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태움, 사회적 죽음
최근, 병원에 갈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아파서 가기도 했고, 지인 분 병문안 차 들리기도 했다. 우리는 이렇게 병원에 갈 때 환자 분들에게 더 집중한다. 아무래도 그들을 보살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환자들보다 더 눈길이 가는 사람들이 있다. 간호사분들이다. 하루 종일 환자들의 생명을 보호해야하는 책임을 가진 간호사들. 유독 그들에게 눈길이 갔던 이유는 최근에 있었던 신입 간호사의 죽음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 못 살겠다며 죽음을 선택한 그녀는 늘 간호사를 꿈꿔왔고 설레는 마음으로 간호사가 되었다. 그렇지만 생각과는 달랐던 직장 문화에 충격을 느끼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돼버렸다.
그녀를 벼랑으로 몰아넣은 문화는 바로 간호사들에게는 유명한 ‘태움 문화’. 이는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신입을 가혹하게 교육하는 문화를 뜻한다. 이처럼 태움은 교육을 빙자한 폭력이었고 간호사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것이다. 그들 말에 따르면 온 몸에 멍이 안 든 곳이 없다고 한다. 볼펜에 찔리고 신발에 맞아서. 언어폭력도 상당하다고 한다. 간호사들은 이런 수모를 묵묵히 견뎌야만 했다. 가해자 간호사들을 이 직업이 생명과 밀접하기에 엄하게 가르치는 것이 필수라고 한다. 하지만 엄격을 넘어 잔인하게 가르치는 것은 신입들에겐 오히려 해가 될 뿐일 수도 있다. 그들은 각종 폭력을 합리화하며 악습을 관습이라고 포장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최근 대한간호협회에서 조사한 설문에서도 간호사 약 41%가 ‘괴롭힙을 당한 적이 있다‘라고 대답 한 것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또한, 간호사 보호를 위한 해결방안이 마련되었음에도 제대로 시행되는 것이 없다는 것도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렇게 그들은 태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간호사들이 처음에는 설렘과 사명감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런 문화를 겪고 이에 물들어가면서 많은 상처도 받았을 것이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그 가해자가 또 다른 가해자를 옹호하는 문화. “나도 당했어” 라는 말은 “그러니까 너도 참아” 라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한 명이 재가 되어야만 벗어날 수 있는 이 문화는 지양되어야한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사실은 여느 직장에서나 볼 수 있는 괴롭힘 문화다. 이 문제는 결국 우리가 이미 겪고 있고 앞으로 겪을 수 있는 사회적 죽음이다. 그러니 이 문제가 단지 그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외면하지 말아야 것이다. 그들과 우리는 더 이상 누군가의 태움의 땔감도 재도 되어서는 안 된다.
김수정(사과대·행정16) kk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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