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752 추천 수 0 댓글 0

여성주연영화의 흥행, 편견을 딛고 새로운 판을 짜다

 

최근 극장에 관객과 영화 관계자들을 움직인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전과는 다르게 장르를 불문하고 여성 배우들이 포스터의 중앙을 차지하는 영화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서 주목받은 한국영화들만 해도 ‘아가씨’, ‘마녀’, ‘미쓰백’ 등 많은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여성주연영화에서도 나타나게 됐다. 특히 최근 개봉작 중 단지 여성주연영화라는 이유만으로 논란이 되었던 ‘걸캅스’는 우려와 걱정을 뒤로하고 개봉 3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남성 위주였던 범죄 액션 버디물에서 여성 투톱 주연으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한국영화의 4대 배급사 중 하나인 CJ가 이 영화를 택했을 만큼 여성주연영화의 흥행 흐름은 점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랫동안 외면해오던 영화계가 새롭게 주목하고 있는 여성 주연 영화, 그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10835_12638_4322.jpg
18-19년 개봉한 다양한 한국 여성주연영화들/출처 네이버 영화

 

‘여성주연영화의 흥행은 어렵다’는 건 옛말!

예전부터 여성주연영화를 두고 흥행하긴 글렀다며 혀를 차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영화사업의 구조를 모르고 하는 소리에 불과하다. 그동안 일 년에 몇 백 편에 달하는 개봉영화 중 여성주연, 또는 여성서사영화는 정말 손에 꼽힐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사회 분위기가 변하고 영화 관계자들도 하나 둘 씩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여성주연영화도 점차 힘을 얻기 시작했다. 유명 히어로물 시리즈인 마블에서 제작한 첫 여성 주연 히어로 영화 ‘캡틴 마블’이 10억 달러 클럽에 가입한 대기록을 세웠던 점이 그 대표적인 예시가 됐다. 저예산 영화 ‘미쓰백’이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영화 시상식의 상을 휩쓸며 놀라운 기록을 남겼던 점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였다. 또한 작년 12월, 미국 최고 매니지먼트업체 ‘CAA’와 영화기술업체 ‘Shift7’의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2017년 전 세계흥행 실적기준 상위권 할리우드 영화 350편 중 총 105편에 불과한 여성주연영화가 245편에 달하는 남성주연영화에 비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작비 1억 달러 이상 영화에 해당하는 19편의 여성주연영화가 75편의 남성주연영화보다 평균 흥행수입 7200만 달러를 더 벌었으며, 그보다 저예산 제작비인 영화에서도, 제작비 1000만 달러 이상의 영화에서도 여성주연영화가 남성주연 영화에 비해 더 높은 평균 흥행수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주연영화가 돈이 되지 못한다는 말은 이제 구닥다리 옛말에 불과하다. 흐름을 읽어야 수익을 창출하는 법, 이제는 영화계도 바뀔 때가 된 것이다.

10835_12636_4133.jpg
2014-2017년 흥행 할리우드 영화 중 여성·남성주연영화의 수익비교/출처 주간동아 19.01.14 기사

 

관객의 힘, 새로운 관람문화를 만들어내다

당장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영화 제작, 투자자들은 여성주연영화 시나리오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영화 ‘미쓰백’은 주인공을 남성으로 바꾸면 투자해주겠다는 투자자들이 많아 개봉에 난항을 겪기까지 했다고 하니, 그 실상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여성주연영화 산업 구조를 여실히 느낀 관객들이 모여 새로운 관객문화를 만들어 내게 됐는데, 그것이 바로 ‘영혼 보내기’ 운동이다.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힘들게 개봉한 여성주연영화임에도 저예산 영화이다 보니 타 영화에 비해 영화관 수나 시간대가 턱없이 부족해 관객 수가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임을 인지한 관객들이, 그에 대한 연대와 응원의 의미로 직접 보지 못하더라도 상영시간의 영화표를 예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객들의 수많은 응원과 노력으로 영화는 70만이라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했고 이 운동은 또 다른 여성주연영화인 ‘걸캅스’로까지 이어졌다.

10835_12637_4223.jpg
'영혼 보내기' 관객문화 보도사진/출처 19.05.14 연합뉴스TV 보도자료

일각에서는 이 운동을 ‘사재기’라고 비판하기도 했으나, 실상 관객이 이 영화의 흥행으로 이윤을 얻는 건 하나도 없기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 말이다. 이는 오히려 문화 다양성을 위한 관객들의 주체적 소비라고 볼 수 있으며 그저 새로운 관객들의 응원문화일 뿐이다. 이에 대해 감독과 배우 역시 감사의 의미를 표하며 감동을 더했고, 나아가 영화가 받게 된 수많은 상이 그의 값진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여성주연영화가 특별하고, 여성주연영화만이 나와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그 수많은 여성배우들이 갱스터 장르의 Gun-moll 역할이나 드라마 장르의 어머니, 아내, 또는 조연 역할에만 국한한 것이 아쉬웠기에, 보다 다양한 영화 속 여성캐릭터의 등장을 염원했기에 더 많은 여성주연영화의 등장을 기다려왔던 것이다. 남성주연물이 만연하던 범죄액션영화나 히어로 장르에 여성주연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 듯, 앞으로 극장계는 또 다른 여성주연영화들이 계속해서 더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다. 더 이상 여성주연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지 않아도 될 그 날이 올 때까지, 수많은 응원과 연대, 그리고 그에 따른 변화가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장예빈 기자  dpqls18@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267 대외활동 건국대 십시일밥 7기에서 2학기 봉사자분들을 모집합니다!! file tenspoon 16.06.08 38
12266 대외활동 평화나비FESTA(일본군 위안부기림일 서포터즈)大모집!!!!! KUterfly 16.06.17 38
12265 대외활동 [서울시청/전공강연] 위메이저에서 15기 신입 전공강연봉사자를 모집합니다 삼반쑤 16.06.28 38
12264 대외활동 [드림포레스트 11기모집] 내 삶의 결정적 한 획, 기획의 획을 그어라! 대학... file ㅈㅇㅎㅈ 16.07.04 38
12263 대외활동 [마케팅챌린저]삼성, KT 대기업 최종합격의 비결! 마케팅 챌린저에서 확인해... file 티레이니 16.07.05 38
12262 대외활동 건대 십시일밥에서 2학기(7기) 봉사자분들을 모집합니다!!^^ tenspoon 16.07.13 38
12261 대외활동 건대 십시일밥에서 2학기(7기) 봉사자분들을 모집합니다!!^^ tenspoon 16.07.20 38
12260 대외활동 건대 십시일밥에서 2학기(7기) 봉사자분들을 모집합니다!!^^ tenspoon 16.08.03 38
12259 대외활동 국내 최초 대학생 연합 브랜딩 동아리 브랜드림에서 23기를 모집합니다! (~0... 홍이이이 16.08.28 38
12258 대외활동 건대 십시일밥에서 2학기(7기) 봉사자분들을 모집합니다!!^^ tenspoon 16.09.06 38
12257 대외활동 건대 십시일밥에서 2학기(7기) 봉사자분들을 모집합니다!!^^ tenspoon 16.09.20 38
12256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43번째 영화, 세일즈맨 (2017) [1] 김노인의영화리뷰 17.05.15 38
12255 동아리 모집 장애인권동아리 가날지기 너와 함께한 모둔 길이 좋았다 저자 초청 강연 [4] file 릭토 19.05.20 38
12254 동아리 모집 ❤️건국대 강연동아리 '레뮤제' 신입회원 모집❤️ file 라나델레이 19.08.03 38
12253 대외활동 대학연합레저스포츠 동아리 unit에서 58번째 신입을 모집합니다!! file 김치호 16.03.07 39
12252 청심대 일상 옥자꿀잼 [1] 류승룡기모찌 17.07.14 39
12251 대외활동 멘토링을 위한 청년들의 모임 파란바람 14기 모집 (~1/8) file 우와왕 16.01.06 39
12250 대외활동 [드림포레스트 10기모집] 대학생 강연/문화기획그룹 드림포레스트에서 10기... file 곽창훈 16.01.10 39
12249 대외활동 멘토링을 위한 청년들의 모임 파란바람 14기 추가모집!! (~1/15) file 우와왕 16.01.13 39
12248 대외활동 [평화나비:RUN]서포터즈 모집!!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평화를 위해 함... 양쉐쉐 16.02.03 3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621 Next ›
/ 621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