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9 11:44

[칼럼]무심코 던진 말

조회 수 2623 추천 수 1 댓글 25

불교에서는 10가지 종류의 지옥이 있다고 얘기한다. 그 중 하나가 발설지옥(拔舌地獄)이다. 발설지옥은 말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죽어서 가는 지옥인데, 혀를 길게 뽑아 늘이고, 넓적한 삽 모양의 쇳조각으로 혀를 갈아버리는 형벌을 준다고 한다.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아직 죽어보지 않아서 저런 지옥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실존 여부를 떠나 불교는 무시무시한 벌을 주는 발설지옥의 이야기를 통해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말’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말’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뿐더러, 공기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금방 사라져버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저 목구멍을 통해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조직적으로 소리를 내면 그것이‘말’인 것이다.

 

금세 사라져버리는 말은 하기 쉽고,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적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무책임한 말을 내뱉을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쉽게 “생각 없이 말했어요. 죄송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에는 ‘해야 하는 것’이 따른다. 운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도로교통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도로 위에서 살아남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말’을 할 수 있다면 그 ‘말’을 조심히 다뤄야 한다. 함부로 휘두른 말은 섬뜩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가 한 말을 하나하나 다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그 기억조차 못하는 말 중 다른 사람에게큰 상처를 준 말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섬뜩하지 않은가?

 

물론, 화가 난 상태라면 말을 함부로 하기 쉬워진다. 화가 나있다는 사실이 나의 무책임한 말에 정당성을 부여할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화난 상태의 우리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말은 본인이 생각을 전해야 하는 것이지만, 화를 내기 위해 그 생각을 왜곡해서 그냥 던져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간적인 감정도 나의 ‘막말’을 책임져주지 못한다.

 

상처가 되는 말이라면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해야 할 말은 하는 게 맞겠지. 그냥 우리가 하는 말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여기자는 거다. 말을 내뱉는 순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려고 노력하자. 한 번 뱉은 말은 어떤 애를 쓰더라도 다시 주어 담을 수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지금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야하는 때, 말 정말 조심히 해야 한다.

 

이다경 기자  lid0411@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05 동아리 모집 [D-1]스타벅스와 연계하는 동아리! Let's PR에서 11기를 모집합니다(~3/3) [1] file 앗쌀라무 15.03.02 1274
304 청심대 일상 후문 코코도리 [19] khi0877 15.03.02 2187
303 동아리 모집 [브랜드림] 마케팅의 뿌리, 브랜드를 키우다!! 국내 최초 연합 “”브랜딩“” ... file 할건대 15.03.02 399
302 동아리 모집 중앙 농구 동아리 *아마농구부(KUAB)* [1] 혜민1221 15.03.02 1277
301 동아리 모집 [MUSE] 건국대학교 클래식 기타 동아리 뮤즈입니다~ [1] 11황준호 15.03.02 1434
300 동아리 모집 [승마동아리] 2015년 1학기 KU EQUUS 신입회원 모집합니다 뚜가닥 15.03.02 1096
299 청심대 일상 <이미테이션 게임> Review [7] file 포테이토짱 15.03.01 1201
298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Enactus] " 따뜻한 비즈니스, 세상을 채우다! " file 그루잠 15.03.01 740
297 동아리 모집 ★ 별 헤는 밤의 낭만! ★ [ 건국대학교 우주탐구회 TAURUS ]에서 신입회원을 ... file 방방스타 15.03.01 1488
296 동아리 모집 ****30년 전통의 독서연합동아리 또아리에서 31기 신입부원 모집**** file 에메랄드마운틴 15.03.01 1426
295 동아리 모집 [KUTT] 건국대학교 탁구 동아리 입니다. 도르치 15.03.01 1814
294 동아리 모집 서울 경기 연합동아리 오감도에서 6기 회원을 모집합니다. file 쿠우웅 15.02.27 795
293 동아리 모집 [PT/봉사/연합] 고등학생 대상 진로전공 강연 및 멘토링! COM.MA! file 강냉이 15.02.26 667
292 동아리 모집 [KSM] 마사지로 봉사활동을 간다? KSM에서 30기를 모집합니다! [3] file 뉴글 15.02.26 902
291 동아리 모집 고전음악감상실에서 신입요원을 모집합니다~~ [6] file 미나 15.02.26 871
290 동아리 모집 대학 연합 스쿼시 동아리 킬샷에서 2기 추가모집합니다. 기회를 놓치지마세요!! file 우왕굿굿 15.02.26 1263
289 청심대 일상 세종대 원조춘천닭갈비 [13] 수강수강수강 15.02.25 1391
288 동아리 모집 마케팅의 뿌리, 브랜드를 키우다!! BRANDREAM에서 20기를 모집합니다 (~3/10) file 할건대 15.02.25 510
287 청심대 일상 중문 우마이도 [21] 삐용 15.02.25 1085
286 청심대 일상 로데오 거리 니떡 내떡 [15] 삐용 15.02.25 99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