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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저소득충 장학은 △건국사랑 △가계곤란 △장학사정관 △장애부모장학 등이 있다. 소득분위가 8분위 이하면 학기당 평균 165만원 정도의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 15,000명 학우 중 9,000명의 소득분위가 9,10분위이다. 결국 60%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9,10분위에 속한다는 것인데 그들이 장학금을 받으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될까?
‘5년 연속 학부 등록금 동결... 인하는 언제쯤?’ 페이스북에 올라온 <건대신문> 기사 제목을 본 김동현(가명)씨는 숨이 턱 막혔다. 이번에 프라임 사업으로 돈도 많이 받았다고 해서 적지 않은 기대를 하고 있었던 그였기에 실망은 두 배로 컸다. 김 씨는 링크를 눌러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등록금은 동결 됐지만 국가장학금 소득분위 1~5분위 학생들은 총 19억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고 나와 있었다. 소득분위가 9분위인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아버지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김 씨는 알바를 하지 않으면 등록금을 낼 수 없을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항상 장학 수혜자에서 배제됐다. 그의 친구 최 씨는 58평 고급아파트에 사는데 소득분위가 5분위라 장학금을 매학기 받는다고 했다. 사업가인 최 씨의 아버지가 세금 신고를 제대로 안한 것이다.
공무원인 김 씨의 아버지가 한 달에 버는 돈은 채 400만원이 되지 않는다. “세금을 내고 나면 340밖에 안 남는데 그 돈으로 어떻게 저축을 하냐. 그렇게 큰 목돈 없으니 네가 알바해서 내라” 김 씨가 아버지께 등록금을 내달라고 하면 항상 이런 식으로 말하며 내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입학한 후 하루도 빠짐없이 알바를 해서 등록금을 냈다. 하지만 지난 겨울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알바를 몇 달 동안 하지 못하게 됐다. 김 씨의 통장에는 30만원 밖에 없었다.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그는 등록금 낼 돈이 없어서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말했다. “야 건대가 다른 것은 몰라도 장학금만큼은 최고래. 한 번 찾아봐라” 친구의 말에 솔깃했지만 김 씨는 자신이 9분위라는 것이 떠올랐다. “야 나 9분위인데 해당 안 되겠지. 그런 거 다 5분위 이하 학생들한테만 주잖아” “아니야 내 친구도 8분위인데 장학금 받았다고 하더라. 불평만 하지 말고 한 번 찾아봐” 김 씨의 친구는 그에게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장학복지팀 배너를 클릭하면 여러 가지 장학 지원을 알아볼 수 있다고 자세히 알려줬다.
집에 돌아온 김 씨는 컴퓨터를 켜 건국대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친구의 말처럼 장학복지팀 배너가 있었다. 그는 배너를 눌러 무슨 장학금들이 있는지 물어봤다. 일단 크게 성적우수장학, 가계곤란장학, 근로장학, 봉사장학 등이 있었다. 가계곤란 장학에는 6개의 장학이 있었는데 김 씨에게 해당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학과에서 가정형편이 하위 10% 안에 들거나 저소득층이어야 하는데 그는 9분위라 두 사항에 해당되지 않았다. 알바를 하면서 시간을 쪼개 공부했지만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을 만한 성적도 되지 못했다. 그는 학점 4.1을 받았다. 상위 5%의 벽은 높았다. 근로장학과 봉사장학은 지금 당장 등록금이 없는 그에게는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였다. “어느 정도 더 노력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김 씨는 한탄했다.
그는 좀 더 홈페이지를 뒤져보기로 했다. 장학복지팀 공지사항에 다시 들어가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가장 먼저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총장특별장학금 추가 지급 안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기존에는 5분위 이하 학생들만 받을 수 있었는데 그게 8분위 학생까지 받을 수 있도록 확장됐다는 것이다. 장학사정관 장학금이라는 것도 있었는데 이것 역시 8분위 이하 학생들만 받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한 끗 차이’인 지급기준에 그는 탄식했다.
1시간 정도 찾아봤지만 김 씨가 받을 수 있는 교내 장학금은 없었다. 교외 장학금은 신청할 수 있는 게 몇 개 있었지만 워낙 소수를 뽑고 성적과 가계곤란이 기준이었기 때문에 9분위인 그가 붙을 확률이 거의 없어 보였다. 김 씨는 “가난한 9분위 학생이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은 없느냐”고 장학복지팀에 문의했다. 돌아온 답변은 “한국장학재단에서 여러 가지 공신력 있는 자료로 9분위 학생은 장학이 불필요하다고 선정했는데 학교에서 그 선정기준을 어기고 9분위 학생에게 장학을 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김 씨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딱 세 가지 정도로 좁혀졌다. 도박이긴 하지만 교외 장학금을 신청하고 계속 기도를 드리던지, 휴학을 하던지, 학자금 대출을 받든지. 일단 교외장학인 정수장학생을 신청했다. 그는 예상대로 떨어졌다. 인문계열 학생은 2명밖에 뽑지 않아 큰 기대를 하진 않았던 김 씨였지만 이제는 남은 선택지가 휴학과 대출뿐이다. 김 씨는 결국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휴학은 피했지만 이제 그는 빚쟁이다. 졸업까진 앞으로 2년은 더 남았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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