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715 추천 수 0 댓글 11

 

 

 

최근 대학언론의 선후배간 수직적 조직 문화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예부터 조직은 원활한 운영과 선후배간 교육의 목적을 위해 수직적 구조를 택해왔다.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수직적 관계는 필요하다. 선배가 후배에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진심어린 조언을 해줄 수도 있고 해당 업무에 대해 지식이 풍부하다면 업무에 대한 교육도 철저히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선후배간 소통이 반드시 수직적 문화여야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제는 조직 내의 수직적 문화에 대해 다시 곱씹어봐야 할 때다. 최근 우리 대학 학원방송국 ABS에서 63기 국원들이 대거 퇴국 의사를 밝히며 대자보를 붙였다. 대자보 내용에 따르면 오랫동안 선후배간 관계가 좋지 않았고 와중에 최근 불화가 심화돼 대거 퇴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대자보에 참여한 퇴국한 A 국원에 따르면 조직 내에서 불만을 표출해도 수용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대자보 내용이 학우들 사이에 퍼지자 일각에서는 수직적문화가 언론과 방송계의 전통이며 고질적인 문제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수직적인 구조의 탓이라고 돌릴 수 없다. 어느 조직이든 수직적 상하관계는 필요하지만 이는 핑계가 될 수 없다. 수직적 조직이 옛날부터 굳어져서 내려온 전통이긴 하나 전통을 답습하고 순응하는 것은 현재 조직원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수직적 구조와 상하관계가 없더라도 조직은 충분히 운영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원 간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문화가 지켜지기 위해선 수직적, 상하관계의 ‘상’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상대의 말을 듣기 위해 ‘하’의 위치에 있는 사람보다 더욱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조직의 일원으로 일했던 기자의 경험을 비춰보면 사람은 본인의 의지만으로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무력감을 느끼고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다. 이는 상하관계와 수직적 조직에 몸 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껴본 경험일 것이다. 의지만으로 이미 정해진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평범한 보통 사람에게는 너무 힘들다.

물론, 기자 역시 아직 완벽한 사회인이 아니다. 하지만 대학언론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ABS방송국 사건을 지켜보며 무엇보다 오랫동안 같이 동고동락한 선후배 간에 불화가 있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대학언론은 자정능력을 키워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조직 내에 고착화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으로 이런 수직적 조직 문화가 그들만의 문제는 아닌지 기자도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

 

박가은 부편집국장  qkrrkdms924@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솔이몬 2019.04.21 02:35
    아무생각없이 꼰대로 낙인찍는 후배들도 문제
    꼰대아닌척하지만 진짜 꼰대인선배들도 문제
  • ?
    안녀여영 2019.04.21 11:50
    감사합니다
  • ?
    쀼꾸뿌뀨 2019.04.21 15:29
    공감합니다
  • ?
    건대똥 2019.04.22 00:35
    감사합니다
  • ?
    다위잇 2019.04.22 02:05
    개선되어야 할 문제죠
  • ?
    어어어어 2019.04.23 03:40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 ?
    dldlqo 2019.04.24 19:20
    공감이요
  • ?
    가갸가각 2019.04.28 08:45
    글 정말 잘읽었어요..
  • ?
    Almunia 2019.04.28 13:19
    라떼 이즈 홀스....!
    나의 경험과, 나의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지 않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너무나 필요한 것 같습니다.!!
    모든 언론인들 화이팅!
  • ?
    메그 2019.05.07 20:42
    감사합니다
  • ?
    락럭민 2019.06.15 16:53
    공감...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47 건대교지 109호 기사 예고편 [25] file 건대교지 16.12.02 13630
846 건대교지 [카드뉴스]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27] file 건대교지 16.12.02 11307
845 KU 미디어 [Global Life] The Common&Unique Ways of Spending Holiday [29] file 영자신문 16.11.29 3175
844 KU 미디어 [Naked Review] Welcome to Taipei, A City of Splendor [16] file 영자신문 16.11.29 2735
843 청심대 일상 건대 중문 돌쇠아저씨 후기 [28] file 화려한 혹물떼새 16.11.29 783
842 KU 미디어 [29초 드라마] ep4. 나는 대학생이다. [4] ABS 16.11.28 1803
841 분실물찾기 후문 돈까스집 하루에 건축공학전공 11학번 이ㅅ민씨 학생증 찾아가세요~ [4] Arsene 16.11.26 322
840 건대교지 [카드뉴스] 카세트테이프를 좋아하세요? [22] file 건대교지 16.11.25 9821
839 KU 미디어 [기획] 키워드로 본 시국선언:‘국정개입’, ‘권력비리’, ‘부정특혜’ [6] 건대신문 16.11.24 2391
838 KU 미디어 [기획] 들불처럼 번지는 대학가 시국선언 [7] 건대신문 16.11.24 2450
837 KU 미디어 [보도] 새로운 ‘학과평과제’ 도입 예정 [8] 건대신문 16.11.24 2049
836 KU 미디어 [칼럼]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힘, 미니멀 라이프 [13] 건대신문 16.11.24 2764
835 KU 미디어 [보도] KU 프라임사업 학생 지원 프로그램 본격화 [11] 건대신문 16.11.24 2665
834 KU 미디어 [보도] 아이디어 경진대회, 학우들 빛나는 아이디어 뽐냈다 [9] 건대신문 16.11.24 2107
833 KU 미디어 [보도] 양성평등상담센터, 2학기 재학생 대상 폭력예방교육 실시 [8] 건대신문 16.11.24 1978
832 KU 미디어 [보도] 기업에서 실습하면서 학점 인정까지, IPP 신규 참여학과 모집 중 [8] 건대신문 16.11.24 2429
831 KU 미디어 [기획] 2017총학선거 공청회 - (1) [6] 건대신문 16.11.24 2321
830 KU 미디어 [보도] 간편한 종합정보시스템 서비스 개시 [9] 건대신문 16.11.24 8032
829 KU 미디어 [보도] 이용식 교수 규탄 서명, 한 단과대서만 200명 돌파 [5] 건대신문 16.11.24 2341
828 KU 미디어 [보도] 학생들 이어 교수까지… 또 다시 불거진 학내 성추문 논란 [6] 건대신문 16.11.24 221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