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08 추천 수 0 댓글 11

 

 

 

최근 대학언론의 선후배간 수직적 조직 문화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예부터 조직은 원활한 운영과 선후배간 교육의 목적을 위해 수직적 구조를 택해왔다.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수직적 관계는 필요하다. 선배가 후배에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진심어린 조언을 해줄 수도 있고 해당 업무에 대해 지식이 풍부하다면 업무에 대한 교육도 철저히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선후배간 소통이 반드시 수직적 문화여야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제는 조직 내의 수직적 문화에 대해 다시 곱씹어봐야 할 때다. 최근 우리 대학 학원방송국 ABS에서 63기 국원들이 대거 퇴국 의사를 밝히며 대자보를 붙였다. 대자보 내용에 따르면 오랫동안 선후배간 관계가 좋지 않았고 와중에 최근 불화가 심화돼 대거 퇴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대자보에 참여한 퇴국한 A 국원에 따르면 조직 내에서 불만을 표출해도 수용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대자보 내용이 학우들 사이에 퍼지자 일각에서는 수직적문화가 언론과 방송계의 전통이며 고질적인 문제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수직적인 구조의 탓이라고 돌릴 수 없다. 어느 조직이든 수직적 상하관계는 필요하지만 이는 핑계가 될 수 없다. 수직적 조직이 옛날부터 굳어져서 내려온 전통이긴 하나 전통을 답습하고 순응하는 것은 현재 조직원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수직적 구조와 상하관계가 없더라도 조직은 충분히 운영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원 간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문화가 지켜지기 위해선 수직적, 상하관계의 ‘상’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상대의 말을 듣기 위해 ‘하’의 위치에 있는 사람보다 더욱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조직의 일원으로 일했던 기자의 경험을 비춰보면 사람은 본인의 의지만으로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무력감을 느끼고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다. 이는 상하관계와 수직적 조직에 몸 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껴본 경험일 것이다. 의지만으로 이미 정해진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평범한 보통 사람에게는 너무 힘들다.

물론, 기자 역시 아직 완벽한 사회인이 아니다. 하지만 대학언론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ABS방송국 사건을 지켜보며 무엇보다 오랫동안 같이 동고동락한 선후배 간에 불화가 있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대학언론은 자정능력을 키워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조직 내에 고착화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으로 이런 수직적 조직 문화가 그들만의 문제는 아닌지 기자도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

 

박가은 부편집국장  qkrrkdms924@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솔이몬 2019.04.21 02:35
    아무생각없이 꼰대로 낙인찍는 후배들도 문제
    꼰대아닌척하지만 진짜 꼰대인선배들도 문제
  • ?
    안녀여영 2019.04.21 11:50
    감사합니다
  • ?
    쀼꾸뿌뀨 2019.04.21 15:29
    공감합니다
  • ?
    건대똥 2019.04.22 00:35
    감사합니다
  • ?
    다위잇 2019.04.22 02:05
    개선되어야 할 문제죠
  • ?
    어어어어 2019.04.23 03:40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 ?
    dldlqo 2019.04.24 19:20
    공감이요
  • ?
    가갸가각 2019.04.28 08:45
    글 정말 잘읽었어요..
  • ?
    Almunia 2019.04.28 13:19
    라떼 이즈 홀스....!
    나의 경험과, 나의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지 않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너무나 필요한 것 같습니다.!!
    모든 언론인들 화이팅!
  • ?
    메그 2019.05.07 20:42
    감사합니다
  • ?
    락럭민 2019.06.15 16:53
    공감...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087 리뷰게시판 스카이캐슬 [2] 신난다재미난다 19.01.30 114
12086 리뷰게시판 백예린 La La love song [3] 자상한 호박벌 19.01.29 301
12085 리뷰게시판 카더가든 she 초연한 씬벵이류 19.01.27 114
12084 리뷰게시판 영화 <뺑반> 시사회 이벤트 당첨 후기 [4] 여행가고싶당 19.01.26 224
12083 리뷰게시판 극한직업 [1] 햐니 19.01.26 68
12082 KU 미디어 건국불레틴 Photo 콘테스트에 참여하세요! Why don’t you participate in Th... [11] file 영자신문 19.01.20 2169
12081 리뷰게시판 중문 롤링파스타 [8] EEEEEEE휴 18.12.28 375
12080 동아리 모집 [COCOC] 칵테일 팀 코콕, 11기 드디어 모집! file 치수 18.12.26 185
12079 KU 미디어 [문화상 시 부문 심사평]통념을 넘어 새로운 인식 건대신문 18.12.23 2035
12078 KU 미디어 [문화상 웹툰 부문 심사평]공감하며 마음에 위로를 받을법한 건대신문 18.12.23 1936
12077 KU 미디어 [문화상 소설 부문 심사평]명작이 탄생할 가능성 건대신문 18.12.23 1589
12076 KU 미디어 [문화상 시 부문 당선소감]어떤 시도 시가 아닐때 건대신문 18.12.23 1842
12075 KU 미디어 [문화상 시 부문 당선작]반쪽의 증명방법 건대신문 18.12.23 1466
12074 KU 미디어 [문화상 웹툰 부문 당선소감]날아오르는 배추나비처럼 건대신문 18.12.23 2114
12073 KU 미디어 [문화상 웹툰 부문 당선작]바다와 나비 건대신문 18.12.23 1638
12072 KU 미디어 [문화상 소설 부문 당선소감]제 당선소감은 건너뛰셔도 상관없습니다 건대신문 18.12.23 1617
12071 KU 미디어 [문화상 소설 부문 당선작]파블로프의 초상 건대신문 18.12.23 1665
12070 KU 미디어 [만평]청심에게 하고 싶은 말 건대신문 18.12.23 1428
12069 KU 미디어 [칼럼]'몫이 없던 자들'의 외침이 대학가에도 울려 퍼지길! 건대신문 18.12.23 1236
12068 KU 미디어 [사설]사총협의 요구, 일리와 우려가 공존한다 건대신문 18.12.23 97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621 Next ›
/ 621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