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099 추천 수 3 댓글 25
9323_11863_5116.jpg

이승주 미디어부 기자

 

기나긴 수험생활을 끝내고, 대학교 캠퍼스에 들어온 지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났다. 매일 아무 생각 없이 입었던 교복 대신 어떤 옷을 입을까 고르고, 주는 대로 먹는 급식 대신 무엇을 먹을까 결정하는 사소한 일조차 어려웠다. 등교시간 사람들로 북적이는 지하철을 타고, 넓은 캠퍼스에서 매번 다른 강의실을 찾아가는 일도 꽤 고역이었다. 남중과 남고를 졸업했기에 같은 강의실에 여자가 있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졌다. 입에 대본 적 없던 술을 마셔보기도 하고, 어색한 미팅 자리에도 나가봤다. 그렇게 모든 일에 어설펐던 신입생은 어느덧 캠퍼스 생활에 빠르게 적응했다. 그리고 그동안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큰 자유를 누리는 중이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일은 석 달 동안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든 돈으로 혼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 여행을 떠난 것이다.

 

대학생 신분으로 많은 자유를 누리지만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고민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고민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거쳐야하는 과정인 군복무에 관해서다. 두 번째 고민은 진로와 직업에 관한 것이다. ‘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야하나’하는 걱정이 어느새 마음 속을 떠나지 않게 됐다. 군복무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기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을 뿐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이 아닐 것이다. 반면 진로에 대한 문제는 누군가 옆에서 조언을 해주더라도 결국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일이다. 진로 방향을 결정할 때 가장 최우선으로 여겨야 할 가치는 본인의 적성과 흥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교육은 학창시절에 이러한 중요한 문제를 충분히 고민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그저 좋은 대학에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되며, 대학이름, 전공이 미래를 결정한다고 배워왔다. 언제부터인가는 더 멋진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한다기보다 실패한 삶을 살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공부를 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최악의 청년 실업난 속에 있는 대학생들이 ‘해야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망설임 없이 택하고 그것에 시간을 투자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정말 많기도 하다. 정말로 공무원이 적성에 맞아서 준비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안정적인 직업을 추구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청년들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먹고사는 현실에 쉽게 매몰돼 자신에게 소중한 무언가를 자꾸 잊어버리게 되는 청년들의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이다. 흔한 이야기지만 대학생 시절 동아리 활동, 학생회, 아르바이트, 여행 등 무엇이라도 좋으니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학년이 되어 마음에 존재하던 조금의 여유마저 사라지기 전, 비교적 자유로운 새내기 때 다양한 경험을 하고 나에게 소중하고 즐거운 ‘무언가’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승주 기자  sj98lee@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726 청심대 일상 달팽이식당 [3] 못생긴 꼬까도요 18.03.06 109
1725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건국대학교 중앙동아리 NEWSWEEK에서 신입부원을 모집합니다~~!! [1] file 야식왕치킹 18.03.06 214
1724 동아리 모집 [건국대 소모임] 재미지게 책 읽는 문화를 만들다, 독서소모임 뿍뿍이 모집 file 로이전 18.03.06 207
1723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건국대 동굴탐사회(+캠핑) 와 함께할 신입부원 모집합니다! [1] file 토방쥐 18.03.05 258
1722 청심대 일상 앨리자베스아덴 에잇아워 스킨 프로텍턴트 크림 못생긴 꼬까도요 18.03.05 91
1721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건국대학교 봉사동아리 'KUSA'에서 56기를 모집합니다!! file 준경 18.03.05 212
1720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산악부 클라이밍 동아리 모집합니다~ file 키다리녀 18.03.05 196
1719 청심대 일상 <더 포스트>, 저널리즘에 페미니즘 섞어 담기 김노인의영화리뷰 18.03.05 109
1718 동아리 모집 [건국대 소모임] 사진 소모임 큐라이트에서 신입부원을 모집합니다! file hy4150 18.03.03 264
1717 동아리 모집 [자치위원회] 고전음악감상실에서 41기 신입요원을 모집합니다! [1] file 홍헹ㅇ엥ㅎ엥 18.03.02 244
1716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건국대학교 중앙동아리 YOUTH HOSTEL 46기 모집!!! file 오동동동동동동동동 18.03.01 370
1715 KLOSET : 패션매거진 [KLOSET VOL.9] 영어영문학과 15 최예진 [5] file KLOSET 18.02.28 39142
1714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건국대학교 사진동아리 진상회에서 42기 신입부원을 모집합니다~ file 롱잉 18.02.27 277
1713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인액터스에서 27기 신입부원을 모집합니다. file 민도기 18.02.27 326
1712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건국대학교 중앙힙합동아리 워너패밀리에서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1] file 장난감공장 18.02.27 240
1711 KU 미디어 [Bulletin Comment] PRIME, Where Is It Heading? [21] file 영자신문 18.02.27 3940
1710 KU 미디어 [건대방송국ABS] 건국대학교 학원방송국 ABS 수습국원모집영상 file ABS 18.02.26 5661
1709 청심대 일상 바나바나 [6] 맹토 18.02.26 109
1708 청심대 일상 경성함바그 [4] 맹토 18.02.26 135
1707 KLOSET : 패션매거진 [KLOSET VOL.8] 의상디자인 15 양양 [9] file KLOSET 18.02.25 39013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