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527 추천 수 0 댓글 1

 

10483_12526_1824.jpg
장예빈 문화부 기자

대한민국 학생이라면 응당 인생의 절반을 대학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또는 사회인이 되기 위해 수십, 수백 개의 시험을 치른다. 그렇게 힘들게 19년의 미성년자 생활을 벗어던지고 성인이 되면, 나도 모르게 이상한 기대감이 들곤 한다. 고작 몇 개월 지났을 뿐인데 더 이상 나이 때문에 들어가지 못할 곳도 없고 사지 못할 것도 없으니, 대학에 들어가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것만 같다. 물론 제약이 없으니 이전에 비해서는 자유로운 느낌이 들 수 있다. 또 지금까지는 비슷한 지역에서 비슷한 친구들과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책으로 살았다면, 이제는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서 온 다른 나이의 사람들과 전혀 다른 스타일로 자기 선택에 따라 다른 책을 지니고 다닌다. 이전의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던 것들을, 대학교에서는 자신이 하나하나 챙겨나가야 한다는 점 역시 정말 익숙하지 않은 점이다. 국가장학금이고 수강 신청이고, 때맞춰 알려주는 이 없이 알아서 챙겨야 한다. 대외활동 역시 동아리부터 시작해서 정말 상상도 못 할 수많은 곳에서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어 소개 책자만 보면 어떤 것을 해야 할지 헷갈릴 정도이다. 이렇게나 달라진 대학생의 삶은 인생의 제 2막을 열어주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하지만 사실 그 대단한 장막 뒤를 보면 자신은 3~4개월 지난 나일 뿐이다. 여전히 고등학교 때 생각을 지니고 있고 많은 것 들을 배워왔다고 생각했지만 사회에 나가면 이제 걸음을 뗀 사회초년생이 되어버린다. 여러모로 시작을 위해서 도전을 하지만 실상은 허둥지둥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면 미디어 속의, 책자 속의 새내기들은 이렇지 않던데 왜 이렇게 어렵고 헷갈리는 건지 당황스럽고 답답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절대 이상한 것이 아니다. 갓 태어난 기린이 발조차 땅에 제대로 내딛지 못하듯이, 스물, 또는 그 이상의 나이를 먹었더라도 잘 모르겠는 건 매한가지이다. 자신을 자책할 필요도, 괜히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으면 주변 친구들과 고민을 나누면 되고, 학교든 어디든 자신을 위해 도와줄 이들은 어디에나 있다. 꿈을 찾는 일도, 미래를 생각해내는 일도 어느 나이의 어느 위치든 모르는 것들 투성이 이거나 길을 헤맬 수도 있다. 그래도 모든 시도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무지에 대해서 당황하거나 화낼 필요도 없고, 방황할 필요 없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만큼 더 다양한 모습에 도전하고, 열정을 쏟으며 즐길 수 있었으면 싶다. 그러다 보면 마치 처음 달콤함을 맞이한 사람처럼 또 다른 짜릿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장예빈 문화부 기자  dpqls18@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925 KU 미디어 [보도]우리대학 A교수, 제자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 [3] 건대신문 18.10.07 2000
11924 KU 미디어 [보도]몰카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2] 건대신문 18.10.07 1588
11923 KU 미디어 [보도]학내 유일 자치언론 교지, 이대로 괜찮은가? [4] 건대신문 18.10.07 1484
11922 KU 미디어 [보도]가을에는 단과대로 뭉친다 [3] 건대신문 18.10.07 1351
11921 KU 미디어 [보도]학생들 지갑은 더욱 가벼워졌다 [8] 건대신문 18.10.07 1656
11920 KU 미디어 [보도]도서관 문화행사, 소통의 장이 되다 [4] 건대신문 18.10.07 1276
11919 KU 미디어 [보도]2018 하반기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 [3] 건대신문 18.10.07 1236
11918 KU 미디어 [만평]언제까지? [4] 건대신문 18.09.23 1800
11917 KU 미디어 [칼럼]나의 진로 설계와 SW [8] 건대신문 18.09.23 1745
11916 KU 미디어 [칼럼]비핵화, 저 멀리 험한 령을 넘어 [4] 건대신문 18.09.23 1694
11915 KU 미디어 [칼럼]노약자석보다 교통약자석이 필요한 시대 [2] 건대신문 18.09.23 3047
11914 KU 미디어 [칼럼]흙더미에 파묻힌 평화 올림픽 [6] 건대신문 18.09.23 1340
11913 KU 미디어 [칼럼]우리는 인권이라는 단어를 알고 쓰는 걸까 [3] 건대신문 18.09.23 1625
11912 KU 미디어 [사설]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대입제도 개편 [2] 건대신문 18.09.23 1387
11911 KU 미디어 [사설]‘청년창업’에 어울릴 만한 환경 조성 필요 [2] 건대신문 18.09.23 1290
11910 KU 미디어 [문화]Color is my day-long division, joy and torment – Claude Monet [1] 건대신문 18.09.23 1407
11909 KU 미디어 [시사]“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입니다” [1] 건대신문 18.09.23 1342
11908 KU 미디어 [시사]‘낙태죄 폐지’ 중요한 기로에 서다 [3] 건대신문 18.09.23 2595
11907 KU 미디어 [시사]새 강사법 국회 통과되면, 강사도 교원과 동등한 지위 얻게 된다 [1] 건대신문 18.09.23 1617
11906 KU 미디어 [보도]건국인의 옷장을 엿보다 - 패션 웹진 클로젯 인터뷰 [2] 건대신문 18.09.23 151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621 Next ›
/ 621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