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43 추천 수 0 댓글 3

 

9995_12271_5252.png
최의종 편집국장

인권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우리대학에서는 얼마 전 인권센터가 만들어졌고, 총학생회에서도 인권위원회가 그 기능을 하고 있다. 인권을 표방한 조직이 요새 많이 생기고 있지만 생각보다 우리사회에서 인권이라는 단어가 붙은 조직이 만들어진 역사는 길다. 2001년 국민들의 열망과 당시 정부의 의지로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시간으로만 따지면 20년 가까이 우리는 인권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법에는 위원회 목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출신 국가, 출신 민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성적 지향 등에서 차별을 받는 경우를 근절시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20년 동안 정말 차별 없는 사회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남기고 싶다.

 

얼마 전 한국외대에서 ‘생리공결제 전산화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여학생들이 온라인상에 자신의 생리기간을 입력, 특정 수업을 체크해 공결 처리하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란 계획을 전달했다. 총학생회 측은 양식을 온라인화해 번거로움을 없애고 생리공결제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을 수 있다며 전산화 시스템을 긍정했다. 하지만 생리공결제 전산화 자체가 인권차별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외대 학생인권위원회 준비모임(학생인권위)는 한국외대 총학생회가 사적 개인정보가 지닌 중요성·민감성 등에 무지함을 드러냈다며 여성의 건강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의 반발 역시 상당했다. 학생들은 항생제 복용만으로도 생리주기가 쉽게 뒤틀리는 여학생들을 이해·공감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5년 만에 결성되고 의욕을 갖고 출범한 한국외대 총학생회지만 결국 인권이라는 단어에 무지를 드러낸 일을 벌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한국외대만의 일일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학생들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추진했던 한국외대의 사례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은 ‘차별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바로 ‘인권을 아는 첫 걸음’이라는것을 느껴야 한다는 점이다. 인권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남발하지 않으려면 차별이 무엇인지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동안 차별이 존재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여러 개가 될 수 있는 ‘기득권’이 만든 제도 안에서 사회가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 제도 안에 당연시 여겼던 것들이 우리를 차별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만들었다. 우리가 정말 인권이라는 말을 쓴다면 우선 차별이 정말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차별이 무엇인지 알 때 비로소 우리는 헌법에 명시돼있는 평등권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최의종 편집국장  chldmlwhd73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27 청심대 일상 뽕신 [17] TOSJ 15.01.31 712
226 청심대 일상 킹콘! [14] 두상이 15.01.31 1005
225 청심대 일상 마쯔리 [21] 고투더문 15.01.30 1171
224 청심대 일상 후문 건국불고기 [34] 오얏 15.01.30 2274
223 청심대 일상 중문 혜화 돌쇠아저씨네 [25] 오얏 15.01.30 2216
222 청심대 일상 중문 온다 [10] 오얏 15.01.30 1610
221 청심대 일상 로데오거리 더바스켓! [20] 오얏 15.01.30 1858
220 청심대 일상 정문 화양시장쪽 최신족발 [9] 오얏 15.01.30 3568
219 동아리 모집 [가톨릭 학생회] 쿼바디스 도미네에서 신입 회원을 모집합니다!! file 크라운콕 15.01.26 2478
218 동아리 모집 [NEWSWEEK] 뉴스위크에서 새로운 회원을 모집합니다 [9] file 피디아 15.01.26 2263
217 청심대 일상 설빙 [10] 미ㅏㄴ어람ㄴㅇ 15.01.25 2312
216 청심대 일상 건대 후문 콩닥콩닥 [25] 뚝유 15.01.14 1652
215 청심대 일상 팀플하기 좋은 모카하마! [24] 후하하하 15.01.13 1666
214 청심대 일상 건대 정문(일감문) 할머니순대국 [21] file 요잉 15.01.13 3310
213 청심대 일상 춘천닭갈비 [14] 후하하하 15.01.11 2556
212 청심대 일상 알촌 [14] 훅스 15.01.11 1616
211 청심대 일상 해프닝 [19] 하하힣 15.01.11 1841
210 청심대 일상 해오름 [12] 하하힣 15.01.11 3585
209 청심대 일상 건대 후문 국수집 [19] 하하힣 15.01.11 1379
208 청심대 일상 모카하마 [15] 하하힣 15.01.11 2333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