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날개가 하나인 새
![]() |
이준열 대학부 기자 |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아냐, 난 너와 말다툼해서 친구를 잃을 생각은 없어”
우리나라는 토론문화가 발달하지 못했다. 지금도 일상 속에서 말싸움이 싫다고 토론을 피하거나 실제로 종종 말싸움으로 번지곤 한다. 언제부터 토론은 말싸움으로까지 전락하게 됐을까. 우리는 남을 잘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북한에 대한 원조를 대한민국 안보의 심각한 위험이라고 생각하는 보수를 진보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70년간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진보를 보수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단지 서로가 서로를 종북좌파, 수구꼴통으로 보며 ‘방해존재’정도로 생각할 뿐이다.
그러나 이 갈등은 상호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채워질 수 있다. 둘은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편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고 진보와 보수는 비로소 토론다운 토론을 할 수 있다. 이해가 없다면 각자의 주장을 펼치다가 의미 없는 말싸움으로 번질 뿐이다. 우리의 일상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타자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도 않으면서 남들은 자신의 의견을 수용하길 바라고 있다. 이런 의미 없는 소통을 지속하다가, 한계를 깨닫고 남에게 자신의 의견을 더 강하게 드러내기 위해 극단적인 성향을 갖게 되는 사람도 많다.
이 주제에 대해 다룬다면, 페미니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젠더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래디컬 페미니즘이 우리나라 페미니즘의 주류가 됐고, 이외의 페미니스트는 포스트 페미니즘(안티 페미니즘)으로 남녀 구분이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남녀평등을 주장하게 된다. 래디컬 페미와 안티페미는 인권신장으로 그 논리가 기본적으로 같음에도, 우파남성주의자가 안티페미의 이름으로 활동하자 래디컬 페미와 안티페미의 오해가 깊어져 지금에 이르게 된다.
그들은 서로 이해하려 하지 않는, 단지 ‘방해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이 갈등도 상호간 이해로 조금씩 메꿀 수 있지 않을까? 안티페미와 소수의 남성주의자를 구분하고, 래디컬페미와 안티페미가 오해를 풀어야 한다. 래디컬 페미가 그 근본이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며, 안티페미는 결코 남성우월주의이거나 페미니즘의 생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건전한 토론을 진행한다면, 먼 얘기로만 들리는 두 세력의 화합은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견제세력이 없는 일당독재는 정지하고 부패하며 망한다. 날개가 하나인 새는 추락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날개가 두 개라도 서로가 합을 맞추지 않는다면 새는 사인 곡선을 그리며 나는 참사가 일어난다. 양립하는 두 날개로, 건전하게 토론하며 서로를 견제하고 보완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 우리나라와 사회가 새롭게 더 비상(飛上)하길 바란다.
이준열 기자 index545@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번호 | 게시판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
---|---|---|---|---|---|
12158 | KU 미디어 | [보도]내년도 우리 대학 입시제도, 많은 변화 이뤄져 | 건대신문 | 19.04.07 | 809 |
12157 | 리뷰게시판 | 마라탕은 라화쿵부 마라샹궈는 매운향솥 [4] | 사또밥 | 19.04.06 | 383 |
12156 | 리뷰게시판 |
[돼학생활] 그대들은 아는가? 후문 맛집?!!
[7] ![]() |
돼학생활 | 19.04.01 | 773 |
12155 | 리뷰게시판 | 렌트 싸게하는 법 알려드려요! [1] | z크르르릉 | 19.03.25 | 606 |
12154 | 리뷰게시판 | 오이도 조개구이집 추천합니다! | z크르르릉 | 19.03.25 | 209 |
12153 | 리뷰게시판 | 건우건희 | 적절한 쇠왕부리 | 19.03.19 | 176 |
12152 | 리뷰게시판 |
카레당후기
[3] ![]() |
무심한 노란배딱새 | 19.03.18 | 222 |
12151 | 리뷰게시판 | 킬커버 후기 | 무심한 노란배딱새 | 19.03.18 | 111 |
12150 | KU 미디어 | [여행]겨울이 싫다면 따뜻한 ‘아랍에미리트’로 [4] | 건대신문 | 19.03.16 | 1453 |
12149 | KU 미디어 | [사설]학생 장학제도 좀 더 신중한 운영 필요 [3] | 건대신문 | 19.03.16 | 1154 |
12148 | KU 미디어 | [사설]숙제를 충실히 하는 삶 [4] | 건대신문 | 19.03.16 | 1212 |
12147 | KU 미디어 | [칼럼]악기를 다룬다는 것 [2] | 건대신문 | 19.03.16 | 1511 |
12146 | KU 미디어 | [칼럼]3·1혁명 100년과 ‘건국’의 뜻 [1] | 건대신문 | 19.03.16 | 1164 |
12145 | KU 미디어 | [만평] [1] | 건대신문 | 19.03.16 | 1270 |
12144 | KU 미디어 | [칼럼]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 | 건대신문 | 19.03.16 | 1173 |
12143 | KU 미디어 | [칼럼]처음엔 다 그래 | 건대신문 | 19.03.16 | 1262 |
12142 | KU 미디어 | [칼럼]“지금 마주하고 있는 직원은 고객님의 가족 중 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 건대신문 | 19.03.16 | 1988 |
12141 | KU 미디어 | [시사]조선인의 절규, 세계인의 시선 | 건대신문 | 19.03.16 | 942 |
12140 | KU 미디어 | [학술]최재헌 교수의 세계유산이야기 - ④ 한반도의 지리적 환경과 세계유산 [1] | 건대신문 | 19.03.16 | 1081 |
12139 | KU 미디어 | [학술]통일인문학? 그래, 통일인문학! | 건대신문 | 19.03.16 | 998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