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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용우 기자
우리대학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이 정규직에 비해 많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금 차별, 추가 업무에 대한 임금 미지급, 추가 수당 기회 미부여 등의 문제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대학 소속 청소노동자는 91명이다(2017년 4월 26일 기준). 정규직 36명과 비정규직 55명이며, 비정규직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계약직 노동자이다. 학내 야간 미화 업무 및 상허기념도서관을 제외하고 우리대학 내에 있는 건물을 조, 반 단위로 시설물 및 내부 미화 업무를 맡고 있다. 조, 반은 관리장-조장-반장-일반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일부 정규직과 함께 일반직의 업무를 맡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동일노동이지만 임금은 2~3배 수준...
용역업체 미화노동자보다도 임금 낮아
우리대학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는 세전 월 127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1일 7시간 30분 기준). 이는 용역업체에 위탁 중인 서울대학교 세전 월 175만원, 세종대학교 세전 월 132만원과 비교해 볼 때 용역업체 미화노동자의 임금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반면, 우리대학 정규직 청소노동자 임금 중 기본 급여는 세전 월 200만 8천원이다(1일 8시간 30분 기준). 또 정규직은 기본급여 외에 근속 수당을 비롯한 △가족수당 △후생복지수당 △보육수당 △직책수당 △급행비 △가계지원비 △관리수당 △단체보험지원금 △상여수당 등을 지급 받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와 2~3배의 임금 격차가 발생한다. 정규직의 미화 업무와 비정규직의 미화업무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임금 격차에 대해 의문이 제기 되고 있는 것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또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선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있다.
실제 우리대학의 미화업무 방식은 대개 건물 당 3인 1조 교대 업무이다. 각 조의 조장은 정규직이며 비정규직평가, 청소상태 확인 등의 업무도 수행하지만 이외에 정규직 청소노동자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간의 업무는 같다. 이노하 노무사는 “통상적으로 대학 내 정규직 청소노동자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의 업무는 동일가치노동으로 본다”며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의 원칙에 맞게 개선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총무팀 관계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업무 강도가 다르다고 강조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미화 업무를 수행하지만 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특히 행사 및 각종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러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에 따르면 축제와 같은 행사의 각종 작업 및 물건 이송 등에 비정규직도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만 감당하는 열악한 근무여건
우리대학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는 임금차별이외에도 △추가 노동에 대한 임금 미지급 △식비 미지급 및 추가 수당 기회 박탈 △승진 기회 및 근로모범상 자격 박탈 △노동조합 가입 불가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로환경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 상의 근무 시작시간보다 1시간에서 2시간 먼저 업무를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추가 노동에 대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전까지는 근로계약서상 근무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였으나 ‘청소 중 학생들과 마주칠 경우의 불편함’을 이유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매일 1시간에서 2시간 먼저 업무를 시작해야만 했다. 또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근무시간 조정 이전에 추가노동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무팀 관계자는 3월 이후 근무시간을 오전 8시부터 4시 30분까지로 조정하여 추가노동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지만, 여전히 일부 청소노동자들에 따르면 추가 수당 없이 근로시간보다 1시간에서 2시간 가량 일찍 출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총무팀 관계자는 ‘사실을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규직 청소노동자는 급양비로 월 15만원의 식대를 지급받지만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는 식대를 지급받지 못해 자비로 점심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관수당, 숙직수당 등 추가 수당의 기회도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에게는 주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학교 미화 업무 중 ‘대관 수당’은 높은 급여를 준다고 청소노동자들은 밝히고 있다. 대관 수당은 학교 시설을 일정 기간 다른 기관에 대여할 경우, 해당 시설의 관리 업무를 수행한 청소노동자가 학교로부터 지급받는 수당이다. 이에 대해 한종인사노무컨설팅 장소영 노무사는 “동종유사업무를 함에도 불구하고 기간제 근로자라는 이유로 실제 수당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경우다”라고 평가했다.
근무기간이 2년으로 한정된 일반적인 계약직과 달리,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는 최소 5년 이상 한 사업장에서 장기간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이기에 승진의 기회를 부여 받지 못하며 ‘모범근로상’ 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밝히고 있다. 취재 결과 우리대학에는 10년 가까이 비정규직으로 근무한 청소노동자들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의 사업장에서는 청소노동자를 장기간 계약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만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뽑고 있다.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 의해 ‘만55세 이상의 고령자는 2년을 초과해서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 근무 불가능을 이유로 비정규직을 관리직 승진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노동 3권 중 하나인 단결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환경에 놓여있다. 우선 구조적으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는 정규직 청소노동자에게 본인의 업무를 평가받고 평가결과는 비정규직의 해고 등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같은 업무를 하지만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끼리 단합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A씨는 “노동자들끼리 서로 수다도 떨고 친목을 도모하고 싶어도 노동조합을 결성한다는 의심을 받게 될까봐 일부러 서로를 회피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노동조합 유준연 위원장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은 담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함께 하기 어렵다”며 비정규직 노조 가입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비용절감으로 인한 비정규직 문제, 외주화에 대한 고용불안까지
인사팀 관계자 및 복수의 정규직,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에 따르면, 현재 정규직이 정년에 다다를 경우 모두 비정규직화 혹은 외주업체를 통해 청소업무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B씨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정규직의 자리를 계속해서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있다”며 “비정규직까지도 용역화 될까봐 다들 걱정하고 있다”고 불안을 표했다. 우리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울 소재 대학의 학내 미화 활동 취재결과, 대부분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대학 내 비정규직, 용역화에 대해 인사팀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청소노동자를 용역화하고 있다”며 “대학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용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위해 정규직의 채용을 줄이고 비정규직의 채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의종 수습기자 chldmlwhd731@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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