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279 추천 수 0 댓글 6

 

10651_12580_3910.jpg
송기형 예술디자인대학 영상영화학과 명예교수

<낭만에 대하여>라는 노래가 있다. 낭만을 이야기할 나이가 지난 남자가 쑥스럽지만 낭만을 노래하면서, 낭만은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애틋하게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이 어설픈 글 역시 그런 취지라고 말한다면 웃음거리가 되겠으나, 정년퇴직한 다음에도 대학과 교육에 대해 발언하는 일이 꼭 주책맞은 짓만은 아니라고 본다.

강사법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대학교육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강사선생님들 처우를 개선하자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사법이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도 드물다. 왜 그럴까? 교육부가 강사선생님들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을 대학에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성장과 청년실업으로 요약되는 경제상황에서 정부의 등록금 인상 억제 정책은 여론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모든 대학은 예산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특히 재원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사립대학들은 대단히 어려운 처지라고 한다. 이런 판국에 교육부가 강사법을 강행하고 있으니 대학들이 난감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정식으로 반발하는 대학이 없는 것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대한민국에서 교육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대학은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폐지를 주장하는 몽상가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대학은 교육부만 무서운 것이 아니다. 모든 언론이 앞다투어 대학이 강사법 시행에 미온적이고 꼼수를 쓴다고 질타한다. 어느 대학이 감히 대한민국 언론 보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강사법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아니 강사선생님들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가 필수적인데 막상 대학에는 여력이 없다는 핵심이 교육부와 언론의 힘 앞에서 은폐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최저임금제와 마찬가지로, 강사법이 강사선생님들 처우를 개선하기는 커녕 생존권을 위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9년 2학기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강사법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지 않으려면, 교육부가 강사법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여 대학에 분배하는 길밖에 없다고 본다. 정부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 없이 강사선생님들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대학도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한 가지 제안을 하려고 한다. 사소하지만 말이다. 우리대학은 명예교수, 겸임교수, 대우교수 강사료를 시간강사료보다 조금 더 높이 책정하고 있는데, 이는 즉각 시정해야 한다. 시간강사료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책정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대학의 재정 여건에서 강사선생님들 처우 개선은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강사법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 아니 정상화되어 진정한 처우 개선이 이루어지길 기도한다.

 

 

송기형 예술디자인대학 영상영화학과 명예교수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안녀여영 2019.04.21 11:50
    감사합니다
  • ?
    제이슨17 2019.04.21 21:48
    감사합니다
  • ?
    건대똥 2019.04.22 00:35
    감사합니다
  • ?
    양승1 2019.04.24 01:54
    감사합니다
  • ?
    dldlqo 2019.04.24 19:20
    감사합니다
  • ?
    Almunia 2019.04.28 13:20
    교수님 멋진 글 감사합니다.!! 멋진 강사분들 너무 많던데...!! 정당한 대우가 있다면, 더 멋진 강사님들, 교수님들이 생겨날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298 청심대 일상 클리오클리오 컨실러 커피젤리 17.10.16 62
11297 청심대 일상 크리미 틴트 컬러 밤 인텐스 (마몽드) 퓨용 17.10.16 112
11296 청심대 일상 레스티오 시나몬 베이글 퓨용 17.10.16 80
11295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84번째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2017) [2] 김노인의영화리뷰 17.10.15 82
11294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83번째 영화, 남한산성 (2017) [2] 김노인의영화리뷰 17.10.15 126
11293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82번째 영화, 아이 캔 스피크 (2017) [2] 김노인의영화리뷰 17.10.15 77
11292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81번째 영화, 범죄도시 (2017) [1] 김노인의영화리뷰 17.10.15 89
11291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80번째 영화, 어메이징 메리 (2017) [1] 김노인의영화리뷰 17.10.15 144
11290 청심대 일상 탐앤탐스 새우프레즐 [3] 적나라한 얼룩바다표범 17.10.14 183
11289 청심대 일상 한신포차 [3] 적나라한 얼룩바다표범 17.10.14 111
11288 청심대 일상 호호닭발 [3] 적나라한 얼룩바다표범 17.10.14 48
11287 청심대 일상 에뛰드 더블레스팅 파운데이션 적나라한 얼룩바다표범 17.10.14 546
11286 청심대 일상 카페 오레노 적나라한 얼룩바다표범 17.10.14 37
11285 청심대 일상 카페 인디고 [1] 적나라한 얼룩바다표범 17.10.14 82
11284 청심대 일상 #서브웨이 샌드위치# 중독자의 건대 서브웨이 지점 별 맛 비교 [16] 소머리 17.10.14 946
11283 청심대 일상 강력추천 영화 범죄도시 [4] 잘생긴 붉은목카라카라 17.10.14 90
11282 청심대 일상 후문 커피 미쁘 존맛탱 [6] 잘생긴 붉은목카라카라 17.10.14 267
11281 청심대 일상 더페이스샵 잉크 래스팅 파운데이션 N201 [1] 화려한 카멜레온 17.10.14 654
11280 청심대 일상 아이캔스피크 후기! [3] 화려한 카멜레온 17.10.14 89
11279 청심대 일상 인디고 커피젤리 17.10.13 31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