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023 추천 수 0 댓글 5

지난 달, 우리나라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했다. 화려한 개막식,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 남북관계 등 대회 관련 다양한 사건들이 주목을 받았다. 특별한 이슈와 함께 이번 올림픽은 ‘문제가 없는 것이 문제’인 성공적인 올림픽이라는 외신의 극찬을 받았다. 특히 테러의 위험이 없던 점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각종 치안문제가 불거진 2016 리우올림픽과는 달리, 평창올림픽은 무장한 군인 없이도 매우 안전했다. 경찰과 군인 대신에 관객들의 편의를 돕는 자원봉사자들은 많이 배치됐다. 그리고 성공적인 올림픽 뒤에는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언론을 통해 많은 논란이 된 문제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식사와 숙소도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어려웠던 점은 근무지와 숙소가 지나치게 멀다는 것이다. 근무지는 평창올림픽플라자고, 숙소는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였다. 매일 왕복 세 시간씩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 매일 열 시간 가까이 고생하는 운전 기사님들을 생각하면 힘든 내색을 할 수 없었다.

 

자원봉사자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차출된 군인과 공무원, 유급인력이지만 가장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 운전기사들과 청소노동자 등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 화려한 경기장의 조명 뒤에는 어두운 곳에서도 자기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혹독한 추위에도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에 감사한다.” 며 격려한 바 있다.

 

반면, 국가에게 자원봉사자들의 처우는 안중에도 없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자원봉사자는 격리돼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대한체육회장이 자원봉사자에게 폭언을 하는 등 갑질 논란도 있었다. 식사와 숙소가 부실하다는 건의에도, 자원봉사자들의 휴무일에 제공되는 경기 티켓 배분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조직위원회와 정부에서는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했다. 그 와중에 북한에서 온 고위급 인사 의전에 신경 쓰는 모습은 많은 자원봉사자들을 실망시켰다.

 

국가 발전과 개인의 희생은 뗄 수 없는 관계였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때는 미관상 보기 안 좋다는 이유로 가난한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서울 근교로 쫓겨났다. 젊은 남성들의 징병으로 유지되는 안보와 국방, 나아가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발전에서도 많은 국민들의 희생이 있었다. 시대가 바뀌고 촛불혁명으로 대통령도 바뀌었지만 개인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돈과 명예가 아닌 소박한 격려 한마디, 어려움이 있을 때 들어줄 수 있는 창구다.

 

이승주 기자  sj98lee@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746 KU 미디어 [수습국원] ABS방송국 63기 수습국원 홍보영상 [7] file ABS 18.03.10 4289
1745 청심대 일상 Belief 수분크림 모이스춰라이징 밤 [1] 늠름한 마도요류 18.03.09 259
1744 KU 미디어 [카드뉴스]건대신문 62기 수습기자 모집 [2] 건대신문 18.03.08 3235
1743 KU 미디어 [보도]신임교원 임용 [2] 건대신문 18.03.08 6895
1742 KU 미디어 [보도]새로운 꿈과 마주한 신입생-2018학년도 신입생 입학식 열려 [3] 건대신문 18.03.08 2308
1741 KU 미디어 [보도]쿨하우스 자치위원회 없이 일방적 기숙사비 인상 [1] 건대신문 18.03.08 2613
1740 KU 미디어 [보도]새 메뉴 개발 · 최저임금 상승·식자재값 상승 등 이유로 인상추진 [3] 건대신문 18.03.08 3246
1739 KU 미디어 [보도]우리대학 상권도 살리고 우리학우들 지갑도 살리고 [2] 건대신문 18.03.08 2993
1738 KU 미디어 [보도]특성화고졸재직자전형 1호 박사 배출 [3] 건대신문 18.03.08 2422
1737 KU 미디어 [보도]안철상 동문, 대법관 취임 [1] 건대신문 18.03.08 2468
1736 KU 미디어 [보도]우리대학, ‘아시아 100대 대학’진입 [3] 건대신문 18.03.08 2311
1735 KU 미디어 [보도]졸업전시 준비에 빚내는 예디대 학우들 [2] 건대신문 18.03.08 2591
1734 KU 미디어 [보도]“왜 우리 등록금은 안 내려 가나요?”-보여주기식 등록금 인하 운동, ... [1] 건대신문 18.03.08 2347
1733 KU 미디어 [보도]2018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2] 건대신문 18.03.08 2047
1732 청심대 일상 토끼라멘 [4] 자제해 18.03.08 170
1731 동아리 모집 [건국대 소모임]건국대 동행프로젝트 소모임 모집(~3.27) [2] file 12445 18.03.07 304
1730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강연하는 '레뮤제'에서 신입 레뮤지앙을 찾고 있습니다! [2] 도고아라 18.03.07 122
1729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중앙 밴드 동아리 : 소리터 [1] ???? 18.03.06 216
1728 KU 미디어 [Review] Wake up the Sports Monster Inside You [21] file 영자신문 18.03.06 3931
1727 동아리 모집 [동아리] 마케팅 전략 동아리 무버[MOVER]에서 신입기수를 모집합니다! [1] file 미마마 18.03.06 19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