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9 11:44

[칼럼]무심코 던진 말

조회 수 2582 추천 수 1 댓글 25

불교에서는 10가지 종류의 지옥이 있다고 얘기한다. 그 중 하나가 발설지옥(拔舌地獄)이다. 발설지옥은 말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죽어서 가는 지옥인데, 혀를 길게 뽑아 늘이고, 넓적한 삽 모양의 쇳조각으로 혀를 갈아버리는 형벌을 준다고 한다.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아직 죽어보지 않아서 저런 지옥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실존 여부를 떠나 불교는 무시무시한 벌을 주는 발설지옥의 이야기를 통해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말’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말’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뿐더러, 공기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금방 사라져버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저 목구멍을 통해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조직적으로 소리를 내면 그것이‘말’인 것이다.

 

금세 사라져버리는 말은 하기 쉽고,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적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무책임한 말을 내뱉을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쉽게 “생각 없이 말했어요. 죄송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에는 ‘해야 하는 것’이 따른다. 운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도로교통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도로 위에서 살아남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말’을 할 수 있다면 그 ‘말’을 조심히 다뤄야 한다. 함부로 휘두른 말은 섬뜩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가 한 말을 하나하나 다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그 기억조차 못하는 말 중 다른 사람에게큰 상처를 준 말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섬뜩하지 않은가?

 

물론, 화가 난 상태라면 말을 함부로 하기 쉬워진다. 화가 나있다는 사실이 나의 무책임한 말에 정당성을 부여할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화난 상태의 우리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말은 본인이 생각을 전해야 하는 것이지만, 화를 내기 위해 그 생각을 왜곡해서 그냥 던져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간적인 감정도 나의 ‘막말’을 책임져주지 못한다.

 

상처가 되는 말이라면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해야 할 말은 하는 게 맞겠지. 그냥 우리가 하는 말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여기자는 거다. 말을 내뱉는 순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려고 노력하자. 한 번 뱉은 말은 어떤 애를 쓰더라도 다시 주어 담을 수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지금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야하는 때, 말 정말 조심히 해야 한다.

 

이다경 기자  lid041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78 자유홍보 ☆☆제4회 전국 대학생 프레젠테이션 대회 (~4/28)☆☆ 잠이솔솔 13.03.21 883
377 자유홍보 폴로 랄프로렌 트렉 & 필드 기념 캡 네이비 한정판 아이템,폴로모자 [1] 정충무 13.03.21 1383
376 자유홍보 <KUSPA 단편소설 공모전>에 참가하시고 아이패드를!! 임지수 13.03.21 902
375 자유홍보 루아다 가방제작학원에서 악세사리반 수강생모집합니다. wpalsl 13.03.21 853
374 동아리 모집 대학생성경읽기(UBF) 신입생 모집-매주 수요일, 목요일 [1] 좋은열매 13.03.21 1511
373 자유홍보 [영삼성라이프Cafe개강이벤트] 세미나룸, 다양한 강의 등을 무료로 즐길 수 ... 온케이 13.03.21 1044
372 대외활동 [피유] 대학생성공연합동아리 피유의 설명회가 있습니다!! (면접시 가점도 ... file 크리티커르 13.03.21 415
371 자유홍보 해외 어학연수·이민 박람회 정보! 모두 챙겨 가세요! 프라우드 13.03.21 1081
370 자유홍보 [피유] '하고 싶은 것을 하라' 대학생성공연합동아리 피유에서 5기를 모집합... file 크리티커르 13.03.21 719
369 자유홍보 [특,별,한, 벽화 봉사활동!] [1] 공백없음 13.03.21 928
368 대외활동 [연합동아리] [연합동아리] 서울지역 연합 교육봉사 동아리 아ㄹ.ㅁ에서 34... file uuiop923 13.03.20 667
367 자유홍보 신한은행과 함께하는 대학생 동아리 지원 PROJECT 3기!! 이송 13.03.20 849
366 자유홍보 지루한 대학생활!!!!! 스벅스벅 13.03.20 797
365 자유홍보 [UNEP Korea]미래 환경 리더 제 10기 바이엘환경대사 모집 공고 (~4/19) 카버 13.03.20 782
364 자유홍보 [국제회의기획자(PCO) 특강 안내] 손님 13.03.20 913
363 자유홍보 루아다 가방제작학원에서 악세사리반 수강생모집합니다. wpalsl 13.03.20 890
362 자유홍보 경험이란 헤아릴수없는 값어치 혜니 13.03.19 783
361 자유홍보 왕초보는 10일이면 2급딴다~!! - 한자인강의 최강자 보이스한자 13.03.19 849
360 자유홍보 루아다 가방제작학원에서 악세사리반 수강생모집합니다. wpalsl 13.03.19 870
359 자유홍보 왕초보도14일이면2급딴다!서용현한자교내특강 서용현한자 13.03.19 922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97 598 599 600 601 602 603 604 605 606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