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320 추천 수 0 댓글 6

 

10651_12580_3910.jpg
송기형 예술디자인대학 영상영화학과 명예교수

<낭만에 대하여>라는 노래가 있다. 낭만을 이야기할 나이가 지난 남자가 쑥스럽지만 낭만을 노래하면서, 낭만은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애틋하게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이 어설픈 글 역시 그런 취지라고 말한다면 웃음거리가 되겠으나, 정년퇴직한 다음에도 대학과 교육에 대해 발언하는 일이 꼭 주책맞은 짓만은 아니라고 본다.

강사법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대학교육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강사선생님들 처우를 개선하자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사법이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도 드물다. 왜 그럴까? 교육부가 강사선생님들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을 대학에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성장과 청년실업으로 요약되는 경제상황에서 정부의 등록금 인상 억제 정책은 여론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모든 대학은 예산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특히 재원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사립대학들은 대단히 어려운 처지라고 한다. 이런 판국에 교육부가 강사법을 강행하고 있으니 대학들이 난감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정식으로 반발하는 대학이 없는 것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대한민국에서 교육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대학은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폐지를 주장하는 몽상가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대학은 교육부만 무서운 것이 아니다. 모든 언론이 앞다투어 대학이 강사법 시행에 미온적이고 꼼수를 쓴다고 질타한다. 어느 대학이 감히 대한민국 언론 보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강사법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아니 강사선생님들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가 필수적인데 막상 대학에는 여력이 없다는 핵심이 교육부와 언론의 힘 앞에서 은폐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최저임금제와 마찬가지로, 강사법이 강사선생님들 처우를 개선하기는 커녕 생존권을 위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9년 2학기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강사법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지 않으려면, 교육부가 강사법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여 대학에 분배하는 길밖에 없다고 본다. 정부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 없이 강사선생님들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대학도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한 가지 제안을 하려고 한다. 사소하지만 말이다. 우리대학은 명예교수, 겸임교수, 대우교수 강사료를 시간강사료보다 조금 더 높이 책정하고 있는데, 이는 즉각 시정해야 한다. 시간강사료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책정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대학의 재정 여건에서 강사선생님들 처우 개선은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강사법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 아니 정상화되어 진정한 처우 개선이 이루어지길 기도한다.

 

 

송기형 예술디자인대학 영상영화학과 명예교수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안녀여영 2019.04.21 11:50
    감사합니다
  • ?
    제이슨17 2019.04.21 21:48
    감사합니다
  • ?
    건대똥 2019.04.22 00:35
    감사합니다
  • ?
    양승1 2019.04.24 01:54
    감사합니다
  • ?
    dldlqo 2019.04.24 19:20
    감사합니다
  • ?
    Almunia 2019.04.28 13:20
    교수님 멋진 글 감사합니다.!! 멋진 강사분들 너무 많던데...!! 정당한 대우가 있다면, 더 멋진 강사님들, 교수님들이 생겨날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918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43번째 영화, 세일즈맨 (2017) [1] 김노인의영화리뷰 17.05.15 38
10917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41번째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2017) [3] 김노인의영화리뷰 17.05.13 65
10916 KU 미디어 [Think&Talk] What is More Important? Grades vs Extracurricular Acti... [27] file 영자신문 17.05.12 3249
10915 분실물찾기 5/9 건대부근에서 분홍색 카드지갑 분실했습니다.. [4] 셀셀 17.05.10 150
10914 KU 미디어 건국대학교 학원방송국 ABS에서 2차 수습국원을 모집합니다. [2] file ABS 17.05.08 3827
10913 건대교지 [카드뉴스] 투표합시다. [40] file 건대교지 17.05.05 9667
10912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39번째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2017) [5] 김노인의영화리뷰 17.05.04 220
10911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38번째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2017) [1] 김노인의영화리뷰 17.05.01 111
10910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37번째 영화, 특별시민 (2017) [5] 김노인의영화리뷰 17.05.01 175
10909 청심대 일상 [돼나무숲 요정의 열두번째 먹부림] 권이네부엌 [2] file 돼나무숲 17.05.01 253
10908 KU 미디어 [건국 리스트업] 1화 - 나만 알고싶은 건대카페 3 [8] file ABS 17.04.30 3367
10907 KU 미디어 [Real KU] 3화 - 건국대의 상징은 왜 황소일까요? [2] file ABS 17.04.30 3410
10906 KU 미디어 [Global Life] Imagining Your Global Dream House [32] file 영자신문 17.04.26 5182
10905 자유홍보 일본취업 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 [아마존재팬 채용면접회] 키타키타 17.04.25 405
10904 청심대 일상 갓 궤도에 오르다 [8] ㅁㄷㄱㄷ 17.04.24 345
10903 자유홍보 해외 여행 다녀오신 분 file 고대기 17.04.24 317
10902 KU 미디어 영화로 만나는 '세월호, 망각과 기억2: 돌아 봄' 상영회 열려... [8] 건대신문 17.04.24 2491
10901 청심대 일상 [돼나무숲 요정의 열한번째 먹부림] 테이큰커피 [3] file 돼나무숲 17.04.24 548
10900 KU 미디어 [살 빠질 건대?] 3화 - 헬스 안가고 운동할 건대? [6] file ABS 17.04.24 2638
10899 청심대 일상 기린 오후의 홍차 [4] 상자거북 17.04.23 15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