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부터인가 앞을 분간하기 힘든 ‘뿌연 연기’, ‘흰 마스크’로 대변되는 미세먼지가 우리 생활 속의 공포로 자리하고 있다. 감기보다 미세먼지를 조심해야 하고 미세먼지 나아가 초미세먼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꼭 알아야만 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1년 중 3분의 2를 탁한 공기 속에서 살게 된 일상은 한국인의 생각을 바꿔놓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사회조사 결과에 의하면 조사 대상 3만9000명 중 3분의 1 이상이 5년 전보다 환경이 악화됐다고 평가했는데, 가장 나빠졌다고 여기는 건 대기환경이었다고 한다. 그중 제일 우려되는 환경 문제로 미세먼지를 꼽은 응답자가 무려 82.5%나 되어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불안감이 모든 환경 이슈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미세먼지는 우리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초미세먼지는 치명적 폐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마다 재난경보나 울릴 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 탓만 하거나 일시적 대증요법이나 방편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수준에 이미 와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중국 탓을 많이 해왔다. 특히 고농도 오염 때는 오염 물질의 60~80%가 중국서 날아온다고 보는 견해들이 많았다. 그러나 미세먼지 발생국으로 지목받는 중국은 강력한 미세먼지 대응책을 시행해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석탄발전소 건설금지, 철강 생산규제, 대도시 차량 통행 제한, 석탄난방 금지 등 강력한 조치들을 시행해왔으며 정부 차원의 환경보호 감찰제까지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남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우리 스스로의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매년 미세먼지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대책은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 정도다. 공공기관은 차량 2부제, 사업장과 공사장은 조업단축이 고작이다. 오히려 ‘비가 오면 사라지겠지’, ‘바람 불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부터라도 사회구성원들의 지혜와 힘을 모으지 않으면 ‘침묵의 살인자’로 표현되는 미세먼지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정책 당국은 주변국과의 공조는 물론 더 과감한 국내 정책을 개발하고 더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일반국민의 환경 감수성은 계속 높아지는데 정책이 그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해서는 안 된다. 일상의 패러다임이 바뀔 만한 파격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비상 저감조치를 발령한다고 미세먼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좀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저감 방안과 실천 로드맵을 제시하고, 시민 동참을 이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시민의식도 문제다. 미세먼지는 한마디로 문명에 대한 환경의 역습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누리는 편안함과 혜택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만 그 해결의 모색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차량 2부제에 동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을 찾기란 힘들다. 우리 각자가 평소 가정이나 학교, 사업장, 자동차나 공장, 건설 현장 등에서 매연이나 먼지를 줄이는 일에 신경써야한다.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되면 스스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의 결단과 자기방어에 대한 전문 지식도 요구된다. 미세먼지를 통한 환경의 역습은 이제 시도 때도 없을 뿐만 아니라 너와 나 구분 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건대신문사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925 KU 미디어 [보도]우리대학 A교수, 제자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 [3] 건대신문 18.10.07 2000
11924 KU 미디어 [보도]몰카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2] 건대신문 18.10.07 1588
11923 KU 미디어 [보도]학내 유일 자치언론 교지, 이대로 괜찮은가? [4] 건대신문 18.10.07 1484
11922 KU 미디어 [보도]가을에는 단과대로 뭉친다 [3] 건대신문 18.10.07 1351
11921 KU 미디어 [보도]학생들 지갑은 더욱 가벼워졌다 [8] 건대신문 18.10.07 1656
11920 KU 미디어 [보도]도서관 문화행사, 소통의 장이 되다 [4] 건대신문 18.10.07 1276
11919 KU 미디어 [보도]2018 하반기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 [3] 건대신문 18.10.07 1236
11918 KU 미디어 [만평]언제까지? [4] 건대신문 18.09.23 1800
11917 KU 미디어 [칼럼]나의 진로 설계와 SW [8] 건대신문 18.09.23 1745
11916 KU 미디어 [칼럼]비핵화, 저 멀리 험한 령을 넘어 [4] 건대신문 18.09.23 1694
11915 KU 미디어 [칼럼]노약자석보다 교통약자석이 필요한 시대 [2] 건대신문 18.09.23 3047
11914 KU 미디어 [칼럼]흙더미에 파묻힌 평화 올림픽 [6] 건대신문 18.09.23 1340
11913 KU 미디어 [칼럼]우리는 인권이라는 단어를 알고 쓰는 걸까 [3] 건대신문 18.09.23 1625
11912 KU 미디어 [사설]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대입제도 개편 [2] 건대신문 18.09.23 1387
11911 KU 미디어 [사설]‘청년창업’에 어울릴 만한 환경 조성 필요 [2] 건대신문 18.09.23 1290
11910 KU 미디어 [문화]Color is my day-long division, joy and torment – Claude Monet [1] 건대신문 18.09.23 1407
11909 KU 미디어 [시사]“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입니다” [1] 건대신문 18.09.23 1342
11908 KU 미디어 [시사]‘낙태죄 폐지’ 중요한 기로에 서다 [3] 건대신문 18.09.23 2595
11907 KU 미디어 [시사]새 강사법 국회 통과되면, 강사도 교원과 동등한 지위 얻게 된다 [1] 건대신문 18.09.23 1617
11906 KU 미디어 [보도]건국인의 옷장을 엿보다 - 패션 웹진 클로젯 인터뷰 [2] 건대신문 18.09.23 151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621 Next ›
/ 621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