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18 추천 수 0 댓글 0

 

10386_12485_415.jpg
김홍신 작가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으로, 한글의 웅혼한 숨결을 기억하는 해의 건대신문 문화상 소설부분 응모작은 20편이었다. 예부터 문학은 시대를 조명하고 비평하며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문학은 시대정신의 상징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고 문학에게 인생의 해답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생에 대한 강한 질문을 던지고 성찰을 요구했다.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은 대체로 문화예술과 스포츠인데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대체로 문화예술이라고 한다. 문인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기에 고장 나기 쉬운 인생을 치유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neophilia)이 인류를 지구의 주인으로 만든 동력이었을 것이다. 호기심이 곧 창조정신이기 때문이다. 불면증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의식 세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한 문학도들의 넘치는 이야깃거리를 마음모아 읽었다. 박수를 천둥처럼 치고 싶었다.

‘물’은 섬세한 문장으로 범상치 않은 사건을 예견하게 하는 흡인력을 보였다. 주인공에게 백상아리 이빨이 필요하다는 영국인의 주장에 반응하는 추리기법과 실험정신이 매우 돋보였다. 상상력과 필력이 좋으나 마무리에서 좀 더 천착하는 작가 정신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후랑소와즈’는 매우 서정적 문체와 문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괄호 안에 한글 대화를 ‘붙어’라고 쓴 것이 썩 어울리지 않았으나 스케치 여행하는 주인공의 관찰력과 의식체계의 소설적 정밀함을 잘 보여주었다. 인간의 본능과 사람냄새를 적절하게 묘사해서 잔잔한 호숫가를 가슴에 새기게 하는 능력을 보였다.

‘파블로프의 초상’은 재당숙 조쉬아를 집주인이라 부르는 주인공이 총성에 놀라는 장면부터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작법으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부치지 못한 편지를 통해 베트남 전쟁의 상흔과 트라우마의 대비가 절묘하게 그려졌다. 심리적 갈등을 사건의 흐름과 어울리게 한 기법도 뛰어났다.

‘깐밤’은 해원에게 남겨진 기억하기 싫은 추억과 트라우마는 상상력을 높게 끌어올린 수작으로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모의 죽음과 무당집을 드나들 수 밖에 없는 노인의 운명론과 주인공의 갈등구조가 매우 도드라졌다. 우연찮은 석현과의 인연으로 트라우마가 해소되는 애잔한 연애담이 참 좋다.

심사할 때마다 나는 내 젊은 시절의 낙선에 대한 갈증을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 응모작을 정성으로 읽고 당선자보다 아쉽게 낙선한 문학도를 위한 기도를 하곤 한다. 고심 끝에 ‘파블로프의 초상’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명작을 탄생시킬 가능성을 주목했기 때문이다.

 

김홍신 작가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18 자유홍보 2013 스마트TV 앱 및 주변기기 공모전 개최 스마트티비 13.07.18 1323
817 자유홍보 [Teach Mentor Change] 연합 교육봉사 동아리 신입회원을 모집합니다. 많은 ... 흰고래 13.07.18 874
816 자유홍보 에어부산 자소서 자소서 작성 참고하시고 작성하세요 ^^ 양작 13.07.17 1562
815 자유홍보 이번주 토요일!!7/20 수영장 & 바베큐 파티 !!! 이젠 직접 즐겨보자 !!! 알란킴 13.07.17 655
814 자유홍보 [SKT]스펙과 경험, 보상을 동시에! LTE-A 아이디어 공모전 [1] 잠실꿈돌이 13.07.17 937
813 자유홍보 인기 펌프퓨리 여름 운동화로추천하는 프리미엄 펌프 [1] 남희문 13.07.17 1347
812 자유홍보 ★ 하루만에 끝내는★ 공기업 합격 자소서&면접 특강☆ 해커스잡 ▷ 공기업 맞춤... 스마트거리 13.07.16 1101
811 자유홍보 졸업 후 공항에서 일하고 싶으신 분? 아다니다 13.07.16 774
810 자유홍보 [청춘공작소] 대학생들이 만드는 잡지 설문지 좀 도와주세요~ 이성권 13.07.16 887
809 자유홍보 미드에서만 보던 수영장 & 바베큐 파티 !!! 이젠 직접 즐겨보자 !!! 알란킴 13.07.16 1084
808 자유홍보 [It's my stage] 7/20 2시 홍대입구 "청춘, 취업에 대해 말하다!!" 엉헝엉엉 13.07.15 879
807 자유홍보 [무료설명회] 2013년 최악의 상반기.. 그렇다면 하반기는? 초코회오리 13.07.15 770
806 자유홍보 리복 펌프 퓨리중 미타와 컬라보된 퍼플 블랙 모델 팝니다. [1] 남희문 13.07.15 1005
805 자유홍보 [나누잡] 나만의 완벽한 자기소개서 작성하기! [1] 슈퍼짱지 13.07.15 876
804 자유홍보 여행경비 할인 이벤트~!! dmsdudchoi 13.07.15 1306
803 자유홍보 학생이사전문(010-6401-2482)원룸.하숙.각종이사저렴 용달친구 13.07.15 1785
802 자유홍보 [승무원공개채용]에어부산 승무원 공개채용(전공,학점,학위제한없음) [1] 아다니다 13.07.15 1457
801 자유홍보 [대외활동] 대학생활 재밌게 하고 싶은 분들!!예그리나 2기에 지원하세요! 예그리나 13.07.15 946
800 자유홍보 대학생 알바구합니다. 토끼 13.07.14 1041
799 자유홍보 방학동안에 독서모임 모집중입니다.(수정) 로라라 13.07.14 56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75 576 577 578 579 580 581 582 583 584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