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307 추천 수 0 댓글 2

 

8월의 달력, 새빨간 숫자 하나가 눈에 든다. 저 핏빛 숫자에서 그 시대의 투쟁, 희생, 한(恨)을 본다. 일제 칼날 아래 흐린 피는 더 붉었으리라. 새삼, 대가가 보장되지 않은 불확실함에 인생을 바친 모든 투사들에 대한 존경심이 차오른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로 나뉘기 전에 모두 붉은 핏수저를 쥐고 태어난 이들이란 생각을 한다.

 

그 투사들이 지금 한국을 내려다본다면 두 눈엔 더 붉은 피눈물이 흐르지 않을까. ‘폐지 줍는 독립 운동가 아들’. 5년 전 MBC의 보도 제목이다. 독립운동가의 아들인 김시진씨는 선친께서 활동한 기록은 남아 있으나, 중국 정부 등이 기록한 공식적인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 외도 독립투사의 후손이 겪는 고초에 대한 보도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제 투쟁 중 사망한 투사는 15만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유공자로 인정된 1만 3천명을 제외하곤 적절한 예우와 혜택이 없는 실정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도 아직 투쟁 중이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인 사과는 커녕 잘못된 역사교육으로 치부를 가리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김복득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이젠 27명만 피해자들만 남았다. 남성 중심적 역사관과 우리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1934년부터 일제 경찰로서 동포를 핍박한 ‘고문 귀신’으로 불리다가 해방 후에 잘나가는 사업가로 탈바꿈 해 92세 천수를 누리다 죽은 하판락처럼 거대권력에 빌붙은 치들은 호의호식이었다. 또 그들의 부와 권력은 자식들에게 대물림 됐다. 뉴스타파가 1,177명의 친일 후손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3분의 1가량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학교에 진학했고 1,177명 중 27%가 유학 경험이 있었다. 연좌제를 묻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적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산 환수는 시급하다.

 

옳지 못한 예후처리가 낳는 결과는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임진왜란의 승리 요인으로 꼽는 두 가지 원인, 수군과 의병, 이들의 말로는 그다지 개운치 않다. 제 안위 챙기기 바빴던 임금은 이순신을 백의종군시킨다. 전쟁이 끝난 후 의병장이었던 김덕령은 역적모의 누명이 씐 채 고문 중 사망, 연루되었던 곽재우는 이를 보고 초야 속에서 여생을 보낸다. 그 결과 이어진 정묘, 병자호란에서 의병의 활약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혈투는 끝났으나 평화의 시대에 사는 사람에게도 사명은 주어진다. 물려받은 평화를 오롯이 보존하기 위해, 그들의 사명을 완성하기 위해 무던히 애써야 한다.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유공자에 대한 올바른 보상,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 친일 적폐 재산환수. 방법은 명료하다.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조금의 목소리만 더 보태면, 그뿐이다

 

김예신 기자  yesin9797@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58 자유홍보 [공모전] 전국 대학생 리더십 실천사례 공모전 하하핟 13.05.15 641
557 자유홍보 기술경영학과 09학번 이창희입니다. [1] 귀여흔남 13.05.15 1577
556 자유홍보 웹진을 통해 우리만의 핫플레이스를 알리자! '꿈꾸는 유랑단' 모집 네베리 13.05.15 737
555 자유홍보 [Recruiting] 연합파티팀 PiC&SO 파티플래너 모집!!! (~5.15) 형구님 13.05.14 934
554 자유홍보 희망드림포럼이에요!! 함께해요~~ 교육사랑 13.05.14 1477
553 자유홍보 오니츠카타이거 SECK 블루라는 제품을 추천해봐요 [1] 정충무 13.05.13 829
552 자유홍보 ◆학생이사(010-8675-8286)원룸.하숙.각종이사저렴 용달이사 13.05.13 967
551 자유홍보 [UN환경계획 한국위원회] 2013 Save the Sea 캠프 참가자 모집 카버 13.05.13 641
550 대외활동 ★☆★ 한중일 국제 경영 대회, 관심있니? ★☆★ file 자미혀 13.05.12 332
549 자유홍보 영어 회화 스터디 멤버 충원합니다!! [2] 파크애비뉴 13.05.12 623
548 자유홍보 서울시 주거정보조사단 1기 모집공고 file 패기 13.05.11 681
547 자유홍보 Good 자소서와 Excellent 면접 (5월 3차 무료 설명회) 초코회오리 13.05.10 883
546 자유홍보 [유네스코 기록유산, 5.18 민주화운동 보고 듣고 맛보기!!] 함께가요! :-) [1] 재킴 13.05.10 807
545 자유홍보 [춘천 축제여행] 2013춘천마임축제와 함께하는 축제여행 dnbn 13.05.10 725
544 자유홍보 <이상형 탐색기> 한번 이용해보고 싶지 않으세요?? [1] 찌니히히 13.05.09 951
543 자유홍보 KKB 자산관리 동아리 금융권 취헙설명회 캐산 13.05.09 970
542 자유홍보 [건대후문] 스터디룸 채움! 채움 13.05.09 861
541 자유홍보 형들 주점 놀러와요~~~ 이말년병장 13.05.09 1312
540 자유홍보 리복펌프퓨리 VS 리복펌프퓨리 비교한 남자 여름 코디 에 잘어울리는 남자 ... [1] 남희문 13.05.09 1646
539 자유홍보 대학생을 위한 자기찾기 워크샵 2기 [1] 청년대세 13.05.08 587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88 589 590 591 592 593 594 595 596 597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