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상 웹툰 부문 당선소감]날아오르는 배추나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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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유진(예디대·커디18) |
‘바다와 나비’는 김기림 시인의 시, ‘바다와 나비’를 현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시각으로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사실 자유주제라는 것은 아마 모든 창작가에게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기에 작품 주제 선정부터 참 막막했습니다. 그러다 저 자신이 표현하기에 제일 쉬운 것은 현재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주 선명했던 꿈이, 자꾸만 막연해지는 이 불안한 기분은 아마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그 불안감을 표현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우연히 고등학교 문학 시간 훑듯이 배운 시가 뇌리에 스쳤습니다. 김기림 시인의 ‘바다와 나비’…. 분명 선생님께서는 근대 문명에 대한 지식인의 좌절, 또 무언가를 설명하셨는데, 저는 왜인지 항상 그 시가 가련한 나비의 동화처럼 들리곤 했습니다. 무엇보다 푸른색과 흰색의 강렬한 색채 대비, 거친 파도와 여린 배추 나비의 이미지, 이 모든게 제가 구상하고자 한 이야기와 맞아 떨어졌습니다.
작품 속 성난 바다는 녹록지 않은 현실을, 여린 나비는 날개가 찢어지도록 현실과 부딪히는 ‘우리’입니다. 아직 날개에 생채기 하나 없는 순수한 나비는, 푸른 물결이 그저 청 무밭인가, 하고 무모하게 뛰어듭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순수한 주인공을 등장시켜야 했습니다. 자신의 꿈에 대한 열정으로 젖어 있는, 이루고자 하는 열망에 가득 찬 인물 말입니다. 그런 여자 주인공을 남자 주인공은 남모르게 흠모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둘의 거리는 차츰 가까워집니다. 어쨌거나 이 부분은 비중이 크지 않기에 자세히 묘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남자 주인공을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서 의아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원작 속 나비를 지켜보는 관찰자의 역할이자, 여자 주인공, 즉 ‘우리’를 묵묵히 응원하는 누군가를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도 주인공은 실패를 겪습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말이지요. 김기림 시인의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라는 표현이 이리 날카롭게 느껴질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잔인하고 현실적인 결말일 수 있어도, 그것이 이 웹툰의 결말일 뿐,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흘러간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모진 현실에도 여러분이 낙담하지 않고 마지막 컷의 날아오르는 배추 나비처럼 계속해서 빛을 뿜어내며 날개를 펼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기회 만들어주신 건대신문사, 박 모 동기, 좋은 시를 소개해주신 조 선생님, 그리고 항상 제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가족, 친구 모두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배유진(예디대·커디18) kk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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