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373 추천 수 0 댓글 6

 

9994_12270_4953.jpg
이승주 부편집국장

얼마 전 인터넷에서 평창올림픽의 개-폐회식이 열린 올림픽 플라자가 황량한 흙더미로 변한 사진을 보았다. 한때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장소지만, 지금은 경기장을 포함해 관광객들을 맞이했던 여러 시설들이 대부분 사라진 모습이었다. 성화대만 덩그러니 남은 채 황량해진 모습을 보며 지난 2월 개-폐회식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한 추억이 떠올라 씁쓸함을 느꼈다.

 

올림픽 플라자가 사라진 것은, 예상 관리비로 앞으로 5년간 225억의 적자가 난다는 경제성 연구 결과 때문이다. 알량한 경제성 연구의 칼날은 평창에만 향한 것이 아니다. 정선 알파인 스키장의 경우 가리왕산 산림복원이 진행 된다고 한다. 인구가 많은 강릉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강릉 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하키 경기장 등은 경제적 타당성 검토를 거쳐 유지될 수 있다고 한다.

 

평창에 위치한 올림픽 플라자의 경우는 개-폐회식이 열린 상징적인 공간이다. 대한민국에서 최초,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열린 동계올림픽의 첫 현장일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치적으로 내세우는 한반도 평화 국면이 시작된 의미 있는 장소다. 이러한 역사적 순간이 서려있는 공간을 적자를 이유로 모두허무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물론 처음부터 올림픽 플라자를 없애기로 한 것은 아니었다. '올림픽 레거시' 라는 사업 아래, 올림픽 플라자를 추후에 평화기념관, 테마파크 등으로 남기는 것으로 계획했지만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019년 정부예산안에는 해당 사업의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올림픽 플라자가 있던 평창군 횡계리는 전 세계의 관광객과 기자들이 드나들던 시절을 꿈처럼 남긴 채 다시 황태 말리는 시골 마을로 돌아가는 일만 앞두고 있다.

 

1972년에 동계올림픽이 열린 일본 삿포로의 경우 현재까지도 대부의 경기장을 유지해 수많은 스키 동호인과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지역 초-중-고등학교의 경우 '스키 학습일'을 잡아 동네 스키장에서 스키를 배운다. 올림픽 박물관은 일본 겨울 스포츠와 동계올림픽 역사를 소개하는 학습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큰, 인구 200만에 달하는 삿포로와 4만 명의 소도시 평창과 똑같이 비교를 할 수는 없다. 평창과 강원도의 재정으로는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수백억의 돈이 알량하다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의 혈세를 막 내린 잔치에 쓰는 것이 아까울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은 돈을 벌기 위해 벌이는 깜짝 이벤트가 아니다. 국가적 행사인 만큼 미래에 국민이 될 후손들도 기념할 수 있도록 물려줘야 한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국면이 시작됐기에 스포츠를 통해 전 세계가 하나가 되기를 바랐던 근대 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의 정신을 소중히 여겼으면 한다.

 

이승주 부편집국장  sj98lee@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6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대중음악창작동아리 <소리나래> 2차 오디션 공지 [9] 보누 14.04.16 1438
85 청심대 일상 북경 [53] 오징어장군 14.04.12 1226
84 청심대 일상 민들레홀씨 [56] 샤이샤이샤 14.03.13 1713
83 청심대 일상 더 파이브 버거 [80] file 아프리카누스 14.03.12 1757
82 청심대 일상 east seoul culture [51] 아기새 14.03.12 1440
81 동아리 모집 ☆★ 건국대 중앙 영화동아리 햇살 ★☆ [6] file 공대생임요 14.03.12 3243
80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건국 합창단 <The 울림>에서 신입 단원을 모집합니다 [2] 써니유 14.03.11 1821
79 동아리 모집 산악부로 오세요! 신나는 클라이밍! [14] 제주마레 14.03.10 2029
78 동아리 모집 영자신문사 The Konkuk Bulletin 42기 수습기자 모집 [8] file 불레틴 14.03.10 1269
77 동아리 모집 금융연구회에서 실력있는 신입회원을 모집합니다. [11] 토마도마 14.03.10 1823
76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중앙동아리 [예술평론회] 입니다. [6] 이세라 14.03.09 2034
75 동아리 모집 [ALFA] 건국대학교 레져스포츠 동아리 !! [3] 열루 14.03.07 1665
74 동아리 모집 ★★★ 전국연합 인문학동아리 CUM[쿰]에서 신입회원을 모집합니다!!!! ★★★ 3월... [3] 올때메로나 14.03.07 1522
73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대중음악창작동아리 <소리나래> 1차 오디션 공지 보누 14.03.07 1376
72 동아리 모집 중앙정책동아리 고전음악감상실에서 14학번 새내기분들을 모집합니다☆★ [6] 에메랄드마운틴 14.03.07 1509
71 동아리 모집 ★ 별 헤는 밤의 낭만! ★ [ 건국대학교 우주탐구회 TAURUS ]에서 신입회원을 ... [23] 규브규브 14.03.06 2126
70 동아리 모집 (오늘마감!!!!)제대로 된 문화생활을!![문화 culture]에서 3기를 모집합니다... [2] file pnanf 14.03.06 3039
69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중앙노래패 소리터 [2] 레더 14.03.06 1741
68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아마추어 무선연구회 HAM』 [2] 엔더슨 14.03.06 1770
67 청심대 일상 독도쭈꾸미 [69] file 해나키키 14.03.06 164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