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어느 도시. 여배우인 영희는 한국에서 유부남과의 만남이 주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했고,
다 포기하는 길을 택했고, 그게 자신의 순수한 감정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여겼다.
그는 이곳으로 온다고 했지만, 영희는 그를 의심한다. 지인 집에서 점심을 먹고 같이 해변으로 놀러 간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거 같은 선배 언니에게 묻는다. “그 사람도 나처럼 지금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사랑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이어야 할까? 영희는 정말 알고 싶다.
* (중략)영희는 그간 홍상수의 세계에 등장했던 여성인물들 중에서도 가장 가련하고 가장 고독하고 가장 필사적인 존재다. 아니, 영희가 곧 이 영화 자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영희를 연기한 김민희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성취해낸 경지를 괴물처럼 더 놀랍게 넘어선다. 영희라는 여자, 그 여자를 연기한 배우 김민희, <밤의 해변에서 혼자>라는 세계의 심연 모두를 향해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언어는 고작 이것뿐이다. ‘무시무시하다.’ 그 무시무시함은 줄곧 쓰라리지만 더없이 경이롭다.
-영화평론가 남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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