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 미디어 교내 건대신문,학원방송국,영자신문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본 게시판에 올라오는 모든 게시글에 대해 무단 복제 및 전제를 금합니다. 전체 건대신문 672 KU ABS 55 KU 영자신문 10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건대신문 [문화상]소설부문 당선작-<영원의 순간> 영원은 글라스를 닦다 말고 담배 생각이 간절해졌다. 담배 자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흐릿하게 퍼지는 담배 연기가 좋아 아직도 끊지 못했다. 여자가 뭔 담배냐는 핀잔도, 멘솔이 무슨 담배냐는 놀림도 영원은 굴하지 않았다. 이대로 가게 문을 닫아버릴까 생각하다가 바깥에 있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는 사실에 곱게 마음을 접었다. 애플 마티니 하나랑 아디오스 하나요. 밀려오는 주문에 잔을 내려놓고 셰이커를 집어 들었다. 더더욱 담배 생각이 간절해졌지만, 나갈 시간은 손톱 끝만큼도 없었다. 우현이 도와주고 있는 데도 바빴다. 정신이 빠져나갈 것만 같았다. 우현이 바에 주문서를 한 번 더 밀어 넣었다. 덩달아 영원의 손길이 빨라졌다. 흔들흔들. 셰이커가 흔들릴 때마다 영원의 시야도 흔들흔들 거렸다. 영원은 종종 이럴 때마다, 셰이커가 흔들릴 때 세상도 같이 흔들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많이 바쁘죠. 우현이 파란 칵테일이 찰랑이는 잔을 들고 얼굴을 들이 밀었다. 머리카락 끝은 살짝 젖어 있었다. 영원은 낯선 사람을 보는 얼굴로 우현을 바라보았다. 노란 핀 조명 아래에서 빛나던 금색 머리카락이 아직도 생생했다. 건반 위에서 달려 나가던 긴 손가락이 아는 사람의 손이 맞나, 의문이 생겼다. 영원은 갑자기 눈이 쓰라렸다. 눈이 부신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눈을 감은 채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렸다. 핸드폰이 11시를 알리며 울었다. 아직도 바깥은 깜깜했고 사람은 북적였다. 마감은 세 시간이나 남았다. 영원은 급격하게 몰려오는 피로감에 셰이커를 내려놓았다. 탁, 하고 거품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우연, 이름이 이우연이에요? 아르바이트생을 뽑는 게 처음도 아닌데, 이렇게 흐릿한 이력서를 가져오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잉크가 부족했던 건지 글씨는 잘 보이지 않았고 사진은 얼굴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짓뭉개져있었다. 본인이 직접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바로 버려버렸을 만큼 상태는 심각했다. 아뇨. 우현, 이 우현이요. 영원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우현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으면 안 될 것을 물었나, 머쓱해하면서 눈으로 천천히 살펴봤다. 끝부분이 갈라져 노랗게 물든 밝은 갈색 머리카락부터 잔뜩 굳어있는 손끝까지. 하얗게 튼 손끝이 영원의 눈에 들어왔다. 단단하게 굳은살이 박혀있는 손가락에서 문득 유화 물감 냄새가 났다. 혹시 그림 좋아해요? 아무 생각 없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을 입 밖으로 내뱉어버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면접에서 나올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상대방이 경영학과이면 더욱이나. 꼭 작업 거는 것도 아니고. 영원은 순간 창피해졌지만 조금 뻔뻔하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다잡았다. 아뇨? 생뚱맞은 질문에 우현도 당황했는지, 말끝이 조금 올라가 의문형이 되어버렸다. 그런 건 왜 묻나요, 하는 순수한 20대의 얼굴을 보면서 영원은 이상하게 안도했다. 이력서를 반으로 접어 파일 안에 곱게 끼워 넣었다. 무언가를 더 묻거나 설명하지 않고 최대한 빨리 출근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급한 일은 아니었지만 영원은 우현이 마음에 들었다. 이보다 더 좋은 사람이 오지 않을 거라는 되지도 않는 확신으로 자신을 설득하면서까지 영원은 우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끝만 노란 갈색 머리도, 하얀 손끝을 자꾸만 만지작거리는 손동작도, 어색한 20대의 눈빛도. Stay there, soft and blue. 전체 반복을 눌러 놓은 팝송 100선 중 한 곡이 익숙하게 귀를 스쳤다. 검은 앞치마를 허리에 두르고 계산대에 서 있는 우현은 영원의 생각대로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메뉴 이름을 외우는 데만 일주일이 걸렸다. 평일 내내 나오는 것치곤 오래 걸리는 거지. 영원의 놀림에 우현은 눈을 아래로 내리며 죄송해요, 하고 웃었다. 노란 머리는 점점 갈색 머리끝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커피 좋아해? 아, 네. 우현이 차가운 라테를 홀짝였다. 일회용 잔 겉에 매달려있던 물방울이 주르륵 흘렀다. 우현은 손을 앞치마에 쓱쓱 문질러 닦았다. 그리고 한 모금 더 마셨다. 슬그머니 가까워지는 눈썹 사이가 우현의 말이 귀여운 거짓말임을 보여줬지만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카페 모카와 카페 라테를 구분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이미 우현이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영원은 그래도 그 점 또한, 우현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어색하지만 노력하는 밝은 아르바이트생. 펍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카페에는 그럭저럭 잘 어울렸다. 카페가 특이하네요. 영원이 가게 문을 열고 가장 많이들은 말 중 하나였다. 영원의 가게는 누군가에게는 카페였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펍이었다. 낡은 흑백사진들이 벽을 어지럽게 장식하고 있었고, 구석에는 불이 꺼진 네온 장식도 있었다. 낮에는 나뭇잎과 꽃잎에 가려지다가도 밤이 되면 조명과 낡은 사진들은 어둠속에서 반짝였다. 노래는 보통 80년대부터 00년대까지의 팝송들이 대다수였는데, 그게 묘한 매력이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그곳에 있으면 꼭, 옛날 속에 있는 것 같아요. 그 영화 아나요? 미드나잇 인 파리. 그 영화 진짜 재밌는데. 영원은 그 말을 하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도저히 기억할 수 없었다. 그냥 누군가 그런 말을 했고, 가끔 손님들이 카페, 혹은 펍이 특이하네요, 하고 말을 걸어올 때 그 말을 그대로 들려주곤 했다. 특이하다고 어딘가에 소문이라도 난 건지 종종 커다란 카메라를 손에 든 사람들이 다녀가곤 했다. 카메라는 흐르는 음악과 커피 향을 뚫고 철커덩, 묵직한 소리를 바닥에 내뱉었다. 영원은 그 때만큼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편안하던 카페도 순식간에 불편해졌다. 바닥의 나무 무늬가 영원의 눈앞에 어지러웠다. 세상이 빙글 돌았다. 바닥만큼은 대리석으로 할 걸 그랬어. 종종 조용히 중얼거렸다. 처음 문을 열 때까지만 해도 그냥 평범한 카페를 생각하고 있었다. 길거리에 흔하게 있는 두어 개의 카페처럼 무난한 나무문을 걸고 나무 탁자를 들여놓고 푹신한 소파와 각진 의자 몇 개를 늘여놓고. 그 계획이 바뀐 건 순전히 사월의 탓이었다. 카페를 차릴 거야. 통장 정리를 하던 영원이 펜을 내려놓고 오늘 날씨 참 좋지, 하는 말투로 흘리듯 이야기를 꺼냈다. 햇빛에 사월의 긴 머리가 반짝이고 있을 때였다. 흐르듯 바닥을 향하는 머리카락은 종종 열린 창문으로 들어온 바람에 흩날리기도 했다. 사월은 신경도 쓰지 않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당근을 썰고 있었다. 통통통. 경쾌한 소리에 사월의 노래 소리가 섞여 들어갔다. 요리하는 사월의 손끝은 노랗게 물들어있었다. 영원은 머릿속에서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숫자들을 끌어안고 하얀 종이에 옮겨 담았다. 따뜻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사월이 웃으며 말했다. 다 썰어진 당근은 프라이팬 위에서 밥과 함께 볶아졌다. 잘게 부딪히는 빗소리가 났다. 순간 바깥을 바라보았다. 아직 해질녘도 되지 않은 낮이었다. 영원은 한가한 시간을 사진으로 담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떠올렸다. I don't know who you are, Henry……. But I dream about you almost every night. 사월과 영원의 사이로 여자주인공의 말이 스쳐 지나갔다. 빗소리는 어느새 그쳐있었다. 사월은 분홍빛의 꽃이 그려진 그릇 위에 예쁘게 볶음밥을 담고 있었다. 그냥 대충 먹지. 예쁜 밥이 더 먹기도 좋은 법이야. 빨리 이리 와. 밥 먹자. 영원은 통장과 노트를 덮고 사월에게 다가갔다. 연한 물감 향기가 났다. 그리고 영원은 바로 다음날 부동산을 알아보았고, 또 그 다음 날 인테리어 업자를 찾아갔다. 따뜻한 색이었으면 좋겠어요. 뜬구름 잡는 영원의 말에 업자의 얼굴이 난감하게 웃었다. 아, 예쁘면 더 좋고요. 덧붙인 영원의 말에 웃음은 더 짙어졌다. 무슨 색이라고요? 따듯하고 편안한 색이요. 업자는 따뜻하고, 에 힘을 주는 영원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곤 ‘따듯’에 동그라미까지 쳤다. 톡톡 책상을 연필로 두드리는 모습이 생각에 잠긴 듯 했다. 점점 속도가 빨라졌다가 톡, 톡, 톡, 으로 다시 느려지고 있었다. 끝내 아예 움직임을 멈추고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이번엔 반대 손으로 책상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툭, 툭. 아까보다 더 무거운 소리였다. 영원은 굵은 손가락 끝을 바라보다가 한 번 더 힘주어 말했다. 따듯한 색이면 아무거나 괜찮아요. 따듯하고 편안한 공간.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공간. 영원은 뭉개진 이미지를 떠올리고 있었다. 업자는 머리를 몇 번 긁더니 커다란 책자를 가지고 돌아왔다. 안에는 다양한 가게들의 사진이 늘어져 있었다. 모델 하우스 같이 예쁘게 찍힌 사진들은 온기는 한 점도 없었다. 영원은 엇비슷한 공간에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다양한 이름들을 눈으로 훑기만 했다. 모던, 심플, 블랙 앤 화이트. 주르륵 다음 장으로, 다음 장으로 향하던 영원의 눈에 나무가 잔뜩 있는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커다란 나무 사이에서 잠자듯 놓여있던 피아노 사진이 떠올랐다. 사월이 보던 만화의 한 장면이었다. 자신을 연주할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낡고 검은 피아노. 젖은 소리로 울던 피아노, 소리가 난다고 소리치던 더벅머리의 아이. 그 장면이 왜 떠올랐는지는 모를 일이다. 이걸로 할게요. 이걸로요? 업자는 갑자기 마음을 정한 영원이 의외라는 듯 손끝을 바라보았다. 관리하기 힘드실 텐데요. 상관없어요. 업자는 조심스레 사진을 꺼내 영원에게 내밀었다. 영원은 바로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 사월에게 사진을 전송하곤 다시 사진을 업자의 손에 돌려보냈다. 매장 이름은 생각해 보셨어요? 아니요. 영원은 아차, 하는 얼굴로 대답했다. 업자는 한숨을 내쉬며 영원을 돌려보냈다. 아니, 이름도 생각 안 해보셨어요? 마지막에는 난감한 얼굴을 넘어서 한숨까지 내쉬었다. 다음번에 오실 때에는 좀 더 생각해 보시고 오세요. 그대로 쫓겨난 영원의 핸드폰엔 사월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예쁘네! 영원은 그치, 딱 이 정도가 좋아, 하고 사월에게 웃는 이모티콘을 한 아름 보냈다. 그래서, 어떤 메뉴가 제일 맛있어요? 우현이 불쑥 영원에게 물었다. 영원은 조심스레 케첩을 짜다말고 메뉴판을 들었다. 영어와 한글이 엉망진창으로 뒤섞인 메뉴판에는 그림 하나 없었다. 사실 카페 겸 펍이라고 해도 메뉴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주방 직원이라곤 한 명 밖에 없었고, 주방장이자 그냥 직원인 그 사람이 쉬는 날에는 영원이 직접 만들었다. 그리고 영원은 썩 좋은 요리사는 아니었다. 제일 많이 나가는 건 나초에 치즈. 아니면 칠리소스. 혹은 감자튀김. 감자튀김을 만들 때면 영원은 그 옆에 최대한 작게, 많은 양의 케첩을 짜냈다. 뾰족한 세모 모양으로 케첩을 쌓다보면 가끔 주르륵 옆으로 흐를 때도 있었다. 제일 덜 나가는 메뉴는 동그란 닭튀김이었다. 아예 안 나가는 편은 아니지만 다른 메뉴에 비하면 열 번 중 한 번에 불과했다. 감자를 튀기건 고기를 튀기건, 전부 똑같은 사람의 손에서 똑같은 기름을 써서 똑같이 만든 음식이라 다를 건 하나도 없었다. 차이점이라곤 감자와 고기라는 점뿐이었다. 뭐가 더 맛있는지는 주인인 영원도 몰랐다. 샐러드가 제일 맛있을 것 같아요. 치킨 샐러드. 애매한 메뉴였다. 가장 중간쯤의 가격에 가장 중간쯤의 판매량. 영원은 딱 그만큼 애매하게 웃었다. 반면 우현의 입 꼬리는 저 위로 올라갔다. 올라갔을 것이다. 목소리가 그랬다. 주방의 환한 불빛에 바 건너편의 우현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슬슬 해가 저물고 있었다. 점차 길어지고 있는 해는 건너편 빌딩 너머에서 아슬아슬하게 얼굴을 내비추고 있었다. 오늘 공연 팀은 언제 온대요? 글쎄. 그건 가누가 알 텐데. 영원의 펍에서는 한 달에 단 한 번 무료로 라이브 공연을 열었다. 호스트는 영원이었지만 실질적인 호스트는 하우스 밴드 멤버인 가누였다. 능력 좋게도 가누는 매번 다른 가수들을 섭외해왔다. 사진을 찍는 카메라도, 소리를 담을 녹음기도 없는 공간에서 공연을 한 가수들이 벌써 열 손가락을 두 번 접었다 펴도 모자랄 정도로 많았다. 낡은 흑백 포스터와 사진 사이에서 그들은 오래된 노래를 불렀다. 시계를 보니 벌써 여섯시 반이었다. 여덟시가 공연 시작이었는데 아직도 가누에게서 연락이 없었다. 너는 오늘도 공연 보고 가려고? 공연이 있는 날, 우현은 그 날들만큼은 일이 끝나도 가지 않고 공연을 보곤 했다. 그럴 때마다 영원은 칵테일을 하나씩 가져다주었다. 종류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그래도 최대한 겹치지 않게 영원 나름대로 배려를 해주기도 했다. 다만 한 달에 한 번 뿐이기에 저번 달에 뭘 만들어 줬는지 잘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영원은 오늘도 그냥 손이 가는 대로 움직였다. 데킬라에 럼, 진, 보드카까지 조금씩 섞은 후 이것저것 집어넣고 대충 저어서 우현에게 내밀었다. 블루 큐라소가 들어가서 그런지 새파랬다. 우현은 우와, 한 마디만 하고 잔을 받아들었다. 너무 파래서 눈이 시린 칵테일을 받아들고 우현이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르겠어요, 하고 중얼거렸다. 감성적이긴. 영원이 가볍게 놀리자 얼굴을 붉혔다. 순진한 반응에 영원은 우현의 옆구리를 푹푹 찔렀다. 왜, 호수라는 생각은 안 드니?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네요. 그래도 이제 제법 맞받아치기도 했다. 발간 얼굴을 숨기려 움츠러들던 목도 옛날 얘기였다. 적어도 움츠러들진 않았다. 거북이가 진화했다며 또 놀림 받을 거리가 늘어났긴 했지만. 이름이 뭐에요? 우현이 잔을 들어 빛을 비춰보며 영원에게 물었다. 아디오스. 아디오스요? 응. AMF라고도 하고. 뭐야, 빨리 가라고 주는 거 아니죠? 살짝 붉은 기가 떠있는 얼굴이 말갛게 웃었다. 부끄러움은 조금 덜 타게 된 우현이지만 저 말간 웃음은 처음 들어올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영원은 저 얼굴을 볼 때마다 뽑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는 표정만큼은 펍에도 잘 어울렸다. 서로 다른 낮과 밤의 가게에 모두 어울리는 것은 우현뿐일 거라고, 종종 그렇게 느끼기도 했다. 아, 맛있다. 우현의 눈이 동그래졌다. 영원은 그때 처음 알았다. 눈동자는 진한 고동색이었구나. 평소보다 조금 더 즐거운 것 같았다. 바다가 보고 싶어. 이젤을 세워놓고 앉아있던 사월이 말했다. 영원은 세필 붓으로 먼지를 털어내다가 고개를 들었다. 갑자기 무슨 바다? 동해 바다가 보고 싶어. 사월이 물감을 주욱 짜냈다. 눈이 아플 정도로 파란 색이었다. 동해? 응. 서해 말고? 응, 동해가 보고 싶어. 동해는 너무 멀어. 그리고 더 파랗지. 더 깨끗하고. 더 맑아. 해도 더 빨리 뜨잖아. 사월은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부드러운 허밍은 이리저리 마음대로 음을 바꿨다. 귀에 익숙한 멜로디다가도, 전혀 알 수 없는 노래로 바뀌기도 했다. 영원은 순간 사진을 찍고 싶어 묵직한 카메라를 집어 들었지만 필름이 없다는 걸 깨닫고 조용히 내려놓았다. 이대로 보고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해가 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되지 않는 이유를 들먹이면서 사월의 뒷모습을 눈으로만 담았다. 붉은 노을에 갈색 머리가 빨갛게 보였다. 창밖에는 해가 지고 있었다. 우리 바다 놀러갈까. 충동적으로 한 말이었다. 불가능한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냥 입 밖으로나마 꺼내보고 싶었다. 동해 바다에 가서 회도 잔뜩 먹고 바닷가 공연도 보고. 끝말은 중얼거림에 가까웠다. 언제? 아마도 우리 둘이, 같이 쉬는 날에. 나는 언제나 휴일인걸. 사월은 손을 바쁘게 이리저리 움직였다. 보이지 않는 바다 냄새가 손끝에서 물씬 풍겼다. 비릿하면서도 시원한 냄새가 났다. 영원은 눈을 감았다 떴다. 쉬는 날에 바다로 가자. 그렇지만 넌 바쁘잖아. 생각해봐. 바로 내일도 스케줄 있지 않아? 음, 그렇긴 하지. 봐봐. 사월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목소리만으로 알 수 있었다. 잔뜩 토라진 얼굴로 손놀림을 좀 더 바삐 하는 모습이 딱 토라졌을 때였다. 벽 한 쪽에 걸려있는 달력에는 동그라미 쳐지지 않은 날을 세는 것이 쳐진 날을 세는 것보다 빨랐다. 영원은 카메라를 매만졌다. 조금쯤 미안해졌다. 괜한 바람을 불어넣은 것 같았다. 대신 이번엔 꽃 보러 가자. 벚꽃을 보러 가는 거야. 나는 거기서 사진을 찍고, 너는 그림을 그리고. 사람이 많을 텐데? 사월은 다른 물감을 꺼내 다시 한 번 죽, 짜냈다. 그래도 상관없어. 어쨌든 우리 둘이 같이 있는 거잖아. 그건 그렇지.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손끝에서 천천히 구름이 솟아났다. 꼭 동해 같네. 영원의 말에 사월이 그래? 하고 웃었다. 아니야? 글쎄. 사월은 손을 계속 움직였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흐릿한 바닷가에 두 사람이 있었다. 손을 잡지 않은 두 사람 사이에는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가 있었다. 그 사이에서 동해인지, 서해인지, 아니면 호수인지, 그것도 아니면 하늘인지 모를 파란 색의 틈으로 희뿌옇게 구름이 피어났다. 그냥, 바다도 가고, 벚꽃도 보러가자. 그 다음엔 장미를 보러가고, 그 다음엔 낙엽을 보러가는 거야. 그리고 다시 바다를 가자. 영원은 꿈꾸듯 중얼거렸다. 바다가 금방이라도 바로 앞에서 파도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영원은 지금도 꿈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파도 소리가 들렸다. 끼룩끼룩 우는 갈매기 소리도 들은 것 같았다. 피아노 세션이 잠수래요. 가누의 말에 영원은 오늘 공연을 취소할까 고민했다. 어차피 사정에 따라서 공연 시간도 마음대로 바꾸고, 출연 가수도 마음대로 바꾸는 일이 많았다. 공연이 없다면 손님들이 조금 실망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피아노가 빠지면 어쩌지. 영원은 그냥 이대로 해, 라고 하려다 가누가 무슨 말이라도 더 해 주길 기다렸다. 사장님. 갑자기 우현이 손을 번쩍 들었다. 높다란 머리 위로 손이 불쑥 솟았다. 꼭 초등학교 교실에서 발표시간에 맨 앞에 앉은 꼬맹이를 보는 것만 같았다. 영원은 손끝을 보다가 왜, 하고 답했다. 오늘 공연 곡, 봄노래라고 들었어요. 맞나요? 뒤로 갈수록 작아지는 우현의 말에 영원은 고개를 살짝 틀었다. 공연 내용은 영원의 구역이 아니었다. 영원이 하는 일은 가게의 구석을 조심스레 내어주는 게 전부였다. 영원의 시선 끝에서 가누가 그렇긴 한데, 하고 긍정했다. 그럼 제가 할 게요. 저 진짜 잘 할 자신 있어요. 공연 안 망치게 잘 할게요. 반쯤은 주눅 들고 반쯤은 흥분해서 빠르게 내뱉는 우현의 말에 영원이 손을 살짝 들었다. 영원이 아는 한, 우현은 경영학과였다. 피아노와는 거리가 먼. 우현은 숫자와 그래프로 가득한 세상에 있는 사람이었다. 너 전공이 음악이었나? 아뇨. 그건 아닌 데요……. 영원은 우현의 하얀 손끝을 떠올렸다. 단단하게 굳은 손끝. 네모난 손끝. 영원은 그 동안 그걸 몰랐구나, 하고 생각했다. 우현이 처음 왔던 게 지난여름의 입구였다. 그리고 지금은 새로운 봄이 다가오고 있었다. 봄이 짧다는 걸 감안하면 벌써 일 년이란 시간이 지나간 셈이었다. 밴드랑 얘기 한 번 해봐. 여기 가누도 있겠다. 좋네. 어차피 정해진 공연이고 밴드 멤버는 가누를 필두로 어쩌다 모인 사람들이었다.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 공연까지 한 시간 남았으니까, 적당히 맞춰보자. 가누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마음이었는지 우현을 끌고 가게 구석으로 갔다. 어느새 전자 피아노가 자리를 펴고 서 있었다. 옹기종기 모인 하우스 밴드 멤버들 틈바구니에서 우현이 어색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보였다. 여덟 시까지는 금방이었다. 펍이 가득 차는 것도 그만큼 순식간이었다. 나름 이름 있는 여가수는 안녕하세요, 오늘 공연 시작하겠습니다, 하는 평범한 인사 한 마디를 끝으로 내리 노래를 불렀다. 힘들어 하는 기색은 없었다. 영원은 스테이지 조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명을 꺼버렸다. 사람들은 불이 꺼지는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공연 내내 영원은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조명이 너무 밝았기 때문이라고, 영원은 가까스로 변명했다. 스테이지 바로 옆의 네온 조명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Don't Break the Spell of a Life Spent Trying to Do Well. 푸르게 빛나던 글자가 나긋한 여가수의 허밍과 뒤섞였다. 어지러웠다. 밤 11시가 되자 펍은 더더욱 달궈졌다. 공연이 끝난 밴드 멤버들과 가수는 한 테이블에 모여 앉아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다. 영원은 뒤돌아 열심히 손을 움직였다. 다행히 주문은 끊임없이 밀려왔다. 한낮의 커피 향이 묻어있던 손에 알코올이 옮겨 붙었다. 엉킨 냄새는 개수대에 흘려보내도 사라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오늘 저 어땠어요? 칭찬을 바라는 아이의 얼굴을 들이민 우현을 보다가, 손을 내밀어 머리를 이리저리 헝클어주었다. 영원 나름대로의 칭찬이었다. 우현은 그 와중에 영원의 젖은 손 덕분에 망가진 머리를 다시 다듬느라 정신이 없었다. 우현의 머리카락을 따라 흐르던 물방울 몇 개가 바 위로 점점이 떨어졌다. 영원은 젖은 우현의 머리카락도, 방울방울 무늬가 생긴 나무 표면도, 문득 낯설게만 느껴졌다. 피아노, 배운거야? 네. 난 몰랐는데. 아무도 몰랐을 걸요. 어차피 다들 관심도 없었고 말이에요. 우현은 다듬던 머리를 결국 포기하고 시원하게 뒤로 넘겼다. 앞머리로 덮여있던 이마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영원은 얼룩하나 없이 깨끗한 우현의 이마를 보다가 탁, 하고 내려쳤다. 아프다며 끙끙대는 우현을 무시하고 영원은 물 묻은 글라스를 집어 들었다. 흘긋 남은 잔의 개수를 세어보니, 마감까지 잔이 모자를 것 같았다. 하얀 린넨 천을 탁탁 털고 물 자국을 닦아냈다. 뽀드득, 뽀드득, 시끄러운 펍 안에서 들릴 리 없는 소리가 들렸다. 저 피아노 좋아해요. 노래도 좋아하고요, 사실 기타도 배우고 싶어요. 그랬구나. 영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든 좋아하는 게 좋은 거지. 나도 그랬고 말이야. 용기 가득한 아이 같던 우현은 그래서 말인데요, 하고 다시 소심한 청년으로 돌아가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하얀 손끝은 아직도 영원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음, 저기, 사장님. 왜? 다시 셰이커를 집어 들었다. 열심히 흔들어야만 했다. 칵테일 만드는 사람이 하나뿐이라 쉴 수가 없었다. 영원은 적당히 흔들었다고 생각 될 때 쯤 잔에 옮겨 담았다. 파란색 칵테일이 잔 표면에서 넘실거렸다. 조금 양이 많았다. 걔도 아디오스에요? 아니. 블루 하와이. 흔하지. 만들어 줄까? 우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미쳐 묶이지 못한 머리카락이 흔들거렸다. 영원은 칵테일을 다른 잔에 조심스레 덜어냈다. 컵 표면을 타고 파란 칵테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영원은 천으로 잔을 닦은 후 레몬 조각을 조심스레 꽂았다. 둥글둥글하게 말린 빨대만 꽂으면 끝이었다. 대충 흘린 칵테일을 닦아내려 했지만 이미 늦었는지, 나무 표면은 이제 고동색으로 변해있었다. 그거 제가 나갈 게요. 몇 번 테이블이에요? 7번. 갈 수 있겠어? 당연하죠. 저 이래보여도 일 년 전에는 서빙 했어요. 당당한 사람치고는 손끝이 작게 떨리고 있었다. 영원은 그래, 다녀와, 하고 개수대의 물을 틀었다. 쏴아아. 셰이커 안에 있던 파란 칵테일은 빠르게 씻겨 나갔다. 사월은 어느 날 집을 나갔다. 나갔다, 라고 하기에는 그냥, 어느 순간 오지 않았다, 가 적당했다. 어차피 영원의 집에 사월이 놀러오는 것뿐이었다. 마지막으로 만난 건 한 낮의 카페였다. 영원은 다이어리에 새로운 촬영 스케줄을 적고 있었고 사월은 그런 영원의 손을 그리고 있었다. 햇살은 아직도 따스했다. 가을의 햇살은 여름과는 달리 매끄러웠다. 영원은 햇빛을 찾아 사월을 끌고 창가 자리에 앉았다. 갑자기 왜? 그냥. 시끄러운 카페 안에 있는데도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착각이 들었다. 사월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맑은 얼굴은 햇빛 때문에 노랗게 빛났다. 시선을 다시 아래로 내렸다. 맑은 손끝에는 알록달록, 단풍이 물들어있었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나는 지금이 제일 좋아. 한숨처럼 나온 말이었다. 다이어리를 덮고 손 위에 턱을 올려놓았다. 그림을 그리던 사월의 손이 멈추었다. 꼭 네 이름 같은 말이네. 사월이 작게 웃었다. 오랜만에 보는 웃음이었다. 그래도 영원아, 곧 해는 지는 걸. 응? 해가 진다고. 지금은 저녁 시간이잖아. 여름인데 더 오래 있지 않을까? 글쎄. 시답잖은 얘기는 금방 끊겼다. 영원은 너무 바빴고, 사월은 그림에 빠져있었다. 중간 중간 저녁은 뭐 먹을까, 글쎄, 하는 너무 사소한 얘기가 몇 번 더 오갔다. 종종 이 때를 생각하면 영원은, 조금만 더 얼굴을 마주할 걸, 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단지 그뿐이었다. 영원이 사월이 더 이상 오지 않는다고 마침내 결론내린 것은, 어느 날 벽에 홀로 서있는 이젤을 마주했을 때였다. 이젤 위에는 얇게 먼지가 앉아있었다. 그날 저녁 영원은 남은 짐을 한데 모아 장롱 안에 한 가득 쑤셔 넣었다. 커다란 이젤은 끝끝내 넣지 못하고 그 자리에 한동안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영원은 인테리어 회사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카페 이름, 생각 해 봤는데요. 목이 잠겨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큼큼, 하고 몇 번 목소리를 다듬고 조심스레 꺼냈다. 영원은 카페의 간판을 올리던 날 사월을 떠올렸다. 피아노의 숲. 피아노의 숲 안에 영원은 사월의 그림 옆에 낡은 사진들을 걸어 널었다. 흑백 필름에 푹 빠져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셔터만 누를 때의 사진들이었다. 사람은 찾아볼 수도 없었고, 낡은 차와 오래된 거리만 등장했다. 스튜디오 사진만 찍던 영원의 마지막 풍경 사진이었다. 엉망진창이라고만 생각했던 흑백사진은 카페와 펍 양쪽에 퍽이나 어울렸다. 우현은 비틀비틀하면서도 무사히 테이블 위에 잔을 내려놓았다. 오늘 첫 공연이었던 주제에 손님들이랑 사진까지 찍고 있었다. 잔뜩 취한 공연 팀이 우현인지 우연인지 모를 이름을 연신 외치고 있었다. 이제 슬슬 새로운 주문보다 원래 있던 손님들이 옹기종기 모일 시간이었다. 영원은 담배를 쥐고 밖으로 나갔다. 이미 전부 져버린 벚꽃 나무 옆에 한참을 서 있다가 불을 붙였다. 노란 가로등 밑에서 나뭇잎이 반질반질 빛났다. 후, 숨을 뱉으니 몽글몽글 연기가 올라왔다. 연기는 뭉치기도 전에 허공에 흩어졌다. 지금이 영원했으면 좋겠어. 가만히 중얼거렸다. 그때도, 지금도 그대로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만 이미 오늘의 해는 졌고, 아침이 다가오고 있었다. 코앞으로 분홍색 꽃잎 하나가 툭 하고 떨어졌다. 발가락을 간질거릴 수 있을 만 한 거리에서 꽃잎은 움직이지 않았다. 영원은 손끝으로 조심스레 집어 무릎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바라만 봤다. 바람이 불었다. 어디선가 햇빛의 냄새가 났다. 이윤경 (문과대·국문3)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김동윤 교수, “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새로운 인간형의 시대다” 연구실에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동윤 교수 (사진 이용우 기자) 영화 <her>에서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스칼렛 요한슨)를 만나게 된다. 그는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이해해주는 사만다에게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테오도르만의 소울메이트인 줄 알았던 사만다는 그 이외에 8,136명과 동시에 이야기하고 있었으며, 그 중 631명의 사람과 사랑에 빠져있었다. 학자들은 실제 머지않아 인간이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제 4차 산업혁명’이란 주제는 요즘 우리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다. 우리대학 김동윤(문과대·문화콘텐츠)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제 4차 산업혁명과 인간학적 지평'이라는 연구프로젝트의 책임연구원이다. 그는 지난 겨울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위 프로젝트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고 돌아왔다. <건대신문>에서는 김 교수를 만나 ‘제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그의 인문학적인 시선을 담았다. ‘제 4차 산업혁명’이 대체 무엇인가? 제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후반 증기기관의 발명, 제 2차 산업혁명은 19세기 후반 전기의 발명, 제 3차 산업혁명은 1970년대 컴퓨터의 발명 및 1990년대 인터넷 보급이었다. 최근 *다보스 포럼으로 통해 ‘제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고 있다. 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바이오테크, 유전자 테크놀로지(특히 나노 테크놀로지)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제작한 감성로봇 ‘페퍼’는 로봇에 인공지능을 탑재한 것이다.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가 있다. ‘인공지능’은 문자 그대로 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기계적인 지능을 의미한다. 인간의 두뇌와 지능이 일종의 기계이고 컴퓨터처럼 작동한다면, 인간을 닮은 인공지능의 개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물인터넷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결합을 말한다. 인간, 생명체, 자연 등 물리적인 것이 인터넷과 연결될 수 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강, 호수, 새와 같은 자연적인 요소에도 인터넷을 장착하는 것이다. 빅테이터는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분석한 자료를 특정한 이유나 상업적인 목적으로 재가공하는 것을 말한다. 빅데이터는 항공, 우주, 인간게놈 등 특정 분야에 한정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실생활에서 널리 쓰인다. 이외에 나노기술, 바이오기술 등을 핵심 기술로 언급할 수 있다. ‘제 4차 산업혁명과 인간학적 지평’에서 ‘인간학적 지평’은 무엇인가? 제 4차 산업혁명이 ‘인문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를 고민한다. 트랜스휴머니즘이 핵심이다. 트랜스휴머니즘은 인류가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진화로 인한 생물학적 운명이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미래엔 지금까지와 다른 인간이 나타날 수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공들여서 만들어온 문명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때가 올 것이다. 지금까지의 문명은 전쟁, 기아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하지만 로봇엔 부정적인 점을 넣지 않고, 긍정적인 면모만 집어넣는다. 또한 미래엔 유전자 기술을 이용해 우생학적으로 우수한 종족과 그렇지 않은 종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인지 재정의해야 하는 것이다.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어떠한 가치들이 중요해지는가? 돌봄, 환대, 나눔, 따뜻함, 호기심, 이타심 등 감성적 가치들이 중요해질 것이다. 로봇과 살아갈 수 있지만, 한편으론 사람들은 인간과의 대면을 그리워할 것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욕망은 상징적인 차원에 있다”고 말했다. 인간만이 사랑, 시적인 것, 경이로움, 거룩함, 성스러움 등과 같은 상징적인 차원을 이해한다. 로봇이 감흥을 흉내낼 순 있겠지만, 그것은 로봇에게 내재된 것이 아니다. 학습된 것에 불과하다. 또한 환경 및 생태 문제가 중요해질 것이다. 제 4차 산업혁명이 꽃피기도 전에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우리대학도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문과 계열 단과대 구조개편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인식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대학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어떻게 수호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술과 자본 중심의 사회로 맹목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기술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인문학이다. 인간 사회를 자유롭고 행복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윤리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인문학 또한 세상의 흐름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인문학의 길은 갈수록 좁아질 것이다. 정치인들과 사업가들이 ‘제 4차 산업혁명’을 이용해 정치·경제적 이익을 얻으려한다는 비판이 있다. 정치인들과 사업가들의 상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여러 가지 것들이 “복합적으로 결합”한다는 것이다. 이 변화는 근본적이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제 4차 산업혁명이 정치인들의 유행어나 표심을 잡기 위한 구호로 이용되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 정치인들에겐 시대의 변화에 대한 깊은 이해, 철학, 인간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는 제 4차 산업혁명을 이용하는 정치인을 투표를 통해 걸러낼 수 있다. 우리는 기술의 변화, 혁명, 발전에 주목해야 하고 그것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고기술을 가진 자와 저기술을 가진 자 사이의 사회적 불평등,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면서 일어나는 노동시장의 붕괴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한 대안이 있는가? 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 기술발전으로 인한 이익의 분배가 더 중요해진다. 자본이 있는 자만 기술의 풍요를 누리는 사회가 되선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고기술과 거대 자본을 소유한 기업들을 대하는 기업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교육에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나타났을 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기관 또한 꼭 대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에서 평생 교육 개념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대학의 협업이 필요하다.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들이 언제쯤 상용화 될 수 있는 건가? 머지않은 장래에 상용화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이러한 변화에 걸맞은 법제도 및 가치관의 정립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일부 주에선 자율 주행 자동차를 사용하고 있다. 일본에선 로봇이 널리 쓰인다. 일부 공원, 테마파크 등에선 로봇이 티켓을 판매한다. 세계경제포럼 논문에는 2025년엔 10%의 인구가 인터넷이 연결된 안경을 쓸 것이라고 언급했다. 10년 후면 미국 도로를 달리는 차들 가운데 10%가 자율주행 자동차가 될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이 기업 감사의 30%를 수행할 것이다.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갈 우리대학 학우들이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과학기술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기술변화가 우리 문화와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나의 일자리,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 사무적인 일은 없어질 것이다.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형태의 노동이 사라지고, 여가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 일을 하지 않는 미래에 대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의 문제 또한 생각해봐야 한다. *다보스 포럼 : 전 세계 각국의 정계, 관계, 재계 유력인사와 언론인, 경제학자 등이 세계 경제의 현안과 경제 문제에 대한 각종 해법 등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1971년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 클라우스 슈밥이 창립한 포럼이다.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건대신문 하계 계절학기 현장실습, 학우들 실무능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나 -최저시급 미달 급여와 유동적인 업무 등은 아직 숙제 지난 8월 10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우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에서 디자인에 관한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이용우 기자) 하계방학 현장실습은 대학에서 학습한 전공지식을 기업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며 학점으로도 인정받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7월 중순 우리대학 학우 261명이 총 127개의 회사로 현장실습을 떠났다. 이들의 근로환경을 조사하기 위해 <건대신문>은 참여 학우들을 인터뷰하고, 현장실습지원센터로부터 40명에 해당하는 학우들의 근무상황을 서면조사한 결과를 받았다. 그 결과을 보면 학우들이 이 프로그램에 △직무능력 개발 △근무 시간 준수 등에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저시급 미달 급여 △유동적인 업무 △휴일/휴가 미부여 등에 대해선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했다. 실무경험 및 성취감 향상 돼 학우들은 현장실습을 통해 실무 현장에서 일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을 기본적인 가장 큰 장점으로 뽑았다.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적는 서면조사 서술형 문항에 “현장실습으로 업무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나 “학생의 신분으로 접하기 힘든 업무를 할 수 있어 만족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서울시청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한 김민주(소프트 컴공4) 학우는 “학교에서는 할 수 없던 전공 관련 직장생활을 미리 경험할 수 있어서 실무능력이 향상됐다”며 “회사생활 속에서 사람들 간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근무한 정제윤(예디대·영화애니3) 학우 또한 “영상편집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할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어 후배들한테도 추천해주고 싶고, 임금 또한 두 달 동안 300만원 가까이 받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또 조사에 참여한 40명 학우 중 대부분의 학우들이 ‘퇴근 시간 등 업무시간이 잘 지켜졌다’고 답한 바 있다. ‘THE WISE’ 광고홍보 대행사에서 현장실습을 한 탁현정(문과대·중문4) 학우는 “현장실습을 하면서 야근을 한 적이 없다”며 “6시가 되면 직원들이 먼저 퇴근하라고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전했다. 최저시급 미달 급여와 유동적인 업무… 개선 필요 한편 학우들은 기업에 따라 임금 및 대우에 상이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아쉬운 점으로 뽑았다. 실제로 우리대학 하계 계절학기 현장실습을 통해 받는 월급이 최저 40만원부터다. 현장실습지원센터에서 기본적으로 지급하는 급여가 월 40만원으로, 아예 급여를 지불하지 않는 기업도 존재하는 것이다. ‘THE WISE’ 광고홍보 대행사에서 현장실습을 한 최다연(예디대·커디4) 학우는 “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간까지 매일 일했는데 월급으로 학교에서 40만원, 기업에서 50만원으로 총 90만원을 받았다”며 “이는 사실상 최저시급에도 못미치는 금액”이라 지적했다. 고용노동부의 한 직원은 “인턴에게 최저임금 110% 이상을 지급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 직업활동이 아닌 수련활동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고용주에게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든 업무에 관련된 사항은 사전에 학우들에게 공고되지만, 기업 상황에 따라 업무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40명 학우 중 12.5%에 해당하는 학우들은 ‘계약했던 업무와는 다른 업무를 해야 했다’고 답했다. 국제회의를 기획하는 회사인 ‘PCO’에서 현장실습을 한 최은영(문과대·영문4) 학우는 “초반에는 제대로 된 업무보다는 간단한 행정업무를 많이 하게 돼 아쉬웠다”며 “전공 관련 업무는 마지막 주에 돼서야 본격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현장실습센터 탁일호 주임은 “임금과 같은 사항은 사전에 다 공고되고, 학우들의 동의 하에 실습이 진행된다”며 “기업의 부당한 대우를 방지하기 위해 1차적으로 지면 점검을 진행하고 현장점검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칼럼]갈등 관리하기 아마 모두가 한 번쯤 이런 말을 들어봤을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너무나도 흔한 말이라 어떻게 보면 상투적이라고 느낄 법한 이 말의 뜻을 다시 한 번 짚자면, 인간은 사회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 말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수업시간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등하굣길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한다. 또 바로 옆에는 없어도 SNS를 통해 친구와 서로 연락하며 같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요즘 거의 모든 일을 할 때 우리 옆에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는 가지각색의 취향과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런사람들 모두와 언제나 즐거운 관계를 형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면 갈등이일어날 수밖에 없다. 서로 선호하는 것이 다르고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갈등이 일어났을 때 이를 잘 다스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질수도 있고 더 돈독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선가 ‘갈등관리를 즐겨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말을 실제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았다. 갈등은 어찌됐든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등이 나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갈등 상황을 계속해서 접하면서 더 단단해질 수도 있고 한 번씩 그런 상황을 마주하면서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 년 동안 많은 갈등 상황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보면 가장 많은 갈등을 겪은 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마다 힘들기도 했고 뒷수습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도 많이 됐다. 갈등을 관리하는 것을 즐기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여전히 갈등 상황은 불편하고 최대한 피하고 싶지만 다양한 갈등을 접하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던 것 같다. 2017년은 여러 의미로 뜻깊은 해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최수정 편집국장 popo6778@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인터뷰] 인생은 가볍게, 사상은 무겁게. - 작가 김해찬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다 얼마 전 에세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 <상처 없는 밤은 없다>의 저자, 김해찬(문과대·철학4) 학우를 만나보았다. 그의 글, 일명 ‘해찬글’은 책이 출간되기 이전에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수 만 건의 ‘좋아요’를 확보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중에서도 이름을 문장으로 풀어쓰는 ‘이름 은유’는 여러 SNS에서 유행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은 온라인에서의 인기와 더불어 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의 저자가 된 김해찬 학우. 그의 솔직한 이야기를 건대신문이 직접 들어보았다. 글을 쓰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중학생 때부터 교내 글쓰기 대회에서 글을 쓰곤 했어요. 그 당시에는 문학적인 사명이 있다거나 특정한 인식이 있어서 글을 쓴 건 아니었어요. 예를 들어 ‘어머니’를 주제로 한 백일장이 있으면, 내가 한 번 ‘어머니’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글을 써보는 게 어떨까, 같은 사고들이 바탕이 돼서 백일장에 나가보는 게 재밌었어요. 또 당시엔 싸이월드가 유행했잖아요.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나만 보기로 혼자만의 생각을 글을 적기도 했어요. 그리고 고등학생 때는 철학자들과 사상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는데, 그런 사상들을 바탕으로 글 쓰는 게 재밌었어요.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는,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는 제 인생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분명히 의미 있는데 학교생활 자체는 저랑 많이 안 맞았어요. 그래서 ‘내가 뭘 좋아할까’라는 걸 계속 생각하고, 스스로 알아갈 때 ‘아 내가 글쓰기를 재밌어 하는구나’하고 글 쓰는 일을 정말 재미삼아 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 이런 말이 나와요. 사람들은 재미없어하는 일을 하면서도 거기에서 오리지널리티를 발현하려는 경향이 있다고요. 하루키 씨는 재미있지 않은 일은 하지 말라고 해요. 본인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재미에 의해서 글을 쓰기 때문에 거기 안에서 자기 확신성도 생기고, 독창성도 생기는 경우가 많대요. 여기서 저는 ‘아 나는 적어도 항상 나의 재미에 의해서 글을 썼구나’ 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주로 언제 어디서 글을 쓰시는지? 제 작업방식은 글 쓰는 일뿐만 아니라 저의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되어 있어요. 저는 세 시간짜리 강의를 들으면 최소 여섯 번 이상은 왔다 갔다 해요. 엉덩이를 오래 못 붙이고 있어요. 예를 들어 주어진 1시간 중에 50분 동안 공부하기 싫다는 감정이 들면, 저는 그냥 공부를 안 해요. 멍 때리고, 핸드폰 만지작거리고 하다가 일순 ‘아 지금은 집중이 되겠다!’ 하는 순간이 와요. 그럼 그 10분 동안 집중해서 하는 스타일이에요. 50분 동안 하기 싫으면 안 하고, 나름대로 능률을 올리다가 한순간에 그 50분 동안 했을 양을 하는 거죠. ‘어중간하게 50분을 할 바에 내가 하고 싶을 때 하자’ 이런 스타일인데, 글 쓰는 일도 비슷한 것 같아요. 일부러 내가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서 억지로 하기 보다는, 집에서 진짜 쉬고 싶으면 쉬고, 지금 한 문장 밖에 안 나오면 한 문장만 쓰고 그래요. 정말 편한 곳에서 하고 싶을 때만, 내가 내뱉고 싶은 문장을 내뱉을 수 있는 그런 순간에만 글을 쓰려고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존 키츠 시인을 정말 좋아해요. 존 키츠가 평생 한 명만을 사랑하면서 그 여자에게 쓴 러브레터가 있어요. 존 키츠가 25살에 요절한 다음에, 그 러브레터들이 묶여서 시집으로 나왔어요. 제가 그 러브레터를 진짜 좋아하는데, 특히 <빛나는 별>이라는 글을 좋아해요. 존 키츠의 시에는 불순물을 전부 제거해놓고서는 거기에 애절함만 담아놓은 문장들이 진짜 많아요. 그 애절함이 아름다워서 존 키츠를 좋아해요. 두 번째로 이이체 시인을 좋아해요. 이이체 시인이 내뱉는 단어들에는 ‘혀’, ‘독’, ‘가시’, ‘심장’, ‘심장병’, 문장으로 보자면 ‘당신을 부르고 싶은데 입이 없습니다’ 이런 것들이 많아요. 이런 퇴폐적인 단어들을 많이 내뱉는데 이 퇴폐성 속에 결국 영원할 수 없는 그런 아픔들이 담겨 있어서 이이체 시인이 좋은 것 같아요. 존 키츠와 이이체, 두 시인의 시를 같이 놓고 읽는 게 제 나름의 문학놀이인 것 같아요. 한 사람은 영원을 말하고 있는데 이 사람은 영원할 수 없는 아픔을 말하고 있고.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하고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데, 예상하셨나요 아무래도 그건 예상할 수밖에 없는 게, 이건 제가 잘나서가 아니고 기본적으로 SNS를 통한 인지도가 바탕에 있기 때문이에요. 사실 이제 와서 느끼는 게, SNS를 가지고 제가 일으킬 수 있는 이런 흥행들은 억지 흥행이에요. 진정 작품이 뛰어나서 흥행을 일으키는 것과 그걸 흥행시킬 수 있는 힘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한마디로 이 질문에 답변을 드리자면, 흥행을 예상은 했지만, 그 흥행이 아직 저 스스로에게는 많이 부끄러워요. 물론 ‘너의 글로 길러온 인지도 또한 너의 힘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제 글에 대한 부끄러움이죠. 나중에는 뛰어나게 제 글이 더 성장을 해서, 부끄럽지 않도록. 그리고 정말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책을 쓰고 싶어요. 앞으로의 신간 계획이 있다면? 첫 책을 낸 출판사 ‘필름’에서 다음 책이 6월에 예상에 있고, 출판사 ‘북로그컴퍼니’에서 출판제의가 들어왔어요. 출판사 대표님께서 지금 가장 문장이 뛰어난 걸 보는 게 아니고 이 친구 안에 담아져있는 가치들을 봤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앞으로 쭉 책을 쓰고자 마음을 먹었고. 그래서 다음 책들은 앞으로도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사실 제 꿈이 완벽하게 ‘작가’ 이건 아니에요. 니체 같은 경우엔 시인, 철학자였어요. 예를 들어 허지웅도 문화평론가이자 작가죠. 저도 그런 식으로 철학자, 작가, 문화평론가, 이쪽 세계에서 몸을 담고 싶은 인간이라… 그래서 책은 앞으로도 쭉, 평생 쓸 생각입니다. 평생이요? 적어도. 제 밑천이 바닥날 때까지는요. 아니면 밑천이 바닥나면, 우리 다자이씨처럼 자살을 한 번. 흐흐. 사람들이 스스로를 어떤 작가로 기억하면 좋을지? 첫 번째. SNS 작가로는 절대 기억되고 싶지 않아요. 무조건 현재 제 성장에 관련해서 첫 번째가 그 딱지를 떼는 거예요. 두 번째로는 힐링하는 사람으로는 기억되고 싶지 않아요. 이 사람은 위로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외면하고자 했던 가치들을 한 번 더 떠올리게 해주는 작가. 그렇게 기억에 남고 싶어요. 그냥 괜찮아요, 잘 될 거예요. 아니요.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안 된다면 거기서 무언가를 하나 가져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김현명 기자 wisemew@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장학금과 학점 두 마리 토끼 알고 잡자! 지난 11일 ‘하계방학 현장실습(실습학기제) 사전 설명회’가 제 1학생회관 2층 PRIME홀에서 열렸다. 이 날 설명회에서는 △하계방학현장실습 △장기현장실습(이하 IPP) △서울시정 인턴십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약 150여 명의 학우들이 설명회에 참석했다. 하계방학 현장실습은 학교에서 지급하는 실습 지원금을 장학금으로 받으며 동시에 계절수업으로 3학점을 인정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장실습 온라인 시스템(field.konkuk.ac.kr)에서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 신청이 가능하며, 실습은 7월 초에서 8월 말에 4주~8주에 걸쳐 진행된다. 신청대상은 3, 4학년 재학생과 네 개 학기를 마친 2학년 학생이다. 다만 △계절수업을 신청한 경우(오프라인 강의 없이 e러닝만 3학점 이하인 경우 제외) △실습 인정 학점 최대치를 초과한 경우 등 몇 신청불가 제약이 있다. 자세한 사항은 위 온라인 시스템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IPP는 경영학과, 컴퓨터공학과를 비롯한 19개 학과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정부지원 프로그램이다. 실습기간 동안 선발학생은 기업부담금과 장학금 외에도 정부지원금까지 받으며 최대 15학점(전공/교양)까지 대체 할 수 있다. IPP정보시스템 홈페이지(ipp.konkuk.ac.kr)에서 오는 15일에서 28일에 신청 가능하며 실습은 7월에서 12월 사이에 4개월에서 6개월 간 진행된다. 신청대상은 위 현장실습과 비슷하나 4학년인 경우 향후 졸업충족 여부를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IPP 역시 자세한 사항은 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서울시정 현장실습은 개인적으로는 신청이 불가능하다. 서울시 선정 10개 대학을 통해서만 지원 가능하다. 우리대학은 10명의 학생을 선발하여 서울시에 추천 할 예정이다. 본 설명회를 들은 몇몇 학우는 “스펙을 쌓을 수 있고, 실무 파악이 용이 할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설명회에서 구체적인 기업명을 제시해 주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설명회 며칠 뒤 진행된 인터뷰에서, 설명회를 진행한 탁일호 주임은 “사전 설명회의 주된 목적은 프로그램 존재 자체에 대한 홍보이기에 꽤 이른 시기에 열렸다. 때문에 설명회 당시는 희망기업들의 신청기간 전이었고, 당연히 학생들에게 리스트를 제공 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2일 이후부터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기업리스트를 볼 수 있으며, 학생지원 마감일인 28일 전까지 학생들에게 충분한 상담기회를 제공 할 수 있다”며 학생들의 상담을 독려했다. 김예신 yesin9797@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장단점으로 알아보는 연계전공 장점 많지만 홍보 부족 및 시스템 문제 등 개선 필요 인문상담치유 연계 전공 수업을 듣고 있는 학우들/사진제공 인문상담치유 연계전공 우리대학에는 2001년부터 연계전공이 실시되고 있다. △유럽문화학이 처음 실시됐고 이어 △디스플레이 공학 그리고 2016년에 인문학 프라임 사업으로 만들어진 △휴먼ICT △글로벌 MICE △인문상담 치유가 있다. <장단점으로 알아보는 연계전공>에서는 학우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대학 연계 전공의 장단점을 조명해보고 연계 전공의 실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해보고자 한다. 실무분야에서 다양한 정보로 진로준비에 큰 도움 글로벌 MICE 연계 전공을 이수 중인 이도경(문과대학·국문17) 학우는 실무적인 분야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배울 수 있다는 점과 자신의 진로 및 취업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연계전공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 학우는 “그동안 학교 공부를 하면서 등록금을 낸 것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었다”며 “원전공의 수업을 들으면서 자신이 배운 것이 실생활에 사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학우는 연계 전공을 통해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이 학우는 “글로벌 MICE의 연계 전공을 이수하면서 실무적인 내용을 배우고 그 분야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취업에 대한 부담감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연계 전공을 현재 이수 중인 문과대 A학우는 새로운 학문을 배우는 즐거움을 장점으로 꼽았다. A학우는 “우리 학교 전공에서는 접해보지 못한 학문을 따로 배우고 익힐 수 있다는 점이 연계 전공의 장점”이라며 “평소에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아 접해보지 못한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희망 수강 과목 신청에는 어려움 있어, 미래 불확실성도 걱정돼 연계전공이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문의 길을 열지만 아쉬운 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도경 학우는 연계전공에 대한 홍보나 지원이 부족한 상황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이 학우는 “현재 연계전공의 홍보가 많이 부족한 상태라 인원수가 적다”며 연계 전공의 앞으로의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프라임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 연계전공이 실효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우는 “연계 전공 프라임 사업이 국가에서 지원되는 것인데 그 프라임 사업 기간이 종료되면 본인의 학과생활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려했다. 아직 신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불안정함을 느끼는 여론도 있었다. 타 연계전공을 하고 있는 A학우는 “장점도 있지만 아직 시스템적으로 불안정한 부분들이 학생들에게는 불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원전공과 연계전공을 함께 수강하면서 수강신청에 어려움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A학우는 “원전공과 연계전공을 같이 듣다보니 두 전공의 학점을 채워야 하는데 연계 전공과 원전공의 강의시간이 너무 겹쳐 한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있을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A학우는 “연계 전공이든 원전공이든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학우들에게는 불편함을 끼친다”며 “개선돼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연계 전공 미흡한 점 개선하고 프라임 사업 종료 이후의 방향 확실히 잡아야 연계 전공을 담당하고 있는 교무처 김은숙 과장은 “연계 전공은 2개 이상의 학부, 학과(전공)가 연계해 개설한 전공으로 주로 주관학과에서 학사관리와 홍보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각 연계 전공에 이수과정에서 학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 방안을 모색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계 전공 프라임 사업이 종료된 이후 계획에 대해서 PRIME 사업단은 “연계전공이 프라임 사업으로 개설된 만큼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학생들이 원활하게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2학기 내에 프라임 사업으로 시행한 사업들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종합평가가 이뤄져 그 기간에 프라임 사업이 끝난 이후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emily9090@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꿈을 유기하지 마세요” … 따끈따끈한 신인 웹툰 작가, ‘꿈나무’를 만나다 정유정(문과대ㆍ문콘4) 학우는 현재 카카오페이지에서 웹툰 <존잘시대>를 연재하며 웹툰 작가 ‘꿈나무’로 활동하고 있다. 꿈나무란 학문, 운동 따위에 소질이나 재능이 있는 아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아직 자신을 ‘아이’, 즉 성장 중에 있다고 말하는 닉네임부터, 사뭇 궁금증을 자아내는 웹툰의 제목 <존잘시대>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웹툰 작가로서의 삶’이 어떨지 궁금해서 <건대신문>이 직접 만나봤다. 정 학우는 본인을 가장 먼저 데뷔 5개월 차 따끈따끈한 신인 웹툰 작가 ‘꿈나무’라고 소개한다. ‘꿈나무’는 웹툰 작가로서의 닉네임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현재 상태를 일러주는 듯하다. 또 최근 최대 관심사는 르네상스 3대 거장이며 연재 중인 웹툰 <존잘시대> 역시 그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자면? 성장기가 끝났으니 키는 더 이상 크지 않지만,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는 더 키우고 싶어서 노력하는 삶을 지향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꿈나무’라는 닉네임도 그런 지향점과 연관된 것인지. 맞아요. 레오나르도 다빈치 자체가 약간 어린 아이 같은 성향이 있었어요. 다빈치의 천진무구함과 세상만사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애정을 기울이는 태도를 좋아해요. 저도 사람과 세상을 바라볼 때 시야를 넓히려면, 다빈치처럼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꿈나무’라는 말만 딱 들으면 어쩌면 약간 유치하기도, 아이같기도 하잖아요. 저도 아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삶을 지향하는 마음에서 지은 닉네임이에요. 다빈치가 롤모델인 것인지. 네. 제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저는 천재만이 천재적인 꿈을 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일화를 들자면, 다빈치가 500년 전에 비행실험을 해서 인간의 날개를 만들려고 설계를 했어요. 놀라운 천재성으로 엄청난 노력을 했는데도 다빈치는 결국 실패를 했어요. 그런데 후대에 많은 사람들이 그 노력을 이어서, 비록 천재가 아닐지라도 비행기를 개발했죠. 덕분에 이제 전세계 사람들이 날라 다닐 수 있게 됐잖아요. 그것처럼 천재만이 천재적인 꿈, 즉 기상천외한 꿈을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천재를 본받아서 노력하는 사람들도 그 꿈에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 연재 중인 웹툰 <존잘시대>에 관한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존잘’이라는 은어가 있어요. 아이돌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우 잘생긴’이라는 뜻으로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림을 매우 잘 그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라 해서 ‘존잘’이라고 많이들 표현해요. 저는 그런 ‘존잘’이 많았던 시대, ‘존잘’들이 활동을 많이 했던 시대가 르네상스였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르네상스 시대를 비유한 게 ‘존잘시대’고, 르네상스 시대에 활동했던 3대 존잘들의 이야기를, 보다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한 4컷 개그 만화예요. 웹툰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제가 애니 고등학교를 다녔어요. 애니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만화를 계속 그리고 싶었는데 대학교까지 만화학과로 진학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았어요.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은 막연히 있었는데, ‘내가 공모전을 내서 빨리 데뷔하고 싶다’같은 생각은 없었어요. 왜냐하면 이건 그냥 취미로 삼아도 괜찮고, 어찌됐든 ‘취미든 전공이든 나는 그냥 만화를 그릴 거니까’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엄마랑 유럽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배운 바를 기반으로 SNS에다가 네 컷 만화를 한 두 개 정도 올렸는데, 이 만화가 웹상에 퍼졌어요. 그 다음날 바로 외부에서 컨택이 들어왔어요. 거기서 콘텐츠가 좋으니까 정식 연재를 준비해보자고 하셨던 게 계기가 됐어요. 웹툰 작가의 한 주 사이클은? 한 주 사이클이 비축기랑 연재기가 조금 달라요. 비축기간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렸어요. 그런데 사실 연재 기간 동안에 스케줄은 하루 콘티, 하루 스케치, 하루 색칠해가지고 3일이 한 화 완성 사이클인 거예요. 그렇게 3일을 2번 반복해서 6일 동안 2화를 완성하고 하루 쉬고. 이런 느낌이에요. 그런데 미리미리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마감 막바지에 작업하고 그래요. 다른 직업들이랑은 차이가 있는 게, 보통은 대부분 휴가 기간이 있잖아요. 그런데 휴가 기간에도 사람들은 웹툰을 보기 때문에, 웹툰 작가들은 그려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미리 마감을 촉박하게 하느라 이번 5월 황금연휴 전 주에는 진짜 바빴어요. 이야기 소재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지? 보통 일상 만화를 그리는 사람들은 일상에서 소재를 얻을 텐데, 저는 역사에 기반한 만화를 그리니까, 책에서 많이 영감을 얻어요. 책을 읽다보면 좋은 소재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어요. 제 만화의 주인공 중에 ‘바사리’라는 사람이 있는데, 본인도 예술가이면서 선배 예술가들, 르네상스 3대 거장들의 이야기를 엄청나게 기록을 잘 해놨어요. 바사리가 거의 르네상스 미술사를 정립했을 정도로 꼼꼼했던 사람이에요. 그 디테일한 기록이 있기에 제가 거기서 소재를 많이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이번에 45화까지 이번 <존잘시대>를 끝내고, 3화정도 특별편을 그렸는데 그 때는 우리나라 화가 3명에 대해서 그렸어요. 그런데 그 분들에 대한 정보는 별로 남아있지 않더라고요. 바사리같은 사람이 없었나 봐요. 그게 좀 안타까웠어요. 공부를 많이 해야겠네요. 네. 제가 작년 초부터 계속 책을 많이 봐왔어요. 학교 도서관에 있는 르네상스 관련 책은 거의 다 본 것 같아요. 웹툰 작가가 갖춰야 할 자질 3가지를 꼽는다면? 웹툰 작가로서 가져야 할 것 같은 세 가지 마음가짐……. 첫 번째는 ‘책임감’이에요. 음악 쪽에 종사 중인 2년 후배가 있어요. 그 후배가 “내가 아프든, 바쁘든, 다른 일을 하고 싶든, 마감은 무조건 지켜서 내 신뢰를 무너뜨리지 말아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후배한테서 책임감을 배웠어요. 두 번째는 저도 더 지켜야 하는 건데, 미루지 않는 ‘성실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세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천진난만함과 이어지겠네요. 일상생활에서 더듬이를 콕 세우고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항상 무언가를 배우려는, 주변에서 자꾸 뭔가를 배워서 써먹으려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상 속에서도 배울 점들을 자주 캐치해내는지. 사실 만화에서도 제 주변 사람들 모습에서 유래된 게 많아요. 만약에 게임에 관심이 없어도 옆에서 누가 게임을 하고 있으면, “뭐야?”, “뭔데?” 하고 게임에 대해서 들어보려고 해요. 거기서 게임 용어같은 것을 써먹으려고 하고 그러거든요. 웹툰은 보통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읽으니까 제가 그 사람들의 감성의 선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웹툰 작가 이외에도 계획 중인 미래의 모습이나 활동이 있다면? 이탈리아에 만 25세 이하의 전세계 예술가들을 모아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창작센터에 지원을 해보고 싶어요. 아직 포트폴리오 마련이 안 됐는데, 만화가 될지는 모르겠어요. 사실 지금 당장은 일단 경력을 쌓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나중에 다른 공부하는 것도 “저 이런 것들을 했던 사람이고, 이런 것을 해보고 싶습니다” 하는 식으로 말하면 보다 설명이 쉬워지니까,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하려고 해요. 또 이번 년도까지는 2부를 그려야 하니까 지금은 단계적으로 작가만 생각하고 있어요. 웹툰 연재를 시작할 때 결말까지 디테일을 다 생각하는지. 저도 처음에 이게 궁금해서 PD님한테 물어봤어요. “연재하기 전에 결말까지 짜놓고, 보여드리고 제가 컨펌을 받아서 연재를 시작해야 하나요?”하니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작가님 마음대로 하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PD님마다 다를지는 모르겠는데, 저희 PD님은 전적으로 작가 재량에 맡기세요. 이야기가 산으로 가든 어디로 가든, 한 화씩만 체크만 해주세요. 내용도 이번 화 자체 내에서의 재미만 보는 것 같고 이야기의 결말까지는 작가재량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웹툰이 독자들에게 읽히기 전까지의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제가 졸라맨이랑 말풍선을 그려서 콘티를 짜요. PD님이 콘티를 보시고 그리라고 하시면, 그린 다음, 다시 PD님이 대사의 폰트 같은 걸 편집을 하세요. 그 다음 카카오페이지의 담당자한테 가게 돼요. 저 포함 총 세 사람이 보게 되네요. 콘티를 짜서 보냈는데, 그리지 말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지. 48화 그리면서 한 2, 3번 정도 내용이 왜 이렇게 되는지 설명을 요구하시는 것 말고는 달리 체크 안 하세요. 아니면 “이 대사는 이 표현보다 저 표현이 낫지 않을까요?” 정도로요. 작가한테 거의 전적으로 맡기는 거죠. 추천해주고 싶은 웹툰이 있다면? 사실 요즘 다른 웹툰을 잘 안 봐요. 그냥 참고차 한 두 번씩 보는데, 제가 그리기도 바쁘니까 볼 새가 없어요. 이제 보려고요. 저는 제가 그리는 만화랑 좀 비슷한 만화들을 좋아해요. 학습만화류를 특히 좋아하는데 <히스토리에>라는 만화도 좋았고요. 버트런드 러셀의 이야기를 그린 철학 만화 <로지코믹스>라는 책도 좋아요. 좋아하는 만화 작가가 있다면. 지금은 돌아가셨는데, 허영만이나 이현세 세대에 고우영이라는 작가가 있었어요. 그 분을 엄청 좋아해서 책도 많이 모았어요. <초한지>, <삼국지>, <18사략> 등등이요. 예전부터 학습만화 위주로 읽은 건지. 고등학교 때 공부를 좋아했어요. 공부도 좋아하는데, 만화도 그리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완전히 만화 쪽도, 완전히 공부 쪽도 아니어가지고 갈팡질팡하다가 결국에는 ‘내가 공부한 걸 만화로 그린다’는 타협점을 찾은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어떤 웹툰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지? 이런 질문을 받으니 벌써 대가가 된 것만 같아요. 하하. 제 성격 자체가 진지한 것에 익숙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렇게 진지한 연출도 못하고 그래요. 저는 제 만화에서 등장하는 개그들처럼 밝고, 생기발랄한 이미지이고 싶어요. 혹은 그런 아우라를 지닌 작가이고 싶어요. 웹툰 작가 지망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 사실 저도 작가하기 전에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 ‘나는 은둔자처럼 양질의 퀄리티를 파서 대작을 만들 거야’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하고보니까 그렇게 피를 불태우는 그런 각오 없이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노력해서 그만큼만 해도 데뷔를 하고 연재를 할 수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꿈을 유기하지 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만큼이라도 확실히 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또 그런 마음으로 자꾸 무언가를 시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가 보면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타협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이 상태에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내보이는 것도 필요해요. 점점 발전해가면 됩니다. 그러니까 여유 있는 마음을 갖고 준비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부터, 미루지 말고. 당장 지금부터 시도를 하시면 좋겠어요. 남한테 꾸준히 만화를 보여주고, PR도 하시고요. 꿈을 유기하지 말라. 좋은 말이네요. 왜냐하면 제가 애니 고등학교를 다닐 때 주변에 만화를 그리는 애들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어떤 친구들은 정말 도자기 깨는 장인 정신처럼, 다 그려놓고서도 “이거 이상해” 하면서 만화를 다 찢어가지고 공모전에 못내는 그런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런 분들이 아마 많이 있을 거예요.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하셔서 애니 고등학교를 간 건지. 네, 초등학교 때부터 엄청 좋아했어요. 그럼 초등학생 때부터 품어온 소망을 이룬 것과 마찬가지네요. 그런 건가요? 그런가봐요. 그런데 뭔가 예전부터 ‘만화가가 되야지!’ 이런 느낌이 아니고 ‘아 만화가 좋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이뤘다는 감격보다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이 가고 있다는 그런 감각이에요. <이름 인터뷰> Yesterday.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 이런 질문을 해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네요. 어제 데이트를 했어요. 그저께 가로수길에서 헤이즈가 공연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헤이즈를 찍으려고 하다가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려서 액정이 깨져버렸어요. 그래서 어제 중고 핸드폰을 한강진역에서 샀어요. 그렇게 한강진역 간 김에 데이트를 해서 이태원이랑, 리움 미술관 쪽이랑, 경리단길 돌면서. 쭉 데이트 하고 왔어요. 어디가 제일 좋았는지. 리움 미술관 뒤쪽에 남산 공원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 그 쪽이 한적하고 좋더라고요. 높은 지대라서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달동네 다 보이고 자연도 있고요. 그래서 너무 좋았어요. Obtain. 최근 노력 끝에 얻은 게 있다면? 공모전에서 합격했어요. 아시아나 드림윙즈라는 공모전이 있는데, 원하는 꿈과 나라를 접목시켜서 6박 7일의 여행 계획서를 내면 돼요. 아시아나 항공이 서비스하는 노선이라면 어디에나 지원을 할 수 있어요. Ongoing. 요즘 계속 진행 중인 일이 있다면? 음. 운동을 하려고요. 그러니까 정확히는 ‘운동을 하려는 마음’이 항상 진행 중이에요. 웹툰 작가 생활을 하면서 하루 사이클이 바뀌어서, 새벽에는 깨있고 아침 6시부터 낮 12시까지 자고 그래서 건강이 너무 틀어져버려서 문제예요. 그래서 건강을 되찾으려고 하고 있어요. Journey. 여행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이탈리아. 르네상스 3대 거장의 생애와 업적의 흔적들이 다 담겨있는 곳이잖아요. 거기 가서 공기도 흡입해보고 싶어요. 사실 제가 재작년에 로마를 하루 스쳐갔는데, 거기에 그런 전설이 있어요.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져서 들어가면 그 사람은 로마로 또 돌아오게 된다는. 그런데 제가 갔을 때는 트레비 분수가 공사 중이었어요. 그래서 동전을 못 던지고 왔는데, 제가 그 전설을 깨보고 싶은 그런 마음도 있어요. Embarrassed. 최근 당황했던 일은? 몸무게를 잰 일. 흐흐흐흐흐. 치마가 안 들어가서 당황했어요. Only. 오직 자신만이 가진 것이 있다면? 옛날에 애니어그램 유형 결과를 보고 공감했었는데, 제가 슬픔 자체를 두려워해요. 저 자체가 안 좋은 감정에 빠지는 상태를 두려워해서 남이 저한테 화를 내도, 같이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최대한 웃으려 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Natured. 자신의 성질을 어떻다고 표현할 수 있는지? 부산해요. 지하철을 타도 가만히 안 있고, 광고지 있는 건 있는 것대로 다 읽어요, 그리고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가만히 있지를 못해요. 웹툰 작가로서 좋은 태도 같아요. 저는 좋은데, 주변 사람들한테는... 완전 주의력 결핍자같이. 흐흐. Gather. 마지막 질문이에요. 요즘 모으고 있는 게 있는지? 마지막이라고 하니 아쉬워요. 음. 저는 뭔가 소중한 소장품이라기보다는 예쁜 패션이나, 아니면 약간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광경을 보면 무조건 사진을 찍어요. 사진들이 일주일에도 몇 백장씩 모이고 그러는데 그런 자료사진들을 정말 꾸준히 모아요.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예쁜 게 있으면 이미지를 훔치는 그런 느낌으로요. 김현명 기자 wisemew@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 신병주·이주은·박희명 교수 ‘인기강의’ -우리대학 k-mooc에 3개 강좌 선보여 우리대학은 지난 9월 25일, △신병주 교수 △박희명 교수 △이주은 교수의 온라인 강의를 K-MOOC(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플랫폼에 제공했다. 이로써 우리대학 유명 교수들의 명강의를 재학생이 아니어도 온라인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우리대학을 포함해 대략 30여개의 대학이 K-MOOC에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MOOC는 누구나 수강인원에 제한 없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과목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공개강의이다. 또한, MOOC는 강의 이외에 질의응답 및 퀴즈, 토론, 스터디 그룹 활동 등 양방향 학습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수강 후 약간의 비용을 부담하면 이수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 우리대학 MOOC 강좌는 △생명존중 △사회소통 △자기계발을 핵심 가치로 특성화 영역과 학습자의 요구 등을 반영해 기획됐다. 우리대학은 지난 5월 12일 무크(MOOC)선도대학으로 선정돼 △신병주 교수(문과대·사학)의 ‘다시 찾는 조선의 역사와 인물’ △박희명 교수(수의대·수의)의 ‘반려동물과 행복나눔’ △이주은 교수(문과대·문콘)의 ‘아트플레이: 이미지로 생각하다’를 제공하고 있다. 신병주 교수의 강좌는 조선시대 주요 인물을 동영상과 아나운서의 설명으로 흥미롭게 표현했다. 박희명 교수의 강좌는 반려견의 특징과 오해 등에 대한 것과 해부학적인 지식을 친근한 이미지로 표현한 강좌이다. 그리고 이주은 교수의 강좌는 이미지에 대한 개념을 몸, 음식 같은 키워드와 연결시켜 현시대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강의이다. 10월 19일 기준으로 수강 신청 인원은 각각 인문분야 강의는 397명, 의학분야 강의는 224명, 그리고 예체능분야 강의는 52명이다. 아울러 앞으로 우리대학은 △게임 △디자인 △진로상담 △감성지능 △환경공학 △화장품공학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강좌들을 개설할 예정이다. K-MOOC 모니터링단을 신청한 주미선(경영대·경영4)학우는 “전반적으로 콘텐츠가 무척 탄탄하고 여러 가지 픽토그램을 활용해 이해가 잘 된다”라며 “텍스트 배치, 효과음 등 수강생의 관점에서 어색한 부분이 있고 이외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보완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OOC 업무 담당자인 구예성 대학교육혁신원 교수학습지원센터 직원은 “평소 관심이 있었던 분야의 강좌나, 들어보지 못했던 다른 대학의 수업에 대한 학습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며 “11월~12월 경에는 담당 교수님과 수강생들이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오프라인 특강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남윤 기자 kny6276@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 [보도]“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대학농구 국가대표로 선발된 최진광 선수(사범대·체교16) 일본과 경기하고 있는 우리 대학 최진광 선수(흰색 유니폼) 사진제공·KUSF 하혜림기자 우리대학 농구부에서 가드로 뛰고 있는 최진광 선수(사범대·체교16)는 175cm로 농구선수로서 큰 키는 아니지만 3점 슛이 좋은 선수이다. 센터의 스크린플레이를 이용하는 2대2 픽앤롤을 많이 하는 편이고 민첩성이 뛰어나 속공을 선호한다. 롤모델은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에서 가드로 뛰고 있는 한호빈 선수이다. 최진광 선수는 “학교 선배이기도하고 패스 타이밍과 자신이 공격해야하는 타이밍을 잘 아는 것 같다”며 그런 부분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최 선수는 5월 18일부터 3일간 열린 제41회 이상백배 한일대학농구대회(이하 이상백배) 남자 대표팀에서 우리대학 중 유일하게 뽑힌 선수이다. 작년 3패를 갚기 위해서 3승을 노렸지만 2승 1패를 기록하며 우리나라의 우승으로 이상백배가 마무리 됐다. 이상백배 대표팀에 뽑혔을 때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혀서 많이 설레기도 했지만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됐다고 한다. “경기를 뛰어보니 대학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들을 모은 팀이어서 모두 실력이 뛰어났다”며 “맡은바 역할만 해도 되니깐 경기를 쉽게 할 수 있었고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출전 시간이 짧았지만 그 시간에 그동안 연습한 것들과 본래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보였다. 이상백배에서 일본과의 경기에 대해 “이번에 처음으로 상비군 제도가 생겼고 작년의 3패를 갚기 위해서 일본 경기를 철저히 준비했다”며 “1차전과 2차전 때는 속공과 준비한 것들이 잘 이루어져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80:85로 우리나라가 진 3차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이미 2승을 해서 정신력이 안일해져 집중력이 떨어졌지만 일본은 1승이라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뛰다 보니 우리보다 경기에 집중해서 일본이 이긴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 선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2015 농구대잔치 8강 한양대학교와의 경기를 뽑았다. “당시에 신입생으로 출전했는데 치열한 경기였다”며 “마지막에 버저비터 결승 레이업을 넣어서 이겼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최 선수의 올해 목표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우리대학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다. 작년에는 성공하지 못한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의지를 나타냈다. 두 번째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작년에는 부상으로 인해 시합에 많이 출전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앞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프로에 갈 때 높은 순위로 지명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다”라며 “프로가 돼서 팀에 보탬이 되고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가동민 수습기자 syg10015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목+내용 댓글 닉네임 쓰기 Prev 1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8 Next / 68 GO / 68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