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005 추천 수 3 댓글 6

이번 1342호가 <건대신문> 기자로서 마지막 신문이 된다. 작년 4월 수습기자로 입사해 8월부터는 문화부 기자로 활동했고, 올해 3월부터는 부편집국장으로서 일을 했으나 개인적인 이유로 더 이상 <건대신문>의 기자로서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단순히 글쓰기가 좋아서, 들어오면 글을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아 신문사에 들어왔다. 기자라는 꿈을 꾸어오지 않은 나에게 취재라는 것은 관심 밖 미지의 세계였고 최대한 피하려 했었다. 하지만 역시나 피할 수 없었으며 취재원들을 만나게 됐다. 서툰 취재를 하고, 많은 실수를 저질렀으나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해나가며 열심히 기사를 썼다.

 

하지만 ‘학보사의 위기’라는 말 들어본 적 있는가. 학보사의 일원으로서 너무 많이 들어본지라 이제는 얘기를 꺼내기도 지겨울 정도다. 사람들이 종이 신문을 기피하는 경향성이 커짐에 따라 당연하게도 학우들은 더욱이 학보가 만든 종이신문을 보지 않는 것이다. 이는 종이신문 플랫폼이 기본인 학보사 구성원들에게는 위기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신문사도 SNS를 많이 이용하려고 노력중이지만 본질적으로 어쩔 수 없이 재미없게 느껴지는 기사에 쉽사리 오르지 않는 좋아요 개수가 학보 기자들에게는 씁쓸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우리대학의 학우들이 읽지 않는 그 신문에게는 어떠한 가치가 얼마나 있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읽어줄까 많이 고민이 되기도 했다.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떠나는 마당에 그 고민은 남아있는 동기 기자들과 우리 후배 기자들에게 넘겨주고자한다.

 

원래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진담 반, 농담 반 ‘읽어주세요, 제발’ 이라는 기획물을 준비했다. 부제는 ‘가져가기라도 해주세요’로 하고 싶었다. 기획서까지 만들며 나름 진지하게 준비했었는데 무산된 아쉬움에 여기서나마 간단하게 설명하려한다. 학우들이 우리신문을 돗자리로 많이들 사용한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신문 마지막 페이지인 8면을 아예 돗자리로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글로 표현하다보니 별로인데, 8면 전면을 은색 돗자리 그림으로 채웠으면 나름 재밌었을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곳 학보에 들어온 것에 있어서 후회를 단 한 번도 안했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신문사를 나가는 것에 있어서 전혀 후련하지 않다고도 말 못한다. 서툴러서 힘들었고, 다른 친구들은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취재하랴, 기사쓰랴 정신없어 걱정됐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해야 했기에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제1 학생회관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려 신문사 기자실에 들어서면 났던 특유의 바쁜냄새를 이제는 맡지 못한다. 어떤 기자가 있을까 궁금해 하며 신문사 문을 이제는 열어보지도 못할 것이다. 취재가 잘 되지 않아 낙담하던 동기 기자들의 모습도 못 보고, 신문사에서 수다 떨던 동기, 후배 기자들 모두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이 좀 아쉽긴 하다. 사실 많이 아쉽다.

 

더 좋은 대학신문에 대한 고민을 동기 기자들과 후배 기자들에게 맡기며, 이만 말을 줄인다. 앞으로 독자로서 <건대신문>에 찾아뵙겠다.

 

이다경 부편집국장  lid041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785 리뷰게시판 도쿄420 [3] 서운한 마카크원숭이 18.06.15 213
11784 KU 미디어 [만평]계란으로 바위치기 [20] 건대신문 18.06.14 2933
11783 KU 미디어 [칼럼]붉은 해일-여성혁명의 시작 [17] 건대신문 18.06.14 2929
11782 KU 미디어 [칼럼]개헌을 막은 '발목 잡기' 야당 [10] 건대신문 18.06.14 2058
11781 KU 미디어 [사설]공간의 공개념 확립과 교수회관 신축 [11] 건대신문 18.06.14 2302
11780 KU 미디어 [사설]몰카사건, 균형잡힌 수사가 필요하다 [15] 건대신문 18.06.14 2664
11779 KU 미디어 [칼럼]투표의 무게 [7] 건대신문 18.06.14 1916
11778 커뮤니티 [칼럼]<건대신문> 표류기 [6] 건대신문 18.06.14 2005
11777 KU 미디어 [칼럼]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 2주기를 맞이하며 [4] 건대신문 18.06.14 1883
11776 KU 미디어 [시사]우리대학 故 홍정기 학우 (공과대·사환공14) 군 복무 중 안타까운 죽... 건대신문 18.06.14 2339
11775 KU 미디어 [학술]일상이 돼버린 미세먼지 경고 [2] 건대신문 18.06.14 3252
11774 리뷰게시판 후문 테이큰 커피 secret 딤다든 18.06.14 1
11773 리뷰게시판 투고샐러드 [2] 육중한 멕시코악어 18.06.14 173
11772 리뷰게시판 멜팅그릴 자제해 18.06.14 162
11771 리뷰게시판 멸치국수 자제해 18.06.14 135
11770 리뷰게시판 더블웨어 누드 [2] 자제해 18.06.14 180
11769 리뷰게시판 서브웨이 자제해 18.06.14 106
11768 리뷰게시판 쌍둥이칼국수 [1] 자제해 18.06.14 220
11767 리뷰게시판 루나 수분광팩트 쿠션 추천 우오아으앙 18.06.13 1022
11766 리뷰게시판 미안해 - 양다일 몰랑이뀽 18.06.13 17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621 Next ›
/ 621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