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412 추천 수 0 댓글 12
9469_11964_3121.png
이준규 기자

영화관에서 일하다 보면 빈 좌석에 남겨진 쓰레기들은 일상적인 풍경이다. 양손 가득 들어와 두 손 가볍게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비단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일까?

2016년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은 해마다 늘어나 결국 10만건을 넘겨 10만9868건을 갱신했다. 이 수치도 서울시에 설치된 총 821대의 쓰레기 무단투기 감시용 CCTV에 적발된 건수만 포함한다.

가볼로지(garbology)는 사회학의 한 분야로 쓰레기를 연구해 사회 실태를 파악하는 학문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쓰레기학’ 이라고도 한다.

이처럼 쓰레기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양심이나 개인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섰다. 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작게는 지역사회 크게는 지구환경을 좌지우지하는 문제가 됐다. 특히 대학가는 쓰레기 무단투기 지역중에서도 으뜸이다. 우리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흡연 장소 근처 담배꽁초, 후문 주변 쓰레기 무단투기와 같은 쓰레기 문제에 학우들은 고통을 호소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증가하는 쓰레기 문제에 지자체들은 쓰레기통과 감시용 CCTV 추가 설치나 과태료 증가 등과 같은 대책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작 쓰레기 무단투기는 줄어들기는커녕 앞서 말했듯이 치솟고 있는 중이다. 이런 물리적 쓰레기 무단투기 대책들의 효과가 미미한 이유는 따로 있다. 아무리 물리적인 기반을 제공하거나 제재를 가해봐도 결국 쓰레기 문제는 우리의 인식 문제이기 때문이다.

쓰레기 문제는 결국 시민의식 문제이다. 우리가 가진 책임감의 이야기다. 내가 사용하고, 내가입고 먹은 것들을 내가 아닌 누군가 치워주겠지 라는 책임 전가가 쓰레기를 낳는다. 우리는 조별 과제나 친구들과의 약속을 버리는 모습엔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나무라면서도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엔 한없이도 너그럽다. 내가 만들어낸 모든 행위의 결과를 감당하는 것이 책임이고, 그러한 책임을 중요시하는 감정이 책임감이다. 하지만 우리는 쓰레기를 버리면서 ‘환경미화원분이 치워주시니까’, ‘다른 사람들도 여기다 버렸으니까’와 같은 마음으로 책임감도 같이 버려버린다. 내가 버리는 쓰레기인지 쓰레기가 버리는 나인지 헷갈린다. 그렇다면 이제는 버려진 나의 책임감을 주울 시간이다.

 

 

이준규 기자  ljk223@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06 KU 미디어 [Real KU] 3화 - 건국대의 상징은 왜 황소일까요? [2] file ABS 17.04.30 3452
1105 KU 미디어 [Global Life] Imagining Your Global Dream House [32] file 영자신문 17.04.26 5217
1104 청심대 일상 갓 궤도에 오르다 [8] ㅁㄷㄱㄷ 17.04.24 345
1103 KU 미디어 영화로 만나는 '세월호, 망각과 기억2: 돌아 봄' 상영회 열려... [8] 건대신문 17.04.24 2518
1102 청심대 일상 [돼나무숲 요정의 열한번째 먹부림] 테이큰커피 [3] file 돼나무숲 17.04.24 548
1101 KU 미디어 [살 빠질 건대?] 3화 - 헬스 안가고 운동할 건대? [6] file ABS 17.04.24 2686
1100 청심대 일상 기린 오후의 홍차 [4] 상자거북 17.04.23 150
1099 청심대 일상 gs25 완전크닭 후기! [14] file A+ 17.04.21 350
1098 청심대 일상 중고나라 영화예매권 거래 [3] 건국엘리트 17.04.20 485
1097 청심대 일상 칙촉샌드아이스크림 [6] 곤쥬 17.04.19 129
1096 청심대 일상 중문 워너비박스 [1] 특별한 벌 17.04.19 154
1095 청심대 일상 건대 중문 길거리 쪼아 닭강정 [5] 윤슬 17.04.18 329
1094 청심대 일상 동경야시장 [4] 잏이이ㅣ 17.04.17 254
1093 청심대 일상 건대 최성렬 [1] 짜요짜요 17.04.17 249
1092 청심대 일상 건대 감성다방 공부하기좋은카페 [6] 하니하니 17.04.17 1031
1091 청심대 일상 강남/신촌 왔쏘(소고기 무한리필) [3] 건국엘리트 17.04.17 802
1090 청심대 일상 중문 u+앞의 길거리음식 (돈별로 없을시) 아큐브 17.04.16 155
1089 청심대 일상 클리오 올킬 쿠션 잏이이ㅣ 17.04.16 170
1088 청심대 일상 윤씨밀방! [3] icblb 17.04.16 133
1087 청심대 일상 맛잡이슈퍼 강츄.. [1] 몰랑이뀽 17.04.15 95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