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Color is my day-long division, joy and torment – Claude Monet
“색은 하루 종일 나를 집착하게 하고, 즐겁게 하고, 그리고 고통스럽게 한다”-클로드 모네
우리대학 뒤쪽에서 모네를 만나다
우리대학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능동 어린이회관 내 ‘본다빈치 뮤지엄 능동점’에서 예술에 미디어 기술을 결합한 컨버전스 아트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
본다빈치 뮤지엄 능동점은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전시관을 통합적으로 체험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진행했던 <헬로, 미켈란젤로展>에 이어 올해 11월 30일까지 <모네, 빛을 그리다展 II>을 전시한다. 단순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쉴 수 있는 CaféH나 놀이공간인 인터랙티브존으로 알차게 구성돼 있다. 특히 인터랙티브존에는 △퐁당퐁당 미끄럼틀 볼 풀장 △가면무도회 △모션 플로어 △팡팡 터뜨리기 △내가 만든 바다 속 이야기 △디지로그 낚시터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만난 모래놀이터 등 관람이 끝난 아쉬움을 달래 줄 놀이공간이 마련돼 있다.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 수련 연작/사진 이준열 기자 |
과학자의 시선: 생동감 있는 모네의 그림
작품의 조형적 요소는 색조와 휘도, 즉 색과 빛이다. 색조는 구분이 쉽지만, 휘도는 그렇지 않다. 회색과 검은색 중 무엇이 더 밝은지 알 수 있으나, 빨간색과 파란색 중 더 밝은 쪽이 무엇인지는 알기 힘들다. 눈은 이를 자각하기 어려우나, 두 색은 분명히 휘도의 차이가 있다. 사람의 경우 색조는 측두엽이, 휘도는 두정엽이 담당한다. 즉, 청각과 시각처럼 색과 빛은 분리된 곳에서 따로 처리된다. 두정엽은 휘도 대비로 기본적인 형상과 위치, 깊이, 움직임 등 눈 앞의 장면을 전반적으로 인지한다. 측두엽은 색조와 형상 안의 세부를 파악하며 색을 구분한다.
여기서 <인상: 해돋이>에 그레이 스케일로 변환하면 태양과 주변 물체 사이의 구분이 없어진다. 주황빛의 태양과 회색 안개는 전혀 다른 색조이지만 동일한 휘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측두엽은 태양과 안개, 뱃사람을 구분한다. 그러나 두정엽은 태양과 안개를 구분할 수 없고, 위치와 깊이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고 무엇이 바탕이고 형상인지 구분 지을 수 없다. 따라서 태양과 물결, 구름은 고정되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듯 보이게 된다. 이로써 이글거리는 태양, 잔잔히 흐르는 물결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듯 인상주의 화가들은 휘도 대비를 이용해 우리의 시각을 혼란시켰다. 그들은 눈에 ‘어떻게’ 보이는가를 그렸다는 점에서 기존의 화가와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들의 성취는 여전히 과학만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심미적인 직관의 산물이다. 모네의 주황빛 해가 측두엽과 두정엽의 불완전한 소통으로 만들어진 착시효과일지라도, 그 감동이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재현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 |
모네, 빛을 그리다展 II
<모네, 빛을 그리다展> 시즌2가 용산에 이어 ‘본다빈치 뮤지엄 능동’에서 전시되고 있다. 작년 7월 7일에 시작한 이 전시는 연장을 거쳐 오는 11월 30일까지 계속 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모네, 빛을 그리다展>이 전 전시에 이어 각종 모션그래픽과 IT 기술로 재해석한 컨버전스 아트 전시라는 점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본다빈치 김려원 대표는 개막식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클로드 모네의 전성기를 되짚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모네의 빛의 관찰과 추적의 삶 등 예술이 주는 사회적 기능과 정서적 기능을 돌아본다. 그의 삶에 모티브였던 지베르니에서 시작하는 이유”라며 헌사했다.
이 전시회는 작품 체험형 전시로써 벽, 측면, 플로어 모두 영상과 VR기술을 접목시키며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그 예시로 프랑스 파리 우랑주리 미술관을 재현하며 19평 스크린들로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수련’ 연작, 4미터 높이의 스크린에 투사되는 명화영상이 있다.
모네의 연대기, 그의 삶을 보고 걷다
<모네, 빛을 그리다展 II>는 모네의 삶을 연대기적 구성으로 나누어 그의 그림 세계를 나타낸다. 그가 만났던 인상파의 거장들, 영원한 그의 뮤즈인 카미유, 그에겐 천국과도 같았던 지베르니의 정원 등 모네가 거쳐 온 작품과 시간을 전시회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지베르니의 정원은 빛과 색채를 중요시한 모네와 당시 유행하던 일본풍이 결합해 만들어진 곳이다. 재현한 정원을 직접 걸으며 꽃과 나무를 보고 전시장에서 비추는 빛을 감상하면 그 황홀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는 ‘수련’이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을 재현한 미디어 아트 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 방이 모두 수련으로 가득 차 계절별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연못을 보며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수련 뒤편에 재현한 ‘모네의 식탁’은 화려한 노란 빛을 중심으로 한 색채의 조화를 감상할 수 있다. SNS에 올리고자 한다면 단연 이곳이 1순위일 것이다. 그의 첫 번째 부인이자 영혼의 뮤즈였던 카미유를 보고 있으면 너무나 아름답고 안타깝다. 그림 몇 점이 있을 뿐인 데도, 그녀와 아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파라솔을 든 여인> 첫 작의 모델이 그의 아내인 카미유다. 위에서 남편인 모네를 내려다보는 그녀는 마치 천사와 같다. 이 전시회는 이 작품의 카미유를 큰 사이즈로 실사화 했는데, 이 또한 전시회의 큰 볼거리이다.
<파라솔을 든 여인>의 카미유 실사화 |
이 전시회의 공간에서는 모네의 편지, 작품, 정원, 영상을 통해 그의 삶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또한 빛과 색채를 중요시한 그의 작품들을 현대기술의 빛과 색을 이용하여 표현한 전시이기에 새로운 시각에서 관람이 가능할 수 있다.
풀스크린으로 표현한 모네의 작품들 |
<모네, 빛을 그리다展 II>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마감은 오후 6시이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이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은 오후 8시 30분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입장마감은 오후 7시 30분이다. 우리대학 학생증을 제시하면 정가에서 5,000원 할인된 만원에 관람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며, 1인 4매까지 현장할인이 가능하다.
이준열 기자 index545@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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