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퇴진 운동과 관련된 현 상황에 대한 학생회의 입장

 

지난 달 부총장을 의장으로 열린 교원 인사위원회에서, 교수 협의회 회장 문과대학 장영백 교수님과 동문교수협의회 회장 수의과대학 김진석 교수님에 대한 징계가 의결되었습니다.

징계의 근거는 THE에서 발표한 아시아 100대 대학 진입내용을 부정하였고, 이를 해교 행위로 간주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먼저 두 교수님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기 전에 아시아 100대 대학 진입에 관한 THE의 발표가 진정 어떠한 문제도 없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교수협의회와 동문 교수협의회를 포함한 건국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발표 내용은 THE가 건국대학교로부터 전달받은 아시아 100대 대학 평가와 관련된 데이터 입력 자료가 부풀려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실제 학교는 각종 항목들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이른바 분자는 늘리고 분모는 줄이는 식의 조작을 감행하였습니다. 교원 수가 입력되는 여러 항목들에는 서울 캠퍼스와 글로컬 캠퍼스의 모든 교원 수가 입력되어야 하나 서울 캠퍼스의 교원 수와 글로컬 캠퍼스 의대소속 임상 교원 수만 입력되었습니다. 또한 학생 수 입력 시에는 서울캠퍼스 학생 수와 글로컬 캠퍼스 학생 수가 모두 입력되어야 하나, 서울 캠퍼스 학생 수만 입력되었고 그것도 정원 외 학생 수는 제외하고 입력되었습니다.

 

비대위는 위 내용과 같이 조작된 아시아 100대 대학 진입 건을 이용하여 국면 전환을 꾀하는 이사장에 대해, 퇴진 운동을 무마하려는 시도로 보고 이를 중단하라며 대학본부에 조용히 성명을 전달하였다고 합니다. 학교는 이를 근거로 비상대책위원회가 자랑스러운 학교의 성과를 폄하하였다고 주장하였고, 이를 해교행위로 간주하여 인사위원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비대위를 대표하고 있는 두 교수님에 대한 징계를 의결하였습니다. 이후 총장이 두 교수님에 대한 징계제청을 법인에 올린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여러분, 대학은 진실과 학문을 탐구하는 교육기관입니다. 이 교육기관을 지탱하고 이끌어 가는 주체로서 교수님들이 있습니다. 비대위의 두 대표 분들께서 학교의 부끄러운 행동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절대로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저희 총학생회 역시 우리 건국대학교가 자랑스럽게 아시아 100위에 안에 순위를 올리길 원합니다. 하지만 평가 수치들이 조작된 내용들로 인해서 얻어진 것이라면, 이는 오히려 평가기관 등에 의해 추후 문제가 제기 될 수밖에 없으며, 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오히려 대학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기에 당연히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학교 구성원들은 스스로 건국대학교의 부끄러운 일들을 자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헌데 이를 묵살하고 탄압하려는 학교의 지금과 같은 행동은, 진실과 학문을 탐구해야할 대학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학교가 직접 나서 부풀려진 성과를 내세우며, 학내에 들끓고 있는 이사장 퇴진에 대한 국면을 전환하려는 시도는,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THE에 대한 내용은 현 문제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본질은 경영능력 부재로 우리 학교의 막대한 재정 적자 위기를 몰고 왔으며, 비리의 온상인 김진규 전총장을 적극 영입하고 비호했을 뿐만 아니라 학교 재산을 사유 재산처럼 사용해 온 김경희 이사장에 대한 심판을 내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현재 상황에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범 비대위의 문제 제기에 의하여 법인이 시행한 안진회계법인의 경영진단 결과 클래식 500과 건국AMC의 누적적자는 20132월 기준으로 1,94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는 2011회계연도 1,700억 적자에서 불과 1년 만에 240억의 누적적자가 증가한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납득할 수 없는 근거를 내세워 학교 구성원들이 자정하는 노력을 폄하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바라는 건국대학교는 조작된 데이터로 아시아 100위 안에 드는 대학이 아니라, 법인의 탄탄한 경영 및 지원에 힘입어 정정당당히 아시아 100위 안에 드는 자랑스러운 건국대학교입니다. 저희는 건국대학교 학우 여러분의 민주적 투표를 통해 선출된 학생대표로서 학교에 요구합니다.

 

1. 장영백, 김진석 교수님에 대한 인사위원회의 징계 의결을 철회하고, 법인 징계위원회 제청 시도를 중단하십시오.

 

2. 학교는 총학생회와 비상대책위원회의 건국대학교를 위한 순수한 자정 노력을 징계 등을 통해 억압하지 마십시오.

 

3. 학교는 건국대학교를 혼란하게 만든 김경희 이사장에 대한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 총학생회와 비상대책위원회의 교육부 특별감사 요청에 적극 동참하십시오.

 

지금 건국대학교 내부는 매우 혼란한 상황입니다. 부당한 권력을 통해 얻어진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힘과 이를 바로 잡으려는 정의로운 노력이 맞서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하고, 부정을 저지른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이는 교육을 넘어 인간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도리입니다. 더욱이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한 공공재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건국대학교의 현실은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한 공공재를 부정하게 이용한 사람들이 도리를 잊은 채, 이를 바로 잡으려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상황입니다. 저희 학생회는 우리가 사랑하는 건국대학교가 우리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는 그날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사장은 본인이 진정 떳떳하다면 직접 나서서 교육부의 특별감사에 응하고 현재 건국대학교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습니다. 학교를 위한 모두의 마음이 간절합니다. 조속히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 바로 잡히리라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학생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명백히 밝혀 두는 바입니다.

 

45대 건국대학교 총학생회 총학생회장 안재원



  • ?
    비평 2013.06.05 21:58
    하루빨리 이사장 퇴진 건이 공론화되길 바랄 뿐입니다. 
    아직도 적지않은 학우들이 이 사안을 비대위와 대학본부와의 정치갈등으로 국한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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