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362 추천 수 0 댓글 6

 

9994_12270_4953.jpg
이승주 부편집국장

얼마 전 인터넷에서 평창올림픽의 개-폐회식이 열린 올림픽 플라자가 황량한 흙더미로 변한 사진을 보았다. 한때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장소지만, 지금은 경기장을 포함해 관광객들을 맞이했던 여러 시설들이 대부분 사라진 모습이었다. 성화대만 덩그러니 남은 채 황량해진 모습을 보며 지난 2월 개-폐회식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한 추억이 떠올라 씁쓸함을 느꼈다.

 

올림픽 플라자가 사라진 것은, 예상 관리비로 앞으로 5년간 225억의 적자가 난다는 경제성 연구 결과 때문이다. 알량한 경제성 연구의 칼날은 평창에만 향한 것이 아니다. 정선 알파인 스키장의 경우 가리왕산 산림복원이 진행 된다고 한다. 인구가 많은 강릉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강릉 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하키 경기장 등은 경제적 타당성 검토를 거쳐 유지될 수 있다고 한다.

 

평창에 위치한 올림픽 플라자의 경우는 개-폐회식이 열린 상징적인 공간이다. 대한민국에서 최초,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열린 동계올림픽의 첫 현장일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치적으로 내세우는 한반도 평화 국면이 시작된 의미 있는 장소다. 이러한 역사적 순간이 서려있는 공간을 적자를 이유로 모두허무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물론 처음부터 올림픽 플라자를 없애기로 한 것은 아니었다. '올림픽 레거시' 라는 사업 아래, 올림픽 플라자를 추후에 평화기념관, 테마파크 등으로 남기는 것으로 계획했지만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019년 정부예산안에는 해당 사업의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올림픽 플라자가 있던 평창군 횡계리는 전 세계의 관광객과 기자들이 드나들던 시절을 꿈처럼 남긴 채 다시 황태 말리는 시골 마을로 돌아가는 일만 앞두고 있다.

 

1972년에 동계올림픽이 열린 일본 삿포로의 경우 현재까지도 대부의 경기장을 유지해 수많은 스키 동호인과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지역 초-중-고등학교의 경우 '스키 학습일'을 잡아 동네 스키장에서 스키를 배운다. 올림픽 박물관은 일본 겨울 스포츠와 동계올림픽 역사를 소개하는 학습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큰, 인구 200만에 달하는 삿포로와 4만 명의 소도시 평창과 똑같이 비교를 할 수는 없다. 평창과 강원도의 재정으로는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수백억의 돈이 알량하다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의 혈세를 막 내린 잔치에 쓰는 것이 아까울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은 돈을 벌기 위해 벌이는 깜짝 이벤트가 아니다. 국가적 행사인 만큼 미래에 국민이 될 후손들도 기념할 수 있도록 물려줘야 한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국면이 시작됐기에 스포츠를 통해 전 세계가 하나가 되기를 바랐던 근대 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의 정신을 소중히 여겼으면 한다.

 

이승주 부편집국장  sj98lee@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7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스노보드 동아리 "눈꽃" 입니다! [9] file 이까 14.02.18 2297
46 동아리 모집 오늘마감![연합 문화 동아리] 문화 culture에서 3기 활동인원을 모집합니다 [10] file pnanf 14.02.17 2288
45 청심대 일상 쿠니치 버거 [131] 묵은지 14.02.16 3246
44 동아리 모집 건국대 중앙 야구동아리 불소야구부를 소개합니다. [선수/매니져 회원 모집... [11] 윤윤윤윤 14.02.14 1933
43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자전거 동아리 BiKU에서 신규회원을 모집합니다. [33] file 남자의수컷 14.02.11 2994
42 청심대 일상 온다 [110] file 순살치키인 14.02.04 1731
41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중앙힙합동아리 Wanna Family입니다. [11] file 머머 14.01.20 2478
40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중앙동아리] 대중음악창작동아리 <소리나래> [14] 보누 14.01.18 1697
39 청심대 일상 하루 [81] 빈털털이 14.01.14 1610
38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중앙노래패 소리터 [7] 레더 14.01.09 1936
37 동아리 모집 Konkuk Univ. Rock Band AQUI [2] 꾸구리 13.12.26 1857
36 동아리 모집 건대산악부로 들어오세요!,! [4] 라잍 13.10.11 1400
35 동아리 모집 건국서도회 ▒ 건국대학교 서예동아리 [4] 정수 13.10.05 1714
34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벤처창업동아리 KIB●를 소개합니다. :) [1] 일감호자라 13.10.02 1934
33 동아리 모집 [동아리] 건국대 마케팅동아리 MOVER에서 3기를 모집합니다. [3] 디렉터서 13.09.08 1493
32 동아리 모집 봉사&학술&친목 KUSA 유네스코학생회!! [7] 깝규 13.09.06 1555
31 동아리 모집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문화교류하는 동아리 IF입니다. 이프회장 13.08.31 2038
30 동아리 모집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죽기전에 내 강연 한번쯤은 해봐야하지 않겠... [1] 밍꿀꿀 13.08.29 1443
29 동아리 모집 대중음악 창작동아리 소리나래에서 2차오디션을 실시합니다~~!! file 수노 13.04.20 1196
28 동아리 모집 순수 목공예 동아리 목방 [14] 킹구 13.03.29 212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