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02 23:59

[칼럼]힐링이 필요해

조회 수 1475 추천 수 0 댓글 4

 

10304_12448_5452.jpg
장예빈 문화부 기자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앞의 문장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고 있는가? 정말 특이하게도, 이 두 문장들은 요새 많은 이들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킨 책들의 제목이다. 모든 것에 유행이 있듯, 독서에도 유행이 존재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캐릭터 그림을 겉표지로 한 힐링 에세이가 도서 가판대는 물론이고 도서 판매 사이트의 검색 순위까지 장악하고 있다. SNS에서 유행하는 감성 글, 혹은 일기 형식과도 같은 블로그 글과 그와 어울리는 간단한 그림들로 구성되어 마치 동화 같기도 한 힐링 에세이들은, 빼곡하게 모든 장이 글로 채워진 책들보다는 탁 트인 마음이 들게 한다. 라디오를 글로 옮겨놓은 것처럼 독자들에게 말을 하듯이 쓰인 그의 형식은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마음을 보다 편안하게 풀어주고 다독여 주고 있다.

그러나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책에 대한 개념을 떠올리면, 이런 짧고 단순한 글들이 왜 유행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현대인들의 특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힐링 에세이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지친 하루에 동감하는 글, 또는 자존감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일상적인 사람들이 겪는 일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그 인기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또, ‘빨리빨리’를 외치며 바쁘게 돌아가는 삶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는 해석하고 이해해야 하는 글보다 이렇게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는 짧은 글귀가 다가가기 더 쉽고 편할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목표 지향적 인생을 살던 사람들이 여유 있는 삶을 지향하는 추세로 바뀌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가벼운 힐링 에세이를 찾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유행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대중들이 갈수록 짧고 가독성 좋은, 유행을 따르는 SNS 스타일의 글만 찾아 읽게 되는 건 아닌지에 대해 걱정의 눈길을 보내기도 하지만,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고속도로에서도 가끔가다 쉬어가는 휴게소가 나오듯, 길고 긴 일상을 살아가다가 이렇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책을 읽는 것도 나름의 휴식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힐링 에세이는 단순히 짧은 위로의 글들만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자존감이나 자신의 감정에 대해 돌아보는 주제도 있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과제에 치여 레포트, 논문만 찾아 읽느라 눈도 침침하고, 수업에 알바까지 찾아다니느라 숨 고를 틈도 부족한 요즘, 일상을 살아가기에도 바빠 지쳐가는 중이라면 도서관에 들러 힐링 에세이 한 권 쯤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장예빈 기자  dpqls18@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438 KU 미디어 [건대미식가] 2화 - 닭갈비편 [14] file ABS 18.01.08 4647
11437 KU 미디어 [건대미식가] 1화 - 중식편 [9] file ABS 18.01.07 3272
11436 건대교지 [카드뉴스] 유학을 가고 싶은데 막막하시다고요? [16] file 건대교지 18.01.06 8706
11435 건대교지 [카드뉴스] 혁신기업 '애플'의 혁신적이지 못한 기업윤리 [8] file 건대교지 18.01.05 8976
11434 건대교지 카드뉴스]화유기, 이대로 괜찮을까? [9] file 건대교지 18.01.05 9014
11433 건대교지 [카드뉴스] 그 많던 캐럴은 다 어디 갔을까? [8] file 건대교지 18.01.01 9066
11432 건대교지 [카드뉴스] 더 깨끗한 화장실을 위해서 [11] file 건대교지 18.01.01 10422
11431 건대교지 [카드뉴스] 교수님! 제 성적 좀 알려주세요! [11] file 건대교지 17.12.31 10270
11430 동아리 모집 [건국대 소모임] KU 상상팩토리 시제품 제작 지원사업 팀원 모집 [1] file 욕심나는후니훈 17.12.28 294
11429 청심대 일상 롯데백화점 1인샤브 공기 [3] 심심한사람 17.12.26 284
11428 청심대 일상 영화 '신과 함께' 리뷰 [6] 살벌한 장난꾸러기 17.12.26 154
11427 청심대 일상 <신과 함께: 죄와 벌>, 한국형 판타지라는 가능성. [3] 김노인의영화리뷰 17.12.24 153
11426 건대교지 [카드뉴스] 기다리고 기다리던 겨울방학이 왔어요 [20] file 건대교지 17.12.23 8737
11425 건대교지 [카드뉴스] 클릭장사, 이제는 그만... [7] file 건대교지 17.12.23 9146
11424 자유홍보 청춘의 짐을 덜어주고픈 어느 짐보관 회사 이야기 file 투크리스탈 17.12.21 275
11423 청심대 일상 <강철비>, 핵전쟁을 막기 위한 방법은 핵보유? [2] 김노인의영화리뷰 17.12.20 160
11422 청심대 일상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그렇게 강물처럼 시간은 흐른다. [3] 김노인의영화리뷰 17.12.20 110
11421 KU 미디어 [Bulletin Comment] A Look at Garbage Disposal Problems in KU [32] file 영자신문 17.12.19 4457
11420 KU 미디어 [게시글 다시올리기 시작합니다!] [8] 영자신문 17.12.19 2796
11419 청심대 일상 건대 연지소미 곱창 [2] 자제해 17.12.19 28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