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378 추천 수 0 댓글 0

 

10149_12357_334.jpg

무릇 언론의 존재 이유는 미국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이나 유럽의 공론장 이론이 제시하듯이 민주주의에 있다. 인터넷 혁명이 열어놓은 ‘미디어 빅뱅’을 우리가 주시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든 사람이 언론활동을 하는 시대라거나 ‘우리가 곧 미디어’라는 말을 일상생활에서 실감할 만큼 미디어 지형은 급변하고 있다. 그에 따라 거의 모든 사람이 미디어를 비평한다고 보아도 좋을 정도로 언론에 대한 네티즌의 감시도 일상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언론을 바라보는 비평의 준거가 흔들리고 더 나아가 정파성이 강화되어 가는 것은 우려할 만한 현상이다.

 

흔히 조선‧중앙‧동아일보와 한겨레‧경향신문을 정파의 두 진영이나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으로 나눈다. 심지어 그 연장선에서 노무현과 문재인은 ‘진보정부’이고 이명박과 박근혜는 ‘보수정부’로 구분하기도 한다.

 

과연 그러한가. 그것으로 충분한가. 언론과 정부에 대한 그런 인식은 학문적이지도 못하고 진실과도 거리가 멀다. ‘편 가르기’식 표층적 구분이 넘치는 네티즌들의 미디어비평을 견인해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언론학에 있음에도 더러는 그런 논리를 고집하는 연구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 언론을 ‘보수/진보’의 정파로 나누어 규정할 때, 무엇보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실종된다. 어떤 언론이 저널리즘의 본분에 충실한가를 따져야 할 상황에서 정파의 틀은 정작 문제의 핵심을 놓칠 수 있다. 언론 보도에 대해 옳고 그름을 규명하지 않고 ‘정파성’의 잣대로 들이대는 주장은 언론현실과 민주주의 실상을 오도할 위험성이 충분하다.

 

보수든 진보든 언론이라면 저널리즘의 기본 가치인 진실과 공정에 근거해야 마땅하다. 언론을 평가하고 견인해가야 할 기준도 마찬가지다. 진실과 공정이다. 일찍이 월터 리프만이 강조했듯이 진실의 기능은 숨어있는 사실을 규명하는 것, 그 사실들의 연관성을 드러내주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그게 근거해서 행동할 수 있는 현실의 상을 보여주는 데 있다.

 

또 다른 핵심가치인 공정은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어야 하고 사회적 약자 대변을 미덕으로 한다. 흔히 ‘보수적 언론단체’로 꼽히는 관훈클럽조차 ‘한국언론의 좌표: 2000년 위원회 보고서’에서 “한국 언론은 중산층을 주된 소비자로 상정하고 있는 한편 언론인 자신들도 중산층에 편입되어 있어 주로 중산층의 의견을 대변하고 그들의 이익을 옹호”한다면서 “그 결과 자연스럽게 소수 계층의 의견과 이익은 구조적으로 배제”된다고 비판했다.

 

그래서다. 조선‧중앙‧동아일보와 한겨레‧경향신문을 두고 어느 한쪽은 무조건 잘못이고 어느 한쪽은 무조건 옳다는 식의 정파적 접근은 적어도 대학인이라면 넘어서야 한다. 언론의 고유 가치인 진실과 공정의 잣대로 언론과 여론을 섬세히 살피는 습관을 몸에 익히는 일, 저널리즘 이해의 고갱이다.

 

손석춘 교수 (문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5 청심대 일상 북경 [53] 오징어장군 14.04.12 1226
84 청심대 일상 민들레홀씨 [56] 샤이샤이샤 14.03.13 1713
83 청심대 일상 더 파이브 버거 [80] file 아프리카누스 14.03.12 1757
82 청심대 일상 east seoul culture [51] 아기새 14.03.12 1440
81 동아리 모집 ☆★ 건국대 중앙 영화동아리 햇살 ★☆ [6] file 공대생임요 14.03.12 3243
80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건국 합창단 <The 울림>에서 신입 단원을 모집합니다 [2] 써니유 14.03.11 1821
79 동아리 모집 산악부로 오세요! 신나는 클라이밍! [14] 제주마레 14.03.10 2029
78 동아리 모집 영자신문사 The Konkuk Bulletin 42기 수습기자 모집 [8] file 불레틴 14.03.10 1269
77 동아리 모집 금융연구회에서 실력있는 신입회원을 모집합니다. [11] 토마도마 14.03.10 1823
76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중앙동아리 [예술평론회] 입니다. [6] 이세라 14.03.09 2034
75 동아리 모집 [ALFA] 건국대학교 레져스포츠 동아리 !! [3] 열루 14.03.07 1665
74 동아리 모집 ★★★ 전국연합 인문학동아리 CUM[쿰]에서 신입회원을 모집합니다!!!! ★★★ 3월... [3] 올때메로나 14.03.07 1523
73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대중음악창작동아리 <소리나래> 1차 오디션 공지 보누 14.03.07 1376
72 동아리 모집 중앙정책동아리 고전음악감상실에서 14학번 새내기분들을 모집합니다☆★ [6] 에메랄드마운틴 14.03.07 1509
71 동아리 모집 ★ 별 헤는 밤의 낭만! ★ [ 건국대학교 우주탐구회 TAURUS ]에서 신입회원을 ... [23] 규브규브 14.03.06 2126
70 동아리 모집 (오늘마감!!!!)제대로 된 문화생활을!![문화 culture]에서 3기를 모집합니다... [2] file pnanf 14.03.06 3039
69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중앙노래패 소리터 [2] 레더 14.03.06 1741
68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아마추어 무선연구회 HAM』 [2] 엔더슨 14.03.06 1770
67 청심대 일상 독도쭈꾸미 [69] file 해나키키 14.03.06 1644
66 청심대 일상 은행골 [50] 해나키키 14.03.06 128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