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121 추천 수 0 댓글 1

화해치유재단, 해산이 간절한 이유

10102_12356_2044.jpg

지난 9월 3일 장대비 속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외교부가 있는 정부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쌀쌀하다고도 느껴지는 날씨였다. 5일 전 암 수술을 하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92세 할머니가 외치는 목소리는 무엇이었을까? 김복동 할머니가 시위하시며 들고 있던 피켓에는 이렇게 써져 있었다.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 김복동’

 

10102_12326_3354.jpg
눈물을 훔치고 계시는 김복동 할머니/출처 조세금융신문

 

당사자 없는 12.28 한·일 합의, 화해치유재단 해산이 무효화 해결책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양국 간 합의된 12.28 한·일 합의가 무엇보다 잘못됐다고 지적되는 이유는 피해자들이 합의 과정에서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많은 국민들과 함께, 각국의 시민사회가 함께 요구해온 올바른 문제해결에 대한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피해자 중심의 접근이라는 기본 원칙이 완전히 무시됐던 점 △일본군 ‘위안부’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하지 않은 점 △법적 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 △후속조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점 △피해자들이 올바르게 구제받을 권리를 위협했던 점 △부당한 조건을 내걸고 역사를 지우려한 점 △국제사회 권고와 인권원칙에 비춰도 합의가 문제해결이 될 수 없는 점 등의 이유로 12.28 한·일 합의는 명백히 잘못된 합의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에게 화해치유재단을 둘러싸고 국내에서 재단 해체 요구 목소리가 높은 현실에 대해 설명하면서 “지혜롭게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일 합의는 피해자중심주의가 배제된 절차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중대한 흠결을 가졌고,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난 합의이며 따라서 이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한·일합의 파기를 천명한 것이다. 하지만 합의의 결과물이며 상징인 화해치유재단이 아직 해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화해치유재단 해산이 전제되지 않고는 합의 파기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표는 “정부가 당면한 과제는 화해치유재단을 즉각 해산하고 재단 출연금 10억 엔을 일본에 반환하는 절차를 밟아 합의를 실질적으로 무효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올해 안 화해치유재단 해산 조치 취할 것

10102_12325_3257.jpg
굳게 닫혀 있는 화해치유재단/사진 최의종 기자

현재 화해치유재단 존립에 대한 법적인 근거는 흔들리는 상황이다. 화해치유재단 설립 당시 국회의 비준을 받지 않은 점, 서면 형식을 취하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합의의 정체가 모호해 국내법과 동등한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원 결원이 생긴지 벌써 9개월이 지난 상황이며, 이는 정관과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화해치유재단 분위기도 녹록하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화해치유재단 관계자는 “그저 정부의 결단을 기다릴 뿐”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국회의원(울산 북구)은 12.28 한·일 합의에 대해 “박근혜 정부는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사를 전혀 존중하지 않은채 일방적인 합의를 체결했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잘못된 합의를 바로 고쳐야 할 국가의 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현재 일본 정부는 자민당 아베 정권이 극우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동북아에서 우리 정부의 입지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 남북 관계가 더욱 진전되면 현재 비핵화의 길에서 혼자 고립된 일본 정부가 결국 우리 정부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의 존재감이 커지게 되면 일본 정부에게 항구적인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현 정부는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에 대해 이견이 없으며 빠른 시일 내에 해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외교부가 한·일 역사문제를 외교적 관점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 할머니들의 입장에서 그분들의 존엄과 명예 회복을 최우선으로 해 접근해야 한다”고 화해치유재단 해산 관련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이 의원은 “민주당 정부로서 이재정, 정춘숙 의원이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촉구하고 있으며, 이낙연 국무총리는 연내에 해산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다”라고 설명했다.

 

한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움직여야

10102_12327_356.jpg
화해치유재단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고경일 상명대 교수/사진 최의종 기자

화해치유재단 앞에는 매일 1인 릴레이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17일 출근시간 1인 릴레이 차례인 상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고경일 교수는 “전쟁이라는 것 자체가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들의 끔찍한 놀이이며, 전쟁에서 이긴 편이 진 편에게 모진 짓을 하기 마련이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고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문제가 아니라 인권 측면에서 양성 문제, 여성 피해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한일 외교관계에 치중하지 말고 인류 보편적 상식 측면에서 바라보고 조속히 해결 할 것을 피력한 것이다.

외교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한·일 합의의 당위성도 무색해 보인다. 고 교수는 한일 외교문제이기 때문에 화해치유재단 해산이 더딘 것에 대해 “외교문제라고 치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만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신나치 당과 전범 문제에 대해 합의를 보며 재단을 만들었다고 한다면 과연 상식적일까라는 의문이 든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 교수는 정부의 움직임에 진척이 없음을 언급하며 “정부에 대해서는 여러 국정 현안들이 쌓여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더욱 시급한 일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덧붙여 고 교수는 “정부는 지지율과 선거에 얽매이지 말고 한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진정한 사과를 받고 배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의종 기자  chldmlwhd73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018 KU 미디어 [칼럼]19학번을 맞이하는 글 [5] 건대신문 18.12.02 1722
12017 KU 미디어 [칼럼]인공지능(AI)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나요? [1] 건대신문 18.12.02 1469
12016 KU 미디어 [칼럼]백래시 : 주체적 섹시와 주체적 로리 - 당신은 백래시를 지각하고 있는가 [1] 건대신문 18.12.02 4501
12015 KU 미디어 [학술]최재헌 교수의 세계유산이야기 - ② 석굴암과 불국사 건대신문 18.12.02 1618
12014 KU 미디어 [학술]우주난쟁이가 쏘아 올릴 작은 로켓 [2] 건대신문 18.12.02 1415
12013 KU 미디어 [보도]PRIME인문학사업단, 인문학한데이 개최 건대신문 18.12.02 1501
12012 KU 미디어 [보도]윤호진 부총학생회장, 졸준위 선거 관련 부적절한 개입 논란 [1] 건대신문 18.12.02 1326
12011 KU 미디어 [보도]“2019년 건국의 문학예술을 이끌 주인공을 찾아요" [1] 건대신문 18.12.02 1364
12010 KU 미디어 [보도]“우리대학, 이렇게 이끌겠습니다” [1] 건대신문 18.12.02 1733
12009 KU 미디어 [보도]올해도 동연 회장단 후보 기근 [2] 건대신문 18.12.02 1238
12008 KU 미디어 [보도]총학생회 단독 후보 <청심> 선본 공청회 건대신문 18.12.02 1204
12007 KU 미디어 [보도]W(더블유) ‘모든 학우들이 소망하는 가치 있고 폭넓은 복지 실현’ 애... 건대신문 18.12.02 1109
12006 KU 미디어 [보도]정부, 우리대학 스마트팩토리에서 ‘기술혁신형 창업 활성화’ 관계기관... 건대신문 18.12.02 1008
12005 KU 미디어 [보도]SW산업의 뿌리, 플랫폼 개발 관심 커 [2] 건대신문 18.12.02 1106
12004 KU 미디어 [보도]모빌리티인문학 연구원, 인문 페스티벌 개최 건대신문 18.12.02 1214
12003 KU 미디어 [보도]전과 문턱 낮아진다 [4] 건대신문 18.12.02 1933
12002 KU 미디어 [보도]매듭, 선거시행세칙 위반으로 후보자 자격 박탈돼 [1] 건대신문 18.12.02 1308
12001 KU 미디어 [보도]“학생자치기구 기능 재확립, 전학대회 전면 개편” [1] 건대신문 18.12.02 1255
12000 리뷰게시판 세종대 소금구이덮밥 lky3004me 18.12.02 523
11999 리뷰게시판 학식 에그함박스테이크 lky3004me 18.12.02 27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