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174 추천 수 0 댓글 0

 

 

10383_12483_2928.jpg
배유진(예디대·커디18)

‘바다와 나비’는 김기림 시인의 시, ‘바다와 나비’를 현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시각으로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사실 자유주제라는 것은 아마 모든 창작가에게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기에 작품 주제 선정부터 참 막막했습니다. 그러다 저 자신이 표현하기에 제일 쉬운 것은 현재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주 선명했던 꿈이, 자꾸만 막연해지는 이 불안한 기분은 아마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그 불안감을 표현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우연히 고등학교 문학 시간 훑듯이 배운 시가 뇌리에 스쳤습니다. 김기림 시인의 ‘바다와 나비’…. 분명 선생님께서는 근대 문명에 대한 지식인의 좌절, 또 무언가를 설명하셨는데, 저는 왜인지 항상 그 시가 가련한 나비의 동화처럼 들리곤 했습니다. 무엇보다 푸른색과 흰색의 강렬한 색채 대비, 거친 파도와 여린 배추 나비의 이미지, 이 모든게 제가 구상하고자 한 이야기와 맞아 떨어졌습니다.

작품 속 성난 바다는 녹록지 않은 현실을, 여린 나비는 날개가 찢어지도록 현실과 부딪히는 ‘우리’입니다. 아직 날개에 생채기 하나 없는 순수한 나비는, 푸른 물결이 그저 청 무밭인가, 하고 무모하게 뛰어듭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순수한 주인공을 등장시켜야 했습니다. 자신의 꿈에 대한 열정으로 젖어 있는, 이루고자 하는 열망에 가득 찬 인물 말입니다. 그런 여자 주인공을 남자 주인공은 남모르게 흠모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둘의 거리는 차츰 가까워집니다. 어쨌거나 이 부분은 비중이 크지 않기에 자세히 묘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남자 주인공을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서 의아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원작 속 나비를 지켜보는 관찰자의 역할이자, 여자 주인공, 즉 ‘우리’를 묵묵히 응원하는 누군가를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도 주인공은 실패를 겪습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말이지요. 김기림 시인의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라는 표현이 이리 날카롭게 느껴질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잔인하고 현실적인 결말일 수 있어도, 그것이 이 웹툰의 결말일 뿐,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흘러간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모진 현실에도 여러분이 낙담하지 않고 마지막 컷의 날아오르는 배추 나비처럼 계속해서 빛을 뿜어내며 날개를 펼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기회 만들어주신 건대신문사, 박 모 동기, 좋은 시를 소개해주신 조 선생님, 그리고 항상 제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가족, 친구 모두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배유진(예디대·커디18)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66 동아리 모집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건국대 유일의 응원단 'OX-K'! [5] 김종현 13.01.28 5858
2565 동아리 모집 KonKuk university Rock Band AQUI [1] 맹영훈 13.01.29 4684
2564 동아리 모집 건국대 중앙 및 단과대 동아리 홍보만 가능합니다. [119] 운영대표 13.02.01 5544
2563 동아리 모집 13학번들을 위한 대중음악 창작동아리 소리나래!! [21] 수노 13.02.04 3551
2562 동아리 모집 문과대학 사진동아리 청빛입니다. [5] 뉴경 13.02.11 3163
2561 동아리 모집 건국대 미식축구부 레이징불스 신입부원 및 매니저 모집합니다. 백야 13.02.14 2113
2560 동아리 모집 SKIN SCUBA 스킨스쿠버 동아리 수중탐사부 [5] file 우와아아앙 13.02.19 3045
2559 동아리 모집 RU OK? IM OK! 건국대 발명 동아리 IMOK [6] 건대에씨비 13.02.19 2589
2558 동아리 모집 안녕하세요~ 배낭여행동아리 유스호스텔입니다 file 사막여우 13.02.27 2246
2557 동아리 모집 <얼 정치경제연구회> 건국대학교 중앙학술동아리입니다! 하늘벼 13.02.27 2268
2556 동아리 모집 [TIME] 영어시사동아리 TIME을 소개합니다. [9] 타임 13.02.28 2697
2555 동아리 모집 노동자연대학생그룹 건국대 모임을 소개합니다. ^^ [6] file 김무석 13.03.01 2697
2554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불교학생회 신입회원 大모집 [3] 슈라이프 13.03.04 2170
2553 동아리 모집 봉사동아리 죽순회에서 신입회원을 모집합니다^^ [4] 우히힛 13.03.05 2849
2552 동아리 모집 레져스포츠 동아리 ALFA에서 신입회원을 모집합니다. [6] 왜국인 13.03.05 2501
2551 동아리 모집 건국대 전통의 바툭부 - 빈삼각 [3] 젠틀지 13.03.05 2039
2550 동아리 모집 KTC 테니스동아리에서 신입회원을 모집합니다. [5] file 민도령 13.03.05 2195
2549 동아리 모집 <다솜모아> 건국대학교 해비타트 '다솜모아' 에서 신입회원을 모집합니다! 고나윤 13.03.05 2266
2548 동아리 모집 미식축구부 Raging Bulls 를 소개합니다!!! (신입부원및 매니저 모집) [8] file 레어님 13.03.05 1886
2547 동아리 모집 힙합동아리 WANNA FAMILY 입니다! RAP DANCE R&B GRAFFITI DJ BEATBOX [4] 쇼라 13.03.06 4035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