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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KSLV-II, 누리호의 시험 발사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우주를 가고자 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나로호였고, 온전한 우리의 힘으로 쏘아 올릴 두 번째 로켓이 누리호이다. 그리고 이달 말, 누리호의 시험발사체가 발사될 예정이다. 누리호가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 알아본다.

 

인류가 이뤄 온 가장 소중한 자산

흔히들, 19세기는 화학, 20세기는 물리학, 21세기는 생명과학의 세기라고 말한다. 이런 과학의 진보는 우리 사회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것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이제 과학에서 벗어난 인류를 상상하는 것은 힘들다. 조금 극단적인 예시로는, 뇌과학은 나의 생각으로 타인을 통제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생명과학은 죽음에서의 해방을 진지하게 연구 할 정도이다. 자연과학이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을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학은 그것 나름대로, 자신의 영역에서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우주라는 찬란한 상상, 그리고 실현

대부분의 과학은 상상과 실현으로 이루어진다. 과학은 이것을 이론과 실험(검증)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우리가 오래 전부터 꿈꿔온 것이 있다. 그것은 무척 광활하고, 찬란하며 주로 어린아이의 희망과 닮았다고 여겨진다. 영어로는 각각 공간(Space), 만물(Universe), 질서(Cosmos)라고 불리는 우주이다. 과학은 이 상상을 천문학으로 분류하고 있다. 인류의 첫 학문은 철학과 천문학 이었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주에 대한 우리의 열정은 본질적이다. 이 열정은 항공우주공학의 실현으로 이어진다. 글의 첫 문장에 덧붙여, 22세기는 천문학의 세기라고 말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절대 먼 얘기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까지 우주군을 창설할 예정이다. 이미 우주는 우리와 함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쏘아올린 것’

우리나라는 수차례 인공위성을 발사했는데, 고작 한국에서 발사했다는 이유로 나로호가 주목을 받는 것이 의아하다는 의견이 많다. 심지어 나로호는 두 차례나 발사에 실패해 삼고초려냐는 비아냥도 들었다. 발사체와 인공위성은 필요한 기술이 다르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발사대와 분리 기술, 엔진과 고체 및 액체 연료 등의 기술이 필요했고 놀랍게도 당시 우리나라는 이와 관련한 기술이 백지와 다름없었다. 우리나라는 ‘위성’을 발사했으나, ‘로켓’을 발사하지는 않은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와의 협업으로 나로호는 발사에 성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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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시험발사체의 발사 시퀀스/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MADE IN KOREA, MADE BY KOREAN

KSLV는 한국형 우주 발사체의 약자이다. KSLV-I 나로호는 made in Korea에 의미를 뒀다면, KSLV-II 누리호는 made by Korean, 즉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 우주발사체로 의미가 있다. 게다가 누리호는 나로호에 비해 크게 업그레이드됐는데, 나로호의 탑재중량은 100kg인 반면 누리호는 그 15배인 1,500kg이다. 고도 또한 기존 300km에서 6~800km로크게 늘었다. 그에 따라 기존에 2단이었던 로켓은 3단으로 엔진과 함께 발전했다. 또 다른 특이사항은, 75톤급과 7톤급 엔진 모두 터보펌프식 액체 엔진 클러스터링이라는 점이다.

 

액체 로켓, 고체 로켓?

누리호는 액체엔진을 사용한다. 현재 로켓에 쓰이는 엔진은 크게 고체와 액체가 있는데, 고전적 방법인 고체를 쓰는 것이다. 조선시대 무기인 신기전의 경우도 화약에 불을 붙여 쏜 것과 원리가 같다. 이는 부식의 문제가 있는 액체로켓과는 달리, 장기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기습적인 사용이 가능해 군사용으로 적합하다. 한국은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에 따라 사거리 800km를 초과하는 고체 로켓을 개발할 수 없다. 누리호가 액체로켓을 발사하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거기엔 정치적인 상황도 있다.

액체로켓은 연료와 산화제의 양을 조절해 제한적으로 추진력을 조절할 수 있다. 정밀한 움직임이 필요한 상업용 발사체는 대개 액체로켓이 사용된다. 반면 연료와 산화제가 변질되기 쉬워 발사 직전에야 연료를 주입할 수 있고 관리에 기술적 어려움이 크다. 또한 고체에 비해 부피가 커지고 따라 무게도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현재 우주발사체용 액체로켓 기술 보유 국가는 북한과 우리나라를 포함해 10개국이다.

 

누리호의 엔진

누리호는 터보펌프식 가스발생기 사이클을 사용한다. 연료를 연소시키며 생기는 압력으로 로켓을 밀어 올린다. 이 압력 반대 방향으로 연료가 로켓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터보펌프가 압력을 만든다. 이전의 발사체인 KSR-III에서 발전시킨 것이 터보펌프이다. 가스발생기 사이클은 추진체를 연소시켜 가스를 만들고, 이는 터보펌프의 동력이 된다. 이후 가스는 배출되는 오픈 사이클 방식이다. 1단과 2단은 동일한 75톤급 엔진이지만 2단은 높은 고도에서 점화되기에 노즐이 더 큰 고공엔진 방식을 채용했다. 3단은 7톤급 엔진으로, 75톤급과 동일하지만 더 효율적으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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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기립해있다/출처 항공우주연구원

KSLV-II TLV 누리호 시험발사체

1단에 75톤급 엔진 하나, 2단엔 질량시뮬레이터가 탑재된 2단 로켓이다. 단분리는 일어나지 않고 위성은 미탑재이다. 궤도에 위성을 올리는 용도가 아닌 낙하 거리 400km의 준궤도 사운딩 로켓이며, 최고 고도는 190km가 될 예정이다. 75톤급 엔진의 검증과 추진제 탱크, 배관 및 밸브의 검증과 비행 소프트웨어 검증을 목적으로 한다. 원래 올해 10월 25일 발사 예정이었지만, 최종 연료 공급 도중 추진제 가압계통에서 압력 감소 현상이 발견됐다. 연료인 케로신(등유)과 산화제(액체산소)를 넣는 과정에서 압력이 감소해 제대로 공급이 안된 것이다. 이 문제점을 지난 11월 13일 완료해 오는 11월 28일에 발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누리호 발사, 그 이후

이후 누리호는 2021년 2월 더미를 발사하고 10월 정식으로 발사 될 예정이다. 달 탐사선계획도 있는데, 2020년에 외국 로켓에 달 탐사궤도선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그런데 2030년엔 누리호의 발사 성공과 더불어 발전된 한국형발사체에 우리가 만든 달 착륙선과 궤도선 발사를 추진 중이다. 이후로도 국가우주개발 계획을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추가적인 소형 발사체와 대형발사체로 자유로운 우주 탐사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준열 기자  index545@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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