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133 추천 수 0 댓글 0

 

 

10383_12483_2928.jpg
배유진(예디대·커디18)

‘바다와 나비’는 김기림 시인의 시, ‘바다와 나비’를 현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시각으로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사실 자유주제라는 것은 아마 모든 창작가에게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기에 작품 주제 선정부터 참 막막했습니다. 그러다 저 자신이 표현하기에 제일 쉬운 것은 현재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주 선명했던 꿈이, 자꾸만 막연해지는 이 불안한 기분은 아마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그 불안감을 표현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우연히 고등학교 문학 시간 훑듯이 배운 시가 뇌리에 스쳤습니다. 김기림 시인의 ‘바다와 나비’…. 분명 선생님께서는 근대 문명에 대한 지식인의 좌절, 또 무언가를 설명하셨는데, 저는 왜인지 항상 그 시가 가련한 나비의 동화처럼 들리곤 했습니다. 무엇보다 푸른색과 흰색의 강렬한 색채 대비, 거친 파도와 여린 배추 나비의 이미지, 이 모든게 제가 구상하고자 한 이야기와 맞아 떨어졌습니다.

작품 속 성난 바다는 녹록지 않은 현실을, 여린 나비는 날개가 찢어지도록 현실과 부딪히는 ‘우리’입니다. 아직 날개에 생채기 하나 없는 순수한 나비는, 푸른 물결이 그저 청 무밭인가, 하고 무모하게 뛰어듭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순수한 주인공을 등장시켜야 했습니다. 자신의 꿈에 대한 열정으로 젖어 있는, 이루고자 하는 열망에 가득 찬 인물 말입니다. 그런 여자 주인공을 남자 주인공은 남모르게 흠모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둘의 거리는 차츰 가까워집니다. 어쨌거나 이 부분은 비중이 크지 않기에 자세히 묘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남자 주인공을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서 의아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원작 속 나비를 지켜보는 관찰자의 역할이자, 여자 주인공, 즉 ‘우리’를 묵묵히 응원하는 누군가를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도 주인공은 실패를 겪습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말이지요. 김기림 시인의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라는 표현이 이리 날카롭게 느껴질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잔인하고 현실적인 결말일 수 있어도, 그것이 이 웹툰의 결말일 뿐,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흘러간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모진 현실에도 여러분이 낙담하지 않고 마지막 컷의 날아오르는 배추 나비처럼 계속해서 빛을 뿜어내며 날개를 펼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기회 만들어주신 건대신문사, 박 모 동기, 좋은 시를 소개해주신 조 선생님, 그리고 항상 제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가족, 친구 모두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배유진(예디대·커디18)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858 KU 미디어 [보도]우리대학 학생 인권침해 사건 발생 [2] 건대신문 18.08.30 1379
11857 KU 미디어 [보도]쿨하우스, 작년 2학기 대비 기숙사비 인상 [2] 건대신문 18.08.30 1582
11856 KU 미디어 [보도]실험실습 만족하십니까? - 이과대학 편 [3] 건대신문 18.08.30 1479
11855 KU 미디어 [보도]임기 후반기 맞이한 민상기 총장 인터뷰 [1] 건대신문 18.08.30 1691
11854 KU 미디어 [보도]2학기부터 스마트 출결제도 전면 시행 [1] 건대신문 18.08.30 1439
11853 KU 미디어 [보도]강의업로드 등 e캠퍼스 강화 새로 추진 [1] 건대신문 18.08.30 1606
11852 동아리 모집 온라인으로 모여서 공부합시다! 소울킴 18.08.29 110
11851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당신이 가져올 세상의 변화, 건국대학교 인액터스(ENACTUS) 28... file 아안마누아 18.08.28 167
11850 리뷰게시판 혹시 미국 가면 country buffet 가보시길 멋진 흰담비 18.08.27 129
11849 리뷰게시판 새벽집 멋진 흰담비 18.08.27 131
11848 리뷰게시판 가로수길 스쿨푸드 [2] 멋진 흰담비 18.08.27 143
11847 동아리 모집 [자치위원회] 고전음악감상실에서 2018년 2학기 신입요원을 모집합니다♪ file 닉네임정하기귀찮다 18.08.25 171
11846 리뷰게시판 스카이피플 후기.. 나랑너 18.08.25 6634
11845 KU 미디어 건국대 영자신문사 The Konkuk Bulletin 제 46기 2차 수습기자 모집합니다! [7] file 영자신문 18.08.25 3151
11844 KU 미디어 [Interview] .face, Being the New Norm _288호 [11] file 영자신문 18.08.22 2461
11843 동아리 모집 [대학연합] 피아노 동아리 Pianoforte - 피아노 포르테에서 6기를 모집합니다!! file 프로자취러 18.08.20 124
11842 리뷰게시판 <메갈로돈> [1] 김노인의영화리뷰 18.08.18 187
11841 리뷰게시판 <목격자> [1] 김노인의영화리뷰 18.08.18 174
11840 KU 미디어 [Global Life] Mark Your Landmark on the World! _288호 [12] file 영자신문 18.08.15 2443
11839 KU 미디어 [Campus Life] Tap Tap Tap! Tapping KU for Tips _288호 [8] file 영자신문 18.08.15 225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