과 책 몇 권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게다가 서점이긴 하지만 책이 다양하게 많지는 않다. 이곳 ‘열정에 기름 붓기’에서는 매달 선정된 ‘이 달의 도서’ 세 권의 도서만을 판매한다. 6월의 도서 세 권은 <지적 자본론>,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주인은 부재하더라도, 각 책의 가격은 기재해두었다. 책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구매한 만큼의 금액을 돈통에 넣은 후, 파일철에 구매 내용을 적으면 된다. 거스름돈은 돈통 옆에 있는 거스름통에서 알아서 빼가면 된다. 아쉽게도 카드 결제는 안 되지만, 연락처를 적어두고 가면 현금영수증 발행까지 가능하다. 이곳을 주인이 ‘없는’ 서점으로 소개했지만, ‘누구나 주인이 되는 곳’이라는 글귀가 벽에 붙여져 있다. 이어서 “이곳은 주인 없이 무인으로 운영됩니다. 지금 당신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이곳의 주인은 당신입니다. 책을 읽으셔도 좋고 가만히 앉아 쉬셔도 좋습니다. 편히 쉬다 가세요. … 어느 날, 만나볼 수 있겠죠. 이 공간이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오세요.”라며 “주인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안내한다. 그리고 서점 곳곳에는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주인들이 남겨둔 포스트잇, 사진들로 가득하다. 5. 전시가 있는 서점, 땡스북스. 사진 김현명 기자 ‘땡스북스’는 홍대 앞이라는 특성을 고려해서 선별한 각 분야 주목할 만한 책들과 엄선된 책들을 두루 갖춘 친근한 동네서점이다. 특히 예술이나 디자인 관련 서적이 많은 편이다. 홍대 앞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며 동네 사람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11년 3월 25일에 오픈해, 어언 7년차 동네서점인지라 ‘땡스 스테디셀러’도 꼽을 수 있게 되었다. 대형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를 분야별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동네 서점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게다가 ‘땡스북스’를 찾는 독자들의 취향과 애정으로 만들어진 ‘땡스북스’만의 스테디셀러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다. 이곳만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이라 하면 서점 2층을 갤러리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땡스북스’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기획전시를 통해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 4월 12일부터 진행됐던 S-P-BOOKS 전시에서는 한 출판사와 함께 사진작가 3인의 작품을 필두로 인물 사진을 전시했다. 그리고 사진집 발행 기념으로 제작된 노트, 엽서세트 등을 판매 및 증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곳 ‘땡스북스’에서는 전시회 형태로써 보다 다양한 책들에 관한 정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6. 그림이 있는 서점, 베로니카 이펙트. 사진 김현명 기자 통유리 너머로 유난히 형형색색 다양한 책 표지들이 지나가던 사람의 시선을 모으는 서점이 있다. 바로 그림책 전문 서점 ‘베로니카 이펙트’다. 서점 이름인 ‘베로니카 이펙트’는 작은 일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큰일을 이룬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왼편으로는 해외 그림책들이, 오른편으로는 국내 그림책들과 독립출판물들이 질서정연하게 놓여 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한적한 주택가 사이에 위치해있지만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그림책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서점 주인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과 그래픽노블을 엄선해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그림책 추천을 원한다면, 책에 대한 막힘없고 상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작가 관련 정보까지 줄줄이 알려준다. 서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림책이 낯설었던 사람도 홀린 듯 반해버릴 수 있다. 김현명 기자 wisemew@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외주업체 실수로 졸업생 및 재학생 개인정보 노출 에러 발생 . 우리대학 포탈관리를 담당하는 외주업체의 실수로 인해 간편 포털에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포탈 사용자의 모든 아이디로 △16학년도 졸업생 △17학년도 졸업예정자 △일부 대학원생 △일부 제적생의 주민등록번호 등등이 확인 가능하다는 사실이 한 학생의 제보로 알려졌다. 특히 16학년도 졸업생은 주민등록번호와 거주지 등 자세한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일부 대학원생과 17학년도 졸업자·졸업예정자는 전체 취득학점과 학번 등이 나와 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법학전문대학원생 같은 경우에는 면접성적과 출신대학 등 다소 민감한 사안까지 노출됐다. 그러나 해당부서인 정보통신처는 본지 취재를 통해 해당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지 정보노출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사실이 알려진 후 담당부서인 정보기획·운영팀 김상길 팀장은 “외주업체가 온라인상으로 자료를 타부서에게 전달하면서 생긴 실수와 학사 관련 코드의 오류가 겹쳐서 생긴 일”이라며 “개인정보 노출을 막은 상태고 14일부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하여 주무부처인 정보통신처 김두현 처장은 “외주업체 교육을 강화하고 학사·수강신청 관련 소스코드 또한 일제히 재정비 하여 다시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보가 노출되어 피해를 봤다는 신고가 들어온 경우는 없어 아직 보상 방안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개인정보보호법 제 34조에 따라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시 담당부서에서는 △유출된 개인정보의 항목 △유출된 개인정보의 사건 경위 등을 공지하도록 되어 있어 만약 이번의 경우도 유출이 발생한 경우 피해 최소화 방안과 함께 향후 완벽한 대응책 마련이 주목된다. 건대신문 올해 우리대학 유학생 등록금 5% 인상돼... 대학본부 “유학생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해” 우리대학에서 올해부터 유학생 등록금을 5% 인상해 유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작년까지는 내국인 학생들과 같은 금액을 납부했지만 올해부터는 내국인 학생들보다 5% 상향된 금액을 지불한다. 대학본부에서는 유학생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유학생 등록금 인상에 나선 이유는 지난해 말 교육부가 ‘정원 외로 뽑는 유학생에 한해 등록금 상한제 적용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대학 측에 공지했기 때문이다. 예산팀 최가영 주임은 “(상한제 적용 배제뿐만 아니라) 내국인 학생들의 등록금을 인상하면 국가로부터 지원을 제한받지만 유학생들은 그 대상에서 배제돼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학교 관계자는 “이러한 규제 완화에 따른 유학생 등록금 인상은 재정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유학생 등록금 인상이 논란이 되자 대학본부에서는 유학생을 위한 장학제도와 프로그램들이 많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은 필수불가결하다고 밝혔다. 대학본부에서는 “△유학생 관리비 △외국인 유학생 실용 한국어장학 △멘토링 지원비 △우수장학-외국인 유학생 장학 △단과대학 멘토링 장학 △단과대 유학생 지원사업비 등이 유학생들을 위해 사용된다”며 “총 사용되는 금액이 23억 원”이라고 밝혔다. 유학생 학생수가 1,126명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약 평균적으로 200만 원의 금액을 수령하는 것이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이미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을 유치했기 때문에 ‘등록금이 비싸면 오지 말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며 “반발이 심한 국내학생들의 등록금 인상보단 재정확보 차원에서 유학생 등록금 인상이 더 쉬운 길이라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영화로 만나는 '세월호, 망각과 기억2: 돌아 봄' 상영회 열려... 우리대학 학생단체인 작은 움직임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건국대 학생들은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에 KU 시네마테크에서 세월호 다큐멘터리 영화인 <망각과 기억2 : 돌아 봄> 상영회를 개최한다. 4.16 참사 3주기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2: 돌아 봄>은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그 시간 속에 묻혀버린 것들을 다시 찾고자 기획됐다. 이번 상영회를 주최한 김진형(예디대ㆍ영화4) 작은 움직임 회장은 “영화학과 학생으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서 상영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망각과 기억2>에는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승선>(감독 안창규), 세월호 희생 학생들의 형제자매 이야기 <오늘은, 여기까지>(감독 박수현), 민간 잠수사 이야기 <잠수사>(감독 박종필), 4·16 안전공원 설립에 관한 이야기 <기억의 손길>(감독 문성준) 등 여러 중편다큐멘터리가 담겨 있다. 이번 상영회는 감동 후불제로 진행된다. 감동 후불제는 영상 관람 후 관객 스스로 금액을 정해 관람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상영 비용을 제외한 수익은 영화를 제공받은 독립영화 배급사 '시네마달'에 기부될 예정이다. 김진형 작은 움직임 회장은 “세월호 참사를 지나간 일로 보지 말고 앞으로의 문제로 봐야한다”며 “또 다른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서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건대신문 여행을 통해 철학을 찾는 사람 모스크바 야로슬라블역에서 같은 횡단열차를 탔던 한국 사람을 만났다. 손성익(23,대구 광역시)로 최종 목적지는 칠레 순례길이다. 손씨는 인천에서 출발하여 블라디보스톡까지 항공편을 이용하고, 블라디보스톡에서 하루 체류한 뒤 블라디보스톡역에서 횡단열차를 탑 승해서 모스크바까지 이동했다. 모스크바에서는 환승을 한 이후 그리스 크레타,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 대서양을 건너 칠레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부터 칠레 순례길까지 왜 이렇게 길고 힘든 여행을 하는가’질문에 손씨는 ‘삶의 철학을 찾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이러한 답을 이해하기 위해서 손 씨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다. 손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사회에 진출한다. 입대 전까지는 중고차 딜러를 했 다. 중고차 딜러를 하면서 많은 돈을 벌수는 있었지만 부당 이득을 취하는 것 같아 마음 이 불편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후 그는 소외계층 청소년들을 위해 재능기부자와 청소년들 을 연결해주는 재능기부 사업을 했다. 그외 여러 일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은 많이 벌 수 있었지만 그는 행복하지 못하다고 했다. 통장 잔고는 늘어나지만, 그는 인생의 철학이 없었고 돈을 버는 이유를 몰랐다. 결국 그는 철학을 찾 기 위해서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승주 기자 sj98lee@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목+내용 댓글 닉네임 쓰기 Prev 1 2 3 4 5 6 7 8 9 10 83 Next / 83 GO / 83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