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7 18:22

[칼럼]위로

조회 수 1211 추천 수 0 댓글 1

하던대로만 해라. 아버지가 습관처럼 하시는 말이다. 당신의 말씀은 나태했던 나를 채찍질하기도 했지만 언젠가 삶이 고될 때는 그 격려에 무겁게 짓눌렸다. 주변을 둘러보면 대학생들에게 이 말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청년 실업 50만이다. 학점과 어학점수는 기본이고 대외활동도 빠질 수 없다. 잘 놀기도 해야 한다. 돌아볼 때 후회 없을 청춘을 위해 피로를 이기고 술자리를 나가고 축제도 즐겨야한다. 마냥 부모님께 손 벌리기 미안한 가정형편이면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한다.

 

고생했다. 잠시만 내려놓자. 당신이 어떤 사정이 있는지, 어떤 환경에 처했는지 모르고하는 속없는 소리다. 그럼에도 잠시만 그 강박을 털어내자. 성실에 찌든 사람은 시야가 좁아질 때가 있다. 간절함이 채찍질 해 앞으로 나아 갈 수밖에 없다. 자신을 몰아붙이는 선택지가 유일책이라고 여기게 된다. 이따금 찾아오는 안락함에 죄책감이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에 뭘 해야할지 몰라 불안해 한다. 차라리 익숙한 피로와 고통에 안락함을 느낀다. 아주 잠시만이라도 발걸음을 멈추고, 숨 한번 쉬고, 당신을 돌아보자.

 

빛 한줄기 들지 않는 우울 속에 빠지면 이 행복이라는 감정을 포기하기 쉽다. 자기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닿을 수 없던 포도를 시다 말한 여우처럼 행복을 손에 넣으려는 시도조차 안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감정은 저평가되선 안 된다. 삶의 동력이다.

 

“삶은 고통으로 차있고, 행복은 아주 잠시 소극적으로 작용할 뿐이다”. 언젠가 책에서 읽은 글귀다. 이 비관적인 말에서 오히려 행복의 가치를 한번 더 생각해 봤었다. 고래가 숨을 쉬려 이따금 수면에 나와 물기둥을 만들 듯, 사람도 살아가기 위해서 찰나일지라도 숨을 틀 그 순간이 필요하다. 여행, 음악, 운동. 이 지나가는 순간들을 사람들은 그토록 열망한다. 어떤 사람은 스키를 타는 모습을 일년 동안 상상해가며 근무를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몇 달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을 아끼지 않고 몇 주간의 여행에 쏟아내기도 한다. 인간이 순간들로 평생을 살아가는 존재기 때문이다.

 

행복해지라고 강요하지도 않겠다. 제 속을 떼어내어 억지로 웃으며, 행복해져야한다는 생각은 오히려 강박이다. 다만 숨 막히게 살아온, 살아갈 당신도 언젠가 평온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늘 떠올려라. 사족으로 뒤집어 생각하면 행복이 삶의 목적은 아니니 지나온 길이 행복하지 않았다며 한탄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김예신 기자  yesin9797@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667 건대교지 [카드뉴스] 베트남을 강타한 '박항서 열풍' [19] file 건대교지 18.02.02 11456
1666 건대교지 [카드뉴스] 여러분, 시간표는 잘 짜고 계신가요? [22] file 건대교지 18.02.02 12742
1665 청심대 일상 바르셀로나 [2] 유익한 밀화부리 18.02.02 72
1664 청심대 일상 유세린 클렌징워터 좋다 [3] 쀼쮸뀨 18.02.02 328
1663 청심대 일상 열불날개 [8] 고나비 18.02.01 121
1662 청심대 일상 마스터 고나비 18.02.01 12
1661 청심대 일상 부활 사랑할수록 고나비 18.02.01 45
1660 청심대 일상 500일의 썸머 [2] 고나비 18.02.01 74
1659 청심대 일상 텐데...(Timeless)-NCT U [1] 영니 18.01.31 49
1658 청심대 일상 나처럼 입술알레르기 심한 사람 추천 립스틱!! [2] 쀼쮸뀨 18.01.31 1215
1657 KLOSET : 패션매거진 [KLOSET VOL.6]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6 손아몽 [14] file KLOSET 18.01.31 38675
1656 청심대 일상 진정용 마스크팩 추천 [2] 미숙한 흰물떼새 18.01.30 409
1655 청심대 일상 건대 홍마떡 [4] 둥둥쓰 18.01.30 478
1654 건대교지 [카드뉴스] 진짜 내 브랜드로 만들기 [25] file 건대교지 18.01.28 12208
1653 건대교지 [카드뉴스] 등록금을 줄일 수 있는 4가지 방법 [20] file 건대교지 18.01.27 10363
1652 건대교지 [카드뉴스] 화려한 방송의 어두운 이면 [14] file 건대교지 18.01.27 9594
1651 건대교지 [카드뉴스] 누구를 위한 단일팀인가? [16] file 건대교지 18.01.27 9770
1650 건대교지 [카드뉴스] 지난 화요일 일감호를 가득 채웠던 풍물패 소리 [14] file 건대교지 18.01.27 9263
1649 건대교지 [카드뉴스] 헌내기가 알려주는 대학 기본 정보 [19] file 건대교지 18.01.27 9676
1648 청심대 일상 보다 나왔다 <메이즈 러너 : 데스큐어> [7] 워크맨 18.01.27 12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