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308 추천 수 0 댓글 2

 

8월의 달력, 새빨간 숫자 하나가 눈에 든다. 저 핏빛 숫자에서 그 시대의 투쟁, 희생, 한(恨)을 본다. 일제 칼날 아래 흐린 피는 더 붉었으리라. 새삼, 대가가 보장되지 않은 불확실함에 인생을 바친 모든 투사들에 대한 존경심이 차오른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로 나뉘기 전에 모두 붉은 핏수저를 쥐고 태어난 이들이란 생각을 한다.

 

그 투사들이 지금 한국을 내려다본다면 두 눈엔 더 붉은 피눈물이 흐르지 않을까. ‘폐지 줍는 독립 운동가 아들’. 5년 전 MBC의 보도 제목이다. 독립운동가의 아들인 김시진씨는 선친께서 활동한 기록은 남아 있으나, 중국 정부 등이 기록한 공식적인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 외도 독립투사의 후손이 겪는 고초에 대한 보도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제 투쟁 중 사망한 투사는 15만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유공자로 인정된 1만 3천명을 제외하곤 적절한 예우와 혜택이 없는 실정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도 아직 투쟁 중이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인 사과는 커녕 잘못된 역사교육으로 치부를 가리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김복득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이젠 27명만 피해자들만 남았다. 남성 중심적 역사관과 우리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1934년부터 일제 경찰로서 동포를 핍박한 ‘고문 귀신’으로 불리다가 해방 후에 잘나가는 사업가로 탈바꿈 해 92세 천수를 누리다 죽은 하판락처럼 거대권력에 빌붙은 치들은 호의호식이었다. 또 그들의 부와 권력은 자식들에게 대물림 됐다. 뉴스타파가 1,177명의 친일 후손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3분의 1가량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학교에 진학했고 1,177명 중 27%가 유학 경험이 있었다. 연좌제를 묻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적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산 환수는 시급하다.

 

옳지 못한 예후처리가 낳는 결과는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임진왜란의 승리 요인으로 꼽는 두 가지 원인, 수군과 의병, 이들의 말로는 그다지 개운치 않다. 제 안위 챙기기 바빴던 임금은 이순신을 백의종군시킨다. 전쟁이 끝난 후 의병장이었던 김덕령은 역적모의 누명이 씐 채 고문 중 사망, 연루되었던 곽재우는 이를 보고 초야 속에서 여생을 보낸다. 그 결과 이어진 정묘, 병자호란에서 의병의 활약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혈투는 끝났으나 평화의 시대에 사는 사람에게도 사명은 주어진다. 물려받은 평화를 오롯이 보존하기 위해, 그들의 사명을 완성하기 위해 무던히 애써야 한다.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유공자에 대한 올바른 보상,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 친일 적폐 재산환수. 방법은 명료하다.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조금의 목소리만 더 보태면, 그뿐이다

 

김예신 기자  yesin9797@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358 자유홍보 라식 수술 검사 받으러 가서 받은 것들 나눔 자으그므 13.10.16 783
1357 자유홍보 도박 근본개념을 터득하라.. 이승재 13.10.16 505
1356 자유홍보 [서울경제] 궁금했던 채용정보, 인사담당자로부터 직접 듣자 [1] 서울경제 13.10.16 885
1355 자유홍보 취업자소서 쓰실 때 한 번 읽어보고 쓰세요 ^^ 양작 13.10.15 531
1354 자유홍보 [사회 공헌] Share Make, Share Lov3 - Stick It (나누어 만들어 나누어 주... 원근 13.10.15 1020
1353 자유홍보 경기국제관광박람회에서 잡코리아와 연계해 관광직업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오징어뭰뭰 13.10.15 468
1352 자유홍보 [가톨릭대 국제학부]제 6회 전국 대학생 국제학 포럼 10/26까지 신청 가대국포 13.10.15 1348
1351 자유홍보 한일대학생학술교류단체 한일학생포럼 30기를 모집합니다! 우왕포럼 13.10.14 1909
1350 자유홍보 [무료설명회] 자소서/면접의 합격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초코회오리 13.10.14 777
1349 자유홍보 건대인, 실리콘밸리에서 인턴하다 [간단한 설문조사 참여해주세요] 아동탁 13.10.14 1161
1348 자유홍보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닷컴] 2013 문화원형콘텐츠 컨퍼런스 안내 [1]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닷컴 13.10.14 1314
1347 자유홍보 [점프해커스] 대학생 멘토&통신원 25기 모집! (온라인 멘토링활동) [1] 트레비엥 13.10.14 2089
1346 자유홍보 학생1만원! & 화~목 전석 1만원!! / 명품코믹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10/25~... [1] 아트홀 13.10.13 1430
1345 자유홍보 아르바이트 정보 제나라온 13.10.12 1102
1344 자유홍보 [열정대학] '번지점프/단편영화제작/플래시몹/자기분석여행 등' 열정대학 14... passion2ki 13.10.12 1014
1343 자유홍보 건대 동문 여러분!, 동네친구를 사귀고 싶으시다면, '동네몬'으로 오세요! [1] 느린마라톤 13.10.12 1016
1342 자유홍보 [열정대학] '번지점프/단편영화제작/플래시몹/자기분석여행 등' 열정대학 14... 열정대학 13.10.11 835
1341 동아리 모집 건대산악부로 들어오세요!,! [4] 라잍 13.10.11 1400
1340 자유홍보 크.대.위 대학생 미팅대회에서 솔로탈출을 원하는 건대 학생들을 모집합니다 우투리 13.10.11 608
1339 자유홍보 청년정책기자단 1기 大모집!!!!! 구동 13.10.11 67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48 549 550 551 552 553 554 555 556 557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