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597 추천 수 0 댓글 0

 

10089_12317_2631.jpg
이준열 대학부 기자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아냐, 난 너와 말다툼해서 친구를 잃을 생각은 없어”

 

우리나라는 토론문화가 발달하지 못했다. 지금도 일상 속에서 말싸움이 싫다고 토론을 피하거나 실제로 종종 말싸움으로 번지곤 한다. 언제부터 토론은 말싸움으로까지 전락하게 됐을까. 우리는 남을 잘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북한에 대한 원조를 대한민국 안보의 심각한 위험이라고 생각하는 보수를 진보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70년간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진보를 보수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단지 서로가 서로를 종북좌파, 수구꼴통으로 보며 ‘방해존재’정도로 생각할 뿐이다.

 

그러나 이 갈등은 상호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채워질 수 있다. 둘은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편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고 진보와 보수는 비로소 토론다운 토론을 할 수 있다. 이해가 없다면 각자의 주장을 펼치다가 의미 없는 말싸움으로 번질 뿐이다. 우리의 일상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타자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도 않으면서 남들은 자신의 의견을 수용하길 바라고 있다. 이런 의미 없는 소통을 지속하다가, 한계를 깨닫고 남에게 자신의 의견을 더 강하게 드러내기 위해 극단적인 성향을 갖게 되는 사람도 많다.

 

이 주제에 대해 다룬다면, 페미니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젠더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래디컬 페미니즘이 우리나라 페미니즘의 주류가 됐고, 이외의 페미니스트는 포스트 페미니즘(안티 페미니즘)으로 남녀 구분이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남녀평등을 주장하게 된다. 래디컬 페미와 안티페미는 인권신장으로 그 논리가 기본적으로 같음에도, 우파남성주의자가 안티페미의 이름으로 활동하자 래디컬 페미와 안티페미의 오해가 깊어져 지금에 이르게 된다.

 

그들은 서로 이해하려 하지 않는, 단지 ‘방해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이 갈등도 상호간 이해로 조금씩 메꿀 수 있지 않을까? 안티페미와 소수의 남성주의자를 구분하고, 래디컬페미와 안티페미가 오해를 풀어야 한다. 래디컬 페미가 그 근본이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며, 안티페미는 결코 남성우월주의이거나 페미니즘의 생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건전한 토론을 진행한다면, 먼 얘기로만 들리는 두 세력의 화합은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견제세력이 없는 일당독재는 정지하고 부패하며 망한다. 날개가 하나인 새는 추락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날개가 두 개라도 서로가 합을 맞추지 않는다면 새는 사인 곡선을 그리며 나는 참사가 일어난다. 양립하는 두 날개로, 건전하게 토론하며 서로를 견제하고 보완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 우리나라와 사회가 새롭게 더 비상(飛上)하길 바란다.

 

이준열 기자  index545@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678 KU 미디어 [보도]총학생회 <利:ACTION>, 대동제 우선 입장 팔찌 배부-우리대학 ... [3] 건대신문 18.05.12 3250
11677 건대교지 [카드뉴스] 주점 없는 축제 [45] file 건대교지 18.05.12 4443736
11676 건대교지 [카드뉴스] 영수증이 왜 파란색이죠? [42] file 건대교지 18.05.12 4439688
11675 KU 미디어 [사설]진실 역시 함께 세워지기를 [2] 건대신문 18.05.03 2771
11674 KU 미디어 [사설]전반기 결산하고 후반기 준비해야 [1] 건대신문 18.05.03 1871
11673 KU 미디어 [칼럼]토사구팽을 다시 생각하며 [1] 건대신문 18.05.03 1908
11672 KU 미디어 [칼럼]실체가 드러나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2] 건대신문 18.05.03 2142
11671 KU 미디어 [칼럼]상상력을 키워봅시다 [2] 건대신문 18.05.03 1899
11670 청심대 일상 화원식당 [1] 히드라 18.04.25 226
11669 청심대 일상 바른 면집 까리해잉 18.04.25 89
11668 청심대 일상 세정,도영-별빛이 피면 심쿵해쪄 18.04.25 48
11667 청심대 일상 슬라이더 버거, 주의 필요 lky3004me 18.04.23 276
11666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소모임 [투자 소모임 - 주식, 펀드 등] 부허 18.04.23 251
11665 청심대 일상 바세린 립테라피 [2] 원효 18.04.23 154
11664 청심대 일상 에뛰드 매트시크립라커 [1] 원효 18.04.23 211
11663 청심대 일상 마블제이 really 니화 cant stop 허하하헣 18.04.22 90
11662 청심대 일상 오르내림 yeah 매맹 18.04.22 33
11661 청심대 일상 호야골목 앞 와플 가판대 [1] 뚱뚱한 애긴다리풍뎅이 18.04.22 75
11660 청심대 일상 후문 타이플레이트 허하하헣 18.04.22 86
11659 청심대 일상 중문 커피나무 호샥 18.04.21 5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