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531 추천 수 0 댓글 1

 

10087_12315_1049.jpg
최의종 편집국장

우리는 간편한 곽 화장지 ‘크리넥스’를 자주 사용한다. 크리넥스가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1971년 ‘유한킴벌리’로부터이다. 유한킴벌리는 1970년 우리나라 제약회사 ‘유한양행’과 미국의 제지회사 ‘킴벌리 클라크’가 4:6으로 합작 투자해서 만들어진 회사이다. 이 유한양행이 2017년 기준 3년 연속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유일한 제약회사로 2016년에는 매출 1조 3209억 원을 기록해 국내 제약사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

 

유한양행의 설립자는 이제는 우리들에게 생소하다고 느껴지는 ‘유일한 박사’다. 유일한 박사는 유년기 평양에서 재봉틀 장사로 자수성가한 아버지 유기연의 도움으로 미국에 유학을 갔다. 미국으로 간 유 박사는 1909년 독립운동가 박용만이 독립군을 기르기 위해 만든 헤이스팅스 소년병 학교에 입학한다. 유 박사는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유학생활을 했다. 성인이 됐을 때는 항일집회에 참여, 연설을 했다고 한다. 이후 1926년 귀국해 유 박사는 현재 종로2가에 유한양행을 설립하고 당시 한국인들의 건강 유지에 필요한 약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1942년에는 미국에서 한인국방경비대(맹호군)을 창설하는 등 독립운동에 힘썼다. 그런 그는 노년이 됐을 때 재산 중 자신의 손녀의 등록금을 제외한 407억 원을 기부했다. 무엇보다 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로서 언급되는 이유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자신의 가족이 아닌 사람을 유한양행의 후임 사장으로 지명했다는 점이다. 회사를 자신의 가족의 소유로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9월 13일 명성교회 예배에서 김삼환 원로 목사는 “교회세습은 일반적으로 기업세습과는 전혀 다르다”며 “교회는 세습이 아니라 십자가를 물려주는 것, 고난을 물려주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교회를 세습차원의 시각으로 보는 건 그들이 타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로목사는 마귀란 단어를 사용하며 세습에 강력히 반대하는 이들을 비난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14일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 논평에서 “명성교회 세습은 탐욕 때문에 벌어졌다”며 김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의 자진 사임을 촉구했다.

 

우리 사회에 다시 유일한 박사가 필요하다. 회사, 교회를 가문의 소유로 생각하지 않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절실하다. 우리 사회는 이제 내세를 바라보고 구원을 강조하는 종교가 기업처럼 세습을 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마귀라고 폄하하고 타락했다고 비판하는 사회가 돼버렸다. 이런 사회는 투명한 사회처럼 보이지 않는다.

 

성경에서 예수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상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쫓아내며 환전상들의 탁자와 비둘기 장수들의 의자를 엎으며 비판했던 점을 생각하면, 기독교에서의 신은 기업처럼 돼버린 교회를 보고 어떨지 궁금해진다.

 

최의종 편집국장  chldmlwhd73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158 KU 미디어 [보도]내년도 우리 대학 입시제도, 많은 변화 이뤄져 건대신문 19.04.07 791
12157 리뷰게시판 마라탕은 라화쿵부 마라샹궈는 매운향솥 [4] 사또밥 19.04.06 377
12156 리뷰게시판 [돼학생활] 그대들은 아는가? 후문 맛집?!! [7] file 돼학생활 19.04.01 739
12155 리뷰게시판 렌트 싸게하는 법 알려드려요! [1] z크르르릉 19.03.25 594
12154 리뷰게시판 오이도 조개구이집 추천합니다! z크르르릉 19.03.25 206
12153 리뷰게시판 건우건희 적절한 쇠왕부리 19.03.19 167
12152 리뷰게시판 카레당후기 [3] file 무심한 노란배딱새 19.03.18 219
12151 리뷰게시판 킬커버 후기 무심한 노란배딱새 19.03.18 104
12150 KU 미디어 [여행]겨울이 싫다면 따뜻한 ‘아랍에미리트’로 [4] 건대신문 19.03.16 1433
12149 KU 미디어 [사설]학생 장학제도 좀 더 신중한 운영 필요 [3] 건대신문 19.03.16 1143
12148 KU 미디어 [사설]숙제를 충실히 하는 삶 [4] 건대신문 19.03.16 1203
12147 KU 미디어 [칼럼]악기를 다룬다는 것 [2] 건대신문 19.03.16 1499
12146 KU 미디어 [칼럼]3·1혁명 100년과 ‘건국’의 뜻 [1] 건대신문 19.03.16 1155
12145 KU 미디어 [만평] [1] 건대신문 19.03.16 1256
12144 KU 미디어 [칼럼]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 건대신문 19.03.16 1164
12143 KU 미디어 [칼럼]처음엔 다 그래 건대신문 19.03.16 1251
12142 KU 미디어 [칼럼]“지금 마주하고 있는 직원은 고객님의 가족 중 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건대신문 19.03.16 1975
12141 KU 미디어 [시사]조선인의 절규, 세계인의 시선 건대신문 19.03.16 932
12140 KU 미디어 [학술]최재헌 교수의 세계유산이야기 - ④ 한반도의 지리적 환경과 세계유산 [1] 건대신문 19.03.16 1069
12139 KU 미디어 [학술]통일인문학? 그래, 통일인문학! 건대신문 19.03.16 99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