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123 추천 수 0 댓글 0

 

10482_12523_1021.jpg
이준열 문화부 기자

“동무는 어느 쪽으로 가겠소”

“중립국.”

작가 최인훈의 <광장>의 한 장면이다.

이제 많은 것이 달라진 환경에서 살게 될 신입생들은 새로운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 법적으로는,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의 지위를 상실하고 성인의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된다. 그중엔 참정권도 있다. 달라진 환경에서 자기계발과 학업, 사회생활을 동시에 하며 바쁜 생활로 성인의 첫 해를 보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단지 쉬는 날 이었던 선거일 또한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이 날을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을까? 깜빡이 없이 본론으로 넘어가자.

루이 알튀세르에 따르면, 단순히 법과 정치제도 등의 직접 사상에 간섭하는 장치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를 형성하는 학교, 종교 따위의 단체와 미디어 등 모두가 이데올로기 장치다. 우리는 사회에서 행위하며 스스로 이데올로기를 각인한다. 현재, 사회는 점차 복잡해졌고 사람들 간의 소통은 훨씬 자유롭다. 이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라는 흙에서, 심지어는 그 밖에서도 많은 이념이 탄생해 대립하기에 좋은 거름이 된다.

현재, 각 매체 및 커뮤니티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공간이지만 고립돼 있어 극단화되고 반지성적 배타주의를 띠는 점이 있다. 이런 흐름이 현실에 적용된 사례가 2016년 미국 대선이다. 정체성 정치와 정치적 올바름로 부상하는 신좌파에 반발해 형성된 ‘대안 우파’ 세력이 트럼프를 당선시킨 것이다.

<광장>의 이야기를 이어서 해보자. 주인공 이명준은 타락한 밀실 사회인 남한과 밀실없이 광장뿐인 북한 사회에 실망해 중립국으로 가는 배 위에서 투신자살한다.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난 사랑을 하고 싶었지만, 이마저도 아버지가 월북했다는 이유로 그에게는 밀실이 허락되지 않았다. 또한 전쟁 도중 연인의 죽음으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날 사랑의 길은 막히고 말았다. 이 소설은 죽은 연인과 아이를 의미하는 갈매기를 보고 바다라는 푸른 광장에 몸을 맡기며 끝을 맺는다. 이데올로기와 사랑의 갈등을 비극적인 결말로 끝맺음하며 주제를 더욱 강조한다.

지금의 사회도 <광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1990년대 냉전이 종결되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데올로기 대립은 종결됐다고 흔히 얘기한다. 그러나 전쟁을 겪고 여전히 남과 북으로 나눠진 한반도는 그렇지 않다. 좌파와 우파는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정치판을 맴돌고 있고, 아직도 선동과 날조로 사람을 이데올로기에 가둬 평가한다. 이런 논쟁은 국가의 다른 정책에도 영향을 미쳐, 조금이라도 이데올로기와 엮어서 정책을 비하해가며 국가발전을 저해한다. 사회가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념을 초월해 정책의 본질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준열 문화부 기자  index545@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98 자유홍보 '창조'삼성과 함께 하는 "개(開)꿈 (Break Your Dream)"에서 대망의 1기를 ... [1] file 엔씨 13.09.30 1203
1297 자유홍보 [취업특강안내] 자소서, 취업, 면접, 진로를 한번에 관통하는 취업특강! file 이비자 13.09.30 849
1296 자유홍보 [한국자원봉사영상제] 36.5'의 감동을 찾습니다(~10/11) 자원봉사마스터 13.09.30 762
1295 자유홍보 [세미나 모집]<39세100억>시리즈의 베스트셀러 저자 이진우 소장의 `한국에... 에어리어 13.09.29 1163
1294 자유홍보 ★★★시설 연합 봉사 동아리 '아름'입니다.★★★ 아름아름 13.09.29 611
1293 자유홍보 서울시립대 경제학술제 ECONOMIC SMASH에 참가하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꼼장어 13.09.28 861
1292 자유홍보 [열정대학] '하고 싶은 일들이 모두 과목이 된다' 열정대학 14기 신입생 모... passion2ki 13.09.28 719
1291 자유홍보 [환경멘토링]동아리 소자운에서 신입회원을 모집합니다~ 청년대세 13.09.27 637
1290 자유홍보 (안녕코리아축제위원회) 코리아 페스티벌 유럽5개국 대장정 참가자 모집 (~... 이민주 13.09.27 1066
1289 자유홍보 용달이사[010-6401-2482]원룸.오피스텔.자취.장거리이사/저렴 김명준 13.09.27 749
1288 자유홍보 DHC와 함께하는 'READY SET, DHC!' 클래스 건꾹건국 13.09.26 1147
1287 자유홍보 [건대후문] 스터디룸 채움! 채움 13.09.26 1023
1286 자유홍보 ◆ Saturday Night! 오늘만큼은 Something Tonight!◆ All Night Matching Par... [2] 멍북이 13.09.26 1052
1285 자유홍보 [잡코리아] 글로벌프런티어 10기 모집 (~11/6) 글프운영사무국 13.09.26 696
1284 자유홍보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 대학생SNS기자단 모집 (~10/4) 조서현 13.09.26 820
1283 자유홍보 KKB 금융 커리어 스쿨 2기 모집합니다.!! 유베 13.09.26 966
1282 자유홍보 [주식투자연합동아리] 모바일 펀드에서 5기를 모집합니다~!!(9/27) 해뜰날 13.09.26 709
1281 자유홍보 [청춘콘서트] 가을 밤, 옥상에서 펼쳐지는 우리들의 이야기! file 이거한글맞잖아 13.09.25 771
1280 자유홍보 자원봉사영상제 봉사활동 13.09.25 578
1279 자유홍보 ★ [삼성공채 완벽대비!] 해커스잡 SSAT 주말완성 특강 ★ [1] 스마트거리 13.09.25 88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51 552 553 554 555 556 557 558 559 560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