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240 추천 수 0 댓글 1

 

 

10583_12554_5244.jpg
손석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3·1혁명’이란 말은 100년이 넘도록 여전히 낯설다. ‘3·1운동’이 귀에 익어서다. 신문과 방송이 노상 그렇게 보도해온 탓이다. 단순히 언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적잖은 사람이 그 역사적 위상을 정확히 짚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3·1운동’이라 부르면 학문적이거나 객관적이고, ‘3·1혁명’이라면 가치가 개입되거나 주관적이라 인식할 문제는 아니다. 보수와 진보로 나눌 문제도 아니다. 일제 강점기에 보수적이라는 임시정부도 ‘3·1운동’보다 ‘3·1혁명’을 자주 썼다. 이 짧은 글에서 ‘운동’이 아니라 ‘혁명’으로 써야 옳다고 고집스레 주장할 뜻은 없다. 다만 운동이 아니라 혁명이 옳다는 역사적 논리는 젊은 지성인으로서 알아둘 필요가 있다.

1910년 대한제국이 망했다. 9년 만에 일어난 독립 만세 운동은 제국의 복원을 바라지 않았다. 황제복위 운동도 없었다. 왕조를 되찾자는 사람들은 흐름을 이루지 못할 만큼 조선왕조와 대한제국은 민중의 외면을 받았다. 만세 운동이 한창이던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된 임시정부는 독립해 건국할 나라가 ‘왕의 나라’ 아닌 ‘민의 나라’임을 공식 선언했다. ‘혁명’의 이름에 값하는 까닭이다.

독립선언문을 읽어보면 선인들이 건국하고 싶은 나라가 확연히 드러난다. 선언문은 들머리에서 “조선 사람은 자주적 민중임을 선언”하고 조선이 독립국임을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 평등의 큰 뜻을 밝히며, 자손만대에 일러 민족자존의 정당한 권리를 길이 누리게 하려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자주민으로서 조선인의 ‘정당한 권리’만 강조한 게 아니라 ‘인류 평등의 큰 뜻’을 강조했다.

그날 거리에서 목숨 바친 선인들의 꿈이 100년이 지난 현실에서 얼마나 실현되었는가를 짚어보자. 독립선언문이 가장 두드러지게 내건 ‘자주’와 ‘평등’은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절실한 과제다. 남과 북으로 분단된 채 온전한 ‘자주’도 ‘평등’도 이루지 못하고 있어서다.

오늘의 풍경을 100년 전 3월의 정신으로 돌아가 성찰해보자. 과연 만세운동에 나선 선인들은 그 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수백만 명을 죽이고, 그 이후에도 내내 적대시하며 천문학적 군사비를 탕진해온 못난 현실을 상상이라도 했을까? 더 큰 문제는 분단된 남과 북의 민주주의가 각각 온전한가에 있다. 남쪽에서 무장 커져가는 빈부 차이, 북쪽의 당 고위 관료와 일반 민중 사이의 불평등은 엄연한 현실이다.

3·1혁명 이후 100년이 흐르도록 그날의 꿈이 온새미로 이뤄지지 않는 오늘, 우리는 무엇을 해야 옳을까. 독립선언문은 당시 2천만 겨레구성원 모두에게 저마다 “마음의 칼날”을 품으라고 촉구했다.

국내 사립대학 가운데 건국대는 재단이 친일의 오점이 없는 드문 대학이다. ‘건국인’들이 1919년 건국의 뜻을 새삼 자부심을 지니고 깊이 새겨보아도 좋을 이유다.

 

손석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65 자유홍보 빠르고 저렴한 학생이사 고시원이사 탑 콜밴 010-5548-5590 모시밭주인 16.10.12 371
764 KU 미디어 [Think & Talk] Shall We Go Out? [17] 영자신문 16.10.11 2507
763 KU 미디어 [Cartoon] Great Loss of Beautiful Youth :A 19 year old worker hit by a ... [18] file 영자신문 16.10.11 2325
762 KU 미디어 [건국史 ②] [4] file ABS 16.10.10 2111
761 KU 미디어 [대담②] [2] file ABS 16.10.10 1559
760 청심대 일상 후문 카페 'Bahn' 후기 [7] ㄴr는ㄴrㅂl 16.10.09 408
759 건대교지 [카드뉴스]옷 입을 권리_Slut Walk [24] file 건대교지 16.10.08 13237
758 건대교지 [카드뉴스]가을엔 재즈를_치코와 리타 [21] file 건대교지 16.10.08 14479
757 KU 미디어 [인터뷰] 민상기 신임총장 인터뷰, “전통과 품격있는 대학으로 재도약하는 ... [7] 건대신문 16.10.08 2600
756 KU 미디어 [보도] 취ㆍ창업종합센터 활용법, 알고 있나요? [5] 건대신문 16.10.08 2188
755 KU 미디어 [보도] 과열되는 사립대 적립금 덩치 키우기… 우리대학은 양호한 편 [7] file 건대신문 16.10.08 2368
754 KU 미디어 [보도] KU헌터 입학금 반환 소송인단 모집, 승소 여부는 불투명 [10] 건대신문 16.10.06 2451
753 KU 미디어 [보도] 임시전학대회, '총투표 신설' 등 학생회칙 다듬었다 [8] 건대신문 16.10.06 2363
752 KU 미디어 [보도] 2017학년도 수시 경쟁률 21.35 대 1 [11] 건대신문 16.10.06 2412
751 KU 미디어 [보도] 더 나은 건국대 그려보는 '2016 아이디어 경진대회' [8] 건대신문 16.10.06 2375
750 KU 미디어 [문화상] 건대신문 문화상 응모 안내 [6] file 건대신문 16.10.05 3340
749 KU 미디어 [발행안내] 10월 4일자 1325호 건대신문 발행 [7] file 건대신문 16.10.05 2831
748 청심대 일상 영화리뷰 019. 아수라 (2016) [7] 의젓한 하피수리 16.10.04 147
747 KU 미디어 [Interview] Treasure Hidden Until Now, Holt [16] file 영자신문 16.10.04 4604
746 KU 미디어 [Reporter's View] Is Korea Really Safe? [19] 영자신문 16.10.04 2547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