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58 추천 수 0 댓글 2

최근, 병원에 갈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아파서 가기도 했고, 지인 분 병문안 차 들리기도 했다. 우리는 이렇게 병원에 갈 때 환자 분들에게 더 집중한다. 아무래도 그들을 보살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환자들보다 더 눈길이 가는 사람들이 있다. 간호사분들이다. 하루 종일 환자들의 생명을 보호해야하는 책임을 가진 간호사들. 유독 그들에게 눈길이 갔던 이유는 최근에 있었던 신입 간호사의 죽음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 못 살겠다며 죽음을 선택한 그녀는 늘 간호사를 꿈꿔왔고 설레는 마음으로 간호사가 되었다. 그렇지만 생각과는 달랐던 직장 문화에 충격을 느끼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돼버렸다.

 

그녀를 벼랑으로 몰아넣은 문화는 바로 간호사들에게는 유명한 ‘태움 문화’. 이는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신입을 가혹하게 교육하는 문화를 뜻한다. 이처럼 태움은 교육을 빙자한 폭력이었고 간호사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것이다. 그들 말에 따르면 온 몸에 멍이 안 든 곳이 없다고 한다. 볼펜에 찔리고 신발에 맞아서. 언어폭력도 상당하다고 한다. 간호사들은 이런 수모를 묵묵히 견뎌야만 했다. 가해자 간호사들을 이 직업이 생명과 밀접하기에 엄하게 가르치는 것이 필수라고 한다. 하지만 엄격을 넘어 잔인하게 가르치는 것은 신입들에겐 오히려 해가 될 뿐일 수도 있다. 그들은 각종 폭력을 합리화하며 악습을 관습이라고 포장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최근 대한간호협회에서 조사한 설문에서도 간호사 약 41%가 ‘괴롭힙을 당한 적이 있다‘라고 대답 한 것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또한, 간호사 보호를 위한 해결방안이 마련되었음에도 제대로 시행되는 것이 없다는 것도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렇게 그들은 태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간호사들이 처음에는 설렘과 사명감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런 문화를 겪고 이에 물들어가면서 많은 상처도 받았을 것이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그 가해자가 또 다른 가해자를 옹호하는 문화. “나도 당했어” 라는 말은 “그러니까 너도 참아” 라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한 명이 재가 되어야만 벗어날 수 있는 이 문화는 지양되어야한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사실은 여느 직장에서나 볼 수 있는 괴롭힘 문화다. 이 문제는 결국 우리가 이미 겪고 있고 앞으로 겪을 수 있는 사회적 죽음이다. 그러니 이 문제가 단지 그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외면하지 말아야 것이다. 그들과 우리는 더 이상 누군가의 태움의 땔감도 재도 되어서는 안 된다.

 

김수정(사과대·행정16)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838 KU 미디어 [Bulletin Comment] KU Admission Fee Drops like Dominos _288호 [6] file 영자신문 18.08.08 2359
11837 리뷰게시판 신과함께-인과 연 리뷰. [2] 김노인의영화리뷰 18.08.05 283
11836 리뷰게시판 17의 맛집부수기 시리즈> 후문 카페 편 [4] pulip 18.07.29 946
11835 리뷰게시판 21 [1] wickio 18.07.28 141
11834 리뷰게시판 마녀 [12] 유능한 청개구리 18.07.28 145
11833 KU 미디어 [Cover Story] Who Is Your Influencer? _ 288호 [10] file 영자신문 18.07.27 2560
11832 리뷰게시판 택시드라이버 [1] wickio 18.07.24 121
11831 리뷰게시판 맨프롬어스 [1] wickio 18.07.24 142
11830 리뷰게시판 시카리오 솔다도 후기 wickio 18.07.24 135
11829 리뷰게시판 곤지암 신난다재미난다 18.07.22 108
11828 리뷰게시판 나의 아저씨 신난다재미난다 18.07.21 164
11827 리뷰게시판 왕가위 감독영화 추천4 아비정전 기발한 모기잡이 18.07.21 131
11826 리뷰게시판 왕가위 감독영화 추천3 화양연화 [2] 기발한 모기잡이 18.07.21 168
11825 리뷰게시판 왕가위 감독영화 추천2 타락천사 기발한 모기잡이 18.07.21 193
11824 리뷰게시판 왕가위 감독 영화추천1 중경삼림 기발한 모기잡이 18.07.21 139
11823 리뷰게시판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 기발한 모기잡이 18.07.21 141
11822 리뷰게시판 짱 오랜만(!)에 돌아온 17의 맛집부수기 시리즈> 후문 밥집 편 [11] pulip 18.07.20 1190
11821 KU 미디어 [보도]‘김용복 기념 강의실’ 상허연구관에 열려 [11] 건대신문 18.07.19 2174
11820 동아리 모집 [즁앙동아리]함께하면 더 행복한 덧셈+ 건국대DSM :) file shjmicky 18.07.19 286
11819 리뷰게시판 어사출또 [1] 야릇한 쥐가오리 18.07.18 33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