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상 시 부문 당선소감]어떤 시도 시가 아닐때
![]() |
정재호(문과대·국문15) |
반쪽의 증명방법이 상을 받았습니다. 시가 뭔지도 모르고 6년을 써왔기 때문일까요. 사실 시는 상을 받은 텍스트가 아니라 지금 쓰고 있는 이 소감문입니다. 그렇게 믿기로 했습니다.
2013년이 시작되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거든요. 자살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가 그렇게 시를 좋아했었나, 하는 의문도 듭니다. 그러나 좋아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게 믿으면서 시를 씁니다. 그래서, 사실은 이 모든 텍스트들은 시가 아니거든요. 시를 쓴다고 하면서 시를 하나도 모릅니다. 국어국문학과를 다니면서도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6년을 써 왔는데 상을 받았습니다. 상을 받으면 시일까요? 시로 인정되는 건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잘 아는 것 하나 없이 시를 쓰고, 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시를 쓰고, 시가 아닌 것들을 씁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에 대해서 말을 합니다. 시, 시인, 시인, 시. 어디부터 시인이고 어디까지 시일까요. 지금은 기억도 희미한 말이 떠오릅니다. 시의 산은 높고 안개가 잔뜩 껴서 오른다고, 오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디까지 왔는지, 오르막길이 맞는지도 모른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런 말이 있었습니다. 그럼 그 시의 산이라는 건 산일까요, 산이 맞다면 과연 “시”의 산일까요?
어떤 말을 소감으로 써야 할지 몰라 시를 썼습니다. 시라고 생각하고 쓰면 그 순간부터 시가 아니게 되니까요. 저는 시를 쓰고 사는 사람입니다. 시를 쓰고, 국어국문학과에 다닙니다. 자취방에는 어제 마신 술의 냄새가 나고, 조명을 전구색으로 바꿔서 조금은 따뜻합니다. 겨울입니다. 다들 따뜻하시길 바랍니다.
정재호(문과대·국문15)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번호 | 게시판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
---|---|---|---|---|---|
11698 | KU 미디어 | [보도]“창의관-산학관 연강, 이제는 힘들지 않아요.” [2] | 건대신문 | 18.05.24 | 1940 |
11697 | KU 미디어 | [보도]대동제 배리어프리존 도입, 장애학우 편의 도모 [1] | 건대신문 | 18.05.24 | 4723 |
11696 | KU 미디어 | [보도]학원창립 87주년·개교 72주년 기념식 열려 [1] | 건대신문 | 18.05.24 | 1827 |
11695 | KU 미디어 | [보도]축제 KU:L TIME 성황리 개최 [1] | 건대신문 | 18.05.24 | 1415 |
11694 | 리뷰게시판 | 쿠키런 [1] | 귀여운 쏘가리 | 18.05.24 | 312 |
11693 | 리뷰게시판 | 이공육 | 귀여운 쏘가리 | 18.05.24 | 336 |
11692 | 리뷰게시판 | 모아나ost [1] | 귀여운 쏘가리 | 18.05.24 | 411 |
11691 | 리뷰게시판 | 카레대장 | 귀여운 쏘가리 | 18.05.24 | 339 |
11690 | 리뷰게시판 | 윤하 - 크림소스파스타 | 귀여운 쏘가리 | 18.05.24 | 495 |
11689 | 리뷰게시판 | Dua Lipa - New rules, IDGAF | 우오아으앙 | 18.05.23 | 323 |
11688 | 동아리 모집 | [예그리나] 예수님 그리고 나♡ 2기 대모집!! | 푸른십자가 | 18.05.22 | 148 |
11687 | 청심대 일상 | 멜로망스 - you | 원단 | 18.05.22 | 464 |
11686 | 청심대 일상 | 데드풀2 | bboqndqnd | 18.05.22 | 32 |
11685 | 청심대 일상 | 카페데코믹스 | 민s | 18.05.21 | 57 |
11684 | 청심대 일상 | 다빈치 보드게임 카페 | 민s | 18.05.21 | 296 |
11683 | 청심대 일상 | 보쌈스테이크 | 민s | 18.05.21 | 42 |
11682 | 건대교지 |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 건 : 청년층과 중소기업
[65] ![]() |
건대교지 | 18.05.20 | 4869580 |
11681 | 건대교지 |
[카드뉴스] 아기 낳는 만화, 임신을 밝히다
[29] ![]() |
건대교지 | 18.05.20 | 4432935 |
11680 | 동아리 모집 |
건국대학교 중앙동아리 MRA 신입부원을 모집합니다.
![]() |
건대사람Yo | 18.05.20 | 324 |
11679 | 청심대 일상 | FT아일랜드 - a song for you | 침착한 서벌스라소니 | 18.05.12 | 64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