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708 추천 수 0 댓글 4
 

9999_12275_111.png
김지용 (사과대·정외15) 학우

북핵의 역사는 길고 복잡하다. 김일성은 1945년 일본 제국을 좌절시킨 원자폭탄의 무서움을 실감하고 6.25전쟁 중에는 만주에 핵투하를 고려한다는 맥아더의 위협적인 주장을 몸소 체험한다. 전쟁 이후에는 소련에 핵 물리학도들을 파견하고 원자로를 수입하는 등 핵개발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 아울러 국제정세 역시 급변하고 있었다.

 

1956년 제 20차 공산당대회에서는 스탈린격하운동이 일어난다. 1959년에는 북한에 주둔하고 있던 중공군이 철수하고 얼마 뒤 1962년 쿠바 위기 당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소련을 두고 중소분쟁이 격화된다. 대국들의 분열을 바라보며 북한은 더 이상 냉전의 진영논리로만은 자국의 안위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일찍이 깨닫게 된다. 이때부터 김일성은 ‘주체사상’을 통치이념으로 채택하고 4대 군사노선 등을 통하여 자주국방을 도모했으니 그 수단으로 핵보유가 추진되었음은 자명하다. 1993년 북한의 NPT 탈퇴와 1994년 서울불바다 발언 등으로 촉발된 제 1차 핵 위기 사태는 영변 핵시설 폭격, 더 나아가 전면전으로 비화될 뻔 했으나 미국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극적인 방북으로 봉합된다.

 

김일성 사후 김정일은 ‘선군사상’을 내세우며 이전보다 더 과감한 방법으로 핵개발에 몰두한다. 김정일 시대에 나름대로의 상당한 진척을 이루어낸 북한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 지난 2017년 말 드디어 ‘핵 무력 완성’을 공표한다. 지금 북한은 선(先) 종전선언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먼저 받은 다음의 비핵화 절차가 사리와 이치에 부합하는 것이라 한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애초에 북한은 미국의 상대가 되질 못한다. 북한은 체제보장을, 미국은 위험요소를 제거하려는 거래를 원할 뿐이다. 선언은 조약이나 협정이 아닌 말 그대로 ‘선언’이기에 정치, 수사적임에 불구하며 구속력이 떨어진다. 가령 미국이 종전선언을 먼저 수락한 상태에서 소위 북한이 ‘호박씨 까는 행동’을 보이면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좀 더 대국다운 태도를 보이라며 미국을 탓한다. 그러나 비판의 화살을 미국에게만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북한 역시 기회가 많았다. 그리고 그들이 신뢰받지 못할 전력들을 쌓아 온 것 역시 사실이다. 자업자득인 셈이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조급하다. 올해 11월에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내세울 성과가 필요하다. 분위기가 한창 좋았을 때는 노벨 평화상 이야기까지 오르내렸으니 지금이야 오죽할까.

 

최근 북한의 행보 역시 지난 세월에선 찾아 볼 수 없었던 파격의 연속이었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냉혹한 국제관계에서 상대방의 선의만을 믿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상술했다시피 핵이란 그들의 입장에서는 세대를 이어온 가업이자, 조국의 명운을 걸고 피눈물을 다 바쳐온 숙원사업, 그리고 그들을 자위하는 최후의 보루이기에 쉽게 내려놓을것이라는 과도한 낙관적 전망은 곤란하다.

 

김지용 (사과대·정외15)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8 자유홍보 ★★★★★ 루아다 가방제작학원에서 일일체험을 마련했습니다.★★★★★ wpalsl 13.02.08 1342
57 자유홍보 [대학 연합 학회] 한국대학생 IT 경영학회에서 7기를 모집합니다. 잭슨헌터 13.02.08 1457
56 자유홍보 시간이 금이라지요? 마니맘 13.02.08 1805
55 대외활동 서울/경기 연합동아리 '드림빌더' 에서 3기를 모집합니다! file 포지써요 13.02.08 979
54 자유홍보 스피킹 커뮤니케이션 연합동아리 파란입술에서 7기 회원을 모집합니다!! 파란입술 13.02.07 1499
53 자유홍보 [건대후문] 스터디룸 채움입니다! 채움 13.02.07 1257
52 대외활동 서울지역 연합 교육봉사 동아리 아ㄹ.ㅁ에서 34기를 모집합니다! 없음요 13.02.07 1053
51 자유홍보 나이키 블레이져 빈티지 미드컷 스트릿 스냅 및 아이템 팝니다 [1] 남희문 13.02.07 2495
50 자유홍보 [사례 5만원, 0.5시간 영상촬영] 수험생 진로조언을 위한 대학생 영상 인터... 박진우 13.02.07 1781
49 자유홍보 [사례 3만원, 이메일 서면인터뷰] 수험생 진로조언을 위한 대학생 서면 인터... 스쿨프레스 13.02.07 2012
48 자유홍보 대학생 연합 토론동아리 <토론의 미학>에서 2013 새로운 멤버를 모집합니다. 맹준혁 13.02.07 1196
47 대외활동 대학생 연합 토론동아리 <토론의 미학>에서 2013 새로운 멤버를 모집합니다. file 맹준혁 13.02.06 945
46 자유홍보 경제 신문 읽기 & 실전주식투자 스터디 모집!! 알이공 13.02.06 1797
45 자유홍보 [점프해커스] 대학생 멘토&통신원 17기 모집 (~2/20) 뀨뀨뀨뀨 13.02.06 1301
44 자유홍보 ★★★★★ 루아다 가방제작학원입니다. ★★★★★ wpalsl 13.02.06 1950
43 자유홍보 아디다스 저지 풀샷 코디[Back Home]스트릿 스냅 2013.02.05 오늘은 연차입... [1] 임순화 13.02.06 2166
42 자유홍보 ★★대학생 최초 PR 연합 동아리! PR's(피알즈)에서 신입기수를 모집합니다! ^... 프라우드 13.02.05 1323
41 자유홍보 루아다에서 19기 모집중입니다 wpalsl 13.02.05 1447
40 자유홍보 ★★★★★ IBM과 친해지기 이벤트!!! ★★★★★ (IBM 본사에서 입사선배들과의 만남) file 하니비니 13.02.05 1623
39 대외활동 대학생연합광고동아리 애드피아를 소개합니다!!! file 보닌 13.02.05 94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11 612 613 614 615 616 617 618 619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